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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상동 행동의 의미와 형태
상동행동은 주로 자폐성 장애아동들이 보이는 특이한 반복 동작이나 스스로 특정 감각 자극을 빈번하게 만들어내며 흥미를 보이는 행동을 말합니다.심한 지적장애아의 경우에도 비슷한 행동을 보일 수 있습니다.상동행동은 대부분 특정 감각기능과 연결되어 있는데 감각의 종류별로 다음과 같은 형태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l시각 자극 행동:불빛을 바라보거나 반복했어 껐다 켠다.손바닥으로 불빛을 가렸다 봤다를 반복
l청각 자극:입으로 계속 같은 소리를 반복해서 낸다.손가락으로 물건을 계속 두드려 소리를 낸다.
l촉각 자극:한가지 재질의 천을 계속 문지르거나 피부를 문지른다.
l전정기관의 자극:몸을 앞 뒤로 계속 흔든다.제자리에서 계속 점프한다.
l미각 자극:어떤 물건을 핥거나 입에 집어 넣는다.
l후각 자극:특정 물건이나 사람의 냄새를 계속 맡는다.
2. 상동행동을 하는 이유
상동행동의 원인을 설명하는 이론 가운데 가장 유력한 설명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은 자기 자극 이론입니다.사람은 누구나 항상 자극을 필요로 하며 오감을 통해 여러 가지 자극을 안정적으로 지나치거나 부족하지 않게 느끼며 살아가는데,자폐아들은 장애로 인해 감각기관이 안정적이고 통합적이지 못한 상태가 됩니다.특정 감각에 지나치게 과민하거나 반대로 지나치게 둔감한 상태가 된다고 합니다. 감각통합이라는 치료법도 이러한 불균형 상태를 완화시키기 위한 기법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여러 감각 자극 중에 어떤 특정한 감각에 대해 늘 부족하거나 결핍을 느끼는 상태가 될 경우에는 스스로 그 부족한 감각을 채우기 위해 자신에게 그 자극을 주는 행동을 계속하게 됩니다.
가장 흔한 감각 자극은 촉각자극으로 이것이 결핍되거나 부족한 상태일 때 손바닥을 손가락으로 문지르거나 손을 이상한 형태로 쥐었다 펴는 등의 행동을 보이기도 하고,전정기관(내이의 신체균형감각과 관련된 기관)의 자극이 부족하다고 느끼면 제자리에 서서 상체를 앞뒤로 계속 흔들거나 위아래로 뛰거나 하는 동작으로 그 감각을 채울 수도 있습니다.
청각 자극 중에 어떤 소리가 부족하다면 책상을 손가락이나 손바닥으로 계속 두드리는 행동으로 소리를 계속 만들어낼 수도 있고,자신의 목소리를 사용해서 의미없는 소리를 반복해서 만들어낼 수도 있습니다.이것을 자가 발성(self-vocalization)이라고 부르는데 아이들이 입으로 내는 가장 흔한 소리들은 고음이나 칠판 표면을 긁는 듯한 소리를 입으로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발성이지만 이것도 상동행동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이처럼 자극이 부족할 때와는 반대로 너무 많은 자극들이 동시에 너무나 강하게 지각되는 상황을 견디기 위해 한 가지 자극을 반복해서 만들어 낼 수도 있습니다.촉각이나 운동감각 등 한 가지 자극에 집중하여 다른 자극들에 대한 과민성을 차단하는 행동으로 상동행동을 보인다는 겁니다.
어느 경우이든 중요한 것은 이 행동들이 특정 감각 자극과 관련된 행동이라는 것이고 이것은 정서적 불안이나 긴장상태에서 자주 촉발되긴 하지만, 심리상태와 직결된문제라기보다는 뇌신경의 문제라고 보는 관점이 더 우세합니다.이 때문에 이 행동을 자극을 뜻하는stim이라는 단어를 사용해 만들어낸다는 의미로stimming (스티밍)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3. 상동행동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나
전제1.상동행동 그 자체는 좋거나 나쁜 것이 아니며 그 행동은 아이에게 어떤 역할을 하는 필요한 것일 수 있다는 관점을 수용해야 합니다.다만 주변사람들과 주변 상황에 따라 장애가 없는 사람들에게는 이상한 행동으로 인식되는 것이 문제가 되는 것 뿐입니다.장애가 없는 사람들 입장에서 보기에 이상한 행동이라고 해서 무조건 나쁜 행동,없애야 할 행동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전제2.뇌신경에 의해 발생되는 상동행동을 무조건 억제하거나 없애야 하는 행동으로만 여겨서 강압적인 방법으로 처치를 할 경우,이것은 아이에게 매우 힘든 상태를 계속 견디게 만드는 것이 될 수 있고,아이의 입장에서는 부당한 스트레스를 주는 일이 될 수 있습니다.또한 신경학적인 문제들을 의학적으로 해결할 방법이 나오기 전까지는 완전히 이 행동을 없앨 방법도 없습니다.
이 두 가지를 전제로 한다면, 상동행동에 대한 중재나 처치방법은 일상생활이나 타인과의 상호작용에 방해가 되는 상황을 선별하여 그 상황에서 행동의 감소나 다른 행동으로의 전환이 주된 방향이 되어야 합니다. 구체적인 방법을 몇 가지 예를 들어 설명해 보겠습니다. 단, 여기서 제시하는 방법들은 모든 아이에게 똑같이 적용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아이의 개별적인 특징과 인지 및 언어수준, 둘러싸고 있는 환경과 행동의 특징, 아이의 호불호 사항에 따라 적합한 방법을 찾아 내어 적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방법 1. 그 행동을 허용할 수 있는 상황의 범위와 규칙을 정하고 인식시킨다.
