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상계의 법문과 적멸계의 법문
법문도 처음부터 크게 못하는 거예요.
깊은 소식을 이야기해버리면 다 도망 가버려. 웃긴다고 다 도망 가버려.
그렇기 때문에《법화경》을 설하실 때,
우리 부처님께서 이제 진짜 말씀을 해야 되겠는데,
지금까지는 방편으로 그저 업보 중생들이 많으니까 주로 인천법문(人天法門)을 했어.
인간과 천상에 태어나는 법문만 했다고.
그걸 인과법문이라고 해.
그러다가 세월이 수 십 년 흘렀어. 그런 법문을 많이 하셨어.
그러다가 근기가 수승한 제자도 만납니다.
말하자면, 저기 성중이나 아라한이나 보살이 사람 몸을 받아서 내려오기도 하거든요.
그런 분들이 많아. 그런 분들을 향해서 사제법문(四諦法門)을 하는 거요.
사제법문(四諦法門), 팔정도법문(八正道法門)이라고 있어.
사제(四諦)와 팔정도(八正道)로 해서 수행해 들어가야 돼.
그렇지 않으면 사실은 전부 외도여. 그러나 그것은 타력이 아니여.
아라한까지 밖에 못 돼.
그래서 나중에《법화경》《화엄경》을 말씀하신 거예요
《법화경》을 말씀하시는데, 이제 부처님의 구원실성을 이야기 한 거요.
우리 석가모니부처님께서
“내가 사실은 지금 와서 불과(佛果)를 증한 것이 아니다”
하고 아주 깊은 이야기를 하셔요. 그것만 하시나? 아주 아주 깊은 이야기를 하셔.
미묘하고 깊은 저 세계의 말씀을 마지막 시점인 72살쯤 되어서 8년간
그런 법문을 하셨어. 마지막으로 법문을 하셨어요. 그와 같습니다 여러분.
오늘 처음 오신 여러분한테 이렇게 법문을 하는데,
처음 오신 분들은 많은 절에 가서 법문도 들었지요?
그러나 이 한계, 여러분은 이 안의(현상계의) 법문만 들었어.
그러니까 불교가 얼마나 위대한 줄 몰라.
기독교나 다른 종교와 비슷하다고 해버려.
심지어 목표도 같고, 거기서 거기라고 해. 다 같다고 해.
그건 아니어! 이렇게 한계를 뚫고, 그 한계를 넘어서서 온 우주법계의 깊은 소식,
불보살의 세계까지를 알아버린 사람만이 무아(無我)의 진리를 알게 되고
부처님을 알게 되는 거예요. 부처님을 알게 돼.
이제 서울에 갔다 왔어. 서울에 갔다 온 사람이 서울 이야기를 해야지
그런데 학자들은 서울을 갔다 오지 않았기 때문에,
대장경에는 아리송하게도 써놨기 때문에 이것 가지고는 안 돼.
이렇게 말하고 저렇게 말하고 그래. 학견이 모두 달라.
그래서 육도가 없다고 하고, 윤회도 없다고 하고, 심지어 인과도 없다고 말해버려.
그 사람들은 지옥 극락을 마음속에서 이야기 해.
마음속에서 이게 극락이고, 이게 지옥이다라고 해.
고통스럽고 번뇌하고 근심걱정 속에서 사는 거기가 지옥이다.
햐! 참 행복하다. 이렇게 내가 행복할 수가 있는가.
그 마음, 거기가 극락이라고 말해 버려. 지금은 그렇게 되어버렸어.
거기서 더 나가야 돼.
더 나가서 이 한계를 뚫고 가 가지고 불보살의 적멸 세계를 봐야 돼.
그런 사람이 법문을 해야 돼.
그렇지 않고 이 법문을 잘못하면 큰 업을 짓는 거예요.
출처:2010년 자재 만현 큰스님 법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