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창원 성산 정의당 여영국 의원
99.98% 개표 상황에서의 역전승. 정말 드라마를 써도 이렇게 쓰면 좀 과하다 싶을 정도로 99.98% 상황에서 뒤집혔습니다. 표로 따지자면 이게 504표 차이라는데요. 창원 성산 얘기입니다. 미니 재보궐 선거가 이렇게까지 이슈가 된 적, 이렇게까지 뜨거웠던 게 참 오랜만 같죠. 창원 성산에서 극적인 승리를 이끈 여영국 의원, 어제 이미 당선증을 받았기 때문에 이제부터는 의원입니다. 여영국 의원, 오늘 아침에 소감 직접 들어보죠. 여 의원님, 안녕하세요?
◆ 여영국>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김현정> 축하드립니다. 목소리가 좀 잠기셨어요.
◆ 여영국> 유세한다고 아직 목이 그렇게 돼 있습니다.
◇ 김현정> 밤잠 좀 주무셨어요, 지난밤에?
◆ 여영국> 2시간, 3시간 정도 잤나요?
◇ 김현정> 저도 꽤 많은 선거의 개표 과정을 봐왔습니다마는 세상에, 개표율 99. 98%의 상황에서 뒤집어지는 건 처음 봤어요. 소감이 어떠십니까?
◆ 여영국> 우선 저도 조마조마하게 지켜봤는데요. 아마 전국의, 정말 손에 땀을 쥐고 가슴을 조이면서 많은 국민들이 지켜본 점에 너무너무 감사를 드립니다. 특히 새벽 출근 전에, 5시 퇴근 이후에 투표장으로 줄을 이어주신 우리 노동자들에게 너무너무 감사를 드립니다. 창원 시민들이 승리를 하신 거다, 이렇게 생각을 하고요. 그래서 결론적으로는 진보 정치 1번지라는 창원 성산의 자부심을 지켜주신 점에 대해서 너무 감사를 드립니다.
◇ 김현정> 창원의 자부심. 그런데 개표 처음부터 줄곧 자유한국당 후보가 앞서갔잖아요. 이제야 하는 얘기지만 솔직히 개표율 한 90% 넘어갈 때부터는 반쯤은 포기하지 않으셨어요, 속으로는?
◆ 여영국> 아니요. 저는 지역에서 36년간 살고 있기 때문에 몇 번의 선거를 치러봤지 않습니까? 그래서 이쯤 오면 어느 정도 결과가 나올 거고, 이 지역은 어떻고 저 지역은 어떻고 대충 흐름은 알고 있었습니다.
◇ 김현정> 이 지역은 내가 유리, 저 지역은 내가 불리, 이런 흐름들?
◆ 여영국> 그렇습니다. 그래서 지금 좀 부진해도 나중에 이쪽 구역에 오면 좀 뒤집기가 가능할 수도 있겠다는 나름대로 기대감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게 참 묘하게도 너무 극적으로 이루어져가지고.
◇ 김현정> 그래도 그렇지 99% 넘어갈 때는 포기하지 않으셨어요?
◆ 여영국> 한 100표 정도 승부 차이로 결론이 날 것으로 중간에 그렇게 좀 예측을 했는데.
◇ 김현정> 100표 차이까지도 예측하셨어요?
◆ 여영국> 그 정도로 승부가 나지 않겠나. 그렇게 좀 생각이 들었습니다.
◇ 김현정> 정말 마지막에 99.98%에서 뒤집혔을 때. 아마 후보는 비공식으로 먼저 들으셨을 거예요. 제가 TV로 본 거보다.
◆ 여영국> 네, 조금.
◇ 김현정> 그러셨죠?
◆ 여영국> 시차가 좀 있었죠.
◇ 김현정> 그 소리 딱 들었을 때 기분이 어땠어요?
◆ 여영국> 지금도 사실은 멍합니다.
◇ 김현정> 지금도?
◆ 여영국> 네, 멍한데 이게 현실인지 꿈인지 이게 잘 와닿지가 않는 그런 상황입니다.
◇ 김현정> 이정미 대표가 많이 우시더라고요. 그런데 여 당선자는 끝내 안 우시는 것 같던데.
◆ 여영국> 제가 유세하면서 선거기간 내내 하루에 한 번 이상 안 운 적이 없습니다. 없는데. 어제는 노회찬이라는 이름을 안 꺼내려고, 제가 그 이름을 꺼내면 다시 울 것 같아서. 안 울려고 무지무지 노력을 했고 의도적으로 피해갔습니다.
◇ 김현정> 입을 꼭 다물고 손을 흔드시던데 그게 참으시는 거였군요, 울음을.
◆ 여영국> 네. 중간에 몇 번 눈물을 비치기는 했는데 참았습니다. 참아야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 김현정> 노회찬 의원이 이 상황을 보고, 99.98%에서 이 드라마틱하게 이기는 모습을 보고는 뭐라고 하셨을까요?
◆ 여영국> 역시 여영국답다.
◇ 김현정> 그게 무슨 말씀?
◆ 여영국> 늘 제가 그렇게 힘든 과정들을 겪으면서 인생을 살아왔기 때문에 아마 그런 말씀을 하지 않으셨겠나 생각이 들고요. 또 많은 분들이 노회찬 의원이 결국은 하늘에서 지켜봐준 그 결과라는 이야기를 참 많이 해 주셨습니다.
