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 어울리는 "열무 된장 비빔밥"
-글/저녁노을-
비바람 몰아치며 억수같이 쏟아 붓던 장마비도
잠시 휴식중인 듯 부서지는 고은 햇살이 곱기만 한 날입니다.
어제는 학교 갔다 온 딸아이 전화를 하여 이것저것 일어난 일을 말해주고 난 뒤
"엄마! 오늘 저녁 메뉴는?"
"몰라"
"엄마가 모르면 뉘가 알어?"
"그러게 말이야"
"라면 먹을까?"
"그건 안 되지~"
"그럼?"
"생각 해 볼게"
오늘은 무얼 먹이지?
주부라면 누구나 가지고 사는 고민, 먹거리 걱정일 것입니다.
점점 핵가족화 되어 가족의 인원 그렇게 많지 않으면서도
옛날 우리가 자랄 때의 식사풍경과 많이 다르게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아직 초등학생인 아이들은 늘 엄마인 나와 함께 하지만,
바쁘게 생활하는 남편과는 휴일 외에는 마주하기 어려운 식사시간이 되곤 합니다.
외식문화의 발달로 인해 집에서 밥을 먹는 횟수는 점점 줄어들고,
아침은 선식이나 간단한 빵으로, 점심은 직장에서 해결하고
저녁은 외식으로 식당에서 먹고 다니거나 배달 시켜 먹으니 더욱 그럴 수 밖에...
또, 마트에 가면 내 입맛에 맞게 조리 해 놓은
없는 게 없는 다양한 음식들로 가득합니다.
소풍을 가도 힘들여 싸지 않고 김밥집에서 사서 보내고,
생일, 돌, 환갑등 잔치음식은 뷔폐로 가기 일쑤이고 보면
그저 편리함을 따라가는 우리의 일상이 되어 버렸습니다.
5월말, TV에서 방송 한 '밥 안 하는 엄마'의 내용을 인터넷에서 접하니,
편하게만 생각하면 시간 쫓기며 밖에서 일하는 우리,
돈만 있으면 식사까지 다 해결 된다는 생각이 들어 씁쓸한 기분이었습니다.
원래 우리나라의 음식은 요리법 또한 복잡다양하며,
전통으로 내려오는 습식문화로 국이나 찌개가 없으면 안 되는 습관도
편리를 쫓아가는 한 원인이 되기도 한 듯 합니다.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치카치카 하얀 김 쏟아내며 돌아가는 밥,
보글보글 소리를 내며 끓이는 된장찌개,
도톰한 고등어 한 토막 노릇노릇 구워내고,
고소한 나물, 언제나 식탁에서 빠지지 않는 김치 등
진수성찬은 아니더라고 온 가족이 둘러앉아 눈빛마주하며
가시 발라서 아이들 밥 위에 올라가는 생선 속에는 부모의 사랑이 가득 들어 있고,
환한 웃음 담장을 넘기며 함께 행복을 나누는 우리 가정의 소박한 밥상…….
어제도 나름대로 먹거리 고민을 하다가
얼마 전 형부가 가져다 준 열무로 담아놓은 김치가 맛있게 잘 익은 것 같아
"열무된장 비빔밥"을 해 주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세월이 많이 변하여 언제 어디서나 계절도 없이 나오는 과일과 채소들이지만,
그래도 제철에 먹는 것이야 말로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음식일 것 같기에…….
뚝딱!
한번 만들어 보실래요?
▶ 된장 소스를 만들기 위해 멸치를 우려 냅니다.
다시마, 양파, 대파를 넣어야 하는데 준비 된 게 없어서 그냥 다시멸치만으로 ....
▶ 조갯살은 깨끗이 손질하고, 풋고추 3-4개 정도, 맑은 도마소리 내며 송송 썰어 둡니다.
양파 반개도 썰었는데 사진에는 빠졌습니다.
▶ 맑게 우러 난 멸치다시물에 된장 한스푼을 넣습니다.
된장맛이야 가정마다 다를 수 있으니 용량은 조절하세요. 짭짤한 맛이 날 수 있도록...
땀을 많이 흘리는 여름이니까.
▶ 맛있는 된장 소스가 다 만들어 졌습니다.
▶ 콩나물은 아삭아삭하게 무쳐 둡니다. 도라지는 무쳐 둔 게 있어서...
각종 나물들 함께 넣어셔도 상관없습니다.
▶ 새콤하게 잘 익은 열무김치입니다.
▶ 곱슬곱슬하게 지은 밥을 준비합니다
▶ 준비 해 둔 콩나물, 도라지 나물, 열무김치를 보기 좋게 돌려 가며 담고 된장 소스를 올립니다.
▶ 보너스입니다.
함께 담구었던 열무 물김치도 맛있게 익어서 물김치로 만든 열무비빔밥을 소개 합니다.
▶ 먹다 남은 불고기에 고추장을 넣어 보통 비빔밥용 '약고추장'을 만듭니다.
▶ 같은 방법으로 나물을 돌려 담고 약고추장 소스를 곱게 올려 놓습니다.
▶ 딸아이는 약고추장이 든 열무비빔밥을 선택하고, 아들은 '열무 된장 비빔밥'을....
두 가지 맛을 한꺼번에 맛 볼 수 있는 기회가 된 날이었습니다.
자식 입으로 들어가는 것만 봐라 보아도 행복하다는 어른들의 말
실감하는 즐거운 날이 되었습니다.
어렵지 않지요?
땀을 많이 흘리는 여름철, 짭짤하게 지진 된장과 열무김치로
여름 이겨보시는 게 어떨까요?
좋은 하루 되세요 ^^
http://heysukim114.ti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