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김성근 감독이 드디어 구단과 전쟁을 시작한 눈치다.감독 계약을 놓고 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그는 최근 감독실 벽에 걸려 있던 ‘제5대 김성근 감독(2001∼)’의 사진을떼어버리라고 지시했다.정식 감독도 아닌데 굳이 사진을 걸어놓을 필요가 없다는 게 표면적인 이유였다.
김 감독의 사진은 지난 6월 초 구단의 제의로 역대 감독들의 사진과 나란히걸렸다.정식 감독은 아니지만 기왕 팀을 맡은 김에 힘을 실어주고 사기를 북돋워준다는 의미였다.
그러나 역대 어느 구단에서도 감독대행의 사진을 ‘제5대 감독∼’으로 해서걸어놓은 적은 없었다.항간에서 ‘차기 LG 감독은 김성근’이라는 말이 나돌았던 이유다.
그로부터 두달이 지난 지금 김 감독은 감독실 벽에 붙어 있던 사진을 스스로떼어버렸다.본인은 “쑥스러워서”라고 말했다.
두달 동안 아무렇지 않다가 지금에 와서 새삼 쑥스럽다며 떼어낸 이유는 무엇일까.LG는 지난 5월 김성근 당시 1군 수석코치를 감독대행으로 임명하면서“김 감독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성적이 좋으면 정식으로 감독 계약을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후 LG는 23승4무38패를 기록했고 승률도 0.265에서 0.444로 수직 상승했다.지난달 31일 현재 단독 5위로 4위 해태와는 1게임 차에 불과해 포스트시즌진출도 가능해졌다.
김 감독의 독특한 경기 운영방식에 이의를 제기하는 몇몇 야구전문가도 단기간 내 팀의 체질을 완전히 개선하고 놀라운 속도로 성적을 향상시킨 능력만은 모두 인정하는 결과다.
그러나 막상 ‘힘을 실어주겠다’던 구단은 아직까지 정식 감독 계약에 대해서 일언반구가 없다.두달반 만에 승률을 두배 가까이 올려놓은 감독대행에게계약에 관해 일절 언급도 하지 않았다는 건 감독대행의 사진을 걸어놓은 만큼이나 납득하기 어렵다.
구단 일각에선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않는 한 감독 계약은 어렵다”는 말까지 들린다.김 감독을 비토하는 세력이 있다는 소문도 많다.
이런 시점에서 김 감독이 자신의 사진을 떼어내도록 지시한 것은 시사하는바가 크다.
LG 최종준 단장은 “사진을 떼었는지도 몰랐다.감독 계약에 대해선 아무 것도 결정된 바가 없다.그러나 현재 구단이 김 감독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구단과의 투쟁이라면 이골이 난 김성근 감독이 과연 앞으로 어떤 수를 둘지.앞으로 LG의 행보가 볼 만하다.
김성근 감독님 지금은 감독 대행입니다.
너무 심합니다.
지금은 너무 잘 하시고 있지만 올해를 맞치고 결과를 보고 하셨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