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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의 자연 치유력을 높여준 식품과 어느 암환자의 투병기
왜 현미밥 일까?
이제 본격적으로 건강식에 대해 시작해보겠습니다. 오늘은 현미입니다. 현미에 대해선 정보가 워낙 많아 몸에 좋다는 걸 아시는 분은 많습니다. 사실 더 중요한 것은 먹는 방법입니다.
현미는 벼에서 왕겨(맨 바깥 껍질)만 한 번 벗겨낸 것(1분도미)입니다. 겨를 벗기는 것을 도정이라고 하는데, 우리가 보통 먹는 백미는 도정을 열번 한 것(10분도미)입니다. 겨를 벗겨내는 정도에 따라 7분도미, 5분도미가 있습니다.
현미와 백미의 가장 큰 차이는 쌀겨(속껍질)와 씨눈의 존재 여부입니다. 쌀의 영양분은 대부분 겨와 씨눈에 들어 있는데, 백미는 그걸 모두 제거했으니 색깔은 좋을지 몰라도 영양가는 거의 없는 셈입니다. 그냥 탄수화물만 먹게 되는거죠.
현미에는 어떤 영양소가 있을까요? 겨와 씨눈에는 칼슘, 인, 철분 같은 미네랄과 비타민, 지방이 함유돼 있습니다. 씨눈에 들어 있는 피틴산은 몸 속의 유해성분과 중금속을 배출해줍니다. 또 섬유질이 많기 때문에 장의 연동 작용이 활발해져서 변비가 없어지고 장내 노폐물도 함께 제거해줍니다. 저혈당도 없애줍니다. 당뇨병 환자들에게 현미밥을 권하는 것은 그런 이유에서입니다. 체중도 줄어듭니다. 몸 속의 독소가 잘 배출되니 술이 늘었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면역혁명’이라는 책을 쓴 아보 도오루 일본 니가타대학 교수가 현미와 백미를 비교한 적이 있습니다. 이걸 보면 현미와 백미의 차이를 확연하게 알 수 있습니다. 수치는 백미를 1이라고 했을 때 현미의 비율입니다.
식물섬유=4.7배, 지질(脂質)=3.3배, 비타민 B1=8배, 비타민 B2=2배, 비타민 B6=10.5배, 철분=6배, 칼슘=2.3배, 마그네슘=7배, 칼륨=3.3배, 단백질=1.1배, 에너지=0.9배, 탄수화물=0.9배
고(故) 안현필 선생이 쓴 책 ‘삼위일체 건강장수법-불멸의 건강진리’에도 비슷한 비교표가 실려 있습니다. 위에서 언급되지 않은 영양소를 비교하면 이렇습니다.
피오친=2배, 엽산=1.5배, 이노시톨(위장 운동 정상화)=12배, 비타민K(혈액순환 좋게 함)=10배, 비타민E(혈액순환 촉진, 혈관 강화, 세포 노화 방지)=5배, 피틴산(중금속 배독작용)=6배.
사실 구체적인 수치까지는 몰라도 현미가 백미보다 몸에 좋다는 것을 아는 분은 많습니다. 그런데도 ‘맛이 없다’, ‘소화가 안 된다’는 등의 이유로 먹기를 주저하는 분이 많습니다. 백미에 익숙한 분들은 그럴 수도 있습니다.
현미는 속껍질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꼭꼭 오래 씹지 않으면 소화도 안될 뿐더러 그렇게 많은 영양소를 섭취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한 숟가락을 입에 떠넣고 서너번 씹은 뒤 곧바로 삼키는 ‘초고속 식사법’으론 현미를 제대로 먹을 수 없습니다. 당연히 맛도 없고 소화도 안됩니다.
현미밥을 맛있게 먹으려면 검은콩과 기장, 수수 등 잡곡 2~3가지를 섞고 죽염을 조금 넣어 밥을 하면 됩니다. 그리고 한 숟가락을 입에 넣고 최소한 50번 정도는 씹어야 현미밥 고유의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씹을수록 달콤하고 고소한 맛이 납니다. 오래 씹을수록 입에서 침이 많이 분비되는데, 침에는 효소와 비타민, 무기질, 인, 칼슘 등 수십가지 성분이 함유돼 있기 때문에 현미밥을 먹으면 일거양득의 효과를 보게 되는 것입니다.
꼭꼭 씹어 먹으려면 밥을 천천히 먹어야 합니다. “살기 바빠 죽겠는데 밥을 그리 오래 먹을 시간이 있냐”고 말하실 분도 있겠지만, 인간답게 살기 위해 천천히 먹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슬로 푸드(slow food), 슬로 라이프(slow life)입니다.
밥을 지을 때는 우선 현미만 따로 씻어 2시간 이상 물에 불립니다. 콩과 잡곡은 따로 씻어 1시간 이상 물에 불리고 압력밥솥에 넣을 때 합칩니다. 그래야 맛이 더 좋아집니다.
내 몸의 자연치유력을 높여준 식품
2008년 9월 대장암 수술 후, 병원에서는 항암치료를 2주마다 한 번씩 12차례 할 것을 권유했다. 사실은 권유라기보다는 통보였다. 당시 내 몸에는 암세포가 발견되지 않았고, 병원에서는 예방적 차원에서 항암치료를 하라고 했다. 항암치료를 받지 않으면 재발 확률이 50%라고 했다. 난 네 번만 받고 중단을 결심했다.
