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짧아서 그런지 하루가 금방 지나가는 요즘입니다. 늦가을 추위에 감기 걸리지 않도록 조심하시고 따스한 차 한잔과 함께 편안한 하루 보내세요
노후의 친구(親舊)란?
공자는 일찍이 인생을 단계별로 정리해 놓았습니다.
20세를 뜻하는 약관(弱冠), 30은 이립(而立), 40은 불혹(不惑), 50은 지천명(知天命), 60은 이순(耳順) 그리고 70 나이에 대해서는 종심(從心)이라 했고
당나라 시인 두보의 인생칠십고래희 (人生七十古來稀)에서 나온 말이 고희(古稀)입니다.
평균 수명이 늘어난 요즘에야 '고희'라는 말이 무색해졌지만
옛날에는 고희를 넘기는 사람이 많지않았습니다.
고희라는 언덕에 와보니 이 세상에서 누릴 수 있는 복(福) 중에서 가장 으뜸은 단연 "만남의 축복"입니다.
그중에서도 배우자와의 만남, 친구 간의 만남은 단연 으뜸이겠지요.
잘 만나면 인생 최선의 행복이요, 잘못 만나면 재앙입니다.
왜냐하면 부부는 평생의 동반자이고 친구는 인생의 동반자이기 때문입니다.
노년이 되면 인생을 함께 걸어갈 친구가 매우 중요합니다.
태어나면서부터 죽을 때까지의 삶은 나 혼자만이 아니라
누군가와 함께, 동행을 하면서 평생을 살아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어린 시절은 부모 형제와 동행을 하면서 살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친구들을 사귀게 됩니다.
어떤 친구는 형제보다도 더 친밀해지기도 합니다.
문제가 생겼을 때 상담할 수 있는 친구,
다른 사람에게 밝히고 싶지 않는 일도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
마음이 아플 때 의지하고 싶은 친구가 있다면 그 어떤 것보다도 소중한 자산이 아닐 수 없습니다.
진실하고 강한 우정을 쌓은 사람들이 오래 살고, 행복하며, 활기찬 인생을 산다는 연구발표가 있습니다.
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은 이런 말을 했습니다.
"나는 내가 좋아하지 않거나 존경할 수 없는 사람들과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힌두 속담에
"우리는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들과 비슷해진다."라는 말이 있고,
공자는 "그 친구를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 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주위 환경이 사람에게 대단히 중요합니다.
향기가 진한 꽃 주위에 있으면 나에게도 향기가 나고, 악취가 나는 곳에 있으면 내 몸에서도 악취가 납니다.
그래서 내 주위에 누가 있는지 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스 철학자 에피쿠로스는
“한 사람이 평생을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것 중 가장 위대한 것은 친구다.” 라고 말하였습니다.
주어진 삶을 멋지게 엮어가는 위대한 지혜는 우정(情)입니다.
영국의 시인 월리엄 블레이크는
"새에겐 둥지가 있고, 거미에겐 거미줄이 있듯, 사람에겐 우정이 있다."는 말을 남겼습니다.
신은 인간이 혼자서는 행복을 누릴 수 없도록 만들었습니다.
주위 사람들을 칭찬하고 자신도 이웃과 친구에게 필요한 사람으로 살아야
人生이 아름답고, 幸福해 집니다.
모든 관계 속에서 인간의 운명은 결정됩니다.
운명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관계를 통한 선택일 뿐입니다.
유대인의 격언에 "몸의 무게는 잴 수 있어도 지성(知性)의 무게는 잴 수 없다. 왜냐하면 체중에는 한계가 있지만 지성에는 한계가 없기 때문이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재물은 곧 잃어버릴 수도 있지만, 지식은 언제나 몸 따라 함께 다닙니다.
그러므로 사람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배워야 합니다.
학교 교육이 끝났다고 해서 사람의 배움이 끝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요즈음은 평생교육(平生敎育) 또는 생애교육(生涯敎育)을 강조합니다.
그러면 누구에게서 어떻게 배워야 할까요?
공자는 "세 사람이 함께 가면 반드시 스승이 있게 마련이니,
그 선한 쪽을 골라 이를(그의 선을) 따르고,
그 악한 쪽을 골라 이를(나의 악을) 고쳐야 하느니라.
