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살림 첫마음
건강한 밥상에서 건강한 세상으로
서형숙·윤선주 지음
한살림서울소비자생활협동조합 기획
분류: 에세이
출간일: 2016년 12월 4일(1판 1쇄)
판형 / 쪽수: 140×200mm / 272쪽
값: 12,000원
ISBN: 979-11-957826-2-8 03810
뜸을 잘 들인 밥이 맛있듯이
한살림 30년, 생명을 가꾸어 온 한살림 조합원 이야기
1986년 서울 제기동의 작은 쌀가게 ‘한살림농산’으로 시작한 생활협동조합 한살림이 2016년 30주년을 맞았습니다. ‘소비자’와 ‘생산자’가 손잡고 한살림을 만든 지 30년. 이 책은 한살림을 초창기부터 일구어 온 1세대 조합원들이 직접 쓴 한살림의 역사입니다. 단순히 건강한 먹을거리를 소비하는 개개인을 넘어 생활협동조합의 구성원으로서 함께 밥상을 바꾸고 농업을 바꾸며 세상을 살려 온 한살림 사람들이 그 ‘첫마음’을 지금까지 어떻게 이어 왔는지 담았습니다.
한살림이 서른 살의 청년으로 자라기까지 수많은 시작과 역사 안에 언제나 소중한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온몸을 불사르며 한살림을 해 온 선배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이구동성으로 이런 보석 같은 귀한 이야기를 몇몇만 알고 말 게 아니라 더 많은 사람에게 널리 알리면 좋겠다는 바람을 앞다투어 말하였습니다. 이 책은 이렇게 시작되었습니다.
- 박혜숙, ‘책을 펴내며’에서
무엇보다 내가 큰사람으로, 넓은 마음으로 세상을 보고 아이를 키울 수 있었던 것은 한살림을 했기 때문입니다. ‘내 아이’라는 틀에서 벗어나 ‘내 아이, 네 아이가 아닌 우리 아이’로 생각하게 된 것입니다. ‘우리’ 모두가 건강하게 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데 눈이 뜨였습니다.
- 서형숙, ‘지은이들의 편지’에서
나의 떨림, 행동의 변화를 누군가 알아차리고 그러는 사람이 점점 늘어나는 것이 사회적인 확산이 되겠지요. 그런 바탕 위에서 내가 먼저 평화가 되는 것이 세상의 평화를 이룰 가장 분명한 방법인 것처럼요.
- 윤선주, ‘이야기를 마치며’에서
[책 소개]
우리 집 밥상을 바꾸면 농촌이 바뀌고 세상이 바뀐다
- 한살림 30년, 1세대 조합원들의 ‘첫마음’을 담은 에세이집 《한살림 첫마음》발간
- 가족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농약과 제초제 안 치고 기른 먹을거리를 찾던 소비자의 마음이 우리 집, 우리 마을, 우리 농촌, 세상을 바꾼 이야기
- 제철에 나는 가까운 먹을거리의 중요성, 건강한 땅과 지속가능한 농업의 중요성
- ‘내 삶의 주인이 되어 스스로 하고 싶은 일들을 하다 보니 그 길에 함께하는 사람들이 참 고맙더라!’
‘유기농사’라는 말이 낯설던 1980년대 한국사회에서 친환경 먹을거리를 공동구매 직거래하는 생활협동조합의 시작을 일구고 밥상과 농업을 통해 생명 중심의 가치관을 널리 알려 온 한살림생활협동조합이 2016년 3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한살림을 일구고 자리 잡기까지 큰 역할을 해 온 조합원들이 직접 쓴 《한살림 첫마음》. 이 책은 조직이나 사업을 넘어 ‘사람’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건강한 먹을거리와 대안적인 생활문화운동의 대표 주자인 한살림에 초창기부터 함께해 온 1세대 조합원들이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지금까지 이어 온 ‘한살림의 첫마음’이 무엇인지를 솔직하게 털어놓습니다.
한살림 1세대 조합원들의 밥상살림
1986년 서울 제기동의 작은 쌀가게 ‘한살림농산’에서 시작한 생활협동조합 한살림. 건강한 밥상을 차리고 싶은 소박한 꿈을 품은 소비자 조합원들이 스스로 역사를 만들어 냈습니다. 조합원 가입서와 소식지를 만드는 것부터 물품·환경·홍보 위원회 활동, 지역별 회원 생협을 일구어 내는 일까지 어느 하나 조합원의 손길이 닿지 않은 시작이 없습니다.
