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마귀를 보내어 먹이신 엘리야의 하나님
열왕기상 17:1~7
요절:“너는 여기서 떠나 동쪽으로 가서 요단 앞 그릿 시냇가에 숨고 그 시냇물을 마시라 내가 까마귀들에게 명령하여 거기서 너를 먹이게 하리라”(열왕기상 17:3,4)
찬송가 371장(구주여 광풍이 불어)
오늘 본문 말씀에 보면 하나님께서 디셉 사람 엘리야를 선지자로 부르셔서 북 이스라엘 왕국을 시돈과 두로의 바알 신 숭배로 망치고 있는 아합 왕과 그 아내 이세벨 왕비를 책망하며 그 나라에 기근의 재앙을 내릴 것을 예고하게 하시는 말씀이 나옵니다. 엘리야는 이렇게 직접 왕 앞에 나서서 하나님의 심판적 재앙을 말할 정도의 배짱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예언을 한 다음 엘리야는 곧장 체포당할 위험에 노출되어 있으므로 하나님께서는 엘리야에게 즉시 말씀을 베푸셨으니, 그로 하여금 동쪽 요단강쪽으로 가서 그 지류에 이어진 그릿 시내에 가서 숨으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그가 그릿 시냇가 은신처에 홀로 숨어 지낼 때에 기근으로 말라가는 상황에서 시냇물을 마시고 먹을 것은 까마귀를 통하여 전해주실 것을 약속하셨습니다. 그 말씀대로 엘리야가 그릿 시냇가로 급히 달아나서 은신처를 마련하여 숨어 있을 때에 아침 저녁마다 까마귀들이 입에 떡과 고기를 물어가지고 와서 갖다 주므로 엘리야는 그것을 먹고 시냇가에 가서 물을 마시고 지내게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선지자를 위하여 먹을 것을 갖다 주도록 날짐승인 까마귀를 사용하신 것입니다.
이처럼 하나님께서는 만물을 그의 뜻대로 다스리시는데 동물들을 그의 뜻대로 사용하신 경우가 성경에 종종 기록되어 있습니다. 북 이스라엘 후반기에 사역한 선지자 요나는 이스라엘의 동북쪽에 있는 앗수르 제국의 수도 니느웨로 가서 하나님의 심판의 말씀을 선포하라는 하나님의 명령을 어기고 서쪽 바다 지중해 건너편 다시스로 가는 배를 탔었습니다. 다시스는 지중해 건너편의 지금의 리비아 북쪽 도시거나 지금의 스페인 남서부에 있는 도시로 학자들은 추정합니다. 혹은 이탈리아 서쪽 지중해에 위치한 큰 섬나라 사르디니아로 생각하기도 합니다. 요나가 욥바 항구로 가서 배를 타고 다시스로 가려고 했을 때 하나님께서 큰 풍랑을 일으켜 그가 탄 배를 전복시키려 했을 때 결국 그 선장과 선원들, 배에 탄 손님들은 이렇게 신의 진노를 일으킨 자가 누구인가 제비 뽑기를 합니다. 그 때 요나가 걸려서 그 이유를 다들 물었을 때에 자기가 여호와 하나님의 명령을 어기고 이렇게 도망친다고 말하므로 그들이 다들 두렵고 떨었습니다. 그들이 어떻게 하면 이 엄청난 폭풍우에서 우리가 살아날 수 있을 것인가 물었을 때에 요나는 자기를 바다에 던지라고 말했습니다. 차마 그럴 수 없어서 어떻게 해서든지 견뎌보려 했지만 풍랑이 점점 더 거세지므로 그들이 할 수 없이 요나를 바다에 던지자 곧장 바다의 풍랑이 그치고 파도가 잠잠해졌습니다. 그들은 그것을 보고 여호와 하나님이 참 신인 것을 깨닫고 하나님께 갚판 위에서 경외심을 가지고 제사를 드렸습니다.
