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높고 말이 살찐다.'는 뜻으로, 가을이 썩 좋은 계절임을 의미하는 한자성어다.
이 천고마비의 유래는 중국 은나라 때 흉노의 침입과 연관이 있다.
과거 은(殷)나라 때부터 중국 북방에 나타나기 시작한 흉노족(匈奴族)은
거의 2천 년 동안 중국의 각 왕조나 백성들에게 공포와 증오의 대상이었다.
척박한 초원을 생활 근거지로 하여 유목 생활을 하는 그들의 강점은 말에 의한 기동력이었다.
흉노족들은 기동력을 십분 발휘해 바람같이 국경을 넘어 들어와 중국 북변 일대를 휘저으며 약탈을 자행하고는 다시 바람처럼 달아나곤 했다.
그러나 이들에게도 두려운 계절이 있었으니, 바로 겨울이었다.
척박한 초원에서 방목과 수렵을 하는 것이 생활 방편의 전부인 흉노족에게 겨울은 초원이 온통 얼어붙는 시기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 겨울을 무사히 넘기기 위해 보다 따뜻한 곳에서 농경 생활을 하고 있는 중국인들을 약탈하는 방법을 택한 것이다.
이에 늘 흉노의 침략을 두려워하던 북방 변경의 중국인들은 「하늘은 높아 푸르고 말이 살찔(천고마비) 때가 가장 두려워! 언제 흉노가 쳐들어올지 모르니까.」라고 푸념했는데, 이것이 천고마비의 유래가 됐다고 전해진다.
한편, 흉노의 약탈과 침입이 계속되면서 고대 중국의 군왕들에게는 흉노의 침입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외치(外治)의 가장 큰 과제였다.
이에 춘추 전국 시대에 연나라, 진나라, 조나라는 각각 북쪽 변경에다 장성을 쌓았고,
진나라 시황제(始皇帝)는 천하통일을 이룩한 이후 그 장성을 증축하고 연결하여
만리장성(萬里長城)을 완성시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