물품에 담긴 마음
한살림 물품은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만듭니다. 생산자의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 어려운 유기농사를 함께 기다려 준 소비자 조합원. 제철 먹을거리를 더 잘 먹기 위해 궁리하고 아까운 생산물이 버려지지 않도록 가공식품 개발에도 앞장섰습니다.
더 넓게, 밥상에서 세상으로
우리 집 밥상을 넘어, 동네에서 학교에서 세상에서 한살림 조합원은 하고 싶은 일이 참 많았습니다. 내가 건강하고 행복하려니 이웃과 세상이 함께 건강하고 행복해야 했습니다. 남들이 다 말려도 궁금한 것은 스스로 공부해서 문제점을 발견하고 대안을 찾았습니다.
생산자들과의 추억
“생산자는 소비자의 생명을, 소비자는 생산자의 생활을 책임진다.”는 호혜와 협동이 한살림의 마음입니다. 한살림 초기부터 이어져 온 굳은 인연, 생산자들과의 추억을 되새깁니다.
[지은이 소개]
서형숙 님은 1989년 한살림을 시작하여 오래도록 이 세상 모든 생명체가 언제 어디서나 손 닿는 대로 먹어도 탈이 없는 세상을 꿈꾸며 역동적인 참여로 한살림 활동의 기틀을 마련하였습니다. 사단법인 한살림 부회장, 소비자 대표를 역임했고, 2006년엔 한살림처럼 아이 기른 책 《엄마 학교》를 펴내 많은 엄마들에게 ‘달콤한 육아·편안한 교육·행복한 삶’을 전하고 있습니다.
윤선주 님은 도시살이가 농촌과 생명의 끈으로 이어져 있다는 믿음으로 초창기부터 한살림운동에 참여했습니다. 1990년 한살림을 시작하여 한살림고양파주생협 이사장, 한살림연합 이사 등을 역임했으며, 한살림연수원 원장으로 경험과 생각을 나누며 ‘한살림 사람’을 키우는 데 힘쓰고 있습니다.
[차례]
책을 펴내며 | 생명을 가꾸어 온 이야기를 펴내며
지은이들의 편지 | 사랑한 이야기 살림한 이야기
1장 생활협동조합은 뭐 하는 곳이에요? - 한살림 1세대 조합원들의 밥상살림
1986년 12월 4일 - 한살림 시작한 날
세상을 바꾸는 주부 - 한살림의 주인공은 조합원
농사지은 사람과 사 먹는 사람이 같이 정해요 - 쌀값 결정 회의
함께하자는 약속 - 협동조합의 출자금이란
우리가 만들어 우리가 써요 - 조합원 가입서와 소개 카드
위원회를 만들어요 – 물품위원회·환경위원회·홍보위원회
앞에서부터 가져가세요 - 공동체 공급
식구 같은 외간 남자 - 공급 실무자
사는 사람, 파는 사람 모두 조합원 - 한살림 매장
딴살림하는 즐거움 - 지부가 지역 생협으로
한살림 사람들 “믿음이 우리 자산” - 수도권 첫 지부를 만든 지역 일꾼들
2장 뭐 하나 그냥 나온 게 아니에요 - 물품에 담긴 마음
내일이 아이 소풍인데 당근이 없다니! - 제철에만 나는 한살림 채소
초겨울 한살림이 들썩들썩 - 생산자·실무자·조합원이 함께하는 김장 공급
쩍쩍 갈라지는 수박이 애처로워 - 가공식품 1호 서과당
한살림에서 관행 농사도 해요? - 우리 안의 관행 농산물, 잡곡
정부 인증? 우리 인증! - 아산·당진의 인증 취소 쌀
이사하면 시루떡 대신 비누 선물 - 물을 살리려고 비누도 다르게
30년을 이어 온 인기 물품 - 생명 품은 유정란
밥심으로 살아요 - 우리 밥상 우리 쌀
한살림 사람들 “농사는 하늘과 함께 짓는 일” - 충남 당진 매산리공동체 정광영 생산자
3장 같이 잘 살아요 - 더 넓게 한살림, 밥상에서 세상으로
우리, 동네에서 같이 놀아요! - 조합원 지역 활동
조합원 정성에 구청이 문을 열었어요 - 1995년 가을걷이 잔치 한마당
세 살 버릇 여든 가는 밥상머리 교육 – 학교급식운동
정말 어려운 우리나라 주부 노릇 – 유전자조작반대운동
책상 앞에서 벗어나 자연 속으로 - 한살림 생명학교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풍농을 기원해요 - 한살림 단오잔치
나 한 사람이 물 한 숟가락씩 맑게 하면 - 에코가족운동에서 배운 것
문제가 있는데 덮어 둘 순 없어요 – 수돗물불소화반대운동
