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현주씨와 함께 야생동물 보호협회 사무실에 다녀왔다.
얼마전 모카페에 안락사에 대한 글이 올라왔다는 것을 듣고 겸사겸사 다녀왔다.
야생동물 보호협회는 작년 초 연희병원에서 회장님을 처음 뵙고(회장님이 병원 손님으로
오시면서 우리 보호소 이야기를 듣고 나를 만나고 싶어하셨단다) 알게되었다.
그 후 평택에 있던 사무실에서 근무할 여직원을 구해달라는 말을 듣고 은경씨와 함께 갔었고
그 후 매송면으로 이사한 후 몇몇 회원과 한번 찾아 간적이 있었다.
그때도 여직원을 구해달란 부탁을 해서 사무실 위치도 알겸 겸사겸사 갔었다.
그때 유기견 위탁 사업을 할 생각을 하고 시설을 준비하고 있다고 해서
개인적인 생각에 이것저것 신경쓸 일이 많을테니 되도록이면 하지 마시라고 했었다.
작년에 안산시와 계약한 동물 병원 원장이 그곳 시설을 빌려서 아이들을 관리하고 있었을때
비글 아가 하나를 입양보냈었는데 그러면서 몇번 연락을 하기도 했다.
얼마전 새롬이와 아가들을 구조하고 나서 갑자기 아이들을 보낼 곳이 없어 그곳 사무실에
며칠 맡겼을 때만해도 몇군데 시와 계약을 하려다가 잘 안되었다고 해서 내심 잘된일이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그리고 2월달에 안산시와 계약을 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래서 며칠 후에 몇몇 회원들과
감시를 목적으로 방문을 했다.
야생동물 구조나 보호는 했었지만 유기견을 키우는 일은 해본 사람들이 아니라
이것저것 말씀드리며 갈때 가더라도 잘 돌봐주시라고 부탁도 했었다.
그리고 안락사도 규정대로 마취제를 쓰고 하시라고 만약 잘못하는게 있으면
우리가 사진찍어서 올릴거라고 하며...
그리고 그날 2개월 정도된 발바리 아가 입양을 주선하기도 했다.
시간이 지나면 안락사될 아이들이지만 그래도 아가들은(2,3개월된 아가들이 5마리나 있었다.) 입양을
잘 갈수도 있으니 날짜가 지나도 좀 더 보호하고 계시라는 부탁도 했다.
그런데 보호소에서 처음으로 하게된 안락사가 결국 문제가 되었다.
안락사 하는 날 아침 나에게 전화가 왔었다. 오늘 10마리 정도 안락사 하는데 입양갈 곳이 없느냐고
그래서 내가 안락사 날짜가 된게 맞냐고 했더니 이틀이나 더 지난거라고 했었다.
이런 민감한 문제에 대해 난 그 누구의 편도 들어줄 생각이 없다.
왜? 난 아직은 누가 옳고 그른지 판단할수 있는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코딱지만한 보호소에 몇 안되는 아이들 돌보는 것만 해도 내게는 버겁기 때문이다.
내가 이곳에 발을 들여놓은 4년 남짓한 시간동안 난 많은 일들을 겪어보았고
아주 힘든 시간들도 있었으며 정말 말도 많고 탓도 많은 곳이라는 것을 안다.
자신이 보지 않은 일에 대해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문제삼는 곳이며 자기가
하는 방법만이 옳은 것이라는 편협한 사고를 가진 사람들도 많다.
보호소가 다른 단체 보호소였던 시절 보호소에 봉사를 다니다 나도 이런 오해를 받은 적이
있었다. 전혀 다른 아이임에도 내가 입양보낸 아이가 보호소에 있다고 상황을 잘 알지 못하는
다른 회원말을 듣고 게시판에 글을 올려 정말 황당한 입장에 처하기도 했었다.
그래도 난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끼리 그것도 내 시간을 투자하며 내돈을 들여 봉사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에서 서로 싸우고 하는 것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
혹 내가 징검다리 보호소 주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지 모르지만
난 지금껏 내가 보호소 주인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다. 준다고 해도 싫다.
우리 보호소 주인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보호소에 있는 아이들이었다.
어느 곳이나 보호소에 있는 아이들이 보호소 주인이라 생각한다면 보호소 문제로 서로 싸울 일이 없다.
왜? 우리는 주인을 섬기는 종의 입장에 있는 거니까... 먼저 주인을 생각하면 종들끼리 감정을
내세우며 싸우는 일은 없을 거니까...
동물을 사랑하고 좋아해서 그리고 유기견이라 불리는 아이들이 불쌍해서 하나라도 더 살리고 행복하게
지내게 해주려는 마음에서 모인 곳이라면서 왜 싸우는지...
야생동물 보호협회는 처음 시작한 곳이라 갈때마다 하나씩 하나씩 고쳐갈 것이 있으면 고쳐가며
좋은 곳으로 만들수도 있는 곳이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었다. 그런데 이제는 안될거다.
제대로 된 동물보호법 하나없는 대한민국에서, 개고기를 먹는 이나라에서 우리끼리라도 서로 도와가며
설사 잘못을 하더라도 좀 감싸주고 고쳐가며 함께 잘할수 있는 방법은 없는 건지...
감정보다는 이성을 앞세우며 하면 안되는 건지...
오늘도 이런 생각에 마음이 아프다. 그 속에서 희생당하는 아이들 생각에 잠이 안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