오랜 고민과 큰 결심이 필요했다. 아내를 비롯해 말리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런 상황에서 내가 항암치료 중단을 결심한 것은 나름대로 계획이 있었기 때문이다.
항암치료 중단이 포기를 의미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더욱 적극적인 치유 방법을 찾아 실천하겠다는 의지였다.내가 암에서 완전히 벗어나기 위해서는 내 몸을 완전히 바꿔야 했다
과로 스트레스 건전하지 못한 식생활 등 암을 만든 이전의 생활습관을 다 뜯어고쳐야 했다 항암치료를 다 끝내더라도 내 생활을 다 뜯어고치지 않으면 언제든지 암은 재발할 것 같았다 .어차피 생활 습관을 다 뜯어고치고,자연치유력 강화로 암을 물리칠 작정이라면 조금이라도 내 몸의 면역력이 남아 있을 때 시작하자고 생각했다. 항암제가 면역력을 떨어뜨린다는 것은 상식이다
항암치료를 중단한 뒤 곧바로 현미채식을 시작했다. 많은 사람들이 체력 걱정을 했지만 난 아무런 문제를 느끼지 못했다. 현미와 잡곡을 섞어 지은 밥은 오래 씹을수록 감칠맛이 났다. 단백질은 두부, 콩류 섭취로 충분했다. 현미채식을 통해 내 몸을 암이 좋아하는 산성에서 알칼리성으로 바꾸고, 산성화된 피를 맑게 만들겠다는 게 목표였다. 체중이 눈에 띠게 줄었지만 난 걱정하지 않았다. 수술 당시 84kg이었던 내 체중은 한 때 61kg까지 내려갔다. 지금은 68kg을 오르내린다.
하루 세끼 식사 외에 항암식품 몇 가지를 보충해서 먹었다. 보조식품의 특징은 항암제처럼 독성은 전혀 없으면서도 항암효과, 면역력 증강 효과가 뛰어나다는 것이다. 즉 내 몸의 자연치유력, 면역력을 극대화시키는 데 필수적인 것들이었다
항암치료 직후 몇 개월간은 수용성키토산, 익수고(농약, 오염물질 없는 한약재를 달여 만든 것), 효모, 산양삼 분말을 꾸준히 먹었다. 수술과 항암치료로 떨어진 면역력을 짧은 시간 높여주기 위한 일종의 ‘속성 요법’ 같은 것이었다. 구입 비용이 아주 싸지는 않았지만 항암치료 등 병원에서 쓰는 비용과 맞바꾼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아끼지 말자고 판단했다.
수용성 키토산은 게 껍질에서 추출한 키틴을 재료로 만든 것이다. 노화 억제, 면역력 강화, 자연 치유능력 활성화 효과가 뛰어나서 일본의 일부 병원에서는 암환자들에게 권장하고 있다.
지인을 통해 소개받은 대장암 전문의가 권해준 셀레늄도 먹었다. 셀레늄은 항산화 작용이 뛰어나고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해준다. 암세포의 자살을 유도하기 때문에 항암효과가 탁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암의 원인으로 꼽히는 활성산소를 억제하고 중금속 해독효과도 뛰어나다.
오곡미초와 황매효소, 생수를 일정한 비율로 섞어서 만든 음용수는 지금까지 3년 이상 물 대신 마시고 있다. 오곡미초는 현미와 잡곡을 발효시켜 만든 발효 식초다. 몸 속의 독소와 노폐물을 제거하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한다. 암이 좋아하는 산성 피를 알칼리성으로 바꿔준다.
잘 익은 매실(황매)와 설탕을 섞어 1년 이상 발효시킨 황매효소 역시 면역력을 높여준다. 황매에는 사과산, 주석산, 구연산이 많은데 이 중 구연산은 젖산을 잘 분해시켜 피로회복에도 좋고 베타카로틴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면역력을 증강시킨다.
해독작용이 탁월해 배탈이 났을 때도 효과가 좋다. 매실식초물은 오곡미초 80ml와 황매효소 120ml, 그리고 생수 800ml의 비율로 섞으면 먹기도 좋고 효과도 좋다. 이렇게 만든 매실식초물을 매일 1.5l씩 마셨다.
암 수술 후 2년간 꾸준히 섭취한 것 중에는 야채스프와 현미김치도 있다. 야채스프는 암 환우라면 누구나 한 번쯤 마셨을 것 같다. 일본의 한 자연의학자가 개발한 것으로 무, 무청, 표고버섯, 당근, 우엉 5가지를 함께 넣어 끓인 물이다. 항암효과가 탁월해 야채스프를 마시고 암을 이겼다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물론 그것 하나로 암을 극복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면역력 증강 효과가 높은 것은 틀림없다. 나의 경우 직접 물을 달이기 힘들어 품질을 신뢰할 수 있는 제품을 일본에서 사 먹었다. 일본의 경우 무농약으로 재배한 재료와 청정수로 만들어 파는 회사가 있었다.
직접 야채스프를 만들려면 무 4분의 1개(큰 것), 무청 4분의1(무 1개 분량의 4분의1), 표고버섯 1개, 당근 1개, 우엉 큰 것 1개의 4분의1을 솥에 넣고 물은 야채의 3배 분량을 붓는다. 물이 끓기 시작하면 약한 불로 1시간 정도 더 달이면 된다. 물론 재료는 모두 무농약으로 재배한 게 가장 좋다.
