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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랫만에 인사드리는 재홍입니다.
풀천지 가족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일중의 하나가
오늘 하루 무얼 먹을까,
특히, 어쩌다 외식을 해야할 일이 생길때
어디서 무엇을 먹어야 할까 ? 인데요.
볼일을 보러 가거나, 혹은 고생하는 가족들의 피로를 풀어주기 위한 회식(?)을 위해
비교적 가장 가까운 번화한 동네인 영주시내에서 식사를 하곤 합니다.
그러나, 귀농하기전 도시에 살때부터 맛있는 음식을 먹는걸 가장 좋아하셨고
귀농후 항상 신선하고 건강한 최고의 풀천지 농산물들로
정성껏 요리해주시는 엄마표 음식의 참맛에 길들여져 있는 풀천지 가족들이다보니
외식을 하면서 만족한 경우가 상당히 드물었습니다.
어느날밤, 영주시내로 볼일을 보러온 아빠와 제가
식사는 국밥으로 때우고..
가볍게 술도 한잔 하고 싶고 ,
집에서 기다리고 계시는 엄마와 형을 위해 무언가 사드리고 싶어
영주 유일 대형마트인 홈플러스 근처를 배회하다가
" 뭐 마땅치 않은데 순대나 사갈까 ? " 하시는 아빠의 제안에
홈플러스 맞은편 골목에 있는 병천 순대집으로 발길을 향했는데요 ~
간판에 써져 있는 글귀가 발걸음을 붙잡더군요.
지금은 새롭게 출시된 스테이크메뉴가 홍보되어 있지만
그때 그때 추천 메뉴에 따라 바뀌는 칠판에
그당시 얼큰한 해물 뚝배기 스파게티 10,900 원에
+ 마늘빵 + 커피 + 음료수 가 공짜 !
라는 글귀가 써져있었거든요.
얼큰한 해물요리를 좋아하는 아빠와
면요리를 좋아하는 저의 구미를 당기게 하여,
순대와 파스타 사이 한참 고민하다가
결국 파스타 집을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역시 그때그때 바뀌는 추천 파스타가 입구에 붙어있더군요.
아늑한 가게 분위기와
즐겁게 이야기꽃을 피우는 손님들의 분위기가 좋았었습니다.
손님중엔 외국인 아가씨들도 있어서 한층 기대가 되었었구요 ㅎㅎ
지금은 손님이 좀 뜸하죠?
그 사연에 대해선 뒤에 설명드리겠습니다.^^;
일단 그당시 추천 메뉴였던 해물 뚝배기 파스타를 주문 했습니다.
정식 명칭은 " 페쉐 " 이더군요.
제일 먼저 마늘빵과 피클을 주더라구요.
일단 마늘빵에서 움찔했습니다.
직접 소스발라 구워낸 바게뜨의 식감과 향기가 훌륭했고,
짭짤한 간과 고소한맛, 마늘의 담백한 맛이 아주 좋아서
" 오, 맛있네요 " 하며 게눈감추듯 먹어치웠었지요. ㅎ
피클도 직접 담그신거라 이질적이고 자극적인 피클의 물렁함보다
아삭하고 부드러운 향의 식감이 좋았습니다.
마늘빵을 맛있게 먹고나니
해물 뚝배기 스파게티의 등장입니다 ~
여러가지 신선한 해물들과 청경채, 스파게티 특유의 맛과
얼큰하고 따끈따끈한 맛이
평소 이런류의 요리를 그닥 좋아하시지 않는 아빠의 입맛에도 잘 맞으셨나 보더라구요.
물론 평소 이런류의 요리를 좋아하는 저는 무척 맛있었구요.
특히 저 새우의 맛이 엄청났는데요,
경상북도 어느 횟집, 어느 음식점에서 먹어본 새우보다
쫄깃한 탄력과 싱싱한 단맛이 일품이었습니다.
새우에 얽힌 비밀도 곧 밝히겠습니다. ㅎㅎ
파스타를 맛있게 다 먹을때쯤,
평소 남은 음식으로 새로운 맛을 창출해 내기 좋아하시는 아빠께서
소스에 마늘빵 찍어먹어도 맛있겠다 라는 말씀을 하셔서
일단 담궈보았습니다.
소스에 적신 빵을 먹어보니
에... 어떤면으론 본요리보다 맛있더라구요 ^^
충분한 만족감을 가지고
주위를 둘러보니 옆테이블에 아저씨 세분이 오셔서
맥주와 샐러드를 주문하셔서
아주 맛있게 드시는 모습을 보고
호기심이 발동하였습니다.
그러나 배가 많이 찼기 때문에,
같이 오지 못한 엄마와 형아와 함께
온가족이 다시 올날을 기약하며 집으로 향했지요.
