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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306 (수) 4선 중진 김영주, 민주당 탈당… 국민의힘 입당
"저는 (강서구 보궐선거 지원 유세에) 참석만 했다." 3월 4일 김영주 국회의원(4선, 서울 영등포갑)이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고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국회부의장 자리도 내려놨다. 현역 의원 '하위 20%' 평가를 받자, 이에 반발해 당적을 옮긴 것이다. 민주당의 이른바 '공천 파동'의 여파로 제1야당에서 여당으로 색깔을 바꾼 것은 앞서 이상민 의원에 이어 김영주 의원이 두 번째다.
국민의힘은 두 팔 벌려 크게 환영했고, 특히 직접 회동을 통해 입당을 권했던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활짝 웃었다. 하지만 한국노동조합총연맹에서 노동운동을 했고, 문재인 정부 초대 고용노동부장관을 지냈던 김영주 의원이 당적을 옮긴 데 대한 비판과 논란도 크게 일고 있다. 불과 5개월 전 서울특별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지원 유세에 나섰던 점도 도마 위에 올랐다. 당시 민주당은 '윤석열 정권 심판'을 전면에 내걸고 선거에 임했다.
◆ 한동훈, "김영주는 상식의 정치인, 모시게 돼 기쁘다"
3월 4일 오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입당식에서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김영주 부의장을 우리 국민의힘에 모시게 돼서 저는 대단히 기쁘다. 그리고 너무 환영한다"라며 "그동안의 고뇌와 고통을 제가 너무나 잘 알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김영주 국회부의장은 상식의 정치인이고 합리성을 늘 기준으로 삼고 정치해오신 큰 정치인"이라며 "그 점에서 저와 국민의힘의 생각과 너무나 같다"라고 치켜세웠다. 이어 "우리 국민의힘은 다양한 생각을 가진 많은 사람들이 모여야 더 강해지고 더 유능해지고 더 국민께 봉사할 수 있는 정당"이라며 "김영주 국회부의장께서 저희와 함께하시게 됐기 때문에 저희가 더 강해지고 유능해지고 국민들께 봉사할 수 있는 정당이 됐다"라고 자평했다.
윤재옥 원내대표 또한 "여야를 불문하고 김영주 부의장님은 합리적이고 균형 잡힌 그런 의정활동을 해오셨다고 다들 신망이 높으신 분"이라고 환영했다. 그는 "지금 정치가 극단으로 치닫고 있고 또 국민들의 신뢰를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대화와 타협의 정치, 또 균형을 잡아주는 정치, 뭐 이런 것들을 통해서 의회 정치를 복원을 해야 되는데 그 과정에 우리 김영주 부의장님의 탁월한 경륜과 또 여러 가지 역량을 통해서 큰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까지 국민의힘은 서울 영등포갑 지역의 공천을 결정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김영주 의원 본인이 해당 지역구 출마 의지가 높은 만큼, 김영주 의원이 국민의힘 간판으로 5선 의원에 도전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당사자인 김영주 의원은 "저는 이번 선거에서 최선을 다해 승리하겠다"라며 "정치인은 국가의 발전과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 일을 해야 된다. 개인의 사리사욕을 위한 도구로 쓰여져서는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저는 여태까지 의정활동을 하면서 그렇게 돋보이는 사람은 아니었다"라며 "제가 3월 1일날 한동훈 비대위원장님 뵙고, 그 3일이라는 시간이 저한테는 굉장히 길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결정을 빨리 내려야 저도 제 진로를 택할 수 있고 국민의힘에서도 거기에 대한 일정을 할 수 있다"라며 "여지껏 저를 뽑아준 영등포구민과 저를 4선까지 만든 대한민국을 위해서 일을 해왔듯이 앞으로도 생활 정치 그리고 우리 주변 발전을 위해서 제 역할이 있다면 마다하지 않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김영주, 보궐선거 지원 유세 질문 나오자 "참석만 했다"
하지만 김영주 의원의 갑작스러운 당적 변경이, 지금까지 걸어온 정치적 노선이나 신념과 배치되는 것은 아닌지 논란이 일고 있다. 예컨대 이날 입당식을 마친 김영주 의원을 향해, 기자들은 지난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당시 진교훈 민주당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서며 윤석열 정권 심판을 외쳤던 데 대해 물었다. 그러자 김영주 의원은 "저는 참석만 했다. 행동은 안 했다"라고 항변했다. 또한 기존의 진보적 가치를 여전히 유지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저는 민주당에서도 보수가 있고, 국민의힘에서도 진보가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민주당 소속으로 4선까지 하며 장관도 역임했는데 '꽃길'만 걸어왔던 것 아니냐는 물음표도 나왔다.