현미김치는 제주도에 사는 홍암선생이라는 분이 개발한 것이다. 면역력 증대 효과가 탁월한 현미의 효능을 극대화하기 위해 발효시킨 것이다. 우리가 먹는 흰쌀은 벼를 10번 정도 깎아낸 것이다. 반면 현미는 벼 맨 바깥쪽의 왕겨만 벗겨낸 것이다. 현미의 바깥쪽을 깎으면 겨가 또 나오는데 이걸 미강이라고 한다.
사실 쌀의 주요 영양분이 이 미강에 집중돼 있다. 각종 미네랄과 비타민, 단백질까지 포함하고 있다. 그래서 미강을 다 벗겨낸 흰쌀을 먹는 것은 영양분을 다 버리고 탄수화물만 섭취하는 것이나 똑같다. 미강에는 암세포를 죽이는 백혈구 속의 NK(자연살해)세포를 활성화시키는 성분이 많이 함유돼 있다.
암환자들의 주식으로 현미밥을 권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문제는 미강의 소화흡수가 쉽지 않기 때문에 현미밥이라 할지라도 오래오래 꼭꼭 씹어야 영양분을 모두 섭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현미밥을 흰밥 먹듯이 몇 번 씹어 그냥 삼키면 소화를 시킬 수 없기 때문에 백 번 먹어도 효과를 볼 수 없다.
현미김치는 그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들었다고 한다. 즉 미강을 유산균으로 발효시켜 만든 분말이다. 작은 수저로 입에 떠넣고 녹여 먹기만 하면 된다. 먹기 쉽고, 분말이어서 소화흡수가 잘 되는 장점이 있다. 자연치유 효과를 극대화시키고 독성물질, 노폐물을 대소변과 땀 등의 형태로 배출시킨다.
야채스프와 현미김치의 효과는 소위 ‘명현반응’으로 느낄 수 있다. 명현반응이란 한의학에서 쓰는 용어다. 만성화된 질병이 낫는 과정에서 오한, 통증, 땀, 설사, 변비 등 갖가지 증상을 동반하는 것을 말한다.
야채스프, 현미김치를 먹지 않았을 때는 멀쩡하던 신체 부위가 아프거나 과거 수술을 받거나 상처 부위가 아픈 것도 명현반응으로 본다. 나의 경우 변비와 설사, 잦은 방귀, 복부 통증으로 나타났었다.
매일 아침 만들어 마시고 있는 당근-사과주스는 우리 가족들의 건강 지킴이다. 당근 2개, 사과 1개의 비율로 주서기에 갈아낸 뒤 건더기는 버리고 액체만 공복에 마신다. 아침 사과는 ‘금사과’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몸에 좋다. 당근 역시 마찬가지다. 둘 다 비타민도 많고 항산화 성분이 많아 항암 효과가 탁월하다.
일본에서 자연요법 요양원을 운영 중인 이시하라 유메 박사(현대의학자)의 주장에 따르면 매일 아침 공복에 당근-사과 주스를 마셨더니 백혈구 수치가 크게 증가해 면역력이 높아졌다고 한다.
이 같은 먹거리들은 그 자체로서 암세포를 죽이지는 않는다. 어느 한가지를 먹어서 암이 나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우리 몸의 면역세포(T림프구, NK세포)의 힘을 길러주기 때문에 우리 몸이 암세포와 싸워 이길 수 있도록 도와준다. 우리 몸의 기능을 약화시키고 면역력을 떨어뜨리는 항암제의 부작용은 없으면서 자연치유력을 극대화시킨다는 점에서 주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고교 동창 중에 최영순이라는 친구가 있습니다. '마음 한 번 바꾸면'이라는 명상 카툰집을 냈는데, 그 내용 중의 하나를 소개합니다.
우리 몸에서 분비되는 호르몬 중에 '다이도르핀(Didorphin)'이라는 것이 있는데요, 이 호르몬은 엔도르핀보다 무려 4000배나 강력한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아시다시피 엔도르핀은 노화방지, 피로회복, 진통 효과는 물론 웬만한 병도 이기게 해준다는 데 이보다 4000배나 강하다니 거의 만병통치약 수준입니다.
엔도르핀이 웃거나 사랑할 때, 혹은 편안한 숙면을 취할 때 분비되는 데 반해 다이도르핀은 굉장한 감동을 받았을 때 분비된다고 합니다. 또한 분비된 다이도르핀은 도파민, 세로토닌과 등과 어우러져 우리 몸의 면역체계에 강력한 긍정 작용을 일으킨답니다.
결국 감동을 자주 받으면 암도 거뜬히 이겨낼 수 있는 기적의 치료약이 저절로 생겨나는 셈인데, 안타깝게도 사람들은 살면서 감동받을 일이 별로 없다고 푸념합니다. 사는 게 팍팍하다고요....
살면서 감동받았던 기억들을 되새겨봅시다. 그리고 수시로 감동합시다. 아주 작은 것일지라도 감동받는 연습을 열심히 합시다. 우리 몸에서 암세포를 이기는 면역 세포가 무진장 생겨납니다. 지금 이 시간도 암세포와 싸우고 있을 분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입니다.