한편 바닷물에 떨어진 요나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하나님께서는 이미 그를 위하여 큰 물고기를 준비하여 그를 삼키게 하였습니다. 그 물고기는 아마도 큰 고래였을 것입니다. 그 물고기 뱃속에서 요나는 삼일 동안 있었는데 그 뱃속에서 하나님께 진심으로 회개하였습니다. 그러자 하나님은 물고기를 명하사 육지에다가 그를 토해내게 하시므로, 요나는 결국 하나님께 순종하여 니느웨까지 가서 심판의 말씀을 선포하여 그 나라 왕과 백성들뿐 아니라 가축들까지 금식하며 회개함으로써 그 성이 멸망에서 건져지는 은혜를 입게 하였습니다. 하나님은 큰 물고기를 그의 뜻대로 운행하여 요나를 삼키게 하시고 또 토해내게 하셨던 것입니다.
그런 예는 예수님께서 세상에 오셨을 때에도 종종 행하신 일입니다. 갈릴리 바다에 아침 일찍 나오신 예수님은 마침 밤새껏 그물질을 했으나 아무 것도 건지지 못한 채 빈 그물만 배에 싣고 와서 바닷가에서 힘없이 그물 정리를 하고 있는 베드로의 배에 올라 타셨습니다. 그리고 그 배에 앉아서 모여든 사람들에게 설교하셨습니다. 당시 베드로는 예수님이 세상에 오신 그리스도라는 것을 전심으로 믿고 따르는 상태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설교를 마치신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명하시기를
“깊은 데로 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으라”(누가복음 5:4)
고 말씀하셨습니다. 갈릴리 바다 속을 손바닥처럼 알고 있는 갈릴리의 오랜 어부 베드로로서는 주님의 이 말씀은 경험적으로 납득되지 않는 말씀입니다. 조업의 적기인 밤이 지나고 아침도 지나가고 햇살이 화창하게 비추는 낮 시간대에 물고기들은 다들 깊은 곳으로 내려가 숨고 쉬고 있을 터이기 때문에 깊은 곳에 가서 그물을 던진다면 한 마리도 건지지 못할 것이 뻔하였습니다. 베드로는 조업의 적기인 어젯밤에도 한 마리도 못 잡았는데, 목수 출신인 예수님의 말씀은 신뢰할 만한 말씀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베드로는 오전 내내 배에서 예수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예수님의 영적 권위를 느꼈습니다. 주님은 단지 랍비가 아니라 하나님이 보내신 탁월한 영적 지도자인 것을 감지했습니다. 그래서 베드로는 순종하기로 작정하고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들이 밤이 새도록 수고하였으되 잡은 것이 없지마는 말씀에 의지하여 내가 그물을 내리리이다”
그리고 그는 배를 몰고 갈릴리 바다 안쪽으로 들어가 그물을 던졌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 그물에 물고기가 가득히 차서 그물을 들어올리기가 너무 힘들고 그물이 찢어지려 할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그는 급히 다른 배에 있던 동료들에게 손짓하여 와서 도와달라 청하여 그물을 들어올리니 물고기가 두 배에 가득차서 배가 물에 잠길 정도가 되었습니다. 이 일을 경험한 베드로는 물에서 나와 예수님의 발 앞에서 엎드려 고백합니다.
“주여, 나를 떠나소서 나는 죄인이로소이다”
물고기를 잡기 전에는 예수님을 향하여 선생님이라고 불렀던 베드로는 그 일을 통하여 예수님이 그리스도이신 줄을 깨닫습니다. 그래서 자기의 무지와 완악함을 깨닫고 자기의 죄를 자각하고 그 앞에 엎드려 “주여 나를 떠나소서”라고 고백한 것입니다. 주님께서 그에게
“무서워하지 말라 이제 후로는 네가 사람을 취하리라”
고 말씀하시면서, 복음의 그물로서 사람을 건지는 영적인 어부가 될 것이라고 말씀하시며 그를 제자로 부르셨습니다. 주님의 영적 권위를 깨달은 베드로는 즉시 배를 버리고 예수님을 따랐습니다. 예수님께서 갈릴리 물고기들을 대낮에 베드로의 그물에 몰려들게 하심으로써 예수님이 그리스도인 것을 베드로가 깨닫게 된 것입니다.