오랫만에 은근히 까다로운 입맛을 만족시킨 음식점을 찾은 기쁨에
집에가서 실컷 자랑을 하니 엄마와 형아도 가보고 싶어하셨지요.
시간이 좀 지나,
온 가족이 볼일을 보러 나와 저녁 식사를 하게 되어
자랑해둔 파스타집으로 향하였지요.
저번에 벼르던대로 일단 샐러드를 주문 하였습니다.
버팔로 모짜렐라 샐러드와
시저 샐러드가 있었는데
시저 샐러드가 땡기더군요.
사진을 잘 찍어보리라 마음먹었었습니다만
이미 먹고 있어서..
흐트러진 모습입니다.
파스타집을 많이 다녀보진 않았지만
그동안 다른 체인 음식점에서 먹어왔던 샐러드와는 많이 달랐습니다.
신선한 채소와 묘한 소스, 닭가슴살과 베이컨,
그리고 크림 치즈가 어우러져
샐러드 자체가 훌륭한 요리라는것을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이집을 여러번 가서
가끔 똑같은 요리라도 편차가 있었지만
이 샐러드 맛은 변함이 없더군요 ^^
샐러드를 충분히 즐기고 입맛도 돋울때쯤 나온
서빙을 맡으신 사장님의 따님이 추천하신
시금치 피자입니다.
이렇게 토핑된 재료들과 함께 말아서 먹는데요,
치즈의 풍미와 시금치의 신선한맛,
과하지 않은 소스가 간이 잘 맞아
상당히 만족스러운 맛이었습니다.
이 시금치 피자 역시 항상 만족스러웠었습니다. ^^
에... 이 가게가 개업한지 1 년이 채 안되었는데
원래는 없다가 새로 개발한지 얼마 안된 스테이크 메뉴중
치즈 뚝배기 햄버거 스테이크 를 주문해 봤는데요.
특이한 비주얼과 독특한 방식에 관심이 갔지만
무언가 결정적인 맛이 부족하였고,
고기가 잘 조리되었단 느낌보단 부담 스런 느낌이었습니다.
제일 마지막 순서에 나와 배가 불러서 그랬을수도 있었겠지만
가족들 모두가 불만족한 메뉴였습니다.
맛이라는게 주관적이다보니
다른 분들이 드셨을땐 어쩔지 모르겠지만
저희 입맛엔 다른 요리들에 비해서 잘못 생각한 요리같았습니다.ㅠㅠ
커피도 공짜랬으니 시켜봅니다. ㅎㅎ
그런데,
공짜치곤 상당히 맛이 괜찮습니다.
이 제품을 쓰시는 모양인데,
커피에 조예가 있는 형과
커피를 좋아하시는 엄마의 말씀에 따르면
시원찮은 카페의 커피보단 차라리 향과 맛이 괜찮다더라구요.
온가족이 든든히 먹고 나온 금액입니다.
음.. 고백하자면 이 집을 오기전 또 다른 장사잘되는 맛집인
풍기왕손짜장에서 가볍게 1 차를 하고 왔었습니다.
근데 중국집의 특성인가 차돌박이 짬뽕전골과 미니탕수육으로 유명한 풍기왕손짜장은
맛있을땐 참 맛있지만 음식이 안좋을땐 너무 안좋을때가 있는지라
그날따라 음식의 상태가 너무 안좋아서 살짝 간만보고 나온 상태였거든요.
여하튼 크게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으로 온 가족이 만족하였습니다.
그러나 이집의 단점중 하나가
술을 마시기가 여의치 않다는겁니다.
맥주가 330 ml 한병에 5~ 6,000 원...
와인은 잘 모르니 패스하고서라도,
시원하게 들이키는 맛이 맥주의 참맛인데
작은병 한병은 홀짝 하면 5 천원이라,
호기심에 먹어보긴 하였지만
부담스러워서 더 시키질 못하겠더라구요.
이제 슬슬 손님이 좀 뜸한 이유와
새우맛의 비결이 밝혀집니다.^^
평소 사람대하는것에 거침이 없으신 아빠께서
마침 한산한 가게 덕분에 홀에 나와계신 사장님이
" 음식은 괜찮으셨습니까 ~ " 인사를 건내시길래
" 아 , 우리 사장님이랑 얘기좀 하고 싶네요~ 아주 맛있게 먹었습니다. "
하시며 대화를 시작하셨지요.
안산에서 파스타 체인점 가맹본부 팀장으로 계시다가
고향인 영주로 돌아와 스파마레를 개업하신 사장님은
최종적인 목표는 메뉴판 없이 제철 음식으로
파스타 요리를 차려내시는게 꿈이라 하시더군요.