오늘 제 아침식사 메뉴는 간단했습니다. 7시에 사과 1개를 껍질 째로 꼭꼭 씹어 10분에 걸쳐 먹었습니다. 그리고 30분 뒤 본격적인 아침 식사를 했습니다. 현미와 검은콩, 기장을 섞어 지은 현미잡곡밥과 시골 어머님이 농약 안 치고 재배한 배추로 만든 김치, 된장과 들깨가루를 풀고 죽염으로 간을 맞춘 미역국, 뜨거운 물에 살짝 데친 양파 1개. 점심식사 때 복어 지리를 먹기로 약속이 돼 있었기 때문에 아침 식사량은 조절했습니다. 밥은 반공기만 먹었습니다. 점심 때는 미나리와 콩나물, 무를 듬뿍 넣은 복어지리를 흰밥 1/2공기와 함께 먹었습니다.
암 수술을 받고 본격적으로 회복 프로그램을 시작했던 2009년 1월부터 1년6개월 정도는 식사 메뉴를 까다롭게 골랐습니다. 제 스스로 식사 준비를 했는데, 현미·야채식을 기본으로 삼아 동물성 단백질은 거의 섭취하지 않았습니다 아주 가끔 생선만 소량 먹었습니다. 단백질의 대부분은 콩, 두부, 낫토, 현미를 통해 보충했는데, 집안 살림과 유산소 운동을 하는 데는 큰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작년 4월16~18일 제 스스로 만들어 먹은 식단을 공개합니다.
<4월16일>
6시30분= 당근사과 주스 300ml
7시10분 아침식사= 찐 고구마 2개, 바나나 1개
11시20분= 매실식초물(매실효소+발효식초+생수)
12시20분 점심식사= 현미잡곡밥 1공기, 김, 무김치,양파
13시~18시= 물 대신 매실식초물 500ml
18시 저녁식사= 현미잡곡밥 1공기, 콩나물북어국(콩나물,북어,두부,다시마), 김치, 죽순 구이
19시30분= 매실식초물 200ml
<4월17일>
6시30분= 당근·사과주스 300ml
8시10분= 현미잡곡밥 1공기, 순두부,생선구이 1토막, 견과류 조금
10시20분= 매실식초물 200ml
12시= 현미잡곡밥 1공기,연근등 야채 튀김(유채씨기름으로), 녹황색 야채, 효모 빵 1조각(계란, 우유 들어가지 않은 것), 잣 조금, 키위 1개
13~18시= 간식으로 호두 약간, 매실식초물 400ml, 유기농 감자칩 조금
18시= 현미밥 2/3공기, 무김치 조금, 가지무침 1접시, 생선조림 조금, 버섯,호박 부침(통밀가루와 유채씨기름만 사용)
<4월18일>
6시30분= 당근·사과주스 300ml
7시40분= 현미효모빵(우유,계란 들어가지 않음) 1장, 설탕 안 넣은 딸기잼, 찐 고구마1개, 아마씨(견과류), 녹황색 야채 1접시
9시30분= 매실식초물 200ml
12시= 양배추-버섯 덮밥(현미잡곡밥 1공기, 양배추, 현미가루,버섯), 당근+잡곡 스프,해조류, 야채, 수수빵 작은 것 1개.
13~18시= 물 대신 매실식초물 400ml
18시30분= 현미잡곡밥 2/3공기, 찐고구마 반개, 배추김치,된장찌개(두부,감자,된장),야
채샐러드(간장소스로만),생선조림 약간
20시20분= 매실식초물 200ml
현미는 단백질, 미네랄, 비타민까지 수십가지의 영양소를 함유하고 있고 독소를 배출하는 기능까지 합니다. 화학식초가 아닌 현미등 잡곡을 발효시켜 만든 식초 역시 독소 배출 등의 기능을 하고, 매실은 몸을 따뜻하게 하고 소화를 돕습니다. 녹황색 채소, 해조류의 장점은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직접 갈아 바로 마시는 사과·당근 주스는 몸에 좋은 수십가지 화이토케미칼을 섭취하는 데 효과적입니다.
식이요법에 대해선 몇 번 더 소개할 기회가 있을텐데, 기본 원칙은 이런 것입니다.
★생활에 필요한 만큼만 영양을 섭취하되 영양소의 밸런스를 유지한다.
★과잉 영양은 어떤 형태로든 몸에 부담을 주기 때문에 피한다.
★스트레스나 과잉 영양 섭취로 인해 몸에 쌓이는 독소를 배출해준다.
도쿄 오모테산도에 있는 한 건강식당의 점심 메뉴. 현미밥, 무를 썰어 넣은 된장국, 야채만으로 만든
다채로운 요리, 해조류로 구성돼 있습니다.
비슷한 원칙을 내세운 일본의 식이요법 2개를 소개합니다.
첫번째는 일본의 식이요법 대가 중의 한 사람인 히노 아츠시(日野 厚)의 식양법(食養法) 20개조입니다.
1.식품첨가물을 섭취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2.농약이 들어간 식품에 주의한다.
3.합성세제 사용은 신중히 한다.
4.정백곡물(흰쌀), 정백당(흰설탕), 정제도가 높은 식품(이를테면 밀가루)에 주의한다.
5.동물성 단백질 섭취에 너무 집착하지 않는다.
6.야채, 특히 녹황색 야채를 먹도록 노력한다.
