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읽어준 날: 2024년 2월 23일 금요일 4:00~4:30
♣읽어준곳: 장애인복지관 두리교실
♣ 읽어준 책:<알사탕> <나도 나도> <징금징금 징금이><팥이 영감과 우르르 산토끼>
♣ 함께한 이: 우*, 현*, 채*, 지*, 우*2
두리교실 담당 선생님이 바뀌었다. 설연휴가 있어 오늘이 선생님을 처음 만나는 날이었다. 선생님은두어 번 만났던 분이었다.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다. 서로 잘 맞춰 나갔으면 좋겠다. 그러고보니 김ㅇㅇ 선생님과 마지막 인사도 제대로 못한 게 생각났다.
장애인 복지관 활동을 처음 시작할 때 만났던 우*이 2월에 졸업을 한다. 졸업하기 전에 꼭 만나고 싶었는데 교실문을 열면서 우*이 왔는지 확인했다. 의자에 앉아있는 우*의 얼굴을 보는 순간 웃음이 났다. 우*은 긴장했던 내 활동의 시작을 함께 한 사랑스러운 친구다. 그때보다 체격이 두배는 커진 것 같지만 내 눈엔 그 때 모습이 여전히 남아있다. 책 제목도 읽어주고 책읽어주기가 끝나면 우*의 구령에 맞춰 친구들과 인사를 나눴다. 복지관 가는 길에 나를 만나 '김현주 선생님이다' 라고 불러줘 초보 활동가에게 기운을 마구마구 주던 우*이다. 방학이 끝나고 만났을 때 복도 끝에서 나를 가리키며 '김현주 선생님,김현주 선생님'이라고 말했을 때 그 목소리가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 활동에 가끔 지칠때나 회의가 들때도 나를 다시 그 자리에 서서 책읽기를 한 아이도 우*이다.
책을 꺼내 아이들에게 얘기했다. 우* 이 졸업하니까 오늘은 형아가 고른 책부터 읽겠다고.
우*이 <알사탕>을 골랐다. 책 표지에 있는 아이가 누굴 닮았는지 얘기 나눴다. 역시나 현*이 고개를 들더니 나를 가리킨다. 방귀얘기가 나오니까 우*이 좋아했다. 자기는 방귀를 잘 낀다고 했다. 나도 방귀를 크게 낄 수 있다고 했더니 우*이 자기가 더 잘한다고 했다.우*2가 냄새가 많이 나겠다고 했다. 지*이 알사탕 먹으면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며 재미있겠다고 하길래 나도 먹어보고 싶다고 했다. 그랬더니 다들 먹고 싶다고 했다. 알사탕이 맛있겠다고 얘기하고 할머니 이야기도 했다.
<나도 나도>를 읽으면서 다같이 나도 나도를 외쳤다. 달리기 하는 흉내도 내고 폴짝폴짝 뛰며 흉내를 냈다. 현*은 고개 숙이고 책을 듣지만 행동을 하거나 웃긴 게 나오면 고개를 든다. 그리고 못생기거나 괴상하게 생긴 건 다 나라고 한다. 김ㅇㅇ선생님이 없어서 섭섭하지 않냐고 했더니 별반응이 없다. 워낙 김ㅇㅇ선생님을 좋아하던 아이였는데. 그래서 내가 이제 나를 좋아하면 되겠다고 하니 손가락으로 날 가리키며 웃는다. 현*의 호의는 이 정도면 넘치는 것이다.
그쯤되니 채*이 일어서더니 교실을 돌아다녔다. 선생님께서 채*이 진짜 내가 말한대로 한다고 했다. 시작하기 전에 아이들 얘기를 나누며 채*은 돌아다니거나 뒤에 가서 눕기도 한다고 했다. 그래도 책은 듣고 있으니 괜찮다고 말을 했었다. 채*을 부르며 책 재미있으면 엄지척 해달라니까 처음엔 모른 척하더니 돌아서서 엄지 척을 해줬다.
다음 고른 책은 <징금 징금 징금이>이었다. 이상하게 생긴 징금이를 보고 아이들에게 물었더니 괴물이라고도 하고 현*은 선생님이라고 했고 지*은 찰흙같다고 했다. 아이들이 지루해할까 봐 리듬을 타며 만담하듯이 쉬지 않고 읽었더니 선생님께서 '우와'하셨다. 아이들은 킥킥거리다가 내가 숨차다며 헉헉거리니 지*은 왜 그렇게 읽는냐고 물었다. 재미있으라고 했다니까 '아~'했다. 우*은 숨쉬는 걸 흉내내며 웃었다. 예쁜 말만 하는 우*2는 힘들겠다고 했다. 아이들 반응을 이끌어 냈으니 숨이 좀 차긴 했지만 성공이다.
마지막 책을 들며 내가 아주 좋아하는 책이라고 했다. 지*이 왜 좋아하냐고 물었다. 그림도 이쁘고 책도 재미있다고 했다. 책 다 듣고 그림 그려보라고 했다. <팥이 영감과 우르르 산토끼>를 실감나게 읽었다. 우*에게 내가 마지막 읽어주는 책이라 더 잘 읽고 싶었다. 죽은 척하는 팥이 영감을 보고 우*2와 지*이 질문이 많았다. 하나하나 설명해주었더니 웃긴다고 했다. 토끼들 탈출해버려서 팥이 영감 불쌍하다고 얘기나누었다. 아이들과 인사를 하고 마쳤다.
우*에게 잘 지내라고 졸업축하한다고 얘기했다. 길에서 만나면 인사하자고 하면서 힘껏 악수를 했다. 내가 너무 힘을 준탓인지 우*이 움찔했다. 그러더니 자기도 힘을 줬다. 그동안 진짜 고마웠다고 얘기했다. 우*의 앞으로의 날들이 오해와 편견이 없는 날들이면 좋겠다.
첫댓글 우* 그립네요 큰소리로 책제목을 잘 이야기 해 주었는데 ~
우* 의 새출발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