【대종경 수행품 29장】 지식 넓히는 법
동학(東學)의 한 교인이 와서 뵈옵고 말하기를 [제가 선생의 고명(高名)을 듣고 멀리 왔사오니 길이 애호하여 주소서.] 대종사 말씀하시기를 [그대의 뜻이 그러할진대 마음에 무엇을 구함이 있으리니 말하라.] 그 사람이 사뢰기를 [어찌하면 지식이 넓어지오리까.] 대종사 말씀하시기를 [그대가 나를 찾아와서 묻는 것이 곧 지식을 넓히는 법이요, 나는 그대를 대하여 그대의 말을 듣는 것이 또한 지식을 넓히는 법이라, 예를 들면 살림하는 사람이 살림 기구에 부족함이 있으면 저자에서 기구를 사오게 되고, 사업하는 사람이 사업의 지식에 부족함이 있으면 곧 세상에서 지식을 얻어 오나니라. 그러므로, 나는 무슨 일이든지 나 혼자 연구하여서만 아는 것이 아니요, 여러 사람을 응대할 때에 거기서 지식을 취하여 쓰노니, 그대를 대할 때에는 동학의 지식을 얻게 되고, 또 다른 교인을 대할 때에는 그 교의 지식을 얻게 되노라.]
핵심주제
【류성태】 지식 넓히는 법
【한종만】【신도형】 지식을 넓히는 법
대의 강령
동학의 한 교인이 선생의 고명을 듣고 멀리서 왔다며 어찌하면 지식이 넓어지느냐고 여쭈자, 소태산은 이에 말하였다.
1) 그대가 나에게 묻고 배우는 것이 지식을 넓히는 법이다.
2) 나는 그대의 말을 듣는 것도 지식을 넓히는 법이다.
용어 정의
동학(東學) 1860년(철종11) 경주 사람 수운 최제우(水雲 崔濟愚)가 세운 조선말기의 대표적 신흥종교. 최수운은 구세제민(救世濟民)의 큰 뜻을 품고 서학에 대응하여 소박한 민중을 상대로 민족 고유의 종교를 제창하여 동학을 창립. 동학은 서학에 대하여 동토(東土) 한국의 종교라는 뜻, 그 기본 사상은 종래의 풍수사상과 유·불·선(儒佛仙)의 교리를 토대로 하여 인내천(人乃天)·천심즉인심(天心卽人心)의 사상에 두고 있다. 인내천의 원리는 인간의 주체성과 창조성을 강조하는 지상천국의 이념과 만민평등의 인권사상을 표현하는 것으로, 종래의 유교적 봉건윤리와 퇴폐한 양반 사회의 부정부패를 비판하는 반봉건적·혁명적·진보적·미래지향적 정신이 들어 있다.
신분제도와 적서차별 제도에 반기를 들어 비판하였기 때문에 당시 사회적 불안과 질병이 크게 유행하던 삼남지방의 서민 대중으로부터 큰 환영을 받아 교세가 급속히 전파되어 갔다. 이에 조정에서는 동학도 서학과 마찬가지로 불온한 사상적 집단이며 인심을 현혹시키는 사교(邪敎)라 하여, 마침내 1864년에 최수운을 혹세무민·좌도난정(左道亂正)의 죄목으로 처형하였다. 2세 교주 해월 최시형(海月 崔時亨)은 태백산과 소백산 지역에 숨어들어 최수운의 유문(遺文)인 〈동경대전〉과 〈용담유사〉로 교세확장을 꾀했으나, 동학혁명이 실패하자 그도 역시 처형당함. 3세 교주 의암 손병희(義菴 孫秉熙)는 1905년 12월 1일에 동학을 천도교(天道敎)로 개칭. 동학은 동학혁명의 주체, 천도교는 기독교·불교와 함께 삼일운동 주도. 삼일운동 이후에는 사회개혁운동에 앞장 서 눈부신 활동을 전개. 그러나 삼일운동 이전에 시천교(侍天敎)라는 친일종교가 분리되어 나갔고, 삼일운동 이후에는 천도교 자체에서 분파가 나뉘어 교세가 크게 위축되어 차츰 쇠퇴의 길을 걷기 시작.
