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승권을 발권받을 시간이 10분정도 지나니 서서히 에어캐나다직원들이 수속을 시작한다.
잔차를 갖고 여행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는지 알아서 잔차 운임을 얘기해준다.
우리나라 돈으로 43,000원정도 발권을 하고나서 대형수하물 보내는 곳으로 잔차를 붙이기위해 움직였다.
꾸벅꾸벅 졸고있는 세관신고물품 직원은 우리를 보더니 잔찬데 굳이 신고할 필요가 있냐고 묻는다.
해서 가격을 대충해길 하니 "그럼 얼릉 신고서를 작성하세요"라고 한다. "근데, 잔차가 그렇게 비싸요?"라고 되묻는다. 물품란이 '잔차' 품목에 '중고' 수량'1ea'라고 작성한다.
나중에 귀국할 때 이 푸르스름한 종이한장의 필요성을 실감했다. 고물잔차라도 갖고가서 현지에서 새삥으로 바꿔올 생각이면 필히 작성하길 바란다.
한국시간 18시03분 드디어 날개가 일직선을 만들고 서서히 비행기가 후진하기 시작한다.
아직 어수룩해지진 안았지만 밖으로 보이는 날개끝 꼬리에는 노란 싸인등이 유난히 밝게 보인다.
귓가에는 영어와 이어지는 알아들을수 없는 불어의 느끼한 안내방송과 함께 안전교육영상을 내보내고 있다.
18시07분 기체가 다시 앞으로 움직인다.
간다…. 기대하던 캐나다로….
캐나다시간 12시...
10시간남짓의 지루한 비행시간을 끝내고 밴쿠버 공항도착, 공항에서 랜트해서 휘슬러로 갈려 했으나 일주일에 보험료까지 60만원정도가 소요되어, 여행경비도 줄일겸 골밴을 불러 흥정을하고 35불정도(CA$1 = 900원정도)들여서 다운타운으로 가서 그레이하운드 버스 티겟을 끊었다.
왕복 43불에 잔차는 10불, 버스기사가 몸집이 딴딴한 여자였는데 다른 기사와 친절히도 짐을 짐칸에 실어준다. 도와주려했더니 '괜찮다'라고 그런다. 여기서는 짐까지 알아서 실어준다.
15시경 휘슬러로 출발…. 시차도 있고 계속 졸음이 오지만 저녁에 잠을 자야겠기에 꾸역꾸역 참아가며 바깥의 경치를 본다.
야~~ 정말 맑은 날씨다. 가는 길은 속된말로 구비구비 해안을 따라 구름과 섬과 바다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뤄, 가는 내내 감탄사를 자아내게 한다.
말그대로 그자체가 여행이 되고 그림이 된다.
이 해안도로 99번의 또다른 이름은 'SEA TO SKY'이다. 위에 언급한대로 해안의 경치는 시원하다 못해 우리나라의 가을하늘보다 더 웅장하고 거대하다.
해안의 반대편은 바위절벽으로 그 높이는 올려다 보면 목이 뻐근해진다. 나무들의 키는 우리나라의 3배정도(기본 20M정도)되고 다들 한아름은 넘어선 두께다.
휘슬러로 가까워질수록 계곡도 간간히 나오는데 이곳의 물 색깔은 연한 비취색이다. 급류타기를 해도 좋을 정도로 물살이 쌔고 폭이 넓다.
해안의 반대로 보이는 산이 몇 개 나오는데 이곳이 바로 밴쿠버의 노스쇼어이다. 노스쇼어는 노스밴쿠버에 있고 휘슬러는 북으로 2시정도를 더 달려야 나오는 곳이다.
17시 20분 Whistler visitor centre에 도착!!!
주위의 외국인들의 신기하다는 듯한 눈총을 받으며 같이간 분과 나는 30kg 이나 되는 잔차박스를 질질 끌면서 다른 한손에는 여행용가방, 등에는 배낭. 땀을 뻘뻘흘리면서 예약한 숙소로 향한다.
그렇게 십여분정도를 끌어 도착한 3층 숙소 market place lodge 352호. 리프트 가까이에 위치한 이곳에 여장을 푼다.
이곳에서 유학을 하는 건님과 통화를 하니 크랭크웍스 마지막 slopestyle 결선이 열린다는 말에 씻지도 못하고 슬로프로 향한다.
