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월드컵은 시간대가 영 안맞아서 우리나라 경기도 알제리전은 보지도 못했네요.
근데 뭐 결과보니 안보길 잘햇단 생각이..ㅎㅎ
자다가 일어나서 시계를 보니 5시20분인가 그렇길래.. 어느정도 결과 나왔겠다싶어서 디엠비를 켰더니
우리나라쪽에 1이 있더라구요. 잠결이라 눈이 잘 안보여서 알제리쪽은 0으로 보이길래 1-0으로 이기나보다 그러고 있는데,
시야가 밝아지면서 보이는 숫자는 4. -_-;;
다시 끄고 잤습니다. ㅎㅎ
86년부터 본격적으로 월드컵을 보기 시작한 이래, 우리나라 경기뿐 아니라 다른 나라의 경기들도 관심가는 매치들은
꼭꼭 챙겨봤는데 나이가 먹어서인지 이번 월드컵은 그냥 이래도 흥, 저래도 흥이라 큰 관심이 없네요.
그나마 응원하던 스페인이 조기탈락하니 더 관심이 떨어진지도 모르겠습니다.
암튼 오늘 새벽 16강전 첫경기가 열렸는데요. 브라질이 무난히 이기겠거니 하고 안보려고했는데
잠이 안와서 보게 됐습니다. 그리고 절대 후회하지 않을 명경기였네요.
전반전은.. 골장면만 제외하면 역대 월드컵 최고의 45분중 하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엄청난 경기력이었습니다.
이건 머 축구가 아니라 농구를 보는것 같았습니다.
45분 내내 쉴새없는 전방압박, 그 틈을 비집고 들어가는 패스.. 상대적으로 약한 전력인 칠레의 선수비, 후역습의 미학.
요즘 유행에 역행하는 3백을 들고나온 칠레였는데 중앙수비수인 메델의 키가 171인데도 악착같은 수비로 브라질 공격수와의
헤딩경합에서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었죠.
전반전은 진짜 어떻게 흘러갔나 모를 정도로 재미있었습니다.
다만 브라질의 공격수인 프레드가 구멍이었죠. 원래 이정도의 선수가 아니었는데 완전히 망가졌더군요.
발이 느린편이다보니 이 빠른템포의 축구에 따라다니질 못하고, 연계플레이도 안되고.. 좋았던 찬스 두세번을 말아먹었죠.
칠레는 컨셉대로 잘 나왔고.. 브라질 수비실수로 나온 찬스를 메없산왕...산체스가 기가막히게 살리면서 동점을 만듭니다.
후반전은 전반에 오버페이스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조금은 느린 템포로 진행이 됐는데...
브라질 미드필더들의 움직임이 더 둔화됐습니다.
후반 10분 넘어서면서부터는 칠레가 주도권을 잡게 됩니다. 브라질은 공격을 이끌어줄 중앙 미드필더가 없다보니
패스줄기가 전혀 이어지질 않으면서 잉글랜드식의 뻥축구만 했고..그러다보니 네이마르는 전혀 보이질 않더군요.
칠레도 자기쪽으로 흐름을 가져오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안전지향 축구를 하다보니 찬스가 별로 나오질 않았구요.
전반에 비해서 아쉬운 경기력이었지만 그래도 몇번의 찬스가 있었습니다.
후반에 프레드 대신 조가 들어왔는데.. 도찐개찐.. 아니 프레드보다 더못하더군요.
카레카, 호마리우, 호나우도등을 봐왔던 우리에게 이런 어이없는 브라질 공격진의 모습은 정말이지..ㅜㅜ
연장전에서도 별다른 움직임은 없었는데..연장 후반 막판에 칠레의 결정적인 슛이 크로스바를 맞는 불운이 생기면서
칠레에겐 안좋은 흐름으로 바뀝니다.
그리고 승부차기. 잔인한..러시안룰렛과 같은 승부차기였습니다.
양팀 골키퍼 모두 오늘 절정의 컨디션들이어서 기대했는데 역시 기대대로 승부차기조차 명승부가 됐네요.
결국 골대신이 브라질에게 웃음을 보여주며 브라질이 8강에 오르게 됩니다.
오늘 경기는 월드컵..이라는 말에 걸맞은 모습이었다고 봅니다.
뛰어난 경기력.. 1승에 감사해할줄 아는 마지막 모습.
그 노련한 세자르골키퍼가 승부차기 들어가게 되자 긴장감과 부담감으로 눈시울이 붉어지고...
승부차기 2-2 상황에서 마지막 키커로 나온 네이마르가 부담감에 공을 차기까지 속도를 올렸다내렸다 하면서 몇번의 페이크를 넣어가며 슛을 차는 모습, 그리고 마지막에 승리확정되자 엎드려서 우는 모습까지..
이런게 월드컵경기고.. 이런 부담감을 안고 이런 모습을 보여주는게 국가대표죠.
이기고 우는 브라질과 패배하고 서러움에 우는 칠레의 모습이 국가대항전 경기.. 최고의 무대라는 월드컵이구나 하는 걸 실감나게 해줬습니다.
86년 멕시코 월드컵부터 우리나라 국대경기를 다 봐왔지만,.. 개인적으론 이번 브라질 월드컵이 최악의 국대네요.
성적이나 경기력이 정말 안좋았던 90년, 98년 월드컵도 나름 변명할 거리라도 있었지만.. 이번 월드컵은 도저히 변명할 여지가 없었죠. 더구나 역대 조편성중 가장 좋았던 조편성이었는데 말이죠.
