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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지방선거 D-6 후보별·지역별 이슈] 수도권 판세 '안갯속' … 부산·대구 야권 후보단일화 불씨 관심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구하기’ 광주 총력전 … 교육감 선거는 여야 구도 명확
2014.05.29 제정남 | jjn@labortoday.co.kr
6·4 지방선거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하는 행위가 29일부터 전면 금지되면서 선거 승패를 가를 지역별 쟁점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8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9일부터는 이후 실시하는 지방선거 여론조사 결과를 공표하거나 인용해 보도할 수 없다. 내부 자료로 활용하기 위한 여론조사는 실시할 수 있다. 다만 29일 이전에 이뤄진 여론조사 결과는 이후에도 계속 인용해 보도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선거일 6일 전까지 여론조사상으로 어떤 후보가 앞서고 있는지 알 수 없게 되면서 선거 결과를 가를 지역별 쟁점과 선거 판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검찰까지 뛰어든 서울시장 선거=지방선거의 최대 승부처인 서울시장의 경우 세월호 참사 이후 박원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정몽준 새누리당 후보를 안정적으로 앞서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정몽준 후보가 연일 박원순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를 벌이면서 쫓는 자의 초조함을 보여 주고 있다.
그런 가운데 검찰이 '농약급식' 논란이 불거진 서울친환경유통센터를 28일 압수수색하면서 서울시장 선거 판도에 변화가 생길지 귀추가 주목된다. 검찰은 이날 서울친환경유통센터와 농수산식품공사·양재동 양곡관리사무소 등을 압수수색하고 학교에 공급된 친환경 식재료와 관련한 자료 확보에 나섰다. 앞서 지난 22일 감사원은 선거 기간으로서는 이례적으로 "서울시가 급식 재료에서 잔류농약을 검출하고서도 이를 농산물품질관리원에 알리지 않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후 새누리당은 박원순 후보의 주변 인사들이 농약이 검출된 재료가 납품되게 하는 등 비리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감사원의 발표에 이은 검찰의 신속한 압수수색에 대해 "선거에 영향을 미칠 의도"라고 반발하고 있다. 한정애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은 "감사원과 검찰까지 서울시장 선거에 노골적으로 개입하고 있다"며 "정권이 박원순 시장 죽이기에 나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방송토론을 통해 인지도를 높여 나가고 있는 정태흥 통합진보당 후보는 완주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다. 정당 지지율을 최대한 끌어올려 서울시의원 비례대표 당선자를 낸다는 계산이다. 박원순 후보가 안정적으로 앞서 나가면서 야권연대에 대한 압력이 낮은 것도 완주 결정의 배경으로 꼽힌다.
◇경기·인천 아직은 '안갯속'=경기도지사 선거와 인천시장 선거는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초만 해도 여야는 인천시장 선거의 경우 여야 백중, 경기지사는 여당 우세로 점쳤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 후 두 지역 모두 여론이 야당쪽으로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
인천시장 선거는 김성진 전 정의당 인천시장 후보가 송영길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와 후보단일화를 하면서 새누리당·새정치민주연합·통합진보당의 3파전으로 전개되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는 현 인천시장인 송영길 후보가 유정복 새누리당 후보를 점차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선거전 중후반에 접어들면서 지역 단체들의 지지 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인천시 호남향우회 총연합회의 경우 27일 유정복 후보를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 단체는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장과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를 지지하는 향우회다. 두 사람이 박근혜 정권에 협조하면서 인천지역 호남향우회도 새누리당 지지를 선언했다. 반면 한국노총 인천본부는 27일 송영길 후보 지지를 공식 선언했다. 인천본부의 경우 2006년에는 안상수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후보를 지지했지만 이번엔 다른 선택을 했다.
새누리당의 완승으로 예상되던 경기도지사 선거는 혼전을 거듭하고 있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남경필 새누리당 후보와 김진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엎치락뒤치락 하고 있다. 백현종 통합진보당 후보가 5% 내외의 고정적 지지를 얻고 있어 선거 변수가 될지 주목된다.
이 지역의 야권연대는 사실상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보수적이라는 평가를 받아 온 김진표 후보에게 경기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선뜻 지지를 보내지 못하고 있다.