◇ 김현정> 하늘에서 노회찬 의원이 끝까지 지켜봐줬구나. 이런 이야기들을. 그 이야기가 나왔으니 좀 더 이어가자면 사실 선거 막바지에는, 선거운동 기간 막바지에는 노회찬 의원의 죽음 자체가 이슈가 됐었어요. 선거의 논쟁거리가 됐었습니다. 오세훈 전 시장의 발언. 지금 다시 옮기고 싶지는 않습니다마는 그런 것들이 나오면서 굉장한 논쟁거리가 됐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지금 느낌은 어떠세요?
◆ 여영국> 선거 내내 가장 힘든 부분이 바로 노회찬 의원의 그 아픈 죽음을 비하하고 훼손하는 그런 점이었습니다. TV토론 과정에서도 모든 후보들이 공격할 때 노회찬 의원 때문에 이 선거가 치러지게 되었는데 정의당이 책임을 져야 되는 거 아니냐, 정의당이 후보를 안 내야 되는 것 아니냐, 굉장히 힘든 지점이 그 지점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유세 과정에 자유한국당의 대표 경선에 출마했던 분이 창원에 오셔서 그보다 더 의원님의 고귀한 정신을 비하하는 그런 발언을 했기 때문에 정말 참기 힘든 그런 분노 같은 걸 느꼈는데 어쨌든 제 자신이 잘 이겨왔다고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참기 힘들 정도로. 여러분, 지금 극적인 뭐 선거 역사상 가장 극적인 승리일지 모르겠어요. 개표율 99.98%에서 역전을 한 정의당의 여영국 의원 만나고 있는데요. 드라마틱한 신승이라서 더 기쁠 수도 있지만 또 한편으로 생각하면 왜 이렇게 국민들이 힘든 승리를 주셨을까. 그 부분에 대해서 깊이 고민도 하셔야 될 것 같은데 지금 창원 성산뿐만 아니라 통영 고성의 경우는 한국당이 압승을 했단 말입니다. 전체 선거판, 이번 선거판을 놓고 볼 때 국민들의 뜻, 받아들여야 될 점은 뭐라고 보십니까?
◆ 여영국> 우선 이제 고성통영 같은 경우는 이 앞번 선거에서는 자유한국당, 지금의 자유한국당 후보가 무투표로 당선될 정도로 당시 민주당이 후보자도 못 낸 상황이었죠. 그런 만큼 좀 그쪽은 자유한국당의 텃밭이었던 거죠. 그런 점에서 아무래도 석패였다는 생각이 들고요. 특히 이번에 악재가 좀 터졌지 않습니까? 막판에 자유한국당 후보 쪽에서 언론을 매수했다는.
◇ 김현정> 그쪽 지역 통영이.
◆ 여영국> 그렇습니다. 그런 의혹들도 제기되고 했음에도 그게 선거 결과에는 특별히 영향을 못 미치는 거죠. 지난 작년 지방 선거 때보다도 우리 경남의 유권자들의 마음이 많이 돌아섰다는 점에서 집권여당도 물론이고 좀 더 깊이 좀 들여다보고 이후에 민심을 어떻게 좀 잡아갈 건지 그 점을 우리 깊이 뒤돌아보는 그런 선거였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래서 지금 한국당에서는 문재인 정권 폭주에 브레이크를 걸어달라는 절절한 목소리였다, 이렇게 하는 논평이 나왔는데 사실은 이게 어느 한쪽의 완전한 승리였다고 보기 어려운 것. 이게 굉장히 절묘하고 어떤 양쪽에 다 경고 메시지를 날리는 국민들의 뜻이라고 보시는 거군요.
◆ 여영국> 저는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의원님, 의원이라는 이야기 아직 좀 어색하시죠? 국회의원이라는 얘기는.
◆ 여영국> 뭐 아무래도 처음 가는 집이니까 화장실도 잘 찾아가야 될 테고 좀 안 그렇겠습니까?
◇ 김현정> 국회에 들어가면 어떤 일을 제일 먼저 하고 싶으십니까?
◆ 여영국> 우선 이번 선거에 가장 결정적이었던 게 저희 창원공단이 굉장히 힘듭니다.
◇ 김현정> 창원공단.
◆ 여영국> 창원공단 경제 상황이 안 좋기 때문에 창원공단, 창원 경제를 살리는 여러 가지 공약 또 노회찬 후보께서 추진한 일도 있고 해서 그걸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 되겠다는 생각이고. 두 번째는 노회찬 의원님 계실 때 교섭 단체를 구성하고 있었지 않습니까?
◇ 김현정> 교섭 단체, 민주평화당과.
◆ 여영국> 그렇습니다. 그래서 가장 진보적이고 개혁적인 교섭 단체를 구성해서 좀 민생개혁을 주도하고 정치 개혁을 주도하는 그런 역할을 가장 먼저 하고 싶다는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 김현정> 여영국 의원님, 지금의 초심 잃지 마시고요. 국민들을 위해서 창원 시민들, 성산 시민들을 위해서 정말 몸 바칠 각오로 열심히 뛰어주시기를 부탁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