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살았던 청소년시절은 전통과 권위를 중시하면서 획일성을 고집한다는 이유로 형식적 교육관만을 중시했었다. 미래를 내세운 교육제도는 그 제도 안에 들어갈 수 없었던 수많은 청소년들에게 희망보다는 좌절을 안겨 주지 않았었는가.
입학식에 갈 수 있었던 전 해였다. 청주 공고 정문 앞에 현수막이 눈길을 끌었다. ‘4월 5일 중학교 검정고시 확정일’ 그 날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마음을 다독였다. 떡 본 김에 제사라고, 구경이라도 해 볼 생각이었다. 막상 시험지를 받아들었을 때는 걱정했던 것보다 담담하지 않은가. 차분하게 체크한 답안지를 내고 나왔다. 그 뒤, 고등 검정고시 문제집을 구입해서 공부를 했지만 쉽지 않았다. 그리고 8월 3일 중앙여고에서 고시 시험을 보았지만 어찌 감히 합격이라는 소식을 기다리겠는가. 며칠 후 합격이라는 통지서를 받을 수 있었다. 그 소식은 감당하기 어려운 내일이 기다리고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벅차기도 하지만 여간 마음이 쓰이는 것이 아니었다. 지금은 교육의 장이 열려있는 시대가 아니던가. 그렇게 꿈꾸던 파라다이스 같은 이상적 세계였는데, 수능을 보겠다는 결심이 생겼다. 그 이후 교육방송 수능 체널을 붙잡고 살았다. 11월 17일 대성여고, 최 연장 수능 지원자라는 꼬리표를 붙이고 맨 꼴찌로 시험장에서 나왔을 때의 심정은 무슨 말로 표현하겠는가. 그 한 해를 살아 있는 동안은 잊을 수 없으리라.
당시 학교 건물이 세워지지 않았기 때문에 방송통신대 입학식을 충북대학교 개신문화회관에서 할 수 있었던 호사를 누렸다. 앞 단상에서 내 이름이 호명되자 삼년 전 대학을 졸업한 딸과 그 해 대학을 졸업한 남매가 귓속말을 나누며 내게 눈을 찡끗거렸다. 누구도 이 남매에 뿌듯함을 알지 못하리라. 그 입학식 안에는 자랑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는 아줌마 학생들에 미소가 꽃밭을 이루고 있었다. 웅장한 자태를 자랑하며 전통에 걸맞게 수령을 알 수 없는 관목들이 숲을 이루어 건물을 둘러싸고, 힘차게 뻗어 하늘을 향한 메타세콰이어 모양이 마치 힘차게 뻗어나는 청년들의 이상이 아니런가.
어느 한쪽에서 내 교과서에 서문을 찍고, 그 집단 속에서 적응 해 가야하는 고행이 내 꿈이었었나보다.
첫댓글 아줌마 만세! 엄마는 할수 있다는 강인한 열정 박수를 보냄니다.^^
그대는 진정한 여전사 !
이미화 선생님! 최고 십니다! 글 잘 감상하고 갑니다.
선생님 파이팅! 늘 건강 하신거죠?
'그 입학식 안에는 자랑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는 아줌마 학생들에 미소가 꽃밭을 이루고 있었다. 웅장한 자태를 자랑하며 전통에 걸맞게 수령을 알 수 없는 관목들이 숲을 이루어 건물을 둘러싸고, 힘차게 뻗어 하늘을 향한 메타세콰이어 모양이 마치 힘차게 뻗어나는 청년들의 이상이 아니런가.' 등 좋은 글 잘 읽고 많이 배우고 갑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