家親壽席次黃三嘉丈[時榦]韻二首
聖恩優老典。
新渥自天來。
萊彩今朝喜。
仙桃幾歲開。
微情懷寸草。
遐筭祝深盃。
糜粉俱難報。
行催五馬迴。
[時方被譴於上司 方切去就之計 故末句及之]
人間壽福尊。
命寶元神分。
睿想紆黃髮。
恩光照白枌。
華筵勝友集。
窮巷妙音䌓。
直欲投金轄。
相携倒玉樽。
[欲成小帖 以爲兒孫 後日寶歲之地 敢以拙語塵穢 幸與僉季氏 續利俯投 以副切至之望 如何
아버지 회갑연에 ‘황시간’의 운에 차운하여
운계 전이성
노인을 공경하는 성은을 받았으니
새로운 은택은 하늘로부터 내려올 것이다.
‘노래자’의 색동옷을 입으니 오늘 아침 기쁨이고
선도(仙桃)는 몇 년 만에 열리게 되었는가?
한치의 풀 같은 작은 정성을 품고서
오래 장수하시길 축원하며 깊은 잔을 올립니다.
분골쇄신하여도 모두 갚기 어려우니
오(五) 마차를 재촉하여 돌아오게 되었다.
[그때 상사에게 견책을 받아 거취가 절박하였다. 고로 이것이 말구(末句)에 영향을 미쳤다.]
사람들의 수명의 복은 소중한 것이고
수명은 원신(元神)의 지분에 의지한다.
임금 생각으로 일에 매진하다가 노인이 되고 나니
은광(恩光)이 흰 느릅나무(고향)에 비치었다.
성대한 자리에 좋은 벗들이 모였고
궁벽한 시골에 묘한 소리 한껏 어우러진다.
직접 비녀장을 던져서(돌아가지 못하게 하고)
서로 손을 맞잡고 옥잔을 기울이고 싶다.
[작은 수첩을 만들어 자손들에게 후일 보세(寶歲)의 땅임을 알리고, 감히 부족하고 졸렬한 말을 하노니 행복하게 여러 동생과 이익을 나누어 딱 들어맞게 서로 돕고 살았으면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국역] 전과웅
[출처] 운계문집
● 황시간 [ 黃時榦 ]
상주(현 문경) 출신의 인물로, 厖村 黃喜의 7세손이다. 장수황씨가 상주 대도리에 정착한 이후 황시간에 이르러 굳건한 자리매김을 한다. 특히 그는 시에 일장을 보였는데, 당시 사람들은 우복 정경세의 부와 함께 ‘黃詩鄭賦’라 병칭되었다. 또한 그는 蒼石 李埈, 愚伏 鄭經世, 沙西 全湜과 함께 商山四老로 일컬어졌다. 이 외에 교유한 인물로는 月澗 李㙉, 月峯 高仁繼, 泰村 高尙顔 등이 있다.
황시간은 전원적, 은일적 삶을 추구한 인물이다. 비록 67세의 만년에 벼슬길에 올라 형조정랑의 벼슬을 지내기도 하였으나, 이는 선비라면 누구나 한번 쯤 조정에 나아가 자신의 정치적 이상을 펼쳐보려는 욕구에서 비롯된 것이지, 삶의 궁극적 목표는 아니었다. 그래서 그는 삼가현감을 마지막으로 5년간의 벼슬살이를 마감하고 결국 전원의 보금자리를 찾게 된다.
● 渥 두터울 악, 담글 우, 가릴 옥
1.(두터울 악)
a.두텁다, 극진하다(極盡--)
b.짙다, 진하다(津--)
c.(마음씀이)살뜰하다
d.은혜(恩惠)를 입다
e.윤기(潤氣)가 나다
f.젖다(물이 배어 축축하게 되다), 적시다
g.붉다
h.광택(光澤), 윤(潤)
i.은혜(恩惠)
● 선도[ 仙桃 ]
선도(仙桃), 즉 반도(蟠桃)는 삼천년에 한 번 여는 불로장생(不老長生)의 열매라는 고사(故事)가 있음.
● 어버이의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촌음을 아껴 열심히 공부해서 빨리 성공해야 할 것이라는 말이다. 맹교(孟郊)의 〈유자음(遊子吟)〉 시에 “어머니가 바느질하는 옷은, 바로 유자가 몸에 걸칠 옷이로세. 떠날 임시에 촘촘히 꿰매신 것은, 더디게 돌아올까 염려해서라오. 한 치 풀의 마음을 가지고서, 삼춘의 햇볕을 어떻게 보답하리오.〔慈母手中線 遊子身上衣 臨行密密縫 意恐遲遲歸 難將寸草心 報得三春暉〕”라는 구절이 나온다. 《全唐詩 卷25》
● 糜 죽 미/문드러질 미
1. 죽(粥: 오래 끓여 알갱이가 흠씬 무르게 만든 음식), 된죽(-粥)
2. 싸라기(부스러진 쌀알)
3. 기장(볏과의 한해살이풀)
● 황발(黃髮)
70~80세의 노인.
● 枌 흰 느릅나무 분
1. 흰 느릅나무(느릅나뭇과의 낙엽 활엽 교목)
2. 마룻대(용마루 밑에 서까래가 걸리게 된 도리)
● 자(字)가 맹공(孟公)인 한나라 진준(陳遵)이 술을 좋아해서 주연을 크게 벌이곤 하였는데, 그때마다 손님들이 가지 못하도록 문을 걸어 잠그고 손님들의 수레바퀴에서 비녀장을 빼내어 우물 속에 던져 넣었으므로, 아무리 급한 일이 있어도 끝내 가지 못했다는 고사가 전한다. 《漢書 卷92 陳遵傳》 비녀장은 바퀴가 빠지지 않도록 굴대 머리 구멍에 지르는 큰 못이다.
● 塵穢 진예
먼지의 더러움.
● 절지 (切至)
딱 들어맞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