1-1. 비위생적이거나 상처가 날 수 있거나 혐오스러운 동작이 아니라면 동작 자체는 그대로 허용할 수 있습니다.
1-2. 그러나, 다른 사람과 상호작용을 할 때나 필요한 활동에 집중해야 할 때 그 행동이 방해가 된다면 그 장소와 그 시간에는 허용되지 않음을 인식시켜 주어야 합니다. 언어이해력이 있는 아이라면 말과 동작으로 설명하는 방법으로, 그렇지 못한 아이의 경우 그림이나 사진 카드 같은 것으로 그 행동을 나타내고 그 위에 O 나 X 표시를 만들어 어떤 상황에서는 해도 되지만, 어떤 상황에서는 안된다는 것을 구별하도록 지속적으로 지도합니다. (가급적 아이가 하는 행동을 사진으로 찍어 카드로 만드는 것이 효과적)
1-3. 허용되는 곳과 허용되지 않는 곳에 대한 설명이나 설명을 위한 그림카드는 그 장소에 들어갈 때, 그 활동을 시작하려할 때마다 즉각 반복적으로 설명하고 보여줍니다. 반대로 그 행동을 해도 되는 곳(예컨대, 집이나 엄마 차를 타고 있을 때 등)에서도 동일하게 허용이 되는 곳임을 설명해 줄 필요도 있습니다. 허용되지 않는 곳에서는 X를, 허용되는 곳에서는 O를 계속 반복적으로 설명하고 시각화하여 보여줍니다. 정기적으로 가는 곳(교실, 치료실 등)은 그 장소를 사진카드로 만들어 상동행동 금지카드와 매치를 시켜가며 설명하고, 자기 집이나 놀이터나 엄마나 아빠의 차 안 같은 곳도 카드로 만들어 허용카드와 매치시켜 가며 설명해 줄 수 있습니다. 이 도구나 방법은 아이의 인지수준에 맞는 방법으로 고안해 내는 것이 좋습니다.
방법 2. 자극을 대치하거나 감소시켜줄 대체물을 사용해 본다.
아이의 입장에서 필요한 행동이라 할지라도 행동 자체가 사회적으로 수용되기 어려운 형태(예, 계속해서 손바닥에 침을 발라 문지르는 행동 같은)의 행동의 경우는 어느 장소에서든 허용하기 어려운 행동일 수 있습니다. 이런 행동들은 가급적 다른 방식으로 비슷한 감각을 느낄 수 있는 대체물을 찾아주는 방법이 있습니다. 물론, 그렇지 않은 행동들의 경우도 주변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한다면 주변인들이 쉽게 수용가능한 형태의 행동을 전환시켜주는 방법을 찾아야 할 수도 있습니다. 쉽게 말해 아이가 집중하는 감각의 종류에 따라 자신의 신체를 이용하지 않고 감각자극용 놀잇감이나 장치들을 대체물로 이용하도록 할 수 있습니다. 해외에서는 감각치료를 위한 다양한 놀잇감이나 교구들이 개발되어 있습니다. 가장 흔한 상동행동의 형태를 기준으로 그 대체물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만지고 문지를 수 있는 대체물>
<진동을 느끼게 해주는 대체물>
<입으로 물거나 핥을 수 있는 대체물> (대부분 목걸이나 팔찌 형태)
<청각자극(손가락을 두드려 소리를 내거나 입으로 소리를 내는 행동)을 대신하는 대체물>
대부분은 사진을 보시면 쉽게 사용법을 아실 것 같은데요. 마지막에 있는 청각자극용 대체물은 사진만으로 잘 모르실 것 같아 설명드리면, 왼쪽은 “딸깍”소리를 내 주는 장치, 가운데는 스마트폰의 녹음기인데 아이가 내는 소리(발성 포함)를 녹음한 후 무선 이어폰으로 아이가 원할 때 상동행동 대신 이것을 듣도록 하기 위한 것, 우측은 버튼에 짧은 소리를 녹음하고 다시 재생시켜 듣는 기능만 있는 간단한 녹음장치입니다.
이 감각 교구들과 장치들은 아이가 자신의 신체로 하는 행동들을 이 놀잇감으로 대체시키기 위해 고안된 것들입니다. 이렇게 행동을 전환시키기 위한 지도 방법은 보통 ABA 라 불리는 응용행동분석 기법을 적용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구체적인 지도 방법이나 기법에 대해 궁금하신 분들은 전문가의 교육이나 코칭을 받으셔서 가정이나 교육기관 등에서 적용해 보시길 권해 드립니다.
4. 상동 행동에 관한 약물치료에 대하여
상동행동에 대한 약물치료의 효과는 아직 입증된 바가 없습니다.
상동행동의 감소를 위해 약물을 사용하는 경우가 간혹 있습니다.하지만 아직까지 약물이 직접적으로 상동행동의 감소를 가져오는지는 명확히 밝혀진 바가 없습니다.다만,간접적으로 전체적인 아이의 운동수준을 낮춰주는 정도의 효과가 있을 뿐입니다.(ADHD의 과잉행동 감소에 대한 효과와 유사)다시 말하면 목표로 하는 상동행동의 감소만이 아니라 아이의 전체적인 활동성을 낮추는 정도의 효과가 있는 정도이므로 아직까지 약물치료는 효과도 크지 않고 권장할만한 방법은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김성남 / (주)쌤스토리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