평화는 평화로울 때 지켜야 해요 - 한일 수요시위
우리 쌀 농업이 다시 살아나기를 - 우리 쌀 지키기 100인 100일 걷기
그냥 물류센터가 아니랍니다 - 전기도 만들어 쓰는 물류센터
한살림 사람들 한살림 요리의 절대 강자 - 채송미 요리연구가
4장 생산자와 소비자가 하나라는데 - 생산자들과의 추억
메뚜기 잡기는 아무나 하나? - 우리가 생산지에 가는 이유
내 마음의 잡초를 뽑아야지 - 생산지 일손 돕기
차라리 농약을 좀 쳐 주세요 - 25년 전 아산 음봉면의 한마음공동체
단 하루만이라도 설거지통에서 손을 빼고 - 여성 생산자 연수를 시작한 이야기
우리 여성 생산자들의 꿈 - 최정화 생산자와 김남숙 생산자
농촌에서 도시에서 - 살림 세상을 만드는 생산자들
오래된 미래, 우리 씨앗 - 토박이 씨앗 지키기
한살림 사람들 옥잠화를 닮은 우리의 첫 여성 생산자 대표 - 충북 영동 옥잠화공동체 서순악 생산자
더하기 자연과 사람, 사람과 사람이 사이좋게 - 한살림의 생각과 말들
우리 시대의 보석 - <한살림 선언>
우리의 지향을 만들어요 - <한살림운동의 지향>
다시 또 처음으로 - <한살림 선언> 다시 읽기
낯설지만 친해지면 가까운 - 한살림의 말들
이야기를 마치며
부록 | 한살림운동의 지향
[본문 미리 보기]
그 쌀값 결정 회의가 내 삶을 바꾸었다. 말하자면 눈이 번쩍 뜨이는, 전혀 다른 세계로 들어가는 입구였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머리를 맞대고 다 함께 잘 살 수 있도록 값을 정한다는 것은 너와 내가 다르지 않은 한 몸, 한 공동체라고 스스로 깨닫고서야 가능하다. ‘내가 소비자라면 나는 이 물품을 이 값에 흔쾌히 살 수 있을까?’ 하는 생산자의 생각과 ‘내가 생산자라면 이 값을 받고 내년에도 같은 방식으로 만들 수 있을까?’ 하는 소비자의 생각, 서로서로 챙기는 마음이 한살림 물품값에 녹아 있다. -42쪽
당진의 정광영 생산자는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게 사는구나 하는 감동을 우리에게 주는 분인데, 그때는 너무 자존심 상하고 공동체에도 면목이 없어 한살림 농사를 그만두려고도 생각했다. 그런데 사정을 알고 난 조합원들이 “정부 인증이라 한살림 쌀을 먹은 것이 아닌데 무슨 문제가 있나? 거뜬히 해결하겠다.”라고 했다. 전산상으로는 구별하기가 어려워 매장에서 소비하기로 하고 소식지, 마을 모임, 전화 등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사연을 알렸다. -104쪽
지금은 실무자들이 일사불란하게 산지에 미리 가서 단오잔치를 준비하지만, 초창기에 잔치 준비는 그저 생산자들 몫이었다. 단오 전날, 가는 새끼줄을 여러 가닥 꼬아 만든 튼튼한 동아줄로 마을 어귀 큰 나무에다 춘향이가 탈 법한 그네를 매어 단다. 그 아래에서 고사도 지내고, 굿도 하고, 갖은 놀이를 다 하며 즐긴다. -161쪽
아이들과 함께 한살림 생산지를 방문해 보면, 아이들에게도 여간 의미가 있는 게 아니다. 다행히 여러 생산자가 아이들의 방문을 기꺼이 환영해 주니 다녀올 만하다. 주말이나 방학에 아예 생산지를 목적지로 정해도 좋고, 여행지 중의 한 곳으로 정해 다녀와도 좋다. 농민들이 날이 밝으면 일어나 해가 기울 때까지 땅과 씨름하며 일궈 낸 농작물들을 보면서 아이들은 또 다른 감명을 받는다. -207쪽
한살림을 하면서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는 기쁨을 누린다. 그런데 그 좋은 사람들이 언제나 고생만 한다는 생각에 행사나 가을걷이 잔치 때에 멀리 서 있는 생산자들을 보며 눈물지을 때가 있었다. 하지만 몇 해 전부터는 그러지 않는다. 우리처럼 생산자와 소비자가 서로 사랑하는 데가 어디 있을까. 그런 긍정적인 마음을 갖기로 했다. -22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