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때에, 부처님은 두 눈섭 사이로 백호 광명을 놓아, 널리 시방세계를 비추시니, 모든 깨끗한 부처님의 국토가 다 나타났다. 어떤 국토는 칠보로 이뤄지고, 어떤 국토는 연화처럼 아름답고, 어떤 국토는 파리 구슬의 거울처럼 빛났다. 부인은 이것을 다 보아 마치고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이시여, 이러한 종류의 여러 나라에는 어느 곳이나 맑은 광명이 충만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나는 그 가운데도 극락세계가 가장 좋습니다. 나는 아미타 부처님이 계신 곳에 가서 나고 싶습니다. 나에게 가서 날 방법을 일러 주십시오. 그리하여, 나에게 바로 나아갈 길을 가르쳐 주시옵소서."
그때 부처님은 웃으시며, 오색 광명의 서기를 날려서 빈바사라 왕의 이마를 비추니, 왕은 갇혀 있으면서도, 마음눈이 열리어, 멀리 부처님을 보고 공경히 예배를 드렸다. 왕은 미혹의 번뇌가 끊어지고 깨달음에 이르는 몸이 되어 있었다. 부처님은 위제희 부인에게 말씀하셨다. "알지 못하는가 부인이여, 아미타불은 여기서 멀지 아니한 곳에 계십니다. 부인은 아미타불의 극락세계를 주야로 생각하십시오. 그리고 저 나라에 가서 나고 싶으시거든 세 가지의 복업을 닦으십시오. 세 가지의 복업이란 무엇인가? 첫째는 부모에게 효도하고 스승을 공경하며 자비심을 깊이 가져서, 살생과 도둑질과 간음과 거짓말과 꾸미는 말과 이간질과 악담을 하지 말고. 탐심과 진심과 치심을 내지 말 것이요, 둘째는 불법승 삼보에 귀의하고, 모든 계행을 지켜서 위의를 점잖게 가질 것이요, 셋째는 도를 구하는 마음을 일으켜서, 깊이 인과의 이치를 믿고 경전을 읽으며, 사람에게 도를 닦으라고 권하는 것입니다.
부인이여, 이 세 가지가 저 극락세계에 가서 나게 되는 맑은 업입니다. 과거ㆍ현재ㆍ미래의 부처님들도 이 세 가지의 바른 인을 닦아 깨달음을 얻은 것입니다."
4 부처님은 다시 아난과 부인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자세히 듣고 자세히 생각하라. 나는 이 세상의 사람과 다른 세상의 사람들로서, 번뇌의 도둑에게 사로잡힌 자들에게 깨끗한 행실을 가르쳐 말하리라. 참으로 부인은 이런 일을 잘 물었습니다. 아난아, 너는 여래가 말한 것을 널리 사람들에게 잘 펴서 말하라. 나는 이제 부인을 비롯하여 후세의 모든 사람에게 서방 극락세계를 보여주고, 여래의 힘에 의하여 저 깨끗한 국토를 보여 주고, 그 국토의 묘락을 볼 때에 마음이 즐거위져서, 다시 두 번 험악한 이 세계에 나지 않도록 깨달음을 얻게 하여 주리라."
위제희 부인은 이렇게 물었다.
"부처님이시여, 나는 다행히 부처님의 힘에 의하여 저 안락한 정토를 보았습니다마는, 후세에 생로병사에 얽혀 늙음을 슬퍼하고 병고를 무서워하고 죽음을 두려워하고 이별을 슬퍼하는 사람들은 어찌하여야 저 국토를 보고, 거기 가서 나게 하오리까?"
"너희들은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하여라. 나는 이제 너희를 위하여 고통을 제하는 방법을 말해 줄 것이다. 너희들은 이것을 여러 사람들에게 펴서 말하여 널리 펴라."
부처님이 이렇게 말씀하시자마자 동시에, 아무타불이신 무량수 부처님은 공중에 나타나시었다. 뿐만 아니라, 관세음보살과 대세지보살의 두 보살도 좌우에 나타나서 아미타불을 모시고 있었다. 그래서 의제희 부인과 아난과 그 밖의 대중들은 기뻐하며 예배했다. 부인은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이시여, 우리들은 지금 부처님의 위신력을 입어 아미타불과 두 보살님께 예배하고 뵈었습니다만 후세의 사람들은 어떻게 하여야 저 부처님을 뵐 수가 있겠습니까?"
"먼저 아미타불이신 무량수불의 몸을 마음으로 생각하라. 천억의 금색이 빛나시고 몸의 키가 높으심은 육십만억 유순이시며, 눈은 사해의 물보다 더 깊고 넓으시고, 몸에는 팔만사천의 상호가 있으며, 낱낱 상호에는 팔만사천의 광명이 있고, 낱낱 광명은 시방세계를 비추어, 염불하는 사람을 널리 관찰하시고 그들을 다 거두어 버리시지 않는다.
이 부처님의 몸을 천견함으로써 그 부처님의 마음을 보게 된다. 그 부처님의 마음은 곧 대자대비이시다. 그래서 여러 가지 인연에 의하여 사람들을 거두어들이신다.
아난과 위제희여, 저 부처님을 밤낮으로 생각하라. 저 부처님은 법계에 꽉 차서 계신 몸이기 때문에, 모든 사람의 마음 가운데에도 들어가 계신다. 그러므로 너희들이 마음으로 저 부처님을 생각할 때에는. 그 마음은 진실로 원만한 상호를 갖춘 부처인 것이다. 마음이 곧 부처요, 부처가 곧 마음이란 것은 이것을 두고 한 말이다. 너희들 마음이 부처를 생각하여 곧 부처가 되면, 그 마음 그대로가 부처가 아니냐? 그러므로 너희들이 일심으로 저 무량수불을 지극히 생각한다면 모든 공덕을 이루는 것이다."
부처님이 이러한 법문을 설하여 마치자, 위제희 부인을 비롯하여 많은 시녀들은 다 극락세계와 아미타불 및 두 보살님을 친견하고, 마음이 즐거움에 벅차서 큰 깨달음을 얻었다.
부처님은 다시 말씀하셨다.
"만일 어떤 사람이 아미타불의 이름을 듣기만 하면, 끝이 없는 무명 번뇌의 미혹에 들어가는 죄를 제하게 되리라. 더구나 생각하고 잊지 아니하는 이의 공덕은 말할 것 없다. 염불하는 사람은 사람 가운데서 깨끗한 흰 연꽃이다. 관음ㆍ세지 두 보살은 그 벗이 되어, 항상 갈리지 않고 마침내는 극락정토에 가서 나게 되리라."
법문을 설하여 마치신 부처님은 기사굴산으로 돌아가시고, 아난이 다시 사람을 위하여 널리 펴니, 듣는 사람들은 모두 신심을 내고 즐거워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