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겁지겁 점심을 먹고 하룻동안 전세를 낸 툭툭을 타고 앙코르 톰- 마을 전체가 외적의 침입에 대비하기 위해 만들어진 축성도시-으로 향한다.
툭툭 택시를 타고 지나가는 동안 교통 질서란 없어 보이면서도 그 안에 또 나름의 질서가 있는 것으로 보아 무질서 속의 질서를 생각케 한다.
나무뿌리 사원엘 가기 위해 반드시 지나야 하는 길목엔 캄보디아 전역에 뿌려진 지뢰 그중에서도 대인 지뢰에 발목이 잘리거나
다리에 부상을 입은 사람들이 자체적으로 그들만의 고유 악기를 연주하며 1달러를 대가로 받고 있다.
특히 그들의 눈썰미는 대단하여 다가오는 사람들의 표정과 차림새 만으로그 나라의 대표 노래를 연주해 주는데
우리 역시 영락없이 "아리랑"이 흘러나오더라는 것. 뭉클....
다른 나라권이야 굳이 말할 필요는 없고 한국, 일본 , 중국 아시아권을 구별하는 그들만의 방법이 무엇일 것 같으냐의 가이드 질문에
참으로 정답들이 쏟아져 나오는데 대륙 기질이 강한 중국은 벌써 저 멀리에서 올 때 부터 와글와글 시끄럽고
음울한 표정으로 두 줄로 나란히 서서 걸어가는 와중에 조용조용 말하는 것은 기본이면서도 설명에 대해서는 "하이, 하이" 리액션 만큼은 누구도 따라오지 못할 만큼 강렬한 일본인들.
밝은 표정과 화려한 색상으로 치장을 한 한국인들은 특히나 등산복 매니아들이 많아서 멀리 보아도 처억 눈에 뜨인다는 말씀인데
다행스럽게도 우리 일행 중에는 등산복 차림새가 없어 안도의 한숨. 쥔장은 본래 그런 복장을 싫어하는지라 더더욱이나.
기본적으로 캄보디아어로 "앙코르"는 "도시"라는 뜻이요 "톰"은 "크다" 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으므로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얼마나 거대한 도시일지 알만하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은 사람들이 사랑을 받는 "따 쁘롬, 불교사원"으로 향했다.
자야바르만 7세가 그의 어머니를 위해 지었다는데 개인적으로는 효성 운운 하는 말들을 들으며 그에 동원된 소시민들의 아픔과 착취당한 노동력에 대한 고통이 느껴져 기분이 좋지는 않았다는.
지나다 보면 군데 군데 위험요소들이 너무나 많이 널려 있으며 가이드의 통솔을 따르지 않으면 길을 잃기 십상이고
흘러간 세월만큼 자란 큰 나무들이 돌덩이를 무너뜨리기도 하지만 나무뿌리들은 이리저리 뒤엉켜 폭포수처럼 사원의 담벼락을 타고 올라
사원을 지탱하고 있으며 나무가 쓰러지지 않도록 위의 나무처럼 지지대를 사용한 나무도 있다.
영화 "톰 레이더"의 촬영지이기도 한 이곳에서 지나간 천년의 역사를 바라보는 현실감은 말로 표현할 길이 없다.
그 나무뿌리 사원은 3가지가 특히 유명하다.
물론 지나가며 만져 본 가격을 논할 수 없다는 400년 된 흑단 나무를 비롯한 나무 군상들, 그중에서도 온갖 나무뿌리들의 위용은 혀를 내두르게 하고
일명 통곡의 방, 돌아가신 어머니를 생각하며 울었다는 그 통곡의 방에서 제 가슴을 치다보면 알게 모르게 쌓인 스트레스로 인한 울림이 번져나오는데
엄청난 울림, 공허한 메아리로 인해 대한민국 남성들의 스트레스는 그 어느 나라 남성들 보다 심하다는 가이드의 말에 의심을 품고
각종 의구심을 자아낸 여성 동행자들은 역시 안해도 될 일을 해보는 어리석음을 발휘하면서 "의심하지 말라니까"의 지청구를 한마디씩 들었다.
보석의 방에 뚫린 구멍에 손을 넣어보며 혹시라도 남겨져 있는 보석이 있는지 탐심을 내어보기도 했는데
규모가 어마어마해서 얼마나 많은 다양한 보석들이 그 방의 주인이었을지 가늠하기가 어려웠다는 말씀.
