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실 ‘사각유리등’ 서울 밤거리 밝히다
1829년 왕실 밤잔치때 첫선
고궁박물관, 효자로 등에 350개 재현
19세기 조선 왕실에서 사용한 사각유리등을 재현한 가로등이 12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 신무문 앞에 설치됐다. 국립고궁박물관 제공
19세기 조선 왕실에서 밤잔치 때 사용하던 ‘사각유리등’이 다시 서울의 밤을 밝힌다.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은 “조선 왕실에서 쓰던 사각유리등을 재현한 가로등을 종로구와 함께 개발했다”며 “효자로와 청와대로, 삼청로 등에 350개를 설치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날 오후 6시경 경복궁 신무문 앞에서 기념 점등 행사도 개최했다.
고궁박물관이 소장한 사각유리등은 순조 때인 1829년 왕실의 밤잔치에서 첫선을 보였다. 기존의 왕실 잔치는 주로 오전에 열렸지만 당시 효명세자(1809∼1830)가 사각유리등을 도입해 밤잔치를 주최했다. 사각유리등은 옻칠한 나무로 사각 틀을 짠 뒤 꽃 그림 등으로 장식한 유리로 만들었으며 바닥 부분에 등잔이나 초를 꽂았다.
고궁박물관은 2020년부터 박물관 인근에 사각유리등 가로등을 시범 설치해 운영해오다 최근 경복궁과 창덕궁, 종묘 등 왕실 문화유산이 밀집한 종로구에 본격적으로 설치하기로 했다.
이소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