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륜지락(天倫之樂)
천륜지락(天倫之樂 )이란
'하늘이 정해준 관계에서 생기는 줄거움'을 뜻한다.
사람이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인 윤리(倫理)에는
부자(父子)나 형제(兄弟) 관계 등 혈연으로 맺어진
끊을 수 없는 '천륜(天倫)'이 있다.
이에 비해 부부나 군신 등 사람 사이에
마땅히 지켜야 하지만 어쩔수 없을 땐
갈라지기도 하는 '인륜(人倫)'이 있다.
같은 피로 연결되었는지 여부로 구분되는 셈이다.
부자관계는
'부위자강'(父爲子綱)이나 '부자유친'(父子有親) 등
삼강오륜에서 빠지지 않을 만큼 효(孝)를 중시했는데
형제 관계는 다툼이 없지 않아
'골육상잔'(骨肉相殘)의 비극이 종종 나왔다.
이를 경계함인지
형제의 우애가 앞서야 한다는 성어가 많다.
아득한 중국 시경(詩經)에서 부터
형제가 화합하고 나서야 화락하고,
또 길이 즐길 수 있다고 했을 정도다.
세상에서 가장 큰 즐거움은 가족이 함께 하는 것이다.
하늘이 정해준 부모와 형제가
한자리에서 즐기는 만큼 더한 기쁨은 없다.
이 말은 당 나라 시선
'이백'(李白)이 봄날 밤에 연회를 열고
천륜의 형제들이 모여 시를 짓고 즐긴다는
'춘야연도리서'(春夜宴桃李序)의 시구에서 왔다.
천지라는 것은 만물을 맞이하는 여관이고.
세월이라는 것은 잠시 지나는 나그네.
'부천지자만물지역러'(夫天地者萬物之逆旅)
'광음자백대지과객'(光陰者百代之過客)으로
시작하는 유명한 시다.
성어가 나오는 중간 부분을 보자!
복사꽃 오얏꽃이 만발한 동산에서 모여
'회도리지방원'(會桃李之芳園)
형제들끼리 천륜의 즐거움을 펼치리.
'서천륭지락사'(序天倫之樂事)
이 말은 우리 고전에도 다수 인용 됐는데
특히 조선 전기의 학자 서거정(徐居정)의
'사주문집'(四住文集)에는
형제에 관한 고사가 다수 나온다.
유래를 알아야 이해하는 까다로운 글이다.
'기두'의 시를 거울삼고 형수가 나뉘는 것을 슬퍼하며.
'감기두지시 비형수지분'(鑑箕豆之詩 悲荊樹之分)
복사꽃과 오얏꽃 아래서 천륜을 펴고,
바람불고 비올 때는 상을 마주하여 대화를 나눈다.
'도리야이서천륜'(桃李也而敍天倫)
'풍우야이화대상'(風雨也而話對狀)
여기에서 콩을 태우는 '자두연기'(煮豆燃萁),
박태기 나무를 형제가 나누려 하니 말라 죽었다는
'자형화'(紫荊花) 이야기는 우애에 대한 가르침을
비바람치는 밤 형제가 마주한다는
'풍우대상'(風雨對狀)은 동기간 사랑이 돈독함을 뜻한다.
많은 사람이 모여 살다보니
별의별 사람이 나타나 천륜을 어기는 패륜도 잦다.
늙은 부모를 부양하지 않겠다고 서로 떠미는 형제들,
자식을 내다버리는 젊은 부모도 흔히 나온다.
재산을 두고 지루하게 송사를 벌리는 형제들 다툼은
물려준 게 많은 집일수록 치열하다.
담 안에서 싸우는 '형제혁장'(兄弟鬩墻)이 그 것을 가리킨다.
이 모두 하늘이 정해준 천륜의 즐거움을 내 팽개친 일이다.
- 좋은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