그 규모에 놀라고 잔차대회에 몇만이나 되는 사람들이 운집한 것에 또한번 놀라고 마지막으로 세계 유명선수들의 점프실력을 직접 볼수있다는 것에 우여곡절이야 어찌됐던 간에 이자리에 있음에 감사한다. 가져간 캠코더에는 테잎이 없어서 소형디카로 선수들의 장면을 아껴가며 찍는다.
캠 맥쿨, 밴 보이코, 카일 스트레이트, 배런 배러크로스 등등 말로만 듣던 이들의 라이딩을 직접 보고 있자니 내 눈이 의심스럽다.
사진상의 착지대를 다듬고 있는 사람이 바로 '존 코완'이다. 여기선 프로들이 직접 삽들고 설친다.
SGC(summer gravity camp)에서는 프로들이 직접 라이딩기술도 가르쳐 주는데 비용도 비용이고 일정도 맞질 않아 포기했다. 한화로 160만원정도에 일주일정도인가? 가물가물…
져지도 주고 다카인 배낭도 주고 숙식제공에 무엇보다도 세계적인 선수들의 코치를 직접 받을수 있다니… 내년에는 참가해 볼까?
올해의 슬롭스타일 주인공은 바로 'Ben Boyko' 작년 zink는 점프중 넘어져서 체면을 구겼다.
코캐니(캐나다 맥주이름) 메인 드롭대(5M이상)에서 boyko는 360을 성공해 우승을 했다. 다른 친구들은 다들 몸을 사려 어설픈 테이블탑만을 선보였다.
시상이 끝나고 타지에서 용기를 내어 싸인을 받으러 가서 '보이코 싸인좀 해줄래"라고 했더니 일언의 댓구도 없이 잠깐 쳐다보더니 제대로 즐을 때린다.
나중에 알아보니 이곳의 애들(캐네디언)은 친해지고 나서야 아는체를 한단다. 친구의 친구라고 한번인사 했다면 그담에 만났을땐 쌩 간단다. 아~~ 쪽 팔렸다.
밤이 되니 산이라서 그런지 쌀쌀하다.
들어가는 길에 세븐일레븐에 들러 휘슬러에 오면 그렇게 맛보고 싶던 '몬스터에너지 그린색깔' 캔을 2.99ca$를 주고 사 들었다. 3가지 색깔이 나오는 데 맛은 우리나라 바카스 맛 같기도 하고 비타500 맛과도 흡사하다. 기대했는데 맛에는 실망이다.
그러나 새로운 경험을 했다는 것에 모든것이 즐겁다.
같이간 분과 각자 샤워를 하고 햇반과 김치에 즉석 된장국, 미트볼, 김, 메추리알, 뽁음고추장 그리고 빼놀수없는 참이슬 팩….. 이국에서 그것도 잔차의 메카 '휘슬러'에서의 첫 저녁식사이다.
멋진 경치와 소주한잔…. 음~~ 죽인다. 며칠후 옮긴 숙소에 비하면 따로 침실이 있고 거실 소파와 샤워실, 주방과 냉장고, TV가 있는 이곳이 정말 천국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비록 하루밤 자는데 120불정도 하지만….
드디어 문제의 애물단지 잔차박스를 뜯는다. 이놈땜시 고생한걸 생각하면 '언능 해치워버려야지'하는 생각뿐이다. 행여 잔차에 상처라도 날새라 롤스펀지로 싸고 종이로 덧대고 또 롤스펀지로… 마무리로 샥이랑 뒷드레일러 까지 제대로 분해한 '니꼴라이 UFO-ST'이놈을 금빛렌치로, 샥펌프로, 페달렌치로 열심히 조인 끝에 변속기까지 손보고 세팅을 끝낸다.
참 비행기로 여행시에는 타이어에 공기앞을 꼭 빼야 기압차로 터지지 않는다.
아~ 이제 오늘의 고단함을 끝내고 잘 수 있겠구나.
와이프에게 국제전화카드로 통화를 하니 이곳 새벽 한시가 가까운 시각인데 한국은 오후 4시경이다.
로밍은 해놯으나 만일의 경우.. 국제미아가 됏을 경우, 만 쓰기로 하고 국제전화카드로 쓰는게 훨씬 경제적이다. 또 이곳은 밴쿠버에서 2시간30분정도 떨어져 있어서 통화도 잘 되지 않는단다.
이제 진짜로 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