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노선도
아는 스님이 병원에
입원하셨다길래
문병 차 서울에 갔다.
기차에서 내려
몇 사람에게 물어 겨우
목적지까지 가는 버스를 탔다.
산승山僧이 가끔
수도승首都僧을 만나러
서울에 가면
지리를 몰라 여간
곤란한 것이 아니다.
그런데 힘들게 탄 버스가
한참을 갈 동안 정류장
안내방송을 하지 않고
그냥 쌩쌩 달리기만
하는 것이 아닌가?
슬며시 불안한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
'이러다가 내릴 곳을
지나쳐 버리는 것 아닌가?'
편하게 경치 구경하던 눈은
금세 차창 밖을 두리번거렸다.
다급해진 마음도 버스 안에
있는 노선도를 찾기 시작했다.
그때 안내방송이 나왔다.
생각해 보니 내가 탄
버스는 직행버스였고,
또 탔던 곳이
버스가 출발하는 곳이라
일정 거리 동안은 거의
내릴 사람이 없기 때문에
그랬던 것 같았다.
한숨을 돌리긴 했지만
잠시 동안
허둥대고 답답했던
마음은 어찌할 수 없었다.
버스에는
버스노선도가 있고
지하철에는
지하철노선도가 있다.
궁금하면 언제든지 한눈에
경유지와 도착하는
곳을 살펴 볼 수 있다.
우리네 삶도
이들 노선도처럼
한눈에 시원스럽게
볼수 있다면 과연 어떠할까.
그리하면 한 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고
늘 불안하게 살아야만 하는
인생이 환하게 보일까?
역사에는 'IF' 가 없다고 한다.
삶이란 지나고 보면 늘
아쉬움이 남는 것은 당연하다.
''만약 그때 내가
그렇게 하지만 않았어도
지금쯤 이렇게
되지는 않았을 텐데.."
하는 마음으로 사는 것이
바로 어찌할 수
없는 우리네 인생이다.
한 치 앞을
내다볼 수가 없기 때문에
우리는 지금 이 순간
온 힘을 다해서 살아내야 한다.
혹시 지금 하고 있는 이 일이
훗날 아쉬움을 남길지라도
오직 정성을 다해야 하며,
이 순간의 '최선'들이 모여 결국
나의 `인생노선도'가 완성되는 것이다.
나의 인생노선도를
미리 알 수만 있다면
당장의 답답함이야
해소되겠지만,
뻔히 아는 길을 가는 것이
과연 얼마나 의미 있고
애써 살아볼 만한 가치가 있을까?
때로는 지하철을 타고 가다
깜박 졸아 목적지를
지나쳐 내릴 때도 있다.
중요한 약속을 잊어
낭패를 겪기도 하며,
막다른 골목에서 왔던 길을
되돌아 나갈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잘못 든 길에서
내 인생의 전환점이
되는 사진을 만나기도 하고,
지쳐 쓰러져가는 내 손을
잡아줄 고마운 사람을 만나기도 한다.
이런 순간들이 모여서
결국
우리네 삶을 더욱 풍성하고
아름답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
영화 '케스트 어웨이'를 보면
주인공이
무인도에 표류하면서
절망에 빠져 지내다가,
파도에 밀려오는 물건들을
하나씩 모아서
결국 탈출에 성공한다.
영화 끝날 때쯤
주인공이 한 명언이 있다.
"내일은 파도에 또
뭐가 실려 올지 모르잖아?''
우리네 인생도 그렇다.
어떤 상황에서도 그것을
받아들이고
긍정하며 감사하는 마음,
이 힘들고 긴 터널의 끝이
언젠가는 끝나고
환하고 밝은 세상으로
나아가리란 확신을 가지면
반드시 그렇게 될 것이다.
삶이란 애쓰다 보면
언젠가 반드시 이루어진다.
카페 게시글
맑은 자유게시판
인생 노선도 ----동은스님
고구마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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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78
25.01.28 08:21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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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_()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