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라고 하면 전쟁이 많이 나고, 덥고, 괜히 무서워서 여행 목적지로는 많이 생각지도 못한 나라죠. 하지만 이란은 생각보다 안전한 나라인데요. 실제 분쟁이 일어나는 지역만 가지 않는다면 다른 지역들은 충분히 평화롭기 때문에 마음놓고 여행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란의 페르세폴리스는 고대 페르시아의 수도로 이란의 최고 문화 유적지여서 관광객들이 많이 방문하는 곳 중 하나이며, 그 옆 쉬라즈는 이란에서 5번째로 인구가 많은 도시로 와인과 꽃의 도시라고 불려 여행객들에게 최고의 장소로 꼽히고 있는 지역입니다.
와, 피크닉에 온 것 같아!
이란에 가서 여기저기 관광을 하다가 식당에 가면 신기한 점이 눈에 띄는데요. 식당 직원은 손님이 오면 테이블로 안내하는 것이 아니라 카펫으로 안내한다고 합니다. 눈을 크게 뜨고 식당 내부를 둘러보면 피크닉가서 돗자리 위에 오손도손 도시락을 꺼내 먹는 것처럼 모든 사람들이 카펫에 모여 앉아 음식을 주문하고 서빙된 음식을 카펫에서 먹는다고 하는데요.
물론 테이블이 있는 식당도 있지만, 카펫 자리와 함께 있는 식당에서는 테이블자리보다 카펫자리가 조금 더 경치가 좋고 괜찮은 곳에 배치해 무조건 카펫자리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합니다.
이란에서는 카펫 위에 어떠한 좌식 밥상도 올려놓지 않은 채 비닐이나 다른 천을 덧대어 깔고 그 위에 음식을 두고 먹는 문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식당 뿐만아니라 집에서도 마찬가지로 집에서 밥을 먹는 사람들이 식탁의 의자 수를 넘을 경우 대부분 바닥에 깔아둔 카펫에 앉아 머리를 맞대고 음식을 먹는다고 하네요. 이 카펫 문화가 적응이 잘 되지 않은 해외 관광객들은 의자 대신 카펫 위에 앉아서 먹는 행위 자체를 불편해하는 사람들도 많으며, 음식을 카펫에 흘리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또한 이란은 이슬람 국가로 여성의 복장에 많은 제약이 따르는데요. 관광객도 예외가 될 수 없죠. 관광객 중에 여성일 경우에는 이슬람의 전통 스카프 히잡을 꼭 둘러 머리와 귀, 어깨 등을 가려야 합니다. 처음 히잡을 쓰면 자꾸 머리 위에 쓴 스카프가 얼굴 앞으로 내려오고 어깨에 걸친 스카프가 흘러내리는 등 불편하다고 하는데요.
히잡을 쓰고 식당에서 밥을 먹는 것도 보통 노력없이는 안된다고 합니다. 음식도 사람과 똑같이 카펫바닥에 놓여있기 때문에 음식을 먹을 때 허리를 구부려서 가져와야 하는데요. 이때 히잡이 자꾸 떨어진다거나 음식이 히잡에 묻는 등의 낭패를 볼 수도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히잡과 카펫 문화가 익숙해지면 식당에 갈 때 마치 피크닉에 온 것처럼 매번 새롭고 즐겁다고 하네요.
알라딘이 그래서 카펫을 탔구나!
이란은 왜 카펫에서 음식을 먹는 것일까요? 이란에서 카펫은 큰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기원전 5세기 페르시아에서부터 시작된 카펫문화는 이동이 잦은 유목 문화의 상징인데요. 현재까지도 이란은 카펫을 생산하고 있으며 오랜 기간에 걸쳐 생산되었기 때문에 품질도 상당하다고 합니다.
기계화된 현대시대에는 기계로 카펫을 짜서 대량으로 생산하는 경우도 많지만, 아직까지도 수작업으로 카펫을 직접 짜는 장인들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손수 만든 카펫은 기계로 짜낸 것보다 품질과 내구성이 뛰어나지만 그만큼 가격도 비싸다고 합니다. 보통 원룸크기인 2평 정도의 카펫을 짜려면 약 2~3년의 시간은 걸리기 때문에 이런 카펫은 가격이 천만원대를 훌쩍 넘는다네요.
그리고 이란의 수도인 테헤란 중심에는 이란의 전통시장인 큰 바자르가 열려 다양한 문양의 카펫도 구경할 수 있습니다. 어떨 땐 시장 바닥에 새 카펫을 깔아두고 시장에 온 사람들이 밟고 지나가게 놔둔다고 하는데요. 페르시아 카펫은 밟으면 밟을수록 더욱 선명한 색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또한 이란의 곰 지방에서 생산된 카펫은 실크 카펫으로 실크 특유의 부들부들한 느낌을 많이 지니고 있으며, 타브리즈 지역에서 만든 카펫은 잔잔한 무늬로 만들어지고, 단단한 매듭을 가지고 있듯이 이란의 페르시아 카펫은 만들어진 지역에 따라 패턴과 소재가 다르다고 해서 지역별로 카펫을 비교해보는 쏠쏠한 재미를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자스민과 함께 하늘을 날던 알라딘도 중동의 상징적인 물건인 바로 이 페르시아 카펫을 타고 날아다녔다고 합니다. 과거 귀한 예술품이였던 카펫은 이란의 예비신부 필수 혼수용품으로 꼽히기도 하기 때문에 이란의 대부분 가정집 거실에 아름다운 문양의 페르시아 카펫이 깔려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한국처럼 쇼파 앞이나 티비 앞에 카펫을 인테리어 용도로 깔아두는 것이 아니라 모든 거실 바닥을 여러 카펫을 이용하여 맨 바닥이 보이지 않게 깔아두어 바닥 장판처럼 사용한다고 하네요.
눈을 뗄 수 없게 하는 아름다운 문양들과 아무리 찾아봐도 똑같은 디자인이 없는 이란 사람들의 필수품인 페르시아 카펫. 이란의 테헤란에 가면 바자르 외에 카펫 박물관도 관광해야 하는 필수 코스라고 합니다. 카펫 박물관에는 역사적인 페르시아 카펫들이 전시되어 있으며, 지역 특색별 페르시아 카펫도 한 눈에 비교할 수 있고, 바로 눈 앞에서 카펫의 짜임을 한 올 한 올 구경할 수 있어 관광객들은 페르시아 카펫의 자태에 푹 빠져 감상할 수 있습니다.
이란 여행에 갈 때 식당과 카페 뿐만아니라 가정집에서도 사용할 만큼 이란 사람들의 자부심이 담겨있는 아름다운 페르시아 카펫을 주의깊게 보다보면 더욱 이란의 매력에 빠지게 될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