7.해조류를 항상 먹는다.
8.지방을 적절히 섭취한다.
9.각종 비타민, 미네랄, 그 밖의 모든 영양소의 균형을 맞추도록 주의한다.
10.가능한 한 제철에 생산된 신선한 상태의 야채, 식품을 먹는다.
11.일물전체식을 하도록 애쓴다. 멸치,작은 새우처럼 통째로 먹는 것을 의미.
12.곡물은 너무 세게 문질러 씻지 않는다.
13.어떤 음식이든 ‘생식이 좋다’던가 ‘2분만 익힌 게 좋다’던가 ‘장시간 가열한 게 좋다’ 등등의
고정적인 관념에 사로잡히지 않도록 한다.
과일도 무엇이 좋고, 무엇이 나쁘다는 식으로 고정 관념을 갖지 않도록 한다.
14.염분과 수분 섭취도 그 분량에 대해 너무 얽매이지 않는다.
15.식품이 갖고 있는 고유의 맛을 살려 요리를 한다. 설탕, 인공조미료 등을
무비판적으로 섭취하지 않는다.
16.너무 뜨겁거나 차가운 음식, 향신료, 자극성 있는 것, 알콜 음료는 너무 자주,
너무 많이 먹지 않는다.
17.음료수, 캔 음식, 인스턴트 식품도 너무 많이, 너무 자주 먹지 않도록 한다.
18.공복이 아닌데도 아무 때나 식사를 하지 말고, 취침 2시간 전에는 먹거나 마시는 것은 피한다.
19.많이 씹고 마음으로부터 감사하면서 충분히 맛을 즐긴다.
20.식사 직전이나 식사 중, 식사 직후에 차 등을 많이 마시지 않는다.
또 하나는 나카야마 다케시 일본 이즈미회(이즈미는 샘물이라는 뜻) 회장의 식이요법입니다. 나카야마씨는 두차례 위암 판정을 받고도 생존해 있습니다. 두번째 위암 발병 때는 위의 90%를 잘라내고 “3개월 밖에 못 산다”는 의사 판정까지 받았지만 항암 치료 없이 식이요법과 생활 습관 개선으로 회복, 20년째 건강하게 살고 있습니다.
그가 이즈미회 회원 투병기를 모아 쓴 책 ‘나는 행복한 암 환자입니다’는 국내에도 번역서가 나와 있습니다. 나카야마씨는 히노식 식이요법을 변형, 자신만의 식이요법을 만들었습니다. 암환자는 암과 싸워 이길 수 있는 체질을 만들기 위해 훨씬 엄격한 식이요법을 실천해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입니다.
나카야마식 식이요법은 아래와 같습니다.
1.현미와 콩과 잡곡을 섞어 지은 밥을 먹는다. 잡곡은 피, 수수, 기장, 보리가 좋다.
2.반찬으로는 야채를 주로 먹는다. 녹황색 잎채소, 고구마, 감자 같은 뿌리 채소, 콩류, 버섯류.
3.해조류를 항상 먹는다.
4.염분을 과다 섭취하지 않도록 10g 이하로 조절한다. 몸 상태를 봐서 차차 융통성 있게 늘려간다.
5.수조(獸鳥) 육류, 우유, 유제품, 계란류는 먹지 않는다. 동물성 식품을 먹고 싶으면 어류를 선택한다.
6.식품첨가물, 농약이 사용된 식품의 섭취는 피한다.
7.흰설탕, 설탕이 들어간 음료(커피,주스 등)는 중단하고, 꿀이나 흑설탕을 소량 사용한다.
8.기름을 사용하는 요리는 가급적 피한다.
9.알콜 음료, 청량음료수, 캔류, 인스턴트 식품은 먹지 않는다.
10.많이 씹고, 정량의 80%만 감사하는 마음으로 먹는다.
사실 국내에도 많은 책들이 나와 있기 때문에 건강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갖고 있는 분들에겐 새로울 것이 없는 식이요법입니다. 이런 것들을 아는 것보다는 ‘실천’이 중요하지요. 사실 간이나, 위가 아주 아프다던가, 암같은 중병에 걸리지 않으면 식사나 생활습관을 바꾸기 쉽지 않습니다. 수십년간 길들여진 입맛을 바꾸는 것도 만만치 않고, 구태여 바꿔야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는 분도 많습니다.
한가지는 확실합니다. 암 환자를 건강하게 만들어주는 식이요법. 보통 사람들의 몸은 얼마나 더 건강하게 만들어주겠습니까? 혈압이 높은 분, 살을 빼고 싶은 분, 술을 많이 마셔 간이 안 좋다는 분, 만성 위장염이 있는 분. 3~4개월만 꾸준히 실천하면 큰 효과를 보실 겁니다. 장담합니다.
