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어버린 잉크 / 이성경
흘러야 할 잉크가 굳어 흐르지 않는다
마치 흘러야 할 물이 말라버려 가뭄든 것처럼
굳어진 관념처럼
펜촉 끝으로 흘러나와 글을 써야 제 본래의
역할을 하는 잉크
제 역할을 하지 않으면서 고정되겠다고
꿈쩍도 하지 않고 옴짝달싹 하지 않는다.
물에 담그면 검은 물감을 드리워 온통
검게 변하는
흐르는 물에 담궈야 겨우 흘러나오는 잉크
글씨는 언제 쓰라고
뒤에서는 어서 하라 재촉하는 끙끙대는 잠꼬대
서두르지 말아라
잉크는 꼼짝도 하지 않고 있으니.
첫댓글 만년필의 펜촉 끝으로 잉크가 흐르지 않으면
무용지물이 되고 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