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이랬다.
현주가 토욜 쉰다기에 남이섬 가기로 '급' 정하고 뚜벅이니까 청춘열차 타기로 하고 일정 짜던 중...
'언냐~~ 여럿이 가면 더 잼나지 않을까?'
에효... 날라리 여대생 둘이서 소리소문 없이 다녀올랬더니...
그래 죽은 사람 소원도 들어준다는데, 산 사람 소원쯤이야...
단톡방 2곳에 '급' 공지 올리고 택시 이동 고려해서 선착순 8명 인원모집.
금세 7명이 손 들고.
회비 걷고, 열차표 예매하고, 쿠폰 주는 커플 입장권도 예매하고, 소풍엔 계란과 사이다니까 다시마 이불 덮어 계란도 구워주고, 톡 쏘는 사이다까지 챙겨 용산역으로 고고~~~^^
2층 열차에 의자 돌려 마주보고 수다 떨며 마치 스무살 대학생 엠티 가듯 다들 아주 신났다.
가평역에 내려 자차로 먼저오신 오라버니 차에 3명 타고, 4명은 택시로 이동.
코로나 땜에 열차도 남이섬도 사람이 별로 없어 북적이지 않아 너무 좋았다.
경기도 가평나루에서 배를 타고 강원도 춘천 남이나루에 도착하니 언제나처럼 사금파리로 치장한 분수가 맞아준다.
살면서 남이섬을 10번은 온 것 같다. 처음은 스무살 때 회사 야유회.
왕모래 먼지 풀풀 날리는 마당에서 남자 직원들 족구하고 여직원들은 먼지 피해 돗자리 깔고 앉아 과일등을 먹었던거 같다.
그늘도 없어서 눈 찡그린 채로.
그 후 친구들과, 교회에서, 아이 친구 엄마들과, 친정 엄마랑 함께... 올 때마다 조금씩 바뀌더니 급기야 바티칸시국 처럼 나미나라공화국 이란다.
아들 어릴적엔 와서 나미나라 여권도 만들고, 유효기간 만료 전에 다시 오자고 약속도 하고, 공중을 한 바퀴 도는 자전거가 생기고, 섬 둘레를 도는 열차도 생기고, 배가 아닌 짚와이어를 이용한 입도 방법도 생기고... 등등.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꺼리를 찾아 시도하는 모습이 맘에 들었다.
처음 온 사람도 10년, 20년 만에 온 사람도 근래 2~3년 만에 온 사람도 다 같이 즐거웠다.
문우 전문 촬영 기사 김대표님은 어제의 톺아보기에서 맘껏 눌러대지 못한 아쉬움을 달래려 마구 셔터를 눌러댔고 급기야 사진을 300장 가까이 올렸다.
현주의 요구에 사진 찍을때마다 다리를 들어야 했지만 조상님 까지도 열심히 다리들기에 동참해 주셨다.
말없이 있다가 자차로 훌쩍 와서 셔틀 해 주시고 합류해서 모터보트까지 태워주신 성권 오라버니는 나만큼이나 찍히길 싫어해서 사진이 별로 없다.
연세 드신 언니, 오라버니들은 존재만으로도 든든함이 있다.
홀로 2부 여행 떠나셨는데 조심히 잘 다녀오세요.
잘 보시면 다 다른 사진입니다. ^^
섬 중간에 연꽃이 가득한 연못도 있고
과즙미 풀풀 날리며 스무살처럼 팔랑거리고 다니며 사진도 찍고.
사진이 너무 많아 뒤죽박죽...
남이장군 묘와 추모비도 한 컷 담고.
여기 묘는 가묘이고, 진짜는 화성에 있다네요.
날씨도 좋았고, 사람은 더 좋았다.
스무살에 함께 오진 않았지만 이제라도 험께와서 얼마나 좋던지...
갑작스런 날라리 여대생들의 번개에 흔쾌히 동행해 주신 문우 가족들 모두 사랑합니다~~~♥♥
첫댓글 ㅋㅋㅋ조상님 포즈에 빵터짐!!^^~ 다시 봐도 넘넘 재밌네요~저의 대학생활에 이쁜 추억을 한아름 선물해주신 문우가족들 감사하고 사릉합니당^^♡
와우~
멋지십니다~~!
조상님말고,
타학과 남학생들과 미팅도 하시고
캠퍼스 생활 유감없이 즐기세요~~~^^
미팅 주선 요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