또한 예수님께서 사역하실 때에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 가버나움 집에 계실 때에 성전 세 거두는 자 곧 이스라엘 백성들마다 반 세겔씩을 거두는 자들이 찾아왔습니다. 그들이 베드로에게 묻기를 예수님은 성전 세를 드리지 않느냐고 하여서, 베드로가 드리신다고 대답하고서 집안으로 들어오자 예수님께서 미리 아시고 베드로에게 이렇게 이르셨습니다.
“네가 바다에 가서 낚시를 던져 먼저 오르는 고기를 가져 입을 열면 돈 한 세겔을 얻을 것이니 가져다가 나와 너를 위하여 주라”
그 말씀대로 베드로가 가서 갈릴리 바닷가에 가서 낚시줄을 던졌더니 물고기 한 마리가 나오고 그 입에는 한 세겔 동전이 물려서 나와 성전세 거두는 자에게 예수님과 베드로 세금 몫으로 전달했던 것입니다.
이처럼 성경에는 하나님과 우리 주님께서 들짐승이나 날짐승이나 물고기까지 사용하여 주님의 뜻하신 바를 이루어가는 도구로 사용하신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외에도 하나님께서 사자나 곰을 사용하여 불순종한 자와 불경죄를 저지른 자들을 치시기도 하시고, 나귀의 입을 열어 이방 선지자를 책망하시기도 하시고, 메뚜기 떼들을 하나님의 심판의 도구로 사용하시기도 하시고, 심지어 벌레를 보내어 박넝쿨을 잘라내기도 하십니다. 혹은 하나님께서 나무와 늪과 수풀들을 가지고 하나님을 대적하고 패륜을 범한 자들을 잡아서 죽이기도 하셨으니, 아버지 다윗을 대적하여 전쟁을 일으킨 압살롬을 상수리나무 가지가 그 머리칼을 움켜잡아 죽도록 하였고, 압살롬을 도와 다윗을 치려고 나온 자들을 에브라임 수풀이 다 잡아 죽였으니, 압살롬 군대가 다윗의 군대의 칼에 죽은 숫자보다 수풀에 죽은 자들이 더 많았다고 성경은 기록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이 원하실진대 하늘의 해도 기울지 아니하고 달도 떨어지지 아니하며, 그가 명령하시면 해가 뒤로 십도나 물러가기도 하십니다. 때로는 하나님 백성들을 압제하는 악한 군대를 물로 삼키기도 하시고, 홍수로 가나안 병거 부대를 단번에 수렁에 빠뜨려 꼼짝 못하고 순식간에 몰살당하게도 하시는 분이십니다.
그러므로 하나님께서는 세상의 모든 만물들을 그의 뜻과 계획을 따라 다스리시며 운행하시는 분이심을 이것들을 통하여 다시 한번 분명히 자각해야 하겠습니다. 이 모든 일들을 다 하나님께서 자기 이름의 영광을 위하여 행하시며, 자기의 뜻과 계획을 이루기 위하여 행하십니다. 하나님은 자기 백성들을 돕고 그의 대적들을 치시기 위하여 만물을 동원하시는 분이십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전지 전능하시고 만물을 그의 뜻대로 다스리시는 하나님을 절대적으로 신뢰하며 이 절대 전능하신 하나님께 전적으로 순종해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어떠한 곤경과 어려움에 처하더라도 모든 만물을 다 사용하시어 그 백성을 위하시며 구원하시며 힘을 주시는 하나님을 믿고 낙심치 말고 담대해야 하겠습니다. 홀로 깊은 그릿 시냇가에 숨어 있던 엘리야에게 까마귀를 동원하여 떡과 고기를 배달해주신 하나님은 지금도 우리를 얼마든지 먹이시고 인도하시고 지켜주실 것을 믿고 주 안에서 평안과 기쁨으로 살아가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