일본책 <비상식의 의학서>를 함께 쓴 아보 도오루, 이시하라 유메, 후쿠다 미노루 3人이 책 뒷 부분에 '암에 걸리면 어떻게 할 것인지'를 썼습니다. 세 사람 모두 현대의학을 전공했는데, 아보는 현재 니가타대학 의대 교수, 이시하라는 자연의학 치유센터 원장, 후쿠다는 한의원 원장입니다. 우리 입장에서 보면 다소 파격적일수도 있는 주장을 펴기도 하지만, 기본 입장을 유심히 따져보면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만약 암에 걸린다면>(아보 도오루)
■부교감신경이 우위가 되도록 노력한다
암은 ‘무리한 생활 방식’이나 ‘고민’이 최대의 원인이다. 나는 항상 과로하지 않도록 주의하고 있는데, 혹시라도 암에 걸린다면 ‘우선 일을 중단하라’는 몸의 메시지로 받아들이겠다. 즉시 방침 전환을 하겠다. 많은 사람들이 건강이 중요하다면서도, 어떻게든 좋게 일을 끝내고 싶다고 생각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이로 인해 병과 건강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게 살아가고 있는 게 보통이다. 병에 걸린 뒤부터라도 이를 바로잡으면 늦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또 한가지, 나는 사소한 것에도 신경을 쓰는 습관이 있다. 혹시 내가 암에 걸린다면 마음의 문제가 가장 큰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일 문제, 직장에서의 인간 관계, 가족 문제 등 고민거리는 늘 끊어지지 않는다. 이런 성격이기 때문에 암에 걸렸을 때는 이를 고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고민해봐야 해결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데도 신경을 계속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
원인을 찾는 일만큼 중요한 것이 몸에 좋은 것을 실천해서 면역력을 높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병 들기 전에는 누구든지 방심하며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따라서 암에 걸린다면 철저하게 몸에 좋은 것을 실천하겠다. 첫째는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것이다. 목욕과 유탄보를 매일 하겠다.
두번째는 심호흡이다. 암은 혈류장애가 배경이고, 혈액은 산소 부족 상태가 되기 때문이다.
세번째는 식사다. 지금까지도 어느 정도 식사에 주의를 기울여 왔지만, 훨씬 철저하게 현미채식을 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겠다.
의료기관은 병이 낫고 있는지 확인하는 차원에서만 이용할 생각이다. 현대의학의 진단 기술은 뛰어난 것이므로.암 치료 3대요법 중에서 허용 범위에 있는 것은 외과수술 정도라고 생각한다. 체력에 문제가 있다면 이것 역시 역효과 가능성이 있다.암에 걸렸을 때는 이런 점을 생각해보도록 하자.
■암 치료의 4원칙
1. 스트레스가 많은 생활 패턴을 바꾼다: ‘목표의 70%만 달성해도 좋다’고 마음 먹는다면 정신적인 스트레스는 쌓이지 않고 육체적으로도 부담이 가지 않는다.
2. 암의 공포에서 벗어난다.:암은 결코 두려운 것이 아니며, 암 세포는 오히려 약한 세포다. 나을 수 있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3. 면역을 억제하는 치료는 받지 말고, 현재 받고 있으면 중단한다.:잘못된 방향으로 나가고 있는 3대 치료(수술, 방사선치료, 항암치료)로는 암을 절대로 나을 수 없다. 경우에 따라서는 악화시킬 수 있다.
4. 적극적으로 부교감신경을 자극한다.:현미와 식물섬유를 다량 섭취한다. 또 치어나 작은 새우,발효식품 등은 거의 완전한 영양소를 함유하고 있다.
(이시하라 유메)
■건강 장수를 실천한다
거의 40년 가까이 이렇다 할 질병 하나 없이 지금까지 건강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당근-사과 주스를 거르지 않고 마시면서 매일 운동을 통해 근육을 만든 덕분이다.내 몸에서도 암세포는 매일 만들어지고 있다. 그렇게 만들어진 것도 혈액을 정화할 수 있는 배설력, 그리고 암세포를 처리해줄 수 있는 백혈구의 힘을 강화시켜주고 있다면 괜찮다.
나는 이즈(伊豆,도쿄 남쪽의 반도)의 집에서 자동차로 이토(伊東)역까지, 이토역에서 아타미(熱海)역까지 일반 열차로, 아타미에서 도쿄까지 신칸센 열차로, 도쿄역에서 내가 일하는 크리닉까지는 택시를 타고 출근한다.
집에서 도쿄 크리닉까지 2시간 반 걸리는데 1주일에 4~5회를 그렇게 한다. 원고 확인과 독서를 하는 신칸센 안은 내 서재나 다름 없다. TV와 라디오 출연, 전국 각지에서 열리는 강연회, 언론 취재, 단행본 집필, 진찰 등 쉴새 없이 움직이며 일을 한다.
집에 돌아가서는 매일 3~4km씩 조깅을 하고, 이즈에 있을 때는 저녁마다 웨이트 트레이닝도 계속한다. 지금도 벤치프레스 100kg, 스쿼트 150kg을 하고 있다. 학생 시절 ‘큐슈 학생 파워 리프팅 대회’ 경량급에서 우승한 적이 있는데 당시와 똑같은 강도의 트레이닝을 하고 있다.
46세가 넘으면서 조금 살이 찌기 시작했는데, 이를 계기로 점심 식사로 먹었던 토로로 소바(마를갈아 얹은 소바)도 끊었다. 그리고 아침엔 당근-사과주스 2잔, 점심엔 흑설탕을 넣은 생강홍차 2잔만 마시고 저녁엔 백주 1병(큰 병)과 소주 1~2잔 또는 일본주 1잔, 게, 문어, 새우, 오징어, 대합 같은 어패류 요리 1~2접시, 밥 1그릇, 된장국, 낫토, 두부, 절인 야채 같은 일본음식 위주로 식사를 한다. 배가 고프면 낮 시간에 과자나 초콜릿을 조금 먹기도 한다.