웬만한 실력과 재료를 구하는 안목이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라
현재 계속 노력하시는 중이니만큼
요리의 맛은 훌륭하였으나
저희가 느낀것은
몇달전 처음 왔을때부터 여러번째 올때마다
해물류의 맛과 종류가 저하되어 있었고
음식의 맛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음식점에 가면 손님들이 맛있게 먹고 내뿜는 활력에
덩달아 기분이 좋아지기 마련인데
손님이 적다보니 그런것을 느낄수 없으며
맥주 가격이 비싸다보니
사람들이 좋아하는
' 시원하게 들이키고 맛있는 안주 한점 ' 의 요건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문제점이 느껴졌는데요.
일단, 농부 가족임을 밝히며 좋은 재료와 맛있는 음식에 대하여
허심탄회한 이야기들을 주고받다보니
사장님께 여러가지 얘기들을 들었는데
처음엔 아는사람들도 많이 찾아오고
손님들도 많이 찾아주어
항상 싱싱한 해산물들과 채소로 요리를하고
메뉴에없는 제철 재료를 이용한 특제 파스타도 만들어 대접하곤 했으나
분위기를 잘못잡은 탓인지 손님들이 점점 줄어들어
어쩔수없이 해물들을 냉동으로 쓰게 되었다더군요..
아빠께서 맥주가 비싼것에 대한 문제점을 언급하시며,
사람들이 가볍게 쭉 들이킬수 있는 맥주가 있어야
반주문화에 익숙한 사람들이 안주를 더 맛있게 먹고,
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가게에 올 재미가 생기는데
아무리 요리가 맛있어도 홀짝 하면 오천원인 맥주를 즐기기에는
돈이 많고 적고를 떠나서 부담스럽다는 것이지요.
비싼 맥주는 비싼 맥주대로 원하는 사람들에게 팔고
값싼 국산 맥주는 국산 맥주대로 마실수 있어야
손님들이 이 가게에 올 이유가 생긴다는 말씀을 드리자
사장님이 무릎을 탁 치시며
자기가 여태껏 요리에만 신경을 썼지
한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이야기라며
너무 감사하단 말씀과 함께
빠른 시일내에 국산 맥주를 들여놓겠단 약속을 하셨습니다.
더불어, 자기가 스테이크 메뉴를 새로 만들고도
홍보한번 제대로 못할 만큼
요리에 쏟는 만큼의 열정을 홍보나 영업에 신경을 못써서 문제라는
고민을 하시더군요.
나름 까다로운 풀천지 온 가족의 입맛을 만족시킬정도의
좋은 요리 솜씨와 나름의 철학을 가지고 계신 사장님인지라
앞으로 손님들이 늘어나 더욱 싱싱한 해물과 재료를 쓰시고
국산 맥주도 들여놓으시어 부담없이 맛있는 안주와 기분좋은 술자리를 가질수 있다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수 있는 좋은 음식점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즐거운 이야기들이 끝이날때쯤
새우가 너무 맛있는것에 대한 궁금중을 제기하니
전세계 호텔에 식재료를 납품하는 한국관광용품센터 라는 곳이 있는데
그곳에서 특별히 주문한 새우라더군요.
주문을 하니 주문받는 분이 놀라더랍니다.
영주에서 이걸 어떻게 알고 쓰냐고 ㅎㅎ
경북 북부에서 김천에 한군데,
근방에선 유일하게 스파마레에서만 쓴다 합니다.
또 그 새우를 끝까지 선도와 맛을 유지하는 방법을 써야
그런 맛을 낼수 있다 합니다.
맨처음 이집에 꽂힌게
다름아닌 놀라운 새우맛이었거든요.
좋은 재료를 찾는 사장님의 노력에 다시한번 감탄했습니다.
오랫만에 좋은 음식점을 만난 기분좋음에
2 층 내장공사도 마무리 되고
오늘 ( 31 일 ) 히말라야 맑은 곳에서 오신 고귀한 분 청전 스님도 다녀가시어
항상 집짓기와 농사일로 정신없이 바쁘던 와중 짬이나 글을 써보았네요.
청전스님께서 전해주신 귀한 감동은 아빠와 함께 전해드리도록 하구요 ^^
혹시 근처를 지나시다 영주에 오실일이 있으시면
이 집에 한번 가보시길 권해드립니다.
경북 북부 지역분들이 보신다면 꼭 한번 가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지금도 크게 실망하지 않으실만하지만
손님들이 자주 찾아주셔야 더욱 좋은 음식점으로 발돋움하여
영주에서도 맛있는 음식을 드실수 있게 될겁니다. ^^
첫댓글 즐거운 풀천지 가족의 미각과 참된 조언이 파스타 사장님께 큰힘이 된듯 합니다. ^----^
풀천지 가족의 조언에 힘입어 스파마레 사장님이 대박 쳤으면 좋겠습니다.
찐따님의 힘찬 격려에 힘입어
좋은 음식점의 기운이 보다 많은 사람들의 참여로
신선한 맛을 지켜내길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