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어머니 아버지 나는 당신에게서 빛色을 봅니다 당신께서 주신 고귀한 눈으로 해가 돋고 해가 지며 어둠과 밝음이 번갈아드는 화사한 미소와 아픔을 봅니다 슬픔悲을 보고 사랑慈을 봅니다
사랑하는 아버지 어머니 나는 당신에게서 소리聲를 봅니다 당신께서 주신 고귀한 눈으로 고주파 저주파를 비롯하여 긴 파장과 짧은 파장을 보고 초음파와 중력파까지도 봅니다 흘러간 당신의 음성을 나는 봅니다
사랑하는 어버이시여! 나는 당신에게서 향기香를 봅니다 당신께서 주신 소중한 눈으로 당신의 몸과 마음이 머물던 곳 그 모든 향기를 나는 봅니다 땀내까지도 향기롭게 느껴지던 옛 시간이 내 시야에 와서 멈춥니다
사랑하는 어머니시여! 나는 당신에게서 맛味을 봅니다 당신께서 주신 소중한 눈으로 억지로 빨리지만 드신 것이 없어 말라 나오지 않던 향기로운 젖내가 제 두 눈에는 똑똑히 보입니다 강냉이죽조차 거칠다시며 자근자근 씹은 뒤 먹여주시던 연꽃보다 진한 향기를 나는 봅니다
사랑하는 아버지시여! 나는 당신에게서 스침觸을 봅니다 아버지와 저의 피부가 닿을 때 느끼던 감정이 잘 보입니다 이는 핏줄의 파장입니다 델타파 세타파와 알파파 SMR파 베타파 또는 감마파가 아니더라도 피부 눈에 다가오는 파장입니다
사랑하는 부모님이시여! 나는 당신에게서 뜻意을 봅니다 당신께서 주신 귀중한 눈으로 당신 마음을 들여다봅니다 발달하면 발달할수록 미래를 당겨올 수는 없으나 과거를 되가져올 수는 있습니다 이것이 당신께서 제게 주신 이른바 증강현실AR의 눈입니다
관세음보살觀世音菩薩을 놓고도 세상世의 소리音를 들으면 듣지 어떻게 볼觀 수 있느냐며 온갖 설을 다 갖다붙이긴 하나 음파를 눈으로 본다면 베타파를 눈으로 본다면 라디오파를 눈으로 본다면 얼마나 아름다운지 아시는지요
부모은중경에 부모님을 위해 '눈과 눈동자를 오려내어 부처님께 바친다면'이라 하는데 과연 어떤 부처님이 계셔서 그런 공양을 받아드실 것이며 나아가 어떠한 어버이가 계셔서 자식의 그런 행위를 용납하겠습니까
사랑하는 부모님이시여! 생명붙이에게서 눈을 벗어나 소중한 것이 무엇이 있겠습니까 육신의 눈도 이처럼소중한데 하물며 마음의 눈이며 진리를 깨달은 눈이리이까 당신께서 주신 이 고귀한 눈을 정갈하게 지니는 것이 곧 효입니다
-----♡----- 지난 2015년 첫날 시작한 '기포의 새벽 편지'글이 2020회를 맞습니다 앞으로 3,000회가 되고 4,000회가 되기까지 이 소중한 인연을 계속 이어가고자 합니다 여러분 고맙습니다. -----♡----- 지유명차 마곡점 오픈을 기리며 신현철 명인의 찻그릇/사진 동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