그는 "꽃길만 걸은 게 아니다"라며 지금까지 자신이 어떤 어려움을 극복하며 정치 활동을 했는지 피력했다. 그는 자신이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던 건 "국민과 영등포 주민들의 응원" 덕택이었다며 "민주당 공천 과정에 열심히 일했던 의원들이 하위 10%를 받고, 친명 후보들을 집어 넣는 것을 보고 정치를 오래 한 제 경험으로 부당하다고 생각했다"라고 덧붙였다. 한동훈 비대위원장 역시 이날 입당식 전 출근길에서 '선거용 이합집산'이라는 비판이 나온다는 지적에 "누가 그런 비판을 하느냐? 어떤 이념적 비판이 나올 수 있느냐?"라고 반문했다. 그는 "정책적인 면에서 모든 게 같을 필요는 없다"라며 "다만 시장경제체제를 신봉하고 경쟁을 장려하는 정책을 가진 분"이라고 옹호했다.
이어 김영주 의원이 간첩죄 보완을 위한 형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던 점을 거론하며 한동훈 위원장은 "저는 많은 부분에서 저희가 바라보는 지향점과 (김영주 의원이) 결코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오히려 국민의힘은 자유민주주의 정당"이라며 "우리의 기본 철학을 공유한다면, 다양한 생각을 가진 많은 사람이 모일 때 더 강해지고 유능해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한동훈 위원장은 "김영주 부의장 정도의 생각은 지지하지만 국민의힘을 지지하기는 조금 불편하고 껄끄러웠을 분도 있을 수 있잖느냐? (김영주 의원이) 오셔서 외연이 넓어지고, 우리가 더 유연하고, 더 많은 국민을 대변할 수 있는 정당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도 기대했다.
임종석 잔류에 한숨 돌린 민주… 홍영표 탈당 '잔불' 남아
4·10 총선 공천 과정에서 극심한 내홍을 겪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이 3월 4일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의 당 잔류 선언으로 일단 당장의 급한 불을 끈 형국이다. 자신의 옛 지역구인 서울 중·성동갑 출마를 고수하던 임종석 전 실장은 당이 자신을 컷오프(공천 배제) 결정하자 탈당을 고심하다 이날 페이스북에 "당의 결정을 수용한다"는 글을 올리며 잔류를 선택했다.
친문(친문재인)계 대표적 인사인 임종석 전 실장의 공천 문제는 민주당 내홍의 향배를 가를 중요한 문제였던 만큼 그간 당에서는 격론이 일었다. 지난 3월 1일 심야 최고위원회의 후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회의에서 임종석 전 실장의 공천 문제는 논의되지 않았다고 했으나, 실제 권칠승 수석대변인이 배석하지 않은 자리에서 지도부가 이 문제를 두고 장시간 토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회의에서도 결론은 바뀌지 않았고, 이후 정치권의 관심은 임종석 전 실장의 거취에 쏠렸다. 임종석 전 실장은 지난 3월 2일 페이스북에 "이재명 대표의 속내는 충분히 알아들었다"고 적은 데 이어 같은 날 새로운미래 이낙연 공동대표와 거취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임종석 전 실장이 탈당을 약속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새로운미래 소속 이석현 전 국회부의장은 이날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어제저녁, 이낙현 공동대표가 임종석 전 실장에게 전화했을 때도 탈당하겠다고 약속했다"고 전했다.
임종석 전 실장이 탈당해 이낙연 공동대표와 손잡을 경우 친문계를 비롯한 비명(비이재명)계의 연쇄 탈당을 촉발, 당이 총선을 한 달여 남기고 사실상 쪼개지는 시나리오까지 거론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임종석 전 실장은 결국 잔류를 택했고, 앞으로 당내에서 정치적 활로를 모색할 전망이다. 임종석 전 실장 측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윤석열 정권 심판'이라는 과제가 남았기 때문에 뭘 할 수 있을지 고민해 보겠다"고 언급했다.
당 내부는 임종석 전 실장의 잔류 선택 이후 당 내부는 눈앞에 닥친 파국은 막았다며 안도하는 분위기다. 박용진 의원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어쨌든 큰 파국을 향해 가지는 않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임종석 전 실장이 출마하려던 중·성동갑에 전략 공천된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감사드리고 환영한다"며 "(임종석 전 실장이) 수락한다면 선대위원장으로 모시고 힘을 모아 원팀이 돼서 승리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또 다른 친문계 핵심인 홍영표 의원은 예고한 대로 탈당할 뜻을 굽히지 않는 등 공천 논란으로 인한 계파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꺼지지 않은 상태다. 홍영표 의원은 이날도 탈당 후 민주당 탈당파들이 주축이 된 새로운미래 혹은 앞서 탈당한 설훈 의원이 구상 중인 '민주연합'(가칭)에 합류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홍영표 의원은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향후 거취에 대해 "오늘내일 사이에 최종적인 결론이 날 것"이라며 "탈당하게 되면 함께할 수 있는 분들을 넓게 모으는 것은 기본"이라고 말했다.