만약 내가 암에 걸린다면 걷기와 목욕, 사우나로 몸을 따뜻하게 해주고, 적게 먹고, 당근-사과에 양배추를 넣어 주스로 만들어 마시겠다. 이를 매일 열심히 실천해서 암에 걸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코카서스 지방 장수 노인들처럼 평생 현역으로, 건강법을 널리 알려가는 것이 내 역할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후쿠다 미노루)
■3가지를 실천한다
내가 혹시 암이나 병에 걸린다면 다음 3가지를 실천하겠다.
첫번째로 오관(五觀)의 게(偈,경문)다. 조동종(曹洞宗)을 연 도원선사(道元禪師)가 식사예법을 기록한‘부죽반법(赴粥飯法)’에 들어 있는 것인데 선종 승려가 식사 전에 읊는 것이다.
1. 功の多少を計り彼の来処を量る.
지금 눈 앞에 있는 식사가 누구의 손을 거쳐 어떻게 준비됐는지 생각해보고, 식재(食材)로 사용된 다른 생명의 희생으로 인해 우리 인간이 생명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하고 감사하라.
2.己が德行の全けつをはかって、供に 応ず.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공양 덕분에 이 식사를 할 수 있으니, 스스로 식사를 대접받을 만한 올바른 행동을 했는지 생각해보라.
3.心を防ぎ、過るを離るる事は貪等を宗とす。
마음을 다잡지 못하거나 잘못을 저지르지 말고 욕심, 화,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겠다고 마음 먹어라.
4.正に良藥を事とするは 形枯を 療ぜんが爲なり。
식사는 좋은 약이다. 몸을 유지하고, 마르거나 쇠약하게 되지 않도록 해준다. 따라서 소중하게 다뤄 몸에 좋은 약처럼 생각하고 먹어라.
5.道業(成道)を成ぜんが爲(爲故)に当にこの食(今此の食) を受くべし。
불도(佛道)를 이루겠다는 목표를 위해서라도 몸을 보양하는 식사를 하라.
이 다섯 가지는 자연의 혜택인 음식물과 식사를 준비하는 데 든 노력과 일손을 생각하고, 자기 스스로의 인격과 업무를 온전히 할 수 있어야 식사할 자격이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점을 반성하는 것이다. 욕심을 부리거나 화를 내고, 인과(因果)의 도리를 모르는 어리석은 마음으로 식사에 대해 싫고 좋고를 따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식사는 배고픔과 갈증을 없애주고 육체가 고사(枯死,말라죽음)하지 않도록 해주는 양약(良藥)이다. 식사를 하는 것은 인간으로서 큰 뜻(大道)을 이루기 위한 것이라는 의미다. 나는 식사를 하기 전에 반드시 ‘오관의 게’를 읊으며, 내 스스로에게 물어보면서 자신을 제대로 살펴 바로잡으려 한다.
두번째로 ‘복은 들어 오고 귀신은 나가라’는 속담을 실천하는 것이다. 몸을 따뜻하게 해주고 사혈과 식사요법으로 몸 속의 유독 물질과 노폐물을 철저히 배출시키는 것이다.
세번째는 자율신경의 균형을 정상으로 만들겠다. 스트레스를 없애고 손톱 자극요법, 자율신경면역요법, 웃음 치료 등 모든 방법을 활용하겠다. 특히 기(氣)를 통하게 해주는‘머리 가마 자극 요법’과 두한족열(頭寒足熱) 치료를 받으면 많은 사람의 경우 감기도 걸리지 않게 된다. 옛날부터 ‘감기는 만병(암 포함)의 근원’이라고 했는데, 내 실천법은 이에 대한 대응법도 된다.
이 연구를 시작한 지 벌써 15년이 지났다. 2000년부터 2003년까지 3년간 나는 심한 명현현상에 시달렸다. 하지만 이것은 2006년부터 시작된 21세기 치료법의 길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이 이론의 근거는 환자들로부터 배운 것이다. 그게 바로 나를 자율적인 수행(修行)의 장(場)으로 이끌어 준 것이다. 이것은 ‘낫는 게 바로 이론이다’라는 것이다.
내게 힘이 된 책
나는 암에 관한 정보의 상당수를 의사나 간호사가 아닌 책에서 얻었다. 의료진이 내게 가르쳐준 것은 대부분 기본적인 것이었다. 수술 전과 수술 직후에는 내 몸 어디에 암세포가 어느 정도의 크기로 있었는지, 수술은 어떤 방식으로 했는지, 수술 뒤 상태는 어떤지, 수술 뒤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주치의와 레지던트, 간호사에게서 들었다.
그런데 이후 항암치료를 하고, 집에서 지내는 동안 내가 필요한 정보를 병원에서는 별로 얻을 수 없었다. 항암치료를 받기 전엔 주로 항암제의 부작용, 그리고 항암치료 중 먹지 말아야 할 것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말초신경염 때문에 찬 것에 접촉하면 손발 끝이 시리고, 심하면 물건을 들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구토증이 날텐데, 그럴 경우에 대비해 약을 처방해줄 테니 걱정 말라’는 두려운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체력이 중요하니 영양을 고루 섭취해야 한다’는 들으나마나 한 처방도 있었다. 항암치료를 받으면 소화기관도 항암제의 공격을 받아 제대로 먹지 못한다. 구토증도 심하다. 따라서 영양을 고루 섭취하고 싶어도 섭취할 수 없는 게 현실인데, ‘골고루 잘 먹으라’는 말이 무슨 조언이 되겠는가. 게다가 ‘몸에 좋다고 아무 것이나 먹지 말라’는 금지 사항까지 있으니 도대체 어떻게 하라는 것인지 모를 지경이었다.
