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
잎새에 있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에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저번에는 윤동주의 자화상이라는 시로 글을 썼는데, 오늘은 여러 시를 찾아보다가 서시라는 시를 알게 되었다. 내가 시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나 보다. 유명한 시인 것 같은데 처음 읽어보았다. 시를 몇 번이나 읽었는지 모르겠다. 많은 해석도 찾아보며 생각을 정리했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
이 문장에 굉장히 공감했다. 나 또한 죽는 날까지 부끄러움 없이 살아가길 바라기 때문이다. 윤동주 시인이 이 시를 썼을 때 일제강점기를 보내고 있었다. 그런 그에게 부끄러움은 절대로 가지고 싶지 않았던 감정이 아니었을까? 나라가 빼앗긴 상황 속에서, 다가올 미래가 어두운 상황 속에서 부끄러움만큼은 남기고 싶지 않았을 것 같다. 특히 후손들에게 부끄러움을 보여준다는 것은 더더욱 바라지 않았을 것 같다.
‘잎새에 있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하지만 다음 문장을 보면 다짐과는 반대되는 내용이라는 생각이 든다. 부끄럼 없기를 다짐했지만 마치 그것을 실패해서 괴로워한다는 느낌이랄까. 자신 스스로 부끄러운 행동 했던 것을 성찰하는 문장 같다. 부끄러움과 괴로움의 감정은 연결되어있는 듯하다. 부끄러움 없이 살아가길 바라는 나도, 부끄러움 때문에 느끼는 괴로움이 있으니.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괴로워했지만 화자는 다시 일어나는 듯하다. 그리고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겠다고 다짐한다. 어쩌면 다시 부끄럼 없는 삶으로 돌아가겠다는 다짐으로 보인다. 억압받으며 살아가는 우리 민족을 위해 희생의 자리로 나아가겠다는 다짐인 것 같다. 괴로움으로 마음이 힘들었지만, 다시 이겨내는 화자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나에게 주어진 길을 걸어가겠다.’
다음 이 문장을 통해 다시 자신에게 주어진 길을 걸어가겠다고 다짐한다. 이전의 자신의 모습을 반성하고, 다시 일어나 묵묵히 걸어가는 그 태도가 존경스럽게 느껴진다. 앞으로의 미래를 위해 포기하지 않고, 절망하지 않고 다시 일어나는 그 힘. 그 힘을 닮고 싶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어두운 밤, 현실은 지금의 밤같이 어둡지만, 자신의 다짐과 같은 별들이 ‘바람에 스치운다’라고 표현하고 있는 듯하다. ‘스치운다’라는 표현을 찾아보니 ‘스친다’로 생각해도 될 듯하다.
내가 전에 선택했던 자화상도, 이번 서시라는 시도 성찰과 반성, 다시 회복과 다짐이 담겨있는 시이다. 나는 아무래도 성찰과 다짐이 들어간 시를 좋아하는 것 같기도 하다. 윤동주 시인의 서시를 보며 나도 다시금 나를 돌아본다. 부끄러움 없이 살아가고 있는지, 괴로운 감정에 매여있지는 않는지, 다시 이겨내며 다짐하는 화자와 같이 살아가는지. 시를 다시 읽으며 떠오른 생각은 부끄러움을 가져도 괜찮다는 것. 가끔은 넘어져도 괜찮다는 것. 다시 일어나 나에게 주어진 길을 걸어가면 된다는 것이다. 이 시는 나에게 큰 위로 또한 주었다. 넘어짐의 자리에서 다시 일어날 힘을 주는 것 같다. 이 글을 읽는 모두가 이 시를 함께 보며 위로를 얻길 바란다. 넘어짐의 자리에 있다면 다시 일어나 주어진 길을 걸어가길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