예식장→장례식장, 어린이집→요양원… ‘초고령 한국’ 재앙
경남 창원 목련 주·야간보호센터는 5년 전만 해도 어린이집이었지만 지금은 경증 치매와 뇌졸중 환자를 위한 공간으로 바뀌었다. 아이들이 뛰놀던 앞마당은 이제 치매 어르신들을 위한 산책터가 됐다. 경기 남양주시는 지난해 주민 요청으로 진건읍에 위치한 한 놀이터를 노인 체육시설로 바꿨다. 유아 인구가 줄면서 인근 화도읍 놀이터는 아예 철거됐다. 강원 강릉 임대아파트에서는 놀이터 자리에 경로당을 지어달라는 민원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접수됐다.
급속한 저출생·고령화에 전국 곳곳에서 아이들을 위한 시설이 사라지고, 그 자리를 노인 시설이 대신하는 ‘인구 디스토피아’가 현실이 되고 있다. 2월 28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출생아 수)은 0.72명으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통계청 장기 인구추계에 따르면 올해 합계출산율(0.68명)은 이보다 더 낮아져 연간 기준 사상 처음으로 0.7명대가 붕괴될 전망이다.
이는 국제적으로 비교해도 전례없는 속도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가운데 합계출산율이 1명 미만인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프랑스(1.8명), 미국(1.66명), 독일(1.58명)은 물론 한국에 앞서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일본(1.3명)과 비교해도 격차가 크다. 한국은 2013년부터 OECD 국가 중 합계출산율 꼴찌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지방 소멸 위기감은 더 크다. 서울(0.55명), 부산(0.66명), 인천(0.69명), 대구(0.7명) 등 대도시권 출산율이 일제히 하락했다. 특히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부산 중구(0.31명), 서울 관악구(0.38명), 서울 종로구(0.4명)는 0.3~0.4명선까지 주저앉아 인구 위기가 현실이 됐다. 인구감소 직격탄을 맞은 곳은 예식장과 어린이집이다. 매일경제가 국세청 사업자등록 현황과 통계청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전국 예식장은 740곳으로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17년 이후 가장 적은 수준까지 줄었다.
결혼 기피 현상이 심해지며 예식장은 최근 6년 새 292곳(28.3%)이 증발했다. 혼인은 줄어드는데, 나이가 들어 사망하는 인구는 늘면서 예식장이 장례식장으로 바뀌는 사례도 많다. 2003년 들어선 부산 진구의 한 예식장은 운영 10년만에 장례식장으로 간판을 바꿔달았고, 광주 동구의 한 장례식장도 당초 예식장에서 업종을 변경했다. 국공립·민간기관 등 전국 어린이집은 2022년 기준 30만923곳으로 15년 만에 가장 적은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반면 경로당은 6만8180곳, 노인요양시설은 4346곳으로 최근 6년 새 각각 2576곳, 1085곳 급증해 나란히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김영주 무소속 의원이 전국 17개 시·도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9년간 어린이집·유치원으로 운영되던 시설이 장기요양기관으로 전환한 사례는 194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은 내년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전체의 20%를 넘는 초고령사회에 첫 진입한다. 고용은 물론 교육·국방·재정 등 사회 전 분야로 파장이 커질 전망이다. 인구 분야는 당장 정책 처방이 이뤄지더라도 생산연령인구(15~64세)로 성장해 실제 노동력으로 연결되기까지 최소 15년 이상 시간이 걸린다. 출생률을 높일 수 있는 종합 대책이 시급히 시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출산율에 따라 인구 5000만명선이 무너지는 속도는 확연히 달라진다. 통계청은 총 인구가 지난해 5171만명에서 2072년 3622만명으로 1549만명 줄 것으로 봤다. 그나마 이는 합계출산율이 현재 0.7명선에서 완만히 회복될 것을 가정한 중위추계다. 중위 추계에서는 인구가 2041년(4985만명) 처음 5000만명 밑으로 가라앉지만, 출산율이 0.7~0.8명으로 정체된 최악의 시나리오(저위 추계)에서 5000만명 붕괴 시점은 불과 9년 뒤인 2033년(4981만명)으로 다가온다.
남찬섭 동아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저출생 최대 원인은 부모의 경제적 부담”이라며 “임신한 여성이 노동시장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하고, 사실혼을 포함한 다양한 결혼 제도를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윤수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30대 가구의 절반 이상이 맞벌이 가구라는 점에 비춰봤을 때 기업들이 일·가정 양립 제도를 잘 수용할 수 있도록 지원 체계를 더 촘촘히 짤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허준수 숭실대 사회복지학부 교수는 “아동 수당과 공공 주택을 확대하고 소규모 사업장에서도 마음놓고 육아휴직을 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인 연령 기준을 높이고 고령층 인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남찬섭 교수는 “고령층의 건강과 업무 능력이 예전에 비해 크게 개선됐다”며 “현행 65세인 노인 연령 기준을 70세 정도로 높여 실질적인 산업 활동에 투입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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