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악어>를 보고나서
생각보다 ‘아니다’라는 생각에 김기덕 영화를 한동안 멀리했던 적이 있다.
재현이가 시사회 오라고해서 <나쁜남자>를 봤었는데
‘어? 김기덕이가 이 정도였나?’
초기 때 와는 굉장히 달라져 있는 김기덕 영화에
적지 않게 당황했던 적이 있었다.
*
<내 안에 부는 바람> <새는 폐곡선을 그린다>
이후,
너의 영화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몰라
보내 준 시나리오를 보기 전에 일단 두 편을 봤다.
<개와 늑대 사이의 시간> <검은 땅 소녀와>
아주 오래 전에
타르코프스키의 <희생>하고 <노스텔지어>의 느낌이 너무 달라 굉장히 당혹스러웠던 적이 있었다.
같은 사람의 영상이고 메시지인데 .. 왜 이렇게 다를까?
<노스텔지어>는 내 생애 최고의 영화라고 서슴없이 말하는데
<희생>은 .. 고개를 흔든다.
이번에 본 너의 두 작품도 마찬가지다.
혹시 느낌이 다른 건 촬영 때문은 아닐까 했는데 .. 촬영은 분명 같은 사람이었다.
음악도 .. 거의 흡사한 느낌인걸 봐서 같은 분일 거고 ..
같은 감독과 촬영인데 ..
방법론과 메카니즘에서 이렇게 차이를 보일 수 있나 ..?
내가 말하는 건 .. 고민의 흔적이나 완성도를 얘기하는 거다.
<개와 늑대의 시간>은 일단 빼고
<검은 땅 소녀와>를 가지고 느낌만 몇 자 적어 볼게.
나머지는 나중에 술 마시면서 하자.
먼저 이 영화가
수일이 답지 않게(?)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처리 된 것에 당황했고 ^^*
가족영화, 그것도 모두가 볼 수 있는 영화로 분류되어 있다는데 정말 당혹스러웠다.
(대체 등급 매기는 넘들은 .. 조또. -_-)
이 영화를 보고나서 한 동안 .. 많은 생각을 했다.
이렇게 좋은 소재의 영화를 너무 안이하게 간 건 아닐까 ...
나름대로 많은 고민을 했겠지만 .. 그래도 조금 더, 조금만 더, 더 고민 했으면 어땠을까?
세계를 뒤흔들,
세계 영화계를 충격에 빠트릴 수 있는, 이런 멋진(?) 소재를 가지고
너무 쉽게 가 버린 건 아닐까 ..
더 .. 더 고민했어야 하는 건 아니었을까?
그 고민이 부족하다보니
이런 충격적인 영화를 전혀 이해 못하는 사람들에 의해
가족영화로 분류되어 있는 건 아닐까?
엘랙트라를 끄집어 오고
프로이드를 언급하면서 치열하게, 머리가 뽀개지도록 토론할 수 있는
이런 소재를 ..
박찬욱감독의 잔머리(?)나
(영화제에서 수상 할 수 있는 그 메카니즘을 알고 있다라는 의미다)
이창동감독의 집요함 중
한 가지만이라도 수일이에게 있었더라면 ..
수일이가 부족하다는 게 아니고
이런 부분이 첨가 됐더라면 .. 하는 아쉬움이 영화를 보고나서 무지 남더라는 얘기다.
이게 아니더라도
백남준이 말했던 “예술은 사기다”라는 의미를 조금만 의식하는 성격이었더라면.
베니스가 아니라 깐느 경쟁부분을 흔들 수도 있었을텐데 ..
계속 아쉬움만 남더라.
심지어는 화면으로 보여지는 너만의 그 고집스러움이 조금만 꺾어져 있었더라도 .. ㅋㅋ ^^*
*
기억 나냐?
그때가 .. 추운 겨울 밤이었지?
물에 흠뻑 젖어서 벌벌 떨면서 나 있는 곳으로 왔었거든.
담요 뒤집어쓰고도 넌 한동안 떨고 있었어.
“씨팔 .. 광안리에서 이용관교수님이랑 술 마시다가 바다로 뛰어 들어 갔다”
“이용관~!!! 용기 있으면 들어 와 !!! 넌 여기 들어 올 용기도 없지~!!”
“어이없는 표정으로 한동안 쳐다만 보고 있더니 그냥 가 버리더라”
그때 난 너에게서
“우리는 모두가 피고다.”라며 술만 마시면 외쳐댔다던 하길종감독을 봤었는데 ..
아니 .. 하길종과 넌 .. 전혀 달라.
쓰다보니
<사랑도>하고 <젤소미나> ... 그 시절이 그립다.
시나리오 보고 .. 다시 메일 날릴게.
첫댓글 듣는 이름은 낮설지 않은데,영화제목은 전부 생소하네....날 잡아서 조조할인이라도 봐야겠다.
예술영화 전용관 아니면 보기 힘들어. (무지 지겹다 ^^) 우리나라에서는 좀 생소하지만 외국에서는 많이 알려진 감독이다. 얼마전에 <히말라야, 바람이 머무는 곳>이 개봉 되었었고 .. 조재현, 설경구, 최민식 등 최고의 배우들과 작업한 .. 인정을 받고 있는 감독이지. 2009년 대한민국 예술영화인상 받았고 .. ^^
꼭 그 영화를 본다는건 아니고...한동안 영화라는 문화를 멀리 했다.요즘 영화는 어떤지?,극장의 분위기야 사람 많을때 느껴야 겠지만 영화야 어떻든 간에 객석의 한가한 분위기에 내 방식대로 옆 사람 방해 받지 않고 볼 수 있는 조조의 편리함과 안온함을 느끼고 싶다는 것이지.
검은땅이라는 이미지가 부정적이라서 그런지 힘들게 살아가는 민초들의 이야기.... 하여간 감독에 대한 미련때문에 무척 괴로운 너를 본다. ㅋ
검은 땅 .. 탄광촌을 배경으로 한 영화다. 다음 작품 때문에 작년부터 전화와 메일로 얘기를 나누고 있는 것이고 어떤 방법으로든 다음 작품에 관여를 할 것 같아서리 ... 준비하는 과정에서 서로 나누는 얘기를 여기에 옮겨 놨을 뿐이다.^^* 원래 2월에 들어 가기로 했는데 사정상 6월로 미뤄졌고 ..
겨울바다에 들어가는 것은 많은 준비를 하여야 하는데...ㅎㅎ...하여간 대박나길...
딸아이 한테 추천해줘야 겠네~~
어른아...대박나게 네가 메가폰잡어봐라...돈내고 출연할게.ㅋㅋ
나는 그저 수동적인 내 성격에 영화보기처럼 편한 취미 생활이 없다 싶어 극장에 가는 것을 즐기는 편이란다. 위대한 침묵, 바스터즈-거친 녀석들, 뉴문, 백야행, 모범시민, 여배우들, 설록홈즈, 전우치, 아바타, 나인. 거침없이 봤다. 그런데 위의 두 편은 아직 보지를 못해서 뭐라고 평을 못하겠구나. 야심이 두드러지는 작품을 구상해서 첫 출발 내딛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