고명(高名) ①높이 알려진 이름 ②'남의 이름'의 높임말
애호(愛好) 사랑하고 좋아함
저자 시장이나 장터. 또는 물건을 파는 가게. 고대 세계에서 저자는 행정 관청이 있는 성읍의 중심지,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광장)로서 교제나 모임, 집회, 재판, 교육 등이 이루어지던 곳.
주석 주해
【류성태】 지식을 넓히는 법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좋은 방법으로 상호 대인관계에서 얻어지는 경우가 그것이다. 혼자서만 지식을 넓히는 것이 아니다. 대종사는 남의 지식을 나의 지식으로 잘 활용하라는 것을 강조하였다. 지식 활용은 나의 지식을 활용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남의 지식을 잘 활용하는 자가 참으로 지식을 넓히는 것이다. 원불교의 사리연구는 ‘천조의 난측한 이치와 인간의 다단한 일을 미리 연구하였다가 실생활에 다달아 밝게 분석하고 바르게 판단하여 알자는 것’임을 상기해 볼 때 지식 넓히는 목적과 방법이 멀리 있지 않다.
【박길진】 우리는 적은 지식에 만족해서는 안 된다. 일정 때 일인은 대학 졸업 후에 잘하고, 우리는 대학에서 잘한다는 말이 있었다. 미국에서 보면 우리 교포 자녀들은 초등학교에서 잘하고 미국인은 대학에 가서 발전한다는 말이 있다. 우리는 일시적인 것이나 적은 지식에 만족해선 안 된다. … 이론을 책에서 배우는 것만을 지식으로 알기가 쉬우나 실지의 일정과 경험에서 습득하는 것도 산지식이 된다.
【한종만】 서로가 묻고 배워서 지식을 넓혀야 한다. 대종사는 개방식 교육을 중요시한다. 민주주의 의식이 강하다. 상시응용 주의사항에 의견교환, 제가의 요법에 의견교환이 밝혀져 있다. 깊은 경지를 같이 연마해야 지식이 넓혀진다. …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경지를 다른 사람은 깊이 연마가 되어 있다. 남의 지식을 수용해서 나의 지식을 만드는 것이다.
【신도형】 홀로 연구해서만 알 것이 아니라 각 분야의 여러 사람을 응대할 때 거기서 지식을 취해 쓴다. 부족한 것이 있으면 그때 그때 세상에 나가 배우는 것이다. 생각있게 살아가면 대인접물(待人接物)이 모두 지식을 넓히는 기관이요, 기회가 된다.
관련 법문
【정전 제3 수행편 제13장 최초법어】 2. 제가(齊家)의 요법
1) 실업과 의·식·주를 완전히 하고 매일 수입 지출을 대조하여 근검 저축하기를 주장할 것이요,
2) 호주는 견문과 학업을 잊어버리지 아니하며, 자녀의 교육을 잊어버리지 아니하며, 상봉 하솔의 책임을 잊어버리지 아니할 것이요,
3) 가권(家眷)이 서로 화목하며, 의견 교환하기를 주장할 것이요,
4) 내면으로 심리 밝혀 주는 도덕의 사우(師友)가 있으며, 외면으로 규칙 밝혀주는 정치에 복종하여야 할 것이요,
5) 과거와 현재의 모든 가정이 어떠한 희망과 어떠한 방법으로 안락한 가정이 되었으며, 실패한 가정이 되었는가 참조하기를 주의할 것이니라.
【대산종사법어 제4 적공편 16장】 대산 종사 말씀하시기를 「천만 경계를 대할 때 수양력 얻는 빠른 길은 늘 멈추고 멈추어 정력을 쌓는 것이요, 가라앉히고 가라앉혀 안정력을 얻는 것이요, 닦고 닦아 청정심을 기르는 것이니라. 천만 경계를 대할 때 연구력 얻는 빠른 길은 늘 묻고 배워 지식을 얻는 것이요, 생각하고 생각하여 큰 깨달음을 얻는 것이요, 갈고 닦아 맑은 혜광이 솟게 하는 것이니라. 천만 경계를 대할 때 취사력 얻는 빠른 길은 늘 참고 참아 큰 인내력을 얻는 것이요, 옳은 것을 실천하고 실천하여 덕행을 펴는 것이요, 그른 것을 끊고 끊어 결단력을 세우는 것이니라.」
위 내용은 【류성태(2008), 대종경 풀이 上, 257~259】,【신도형(1974), 교전공부, 589】,【원불교 대사전】,【원불교 용어사전】,【원불교 경전법문집】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