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
촌 동네 고피리2 때, S 그리고 H와 무전여행 갔다.
경상북도 지방은 그 시절, 김천에 있는 직지사가 제일 유명했다.
고향서 김천행 야간 완행열차에 아슬아슬하게 무임승차 성공했다.
검표를 하려고 차장이 객석을 돌 때면 각자 화장실로 숨기도 하고,
떨어지면 불구나 또 죽기도 할, 출입구 차문에 매달리기도 하였다.
돈을 최대한 아껴서 김천서 막걸리나 한잔하고 부산을 경유해 최종
목적지인 제주도로 가기 위해서다.
깜깜한 밤중에 김천역 내려, 개찰구 반대편 논두렁으로 뛰었다.
역무원들이 일제히 우릴 뒤쫓았다.
배낭끈에 매달린 미제 군용스푼이 항고를 때리며 댕강댕강 거렸다.
하지만 뒤에 따라 오던 S가 하도 느려선지 붙잡혔다.
멀리 달아난 나는 이미 멀리 탈출이 되었지만 죽어도 함께 죽고
함께 살자 던 출발 때의 맹서에 따라 항복이 되어 김천역 구내
감방에 꼬닥하게 갇히게 되었다. 실내에는 에어컨도 펜도 없다.
그 해, 여름 8월의 무더위는 온몸을 퍽 퍽 쪄대었다.
“저 XX 들은 세상 돌아가는 걸 몰라”
“콩밥을 좀 믹여야지, 똥채이 다 빠지도록 맞아야지”하며 신원을
적었다.
그 중에 H의 작은 아버지가 육군 소장이었다. 또 그 밑에 누군가?
육군 보안대 요직이었는데, 권력이라면 만사 형통이 될 시대였다.
재차 신원 조회하던 중, 다른 역무원이 군에서 “000장군, 내 직속
상관이야” 한다.
웬걸, 조금 후, 감방에 탕수육에 짬뽕 그리고 빼갈 2도꾸리, 공짜
배달되어 들어왔다. 완전 텅 비었던 순대를 허겁지겁 채웠다.
빼갈도 마셔 알딸딸해진 어린 것들은 “낼 아침, 다 나가여, 나가여”
좋아 했다.
세월은 흘러 함께 간 S는 부친의 사망 후 오랜 가업인 중화 요리
집을 이어 받았다. 사장이지만 몸소 밀가루를 쳐대었다. 맛이 특히
좋아선지 손님이 줄을 섰다.
많은 돈을 연말이면 안 거르고, 중고등 장학금으로 내었다.
H 는 군 의원 2-3번인가 했고, 국회의원의 큰 꿈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요리 집 하던 S는 40대에 위암으로 죽었다. 또 10-15년
전인가(?) H도 멀건 대낮에 배드민턴 치고 들어와 조용히 숨졌다.
S와 H 가 저 세상서 사바의 감방 속 같은 탕수육에 빼갈을 마시며
“이리도 좋은 델 일찍 올 낀데, 올낀데 사바 세계는 못 살 곳이더라 ”
하려는지, 이 늙은 나이에도 그때의 기억이 여적 남아 있어, 새로 산
군용 배낭에 눈이 자꾸 쏠린다.
마누라한테 요즈음도 “고물상, 고물상”이라 오만 구박 받으며 배낭을
애지중지 아낀다.
고물은 맞긴 맞는데, 이 고물의 대단원은 과연 어찌 되려는지 ----
안동의 어딘가?
사흘 전 점촌 문경 예천 안동 청송 영덕을 여행하고 돌아와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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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도 안보여 그곳 사또가 새로 부임하여 옥중에 가두어
생고생하거나? 눈독들인 이웃 아제가 보쌈을 하였나?
걱정하였습니다. 사는 게 별거 아닙니다요?
날씨가 아무리 맑고 밝은들 내 마음이 반대로 우중충하여
우울하면 불행한 거, 그저 즐겁게 사이소,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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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시력이 나빠 오끼나와로 보았습니다.
오나가나 걱정입니다.
한 백수하셔서 님이 떠나시게 되면 --
비석에
“오나가나, 가나오나 그대를 기다린다”로
하시면 좋을 듯 합니다.
그야말로 “괜히 왔다간다” 가 맞는 것 같네요.
감솨! 꾸벅----
그래도 이승이 좋다고
이삔아짐한테 저고리고름이라도 받을
꿈도 꾸면서 우선 순대부터 채워야할 시간이네유
세상 참좋습니다
몇시간에 고향품에 앵겨서 한의원 침대서 폰으로 요래 토닥이고 노니께요
고물이라말고 닦고 기름치고 조이며
즐겁게 보내자구요
고향 동네 한의원서 폰 두드리는 정아님은 팔자가 좋습니다.
부디 이 고물을 궁휼히 여기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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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인생이 "낯선 여인숙에서 하루범 거하고 가는 것"
맨날 여행 가다가 어디선가? 엮이면 어찌 되나요?
이 사진, 우리 동네네 뭐~~~저기서 오줌 누다가 걸려서 혼쭐 났네...
그레서 지금도 고추가 오그라들었으~~흑, 흑...
21일 날 쓴 건데 사진은 2011 가을이요,
우리 여기 아주메들 딜코 갈 날이 있으려나요?
@시온 문제 있었지유~~ 딴 사람은 한 번만 하면 되지만...
지는 서너 번 고생을 해야 하나 만들었으니...흑!~~~
@시온 나도 켁, 그런데
시온님이 꼬리 내리기는 처음이네요,
@시온 이리저리 잘도 둘러 됩니다. 안 봐도 뻔하지요,
우리 노을님과 면대면으로 하면 꼬리 금방 내릴 건데요,
]
애지중지 할만한 배낭이군요 G친구도 H 친구도 함께 여행하시며
추억하시면 좋았을걸 하는 아쉬움이 ~~~~
둘다 일찍 죽었습니다. 고향길 모래밭에서 함께 씨름하고
멱도 감았습니다. 귀향길에 이런 슬픈 사연이 생각나더구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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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여학생이 포도밭 습격이라,
그 시절 껌 좀 씹으셨네요,
재작년 아들과 김천 두번 갔습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 해 주었습니다.
두 친구가 요절하는 바람에 재미있는 추억거리가 계속 이어지지 못하고
중도에 끝을 맺게되어 무척 아쉽네요.
네 사는 게 다 그렇습니다. 큰 의미가 없어 보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