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고리엄의 장난감 백화점
(Mr. Magorium’s Wonder Emporium)
글 - 대순진리회 여주본부도장 교무부
“당신은 믿으시나요?”
뜬금없는 이 질문에 무엇이라 답할 수 있을까? 늘 함께 하고 있어 이미 습관처럼 되어버린 현실을 우리는 정말로 ‘그렇다.’ 라고 믿고 있는 것일까? 영화 ‘마고리엄의 장난감 백화점’은 우리에게 이런 질문을 던지고 있다.
‘마고리엄 사장이 운영하는 장난감 백화점은 뭔가 설명할 수 없는 독특함을 지닌 가게이다. 조금 비싸긴 하지만 살아 헤엄치는 물고기 모빌, 늘 손님의 가방에 몰래 숨어 탈출을 시도하는 탱탱볼, 원하는 장난감을 말로 설명하기만 하면 척척 튀어 나오는 큰 책, 회전판만 돌리면 새로운 방으로 뒤바뀌는 문이 있는, 어른들은 이해할 수 없는 아이들의 상상이 눈앞에 살아 펼쳐지는 마술 세상이다.
영화 속 주인공으로 습관처럼 허공에 대고 피아노를 치는 몰리 마호니. 어릴 때 음악적 재능이 뛰어나 사람들은 그녀가 커서 피아니스트가 될 것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23살이 된 지금, 마술 장난감 가게에서 일을 하고, 어른으로서 뭔가 제대로 된 일을 구해 보고자 매일 아침 피아노를 쳐 보지만 뭔가 번뜩하는 느낌은 없다. 과연 어떤 걸 찾아야지 ‘이것이다’라는 확신이 드는 걸까?
모자를 모으는 취미를 가진 9살 소년 에릭. 친구들로부터 이상한 아이 취급을 당하니, 자신을 친구처럼 대해주는 마호니가 있는 장난감 가게에 매일 출근하듯 와서 혼자 논다.
벌써 114년째 장난감들을 마술로 움직이며 가게를 운영하는 마고리엄 사장은 마음에 드는 신발을 평생 신을 만큼 사서 지금까지 신어오다가 마지막 남은 한 켤레가 낡아지자 이제 가게를 의문의 나무 주사위와 함께 마호니에게 넘겨주고 세상을 떠날 준비를 한다.
가게의 유산상속을 위해 불러온 회계사 헨리는 인정미라고는 찾아 볼 수 없는 전형적인 일벌레. 그런 그에게 이 가게가 마술 장난감 가게라는 말이 이해될 리 만무하다. 헨리가 오고부터 가게는 한 모퉁이 벽에서부터 점점 회색으로 변해가기 시작하고,
큰 책은 더 이상 요구하는 장난감을 내놓지 않고, 날아다니던 종이비행기는 더 이상 날지 않을 뿐 아니라 가게에 있는 모든 장난감들이 제멋대로 폭발하고 난장판이 되자 손님들이 대피하는 소동까지 벌어지는데…
‘2007년 크리스마스 이브에 개봉한 영화 ‘마고리엄의 장난감 백화점’은 장난감들이 살아 움직이는 환상의 장난감 가게를 소재로 한 가족용 판타지 드라마이다. 더스틴 호프만이 장난감 가게의 주인 미스터 마고리엄 역을 맡았고, 우리에겐 영화 ‘레옹’의 어린 여주인공으로 기억되는 나탈리 포트만이 장난감 가게 매니저 마호니 역을 연기했다. 제목 마고리엄(Magorium)은 극 중 백화점 주인의 이름이자, 마법(Magic)과 백화점(Emporium)이 합쳐진 이름이다.
이 영화에 대해 평론가들은 주인공 연기가 최악이며, 너무나 평면적인 캐릭터에, 분장과 의상에 대한 예산을 준비하지 않은 것 같다는 등의 혹평을 했다. 이 영화가 멋있는 장면이 있거나, 수준 높은 그래픽 기법을 시도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에게 깊이 생각해보게 하는 몇 마디의 대사만으로도 이 영화는 충분히 볼 만하다고 생각된다.
“왜 어렸을 때 믿었던 것을 커서는 믿지 않는지 모르겠어요, 더 똑똑하지 못한 탓일까요?”-가게를 처분하려는 마호니에 대한 에릭의 생각.
마호니는 자신에겐 마술을 할 능력이 없다고 생각하고 더 이상 마술이 듣지 않는 장난감 가게를 처분하려 한다. 사실 그녀는 큰 책에서 마술 장난감을 찾아줄 만큼 습관적으로 마술을 할 줄 안다. 에릭은 가게가 문 닫는 것이 안타까워 헨리에게 도움을 청하고 그러던 중 정말 인정미 없는 회계사 헨리는 자신이 남들의 감정에 대해 무관심했던 부분을 반성하고 적극적으로 가게 운영을 위해 다가서려고 한다.
헨리: “저는 사람들에게 문서로만 확신시켜줬거든요.”
마호니도 장난감 가게가 마술이라고 생각하지만 자기가 마술을 한 것이 아니라 마고리엄 사장이 한 것이라 생각했기에 자신의 능력을 시험해 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헨리와의 대화에서 스스로가 믿는다는 것을 강하게 인정할 때마다 움직이는 나무 주사위는 그녀에게 믿음의 힘을 키워준다.
헨리: (놀란 듯) “당신은 정말 믿어요? 이 가게에서 마술이 일어나는 것을?”
마호니: (강한 어조로) “당연하죠”(주사위가 스스로 한바퀴 돈다.)
헨리: “당신이 믿어야 하는 것은 주사위나 가게나 내가 아니라 당신 자신이에요.”
『대순지침』에 “자각이 없으면 확신이 서지 않는다.”고 하셨다. 오랫동안 습관처럼 행해온 일이라도 거기에 대한 깨달음이 있어야 확실한 믿음으로까지 연결된다. 그리고 본 것과 믿는 것은 별개의 일이다. 본 것은 그저 내가 경험한 적이 있어 알고 있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믿는다고 한다면 본적이 없는 것조차 인정하고 행할 수 있어야 진정한 믿음인 것이다. 이런 믿음의 힘이 우리로 하여금 본적도 없는 후천과 도통을 향한 수도를 하게끔 하는 것은 아닐까. 이 영화를 통해 스스로에게 질문해 본다. 늘 믿는다고 말하지만 습관이 되어버린 자각 없는 믿음은 아닌지.
출처 - 대순진리회 여주본부도장 대순회보 82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