최재천 새정치민주연합 전략홍보본부장은 "서울은 우위를 점하고 있고 인천은 서서히 차이를 벌려 나가고 있지만 경기는 팽팽한 긴장국면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무소속이거나 무소속 같은 대구·부산 야권 후보=부산시장 선거에 제1야당 후보는 없다. 1995년 지방선거가 시작된 이후 한 번도 새누리당이 시장 자리를 뺏긴 적 없지만 오거돈 무소속 후보의 도전이 무섭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오거돈 후보가 서병수 새누리당 후보를 바짝 따라붙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오거돈 후보는 2005년 부산시장 보궐선거와 2006년 부산시장 지방선거에 연거푸 도전했지만 고배를 마셨다. 이번 선거에서는 일찍부터 무소속을 표방했다. 지난 16일 김영춘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사퇴하면서 야권 후보로 자리매김했다. 오거돈-서병수 후보의 접전이 전개되는 가운데 고창권 통합진보당 후보의 지지율이 만만치 않은 점이 변수다. 고 후보는 3~6%의 지지율을 얻고 있다. 오거돈 후보측은 고창권 후보의 사퇴를 바라는 분위기지만 양측이 접촉에 나서지는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시장 선거는 새누리당과 무소속 같은 새정치민주연합 후보, 진보정당들의 도전으로 전개되고 있다. 권영진 새누리당 후보는 지역 터줏대감인 서상기·조원진 의원을 경선에서 꺾고 본선에 올랐다. 이에 맞서는 김부겸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는 2년 전 18대 총선에서 대구 수성구갑에 출마한 뒤 오랫동안 대구에 공을 들였다. 여론조사에서는 새누리당이 다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김부겸 후보는 새정치민주연합의 색을 최대한 보이지 않는 선거운동을 벌이고 있다. 당 지도부의 지원유세도 스스로 거절하고 있다. 후보 공보물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과의 인연을 강조하고 있다. 송영우 통합진보당 후보와 이원준 정의당 후보도 출사표를 던졌다.
◇새정치민주연합 광주 집중 '왜?'=광주시장 선거에 임하는 새정치민주연합의 총력전도 이번 지방선거 최고의 흥밋거리다.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윤장현 후보를 전략공천하면서 이에 반발한 무소속 후보들과의 전면전이 전개되고 있다.
강운태 무소속 후보가 이용섭 무소속 후보에게 단일화 여론조사에서 승리하면서 윤장현 대 강운태의 양자대결 구도가 짜였다. 광주시장 선거가 사실상 안철수 재신임 선거 성격을 띠면서 새정치민주연합의 속내가 복잡해지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강운태 후보가 윤장현 후보를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오고 있다. 다급해진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는 광주시장 선거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자세다. 26일 박영선 원내대표가 광주를 찾은 데 이어 문재인·손학규 등 공동선대위원장단을 이 지역에 총투입하겠다는 전략이다. 새누리당은 이정재 광주시당위원장을 후보로 내세웠지만 눈길을 끌지는 못하고 있다. 진보정당에서는 윤민호 통합진보당 후보와 이병훈 노동당 후보가 도전하고 있다.
◇여야 구도 명확한 교육감 선거=정당 공천이 없는 교육감 선거에서도 여야 구도가 명확하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다수의 보수후보와 단일 진보후보의 싸움이 전개되고 있다. 서울시교육감 선거는 진보성향 조희연 후보 대 보수성향 고승덕·문용린·이상면 후보 구도로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서울시장 선거에서 나타난 여야 지지율 분포가 교육감 선거에서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고승덕 후보가 다소 앞서는 가운데 문용린·조희연 후보가 뒤를 쫓는 양상이다.
김상곤 전 교육감의 불출마로 무주공산인 경기도교육감 선거는 후보 난립으로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김광래·박용우·이재정·정종희·조전혁·최준영·한만용 등 7명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다. 민주·진보진영 단일후보로 출마한 이재정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앞서고 있다.
부산시교육감도 7명의 후보가 경쟁하고 있다. 민주노동당 부산시장 후보로 나섰던 이력 때문에 인지도가 높은 김석준 부산대 교수와 박맹언 전 부경대 총장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보수성향 후보 간의 후보단일화 여지가 있어 선거전까지 판세가 요동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