그래도 제 잘난 맛에 한 컷 휘리릭 날려주시고 누가 언제 찍었는지 모를 쥔장의 사진도 살짝 얹어보았다는
사실 나무뿌리 사원을 보면서 보루네오 가구, 라자 가구의 원초지가 이곳이었다는 사실에 놀라기도 했다.
보루네오야 섬이름으로도 유명한지 저절로 알 일이지만 가구 이름으로만 알았던 "라자" 가 캄보디아 영역의 도시라니 오호호, 무식함을 드러내다.
앙코르 톰에는 참으로 다양한 불교 사원이 많아서 시간을 내어 천천히 둘러보아도 좋으련만 우리는 패키지 여행객인지라 정해진 짜여진 순서에 의해 이동하게 마련.
뒤이어 찾아든 "비욘, 흰두교 사원"은 신전이자 왕실사원이고. 절대 불변의 권력을 상징하기 위해 국왕의 권위를 신격화한 사원이기도 하다.
또한 앙코르 톰 도시안의 또 다른 도시이기도 하고 여러 번 증축을 감행하는 통에 복잡다단한 구조를 갖게 되었고 그로 인해 신비감은 더욱 중첩되었다는 말씀.
비욘을 장식한 4면상은 인자하고 푸근하며 자비로운 모습으로 관강객들을 맞는다.
바라보는 시점에서 다양한 각도를 드러내는 석상들을 찬찬히 들러보는 재미가 쏠쏠하고 신비하다 못해 아름다운 모습에 한껏 취하다 보면
십여분이면 돌아 들 짧은 거리가 길게만 느껴지고 하나하나 새겨진 회랑의 조각들을 보다 보면 패키지 여행객이라는 것이 아쉬울 때가 특히 바로 이때 비욘 사원에서 였다.
마침 그곳을 충분히 즐기는 낯선 여행객의 모습을 한참을 바라보다 찰칵, 신전에 조각된 모습과 다르지 않더라는.
"비욘 사원" 역시 회랑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각 회랑마다 그에 걸맞는 의미와 구성을 첨가하여 부조 작품을 만들었고 왕족과 성직자들만 드나들던 곳과
일반 서민들이 드나들던 회랑이 어떻게 구분되어 작품으로 남겨졌는지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어쨋거나 시간이 많지 않아 회랑을 일일이 죄다 들여다 보지는 못한 아쉬움이 남지만 그들의 부조 작품엔 감탄사가 절로 나올 뿐 이라는.
그리고 잠깐의 짬을 내어 예정되었던 다른 곳을 포기하고 호텔로 돌아가 그동안에 전하지 못했던 소식들을 카톡을 통해 가족에게 전달하였는데
본래 호텔 수영장을 활용하려던 사람들도 죄다 카톡하느라 시간을 낭비하여 아웃되었다는 설설설.
그리고 캄보디아를 방문하는 여행객 누구다 필수로 거쳐간다는 전신마사지를 위해 휘파람 날리며 고고고.
TIP : 보석 상식.
캄보디아에서는 원적외선이 나오는 투어마린이 상종가를 친다는.
루비는 여자에게 좋고 블루 사파이어는 남자에게 좋다는 말씀.
다이어 3캐럿과 원석 루비 1캐럿의 가치는 원석 루비가 더 귀하다는 가이드 설명.
10캐럿 루비 < 에메랄드
다이아 < 루비 < 에메랄드 라는 , 보석에 관심없는 쥔장은 남의 나라 이야기였다는 ㅎㅎㅎㅎ.
첫댓글 사진을 보니 쥔장의 사진이 확실히 다르긴 다르시네~!
내 사진은 정말 성의 없이 누른 티가 확확 풍겨요~! ㅋㅋ
에효...그럴리가.
그래도 날아간 사진이 복구되어 천만 다행이라는 말씀.
하지만 하롱베이 사진과 베트남 시내 사진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니 오늘또 사진과 씨름 해야 할 듯.
그나마 베트남 사진은 떡실신하기 전에 찍은 그 사진이 전부인데...또 다시 죽을 맛.
사원을 감싸고잇는 나무뿌리들 진짜 엄청나지? 나도 영화에서 보다가 내 눈으로 직접 가서 보니까 감탄이 절로 나드라 앙코르왓트 정말 대단하지모야
그러게...꼭 가보고 싶었던 곳이라 너무 좋았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