항암치료를 시작하기 전 백혈구 수치를 유지하기 위해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고 해서 마시는 단백질 음료를 몇 박스 샀다. 항암제 부작용 때문에 씹는 음식을 제대로 먹질 못할 경우에 대비, 병원 영양팀에서 해준 조언을 따른 것이었다. 하지만 막상 몇 개 마시지도 못하고 아파트 경비원들에게 나눠줬다.
속이 부글거리고 구토증이 나서 도저히 먹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억지로라도 먹어야 한다지만 난 할 수 없었다. 물론 내 인내력이 부족해서 그런 것일 수도 있다. 많은 분들은 그런 고통 속에서도 치료와 과정을 다 끝낸다. 씩씩하게 식사도 잘 하고 치료도 잘 받는 분들을 보면 존경심이 솟아나기도 했다.
치료 후 어떻게 생활해야 할지에 대해 우리 병원은 충실한 정보를 주지 않는다. 어쩌면 거기까지 신경 쓸 여유가 없을지도 모르겠다. 당장 밀려드는 환자, 입원 환자, 수술 받고 항암치료 받는 환자가 넘치는데 치료를 마친 환자들의 생활 관리까지 할 수 없는 게 우리 현실이기도 하다.
그런데 암환자에게는 생활 속 자기 관리가 병원 치료 못지 않게 중요하다. 음식 섭취, 운동, 스트레스 안 받는 생활 등 철저한 자기 관리가 필요하다. 하지만 치료를 다 마친 환자들에게 해주는 의료진의 말은 “잘 먹고 잘 지내라”, “주기적으로 검사를 받으라’는 게 거의 전부다. 좀 더 친절한 의료진이라면 “운동을 꾸준히 해라”, “음식을 가려 먹으라”는 정도의 조언을 해줄 수 있지만 구체적인 가이드가 되기엔 부족하다.
그 때문에 환자나 가족은 치료를 마치고도 어찌할 줄을 몰라 인터넷을 뒤지고 건강 카페를 찾는다. 병원에서는 하지 말라고 하고, 인터넷과 건강 카페 회원들은 하라고 하는 것들도 무수히 많다.
나도 비슷했다. 그 때 내게 도움을 준 게 책이었다. 비교적 균형적인 시각을 갖고 쓴 책을 찾아 읽으면서 내가 어떻게 생활해야 할지 방향을 정했다. 프랑스인으로, 미국 병원의 정신과 의사인 다비드 세르방 슈레베르가 쓴 ‘항암’이란 책은 필자의 체험을 토대로 쓴 책이다. 뇌종양을 극복한 필자는 수술-항암치료 같은 전통적인 치료법과 함께 식이요법, 운동(태극권), 명상의 효과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수술, 항암치료, 방사선 치료 밖에 몰랐고, 그런 치료 방식에 대해 막연하게나마 거부감을 느끼고 있었던 내겐 ‘희망의 빛’ 같은 것이었다.일본의 후나세 슌스케라는 사람이 쓴 ‘항암제로 살해당하다’라는 책은 항암제의 문제점을 거론하며 항암치료의 부정적인 측면을 강조했는데, 내용이 지나치게 과격하다 싶은 생각이 들어 그냥 참고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현대의학을 전공한 의사 출신으로, 암의 현대의학적 치료 방식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일본 의학자 아보 도오루의 ‘면역혁명’은 요즘도 가끔 읽는 책이다. 우리 인간의 생명력이 얼마나 끈질긴지, 어떤 사람은 암에 걸리는데 왜 다른 사람은 걸리지 않는지를 체계적으로 알게 해줬다. 이 책 덕분에 인간의 삶에 있어서 면역이라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올바른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게 왜 건강과 직결되는지 알 수 있게 됐다.
미국의 대학병원에서 근무하는 위-대장 전문의사 신야 히로미(일본)의 ‘병 안 걸리고 사는 법’은 내게 실천적인 지침을 줬다. 자신의 임상 경험을 토대로 올바른 먹거리의 중요성, 스트레스 받지 않고 사는 법을 상세히 써놓아 내겐 아주 유용한 건강 지침서가 됐다.
작고한 안현필 선생의 ‘삼위일체건강장수법’ 시리즈 역시 철저한 자기 체험을 바탕으로 쓴 건강 지침서여서 설득력이 있었다. 위암이 재발까지 했지만 식이요법으로 이겨낸 일본 이즈미회(암환자 단체) 회장 나카야마 다케시의 ‘나는 행복한 암환자입니다’는 내게 용기와 희망을 준 책이었다. 생활 방식에 대한 반성, 자기 자신에 대한 사랑, 그리고 삶에 대한 열정으로 암을 극복한 이즈미회 회원들의 수기는 내 투병 과정에서 두고두고 힘이 됐다
자료출처:암환자로 행복하게 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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