홍명보도 홍명보지만.. 애초에 감독 안하겠다는 사람 억지로 끌어다 앉혀서 최종예선까지 하게 만들고, 그 다음에 일년도 안남은 상태에서 새감독을 앉히는 축협이 제일 문제겠죠. 감독이 얼마나 중요한지 뻔히 알면서 말입니다.
국내에서 야구때문에 매번 피눈물 흘리는 국내축구팬들은 이번 월드컵때문에 또 피눈물 흘릴지도 모르겠네요.
정작 국내리거들은 몇명 뽑히지도 못했고, 그나마도 주전으로는 더더욱 나오지도 못했는데 말이죠.
첫댓글 그나마 뽑힌 K리거들이 투지를 보여줘서 좋게 평가받아 다행이였네요. 울산의 위엄ㄷㄷ
이제 다음 주면 K리그 시즌 재개인데 관심이 이어졌으면 합니다ㅠ
피눈물 흘린거 아닌데,,
이기고 지는게 스포츠죠 우리나라가 본선에 간것만으로도 대단한겁니다
결코 비난받을 일이 아니라고 봅니다 최선을다한 선수들에게 박수쳐줘야 하지 안을까요?
우리나라같이 축구 후진국이 세계대회에서 이정도 했으면 됐다고 봅니다
욕심같아서는 16강 아니라8강인들 마다라리까 하지만 두터룬 벽 얖에서 좌절했을 우리 선수들에게
비난만은 자제 되었으면 합니다 다만 행정적인 면만은 지탄받을수도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저도 브라질 칠레 16강전 전반전보고 아! 이게 월드 클레스구나 하는걸 느꼈습니다. 진짜 45분이 순식간에 지나가버렸습니다. ..다른나라 경기 잘 안보는데, 5분만 더 더 하다가 끝까지 보고말았습니다 ㅎㅎ 지금 그리스 - 코스타리카 보고 있는데, 이 경기도 나름 재미있습니다. ㅎ ㅎ 멕시코 경기도 그렇고 시간 얼마 안남고 동점골 주네요. 각본없는 드라마 ㅎㅎ
월드컵에 출전한 것 만으로도 우리는 행복해야하지 않을 까 생각되네요. 우리는 9번째 월드컵출전이란 대기록을 가지고 있는데 비해 월드컵 본선에 한 번도 출전 못한 아시아권 국가들이 얼마나 많은가를 비교해보면.... 오늘 귀국하는 선수들을 비난하면서 사탕을 던진 사람들이 있다던데 과연 던질 자격이 있는 국민인지???
지나가는 길에 한 말씀만 드리자면...스코어 결과 때문에 유례없이 엿사탕 투척 비난까지 받는 게 아닙니다.
1. 과정이 공정하지 못했고(실력이 아닌 인맥으로 선출->박주영, 정성룡 및 수비진 참사로 이어짐)
2. 감독의 무능(용병술 및 전술실종으로 백패스만 남발)
3. 선수들의 투지실종(손흥민 외 일부 제외, 다른 나라 경기와 비교하면 최선을 다하려는 의지가 전혀 보이지 않음)
저는 94 월드컵부터 봐왔지만 98에서 그렇게 강팀들에게 죽쒀도 모든 걸 쏟아부은 걸 알기에 응원했습니다.
이번 사례는 전례들과 전혀 다릅니다. 글쓴이 말씀대로 축협이 비리의 온상이고 이번 일을 계기로 수면 위에 가장 높에 드러났을 뿐입니다.
이 의견에 공감.. 단순히 진게 문제가 아니조. 축구 보면서 이렇게 "쥐"가 많이 나는 경우는 본적이 없는거 같습니다. 뭔가 컨디션 관리가 안되었다는 말이조. 게다가 날이 더운지 열심히 뛰는거 같지도 않고.. 여하간 실망...
울나라 국대 공격수들이 골결정력이 떨어지는 건 평소 연습때 스페인 같이 소형 골대를 만들어 숫 게임을 많이 안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세계의 유명 공격수들은 참 쉽게도 골대 앞에 숫을 쏘고 그정확도도 높습니다. 반대로 울나라 공격수들은 골대 앞에만 가면 결정력이 떨어져 허공에 쏘고 하는 이유가 평소 소형 골대를 만들어 숫게임을 많이 안해서 그렇다고 봅니다. 외국에서는 소형 골대를 만들어 컴퓨터 게임하든 수시로 숫을 쏘는 연습을 밥먹듯합니다. 그러다보면 큰 골대에서는 거의 반사적으로 숫을 쏘고 정확도도 높을 수밖에,... 그동안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쏟아부은 혈세를 생각하면 참말로 우리나라 선수들 형편 없습니다.^
지금이라도 각성하고 공격수들은 골대 앞에서는 반사신경으로 골을 정확히 쏘는 연습을 많이 하여야 할 것 같습니다. 모든 운동이 그렇듯 축구 또한 과정은 필요없습니다. 결과가 중요하고 누가 먼저 골을 넣어 이겼느냐 이기면 모든것이 미화되지만 지면 모든 것이 잘못된 것처럼 보일 수밖에요, 현대축구에서는 정신력이나 몸만 죽어라 뛴다고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기본 실력향상이 있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패스게임도 중요하지만 골대앞에서 숫쏘는 게임을 하여 많이 넣는 축구를 해야 희망이 보일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