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경제적 수도이자 전세계 경제의 핵심도시인 뉴욕에서 정치적 혁명이 발생했습니다. 군인이 동원되지 않은 쿠데타입니다. 뉴욕시민들이 일궈낸 정치적 대변혁입니다. 인도계인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 당선자가 단지 34살의 청년이기 때문이 아니고 그야말로 사회주의자이기 때문만도 아닙니다. 바로 맘다니가 무슬림이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뉴욕은 지난 2001년 9월 11일에 항공기 자살테러 사건으로 세계무역센터가 무너져 내렸고 미국 국방부 건물인 펜타곤이 공격을 받았습니다. 3130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미국정부는 무슬림 테러세력의 소행으로 단정했습니다. 바로 그 뉴욕입니다. 물론 맘다니는 뉴욕 최연소 시장후보이자 좌파를 넘어선 사회주의자라고 공언한 후보여서 뉴욕 시장 선거전부터 대단한 논란을 불러 일으켰지만 무슬림이라는 타이틀 논란에는 미치지 못했습니다. 전세계 자본주의의 핵심지라는 뉴욕시의 수장에 사회주의자가 당선된 것도 실로 엄청나지만 말입니다.
그런 조란 맘다니를 뉴욕의 시민들은 압도적인 지지로 자신들의 시장으로 선출했습니다. 뉴욕은 원래 민주당의 초강세지역입니다. 만다니가 등장하기 전에는 10년동안 뉴욕 주지사를 지낸 민주당 출신의 정치 원로인 쿠오모가 뉴욕 시장으로 유력했습니다. 하지만 만다니가 등장하자 상황은 급변합니다. 미국 민주당 후보경선에서 쿠오모는 신예 맘다니에게 패하자 무소속으로 뉴욕시장 선거에 나섰지만 맘다니의 돌풍을 당하지 못했습니다.
그렇다면 맘다니 돌풍은 왜 발생한 것일까요. 뉴욕시민들의 절박함의 발로로 읽혀집니다. 뉴욕은 명실상부한 세계에서 가장 부유하고 경제적 리더적인 도시입니다. 세계 금융의 핵심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부유한 세력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뉴욕을 중심으로 부를 축척했습니다. 뉴욕에 트럼프 건물이 상당합니다. 부자가 많다는 것은 상대적으로 빈곤한 층이 많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부자가 많다는 것은 고물가적인 경제상황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경제적 양극화가 엄청나다는 말입니다. 엄청난 부를 소유한 계층들의 반대편에 존재하는 중산층이하 부류들은 너무도 힘든 생활고에 시달렸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그들은 근본적인 변화를 원했습니다. 변화에 대한 절박함이 선거에 그대로 반영된 것입니다. 전임 뉴욕시장이었던 빌 더블라지오는 뉴욕 시민들이 현상 유지에 지쳐 완전히 다른 리더십을 원하고 있으며 맘다니가 그것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라고 믿는 것같다는 말속에 맘다니의 승리원인이 그대로 담겨 있습니다. 실제로 맘다니는 부유층의 증세로 공약한 재원을 마련하겠다고 공언하고 있습니다. 고물가에 시달리는 뉴욕 서민층의 생활 형편을 개선하는 데 중점을 둔 공약으로 민심을 사로잡았습니다. 무슬림이라는 이미지가 뉴욕시민들의 선택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았습니다. 그야말로 흰 고양이면 어떻고 검은 고양이면 어떠냐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의식이 보편적으로 확산되었습니다.
실제로 뉴욕타임스는 살인적인 물가와 스캔들로 얼룩진 구세대에 환멸을 느낀 뉴욕 시민들이 맘다니를 선택했다고 보도했고 월스트리트 저널도 미국 금융계의 거물들이 맘다니의 당선을 막으려고 했지만 실패했다면서 이제 그들도 맘다니와 힘을 합쳐야 한다고 보도했습니다.
맘다니가 뉴욕시장에 당선된 데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후의 정책방향도 큰 영향을 준 것으로 판단됩니다. 트럼프는 재집권이후 관세폭탄을 내세워 전세계를 협박하고 있습니다. 세계는 관세폭탄의 영향속에 세계 경제 흐름이 전과는 아주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앞으로 관세폭탄의 영향으로 오히려 미국 서민층의 피곤함이 가중될 것이라는 예측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게다가 트럼프는 제왕적 행보로 MAGA족을 제외한 미국 민주당 지지세력과 중도세력들에게 큰 상처를 남기고 있습니다. 안하무인적이고 독불장군적인 행태는 미국의 미래를 걱정하는 세력에게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남긴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지역 선거에서 뉴욕시장뿐 아니라 버지니아에서도 민주당 소속 스팬버거가 버지니아 사상 첫 여성 주지사로 당선됐으며 뉴저지 주지사 선거에서도 민주당의 마이키 셰릴 하원의원이 공화당 후보를 꺾고 당선됐습니다. 3명의 시장과 주지사를 뽑는 선거에서 모두 민주당 소속이 당선된 것입니다. 중요한 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측은 자신의 성지인 플로리다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초호화 핼러윈 파티를 열면서 이런 작은 파티 한 번 한다고 아무도 죽지 않는다고 한 것과 파티 직후 미국 빈곤층의 식비 지원금을 바로 끊어버린 것도 선거에서 완패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과연 이번 선거를 트럼프 대통령이 어떻게 받아드릴 지 궁금하지만 별다른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고 자신의 실책을 지적하는 시위대는 언제든지 군대를 동원해 진압할 것이라는 것만은 확실해 보입니다. 하지만 이번 뉴욕시장을 비롯한 선거에서 미국 민주당 지지세력이나 중도세력들은 미국내 정치적 흐름의 변화를 피부로 실감했을 것입니다. 오늘 발표된 트럼프의 지지율을 이제 30%대 중반으로 추락했습니다. 아무리 군대를 동원해 정치적 반대흐름을 막아내려고 해도 민심 자체를 절대 원천적으로 누를 수는 없을 것입니다. 또한 세계적으로 불안심리에 편승한 극우세력들의 발호와는 다르게 미국은 새로운 흐름을 택했다는 것은 또 하나의 대단한 대사건으로 기록될 것입니다.
2025년 11월 5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