(三人行 必有我師焉 擇其善者而從之 其不善者而改之)"하였습니다.
춘추전국시대 제(濟)나라 환공군(桓公軍)이 싸움이 끝난 뒤 돌아갈 길을 잃고, 모두가 어찌 할 바를 모르고 있을 때 명재상 관중(管仲)이 이렇게 말했답니다.
"이런 때는 나이 먹은 말의 지혜가 도움이 되는 겁니다."라고 말을 해 환공군은 그의 말대로 늙은 말을 놓아주고 그 뒤를 따라가자 갈 길을 찾을 수 있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옵니다.
한비자(韓非子)에 나오는 일화로 관중 같은 총명한 사람도 자신의 모르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늙은 말을 스승으로 여겨 배웠던 것이지요.
소설 ''흙''을 읽으며 변호사를 꿈꿨던 청년 정주영이 16세 때 고향 통천을 떠나는 계기가 됐던 것은 당시 모 신문에서 연재한 이광수의 소설 「흙」 때문이었다고 하는데, 정주영은 이 소설을 읽기 위해 당시 해당 신문을 구독하고 있던 마을 이장 집으로 밤마다 2㎞ 이상을 달렸다고 합니다.
소년 정주영은 이소설을 읽으며 도시 생활을 꿈꿨고 주인공처럼 변호사가 되기 위해 가출했는데 실제로 상경한 후 정주영은 '법제통신(法制通信)' 등 여러 법학 관련 서적을 독학한 적도 있다고 합니다.
가출 후 인천부두에서 막노동을 할 때 청년 정주영이 머물던 노동자 합숙소에는 '빈대'가 들끓었다고 합니다.
사실 우리나라는50년대 말까지도 시골이나 도시를 막론하고 빈대가 많았습니다. 온종일 공사판에 나가 일을 하고 숙소로 돌아와서 잠을 자려니 빈대의 극성으로 도저히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답니다.
궁여지책으로 큰 밥상 위에 누었더니 잠시 뜸하다가 이내 상다리를 타고 올라와 물어
뜯더랍니다.
기어 올라오는 빈대를 잡기 위하여 양동이 4개를 구하여 물을 가득히 담아 밥상 다리를 그곳에 담가 놓고 잠을 자니, 2, 3일은 조용하다가 다시 빈대가 찾아와 물어뜯기 시작하여 이상해 불을 켜고 빈대들이 무슨 방법으로 양동이 물 장애를 극복하고 올라왔을까?
살펴보니 놀랍게도 빈대들은 방벽(房壁)을 타고 천정까지 올라간 다음, 상을 겨냥해 뚝 떨어지더라는 것입니다.
그 후 그는 어떤 일에나 전심전력으로 생각하고 노력하면 뜻을 이룰 수 있다는 빈대의 지혜를 기업경영에 활용했다고 합니다.
사람이 삶을 영위함에 있어 꼭 필요한 것은 누구에게서나 부단히 배우고자 하는 겸손한 자세입니다.
그래서 불치하문(不恥下問)이라고 했습니다.
배우려는 의지를 가질 때 나의 스승이 아닌 것은 없습니다.
공자(孔子)와 같이 겸손한 자세로 배우려 한다면 천하 만물이 다 나를 가르치는 교사요, 교실이요, 교훈인 것이지요.
그것이 비록 늙은 말과 같은 짐승이요, 빈대와 같은 미물이라 할지라도 말입니다.
☆ 중국 고전 <회남자>에는 "시간이 없어서 공부하지 못한다는 사람은 시간이 있어도 못한다."는 글이 나옵니다.
실제로 우리는 공부만이 아니라 다른 일들도 "시간이 없어서 못 한다"는 핑계를 자주 댑니다.
그러나 살아가면서 가장 달콤한 시간은 열심히 일한 뒤에 갖는 휴식이 아닐까 합니다.
해보지도 않고 기피하거나 핑계를 찾는 잘못을 이제는 더 이상 추구하지 않으려 다짐했습니다.
[ 상 림 ] 옮겨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