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연기관 자동차를 탄다는 게 왠지 모르게 시대에 뒤처지는 느낌까지 드는 분위기에서 낯설게 느껴지는 자동차 관리가 하나 있으니, 바로 엔진오일 교환이다
요즘 내연기관 자동차를 타는 분위기가 다소 바뀌었다. 전동화가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되면서 주위에 전기차 오너들이 많아졌다. 고압 전류가 흐르지 않는 순수 내연기관 자동차를 탄다는 게 왠지 모르게 시대에 뒤처지는 느낌까지 든다. 이런 분위기에서 낯설게 느껴지는 자동차 관리가 하나 있으니, 바로 엔진오일 교환이다.
사실 난 병적으로 엔진오일 종류와 교환 주기에 집착했다. 대학 시절 가벼운 주머니 사정으로 첫 차를 탈 때도 엔진오일만큼은 5000km마다 합성유로 교환했다. 신차를 사면 1000km 주행하고 엔진오일을 교환해주는 게 원리 원칙이었다. 하지만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판치는 세상에 기름 태워 동력을 만드는 엔진의 존재감이 약해진 탓일까? 엔진오일 교환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BMW X7을 출고한 지 어느덧 6개월이 지났다. 6개월 동안 6500km를 주행했다. 웬일인지 이번엔 늘 해오던 1000km에서의 길들이기 엔진오일 교환을 과감히 생략했다. 차에 대한 애정이 식은 건 절대 아니다. 앞서 말한 대로 엔진에 대한 존재감을 낮게 설정한 탓이 아닐까 싶다. 요즘 출시하는 자동차들은 엔진 기술이 좋아졌다는 변명거리도 있고.
BMW 모델을 구입하면 BSI(BMW Service Inclusive)라는 서비스가 적용된다. BSI는 엔진오일 무상 교환이 포함된다. 하지만 그 주기가 너무 길다는 게 문제다. 적어도 2만km를 주행하거나 출고 뒤 1년이 지나야 엔진오일 교환을 무상으로 받을 수 있다. 제조사는 위 주기대로 교환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심리적으로 불안하다. 그래서 결국 내가 선택한 방법은 6500km인 지금, 사비로 엔진오일 교환을 진행한 뒤 BSI 엔진오일 교환 시점이 되면 그때 무상 서비스를 받는 것이다. 전국 도처에 깔린 63곳의 BMW 서비스센터 중 ‘패스트 레인’ 서비스센터가 12곳 있는데, 이곳은 엔진오일을 비롯한 각종 소모품 교환과 경정비가 가능하다. 예약 대기가 길지 않아서 엔진오일 교환하기에 최적의 서비스센터다. 상담부터 시작해 교환, 결제까지 2시간 남짓 걸린다.
한 덩치 하는 X7을 리프트에 띄워 폐유를 쏟아냈다. 6500km나 주행했는데, ‘조금 더 주행하고 바꿀걸’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엔진오일 색이 금빛을 유지하고 있었다. 다시 차를 내려 새로운 엔진오일 6.5ℓ를 주입했다. 이러한 과정이 아직은 익숙하지만, 앞으로 전기차 시대가 되면 엔진오일 교환하는 풍경이 낯설어지는 시점이 분명 다가올 것이다. 교환을 마치고 서비스센터를 빠져나왔다. 플라시보 효과가 있겠지만, 안 그래도 부드러운 실키식스 엔진이 오늘따라 더 매끈하게 돌아간다.
글_안오준(가구 디자이너)
BMW X7 40i xDRIVE
기본 가격 1억2470만원
레이아웃 앞 엔진, AWD, 7인승, 5도어 SUV
엔진 직렬 6기통 3.0ℓ 터보, 340마력, 45.9kg·m
변속기 자동 8단
공차중량 2320kg
휠베이스 3105mm
길이×너비×높이 5151×2000×1805mm
복합연비 8.2km/ℓ
CO₂ 배출량 211g/km
구입 시기 2020년 6월
총 주행거리 6550km
평균연비 8.9km/ℓ
월 주행거리 980km
문제 발생 없음
점검항목 엔진오일
한 달 유지비 20만원(유류비), 20만원(엔진오일 교환 비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