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의 자율주행 기능을 둘러싼 결함 논란이 또다시 불거졌다. 테슬라 ‘오토파일럿(Autopilot)’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사고로 아들을 잃었다고 주장하는 미국의 한 부모가 테슬라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7일 미 일간지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2019년 8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880번 고속도로에서 테슬라 전기차와 포드 픽업트럭간 충돌사고로 아들을 잃은 부모가 앨러미다 카운티 법원에 테슬라를 고소했다.
사고 당시 테슬라 모델3를 끌던 운전자는 오토파일럿 기능을 켜고 시속 100㎞로 질주하다 차선 변경을 시도하는 픽업트럭을 그대로 들이받았다. 아버지가 몰던 픽업트럭 조수석에 앉아있던 조바니 맬도나도(15)는 이 충돌 사고로 숨졌다.
맬도나도 부모는 테슬라 오토파일럿의 결함을 주장했다. 차량이 교통 상황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에 대해 테슬라가 책임을 져야한다는 것이다. 테슬라 변호인 측은 충돌 사고 책임은 부주의하게 테슬라 전기차를 주행한 운전자에게 있다고 반박했다.
지난 4월 미국 텍사스주에서 테슬라 전기차가 나무를 들이받고 화재가 발생해 남성 탑승자 2명이 숨졌다.
NYT는 테슬라의 오토파일럿 기능과 운전자 모두 차량의 속도를 늦추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오토파일럿은 명칭 때문에 다른 완성차 회사의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과 유사한 기능임에도 불구하고 운전자들을 오해하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오토파일럿은 차량 운행과 차선 변경을 돕는 보조 기능에 가깝다. 하지만 테슬라는 자동 주차 기능이나 교통 신호 인식, 목적지 경로 설정 등을 ‘완전자율주행(FSD·Full Self Driving)’이라 표현하고 있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테슬라의 오토파일럿 기능과 관련된 24건의 사고를 조사 중이다. 지난달 기준 오토파일럿 관련 사고 사망자는 최소 10명이다. 이 가운데 2명은 오토파일럿이 속도 제어를 하지 못했고, 1명은 전방 장애물을 인식하지 못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테슬라의 자율주행 과장 광고를 두고 우려를 나타낸다. 중국 상하이 소재 컨설팅 회사 오토모빌리티 대표이자 전 크라이슬러 최고경영자(CEO) 빌 루소는 최근 외신 인터뷰에서 “테슬라가 자신의 성공과 기술에 대해 너무 거만하게 행동해서는 안된다”고 꼬집었다.
시장의 관심은 이달 말로 예정된 테슬라 ‘AI데이’에 쏠린다. AI데이 당초 목적은 기술 홍보보다는 관련 인력을 끌어모으기 위한 ‘취업 설명회’ 성격이 짙다고 테슬라는 설명했다. 하지만 잇따른 논란에 테슬라가 이 자리에서 자율주행 기술 개발이 어디까지 진행됐는지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고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