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마지막 휴일
곡우 절기를 마지막으로 봄은 더욱 완연해 진다
무시로 만나는 대상보다 새롭게 대하는 산은 호기심이 발동한다
봄의 들판에는
밭두렁에 자운영의 물결과 초록의 생명의 움직임이
삶과 죽엄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실개천처럼 바통을 이어감을 보여 준다
봄은 애뜻한 그리움을 채우지 못하고 회한과 다시 태여 나려는
아픔을 주체할 수 없어 끝없이 가라 앉는 듯한 아쉬움의 계절이지 싶다
그래서 첫 대면(待面)인 웅숭깊은 와룡산의 꿈틀거리고 있는 용의 자락을 더듬으며
그 아쉬움을 달래 보고자 와룡산(臥龍山)으로 달려 간다
들머리 남양 저수지 주차장에 도착(10시20분)했다
어느 누구의 기원이련가
정성스럽게 쌓은 석축이 보이는 백팔탑을 지난다
봄물이 흐르듯 부드럽게 산을 오른다
도암재를 지나 상사바위*상투바위*...등
마치 대야산처럼 기기묘묘한 바위들이 즐비하다
흙이 있는 육산은 넉넉하고 부드럽지만
이렇듯 암벽이 많은 산은 엄숙하지만 날카로움이 많다
즉~쉽게 자신을 보이지 않는 만만찮은 산인것 같다
먼 옛날 큰 물살에 와룡산 전체가 잠겼을 때
새 한마리 앉을 자리만 남았다 해서 새섬바위라 했던가
저기 한 눈에 들어 서는 우뚝 솟은 새섬바위봉이 정상인줄 알았는데...
13시00~
너덜정.돌계단.바위를 타고 올라 와룡산 민재봉에 올랐다
"한 송이의 꽃
도 아는 만큼 보이고 사랑하게 된다"고 했다
와룡이 끌어 안고 있는 그 모든 것을
눈(目)이 벌써 첫 대상을 관심을 가지고 소유하려는 듯 끌어 당긴다
수없이 흘러 내린 능선과 산맥들
바다에 점점이 박힌 박힌 다도해의 섬
마치 龍의 가문이 모인것 처럼 소리없는 아우성으로
서로를 품으면서 명품의 정경을 표출하고 있다
사천팔경의 하나 중 철쭉의 군락을 따라
백천재에서 백천사로 하산을 한다
와룡산 능선에서 이제 막 물이 오른 꽃몽우리들
가을은 천고마비의 계절이라면
봄이야 말로 산이 살찌는 계절이 아닐런지...
절세 미인 신라의 수로 부인이 절벽에 핀 꽃을 탐하였던 것도
*척촉화*즉 철쭉이었다
그나마 너덜지대의 산길에 철쭉이 배경을 깔고 감싸 주었기에
산이 더 운치가 있었지 싶다
훈훈한 훈풍에 철쭉은 몸보다 가벼운 가지 사이로 통통한 몽우리는
봄의 산길에서 보는 이로 하여금 행복한 미소를 준다
녹색의 축제는 그저 얻어지지 않는다
누군가 꽃이 피는 것도 피를 토하는 고통이고
落花는 그 고통의 흔적을 남기는 몸부림이라 했다
찬란하게 피었다가 한 순간에 진다 해도
봄의 주인공은 역시 꽃이다
꽃도 그러하듯 매 순간 삶을 아름답게 가꾸어야 할
생의 무게의 주인공은 自身임을...
박만철(조직이사)~양,옆 친구분이 많이 닮아 형제 같아요.ㅎ.
와룡산!
용의 등을 타고 넘는 듯한 기분이 이러 할까?
까칠한 너덜정은 아찔했지만 걸맞는 오달진 걸음과 야젖찮은 몸짖으로
와룡의 정경에 감흥하며 두루 춘풍을 흠씬 품을수 있었다
수많은 바위와 돌,꽃들은
소리없는 아우성으로 와룡의 등에 피어 봄의 대미를장식하고 있었다
오늘은 아니...내일은 달려가지 않으리
뒤를 돌아 보는 여유를 가지리
산을 오르는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라며
와룡은 조용히 몸을 내어 주고 있다
*산행대장*심재현(총무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