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앤디 에글리는 선수 시절 스위스 수비의 핵심으로 79회의 A매치를 소화했고 국내 리그를 5번이나 우승했다.
48세의 에글리는 스위스와 독일에서의 감독 생활을 거쳐 올 여름부터 부산 아이파크의 감독이 되었다. 지금까지 여섯 경기를 치른 에글리 감독의 부산은 2위를 차지하고 있어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고 있다.
부산과는 어떻게 일하게 되셨습니까?
8달 전 쯤에 피파에 일하는 제 친한 친구에게 아시아나 아프리카 쪽의 대표팀이나 클럽팁의 감독직을 알아봐달라고 말해놨었죠.
그가 여러 곳에 문의를 해봤고 제가 원할만한 팀이든 아니든간에 저에게 정보를 주었어요. 여러 가능성들이 있었는데 어느 날 한국의 20세 이하 대표팀의 감독직이 공석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죠.
저는 늘 아시아가 좋았습니다. 휴가를 아시아에서 보낸 적도 있었고 일 관계로 여러번 오간 지역이었죠. 아시아 사람들과 그들의 음식, 삶의 질 등이 매우 마음에 들었기 때문에 저는 제 친구에게 한국 청소년 대표팀 감독직에 관심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그는 제가 청소년 대표팀 뿐만 아니라 부산 아이파크의 감독직에도 관심이 갈거라고 하더군요. 저는 그에게 청소년 대표팀 보다는 클럽 팀의 감독직에 더욱 관심이 간다고 말해주었죠.
부산의 구단주 및 경영진 분들과는 월드컵 기간 도중 라이프치히에서 처음 만남을 가졌습니다. 두 시간 정도 이야기를 나눴고 일주일정도 부산에서 지내며 구단과 도시를 둘러보라는 초대를 받았죠.
부산 경영진들과 처음 만났을 때 그들이 부산 아이파크에 대해 어떻게 소개를 하던가요?
라이프치히에서 만나기 전에 그들은 제게 케이 리그 경기의 비디오 테이프를 보내주었습니다. 부산 구단의 연혁과 경영 철학이 담겨있는 문서도 함께 받았죠. 그들은 단지 곧 있을 후기 리그에서의 단기적인 성공 보다는 장기적인 성공을 달성할 수 있는 감독을 원한다고 하더군요. 부산 구단은 젊은 선수들을 육성하여 국가 대표 선수들을 배출하고자 했습니다.
이는 시작 단계에서부터 뭔가를 만들어가는 것을 좋아하는 저의 철학과도 맞아떨어졌기에 저는 매우 만족스러웠습니다.
부산의 감독이 되기로 결정했을 때, 구단 측이 제시한 목표는 무엇이었습니까?
그들은 한국 리그가 유럽과는 다르다고 말하더군요. 케이 리그는 26경기가 있고 컵 대회가 있으며 또 아시아 챔피언스 리그가 있다고요.
부산 구단의 역사를 돌아보면 부산은 여러차례 리그를 우승한 팀이었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성남 다음으로 가장 많은 우승 트로피를 따낸 팀일 겁니다. 물론 구단도 우승을 주요 목표로 얘기했지만 우승은 두번째 과제였습니다. 그들은 물론 어려운 시기를 이겨내고 케이 리그를 우승하고 싶었겠지만 지금 당장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죠. 그들은 제게 일단 지는 경기보다 이기는 경기를 더 많이 만들어 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젊은 선수들의 영입에 대해 언급하셨는데, 부산의 전임 감독인 이안 퍼포터필드는 구단의 자금을 절약하기 위해 노장 선수들을 다른 구단에 내주고 젊은 선수들을 데려와야 하는 현실에 불만을 표한 바 있습니다. 당신에게도 이런 것이 문제가 되리라고 보십니까?
저는 많은 이적료를 투자할 수 없는 구단에서 일하는 데 익숙합니다. 그렇지만 어떤 구단이 팀에게 지원을 해주고 싶지 않겠습니까. 대단한 자금력도 중요한 문제가 될 수는 있지만 어쨌든 현실은 부산이 케이 리그의 다른 팀들보다는 많은 금액을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죠. 자금의 부족이 팀의 발전에 장애가 되지는 않기를 바랍니다.
구단과 자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셨나요? 새로운 선수를 영입할만한 자금은 있는 것인지?
한국 팀들은 선수들을 자주 바꿉니다. 케이 리그의 책자를 살펴보고 나서 팀들간의 선수 이적이 매우 활발하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러한 선수들의 이동이 계속 이루어지지는 않았으면 합니다. 팀이 일관성을 가지고 팬들에게 정체성을 심어주기 위해서 선수들을 자주 이적시키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 아닙니다.
스위스나 다른 유럽 국가에서 선수들을 영입하실 계획이 있습니까?
스위스가 한국의 선수 공급 시장이 될 수는 없습니다. 한국에서 뛸만큼 좋은 실력을 지닌 선수들은 이탈리아, 독일, 스페인, 프랑스, 잉글랜드와 같은 축구 강국에서 뛰어야겠죠. 한국의 자금력은 훌륭하지만 빅 리그와 선수 영입 경쟁을 할 수 있을만큼은 아닙니다. 한국에 오고 싶어하는 선수들이라면 케이 리그에서 활약할 정도의 실력은 아닐거고요.
부산에 와서 훈련 첫 날에 받은 선수들에 대한 인상은 어땠습니까?
선수들의 태도가 마음에 들더군요, 그들은 감독을 존중하고 매우 매우 열심히 훈련했습니다. 그렇지만 나쁜 점들도 눈에 띄었습니다. 좋은 태도와 신체 조건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너무 빨리 뛰어다니고 있었습니다. 선수들은 모든 걸 빨리 하려고 했죠. 한국 선수들과 부산의 선수들은 많이 나아질 수 있습니다. 유럽의 팀들에 비해서 전술 이해도가 취약한 것 같습니다.
부산은 4백만명 이상의 인구를 지닌 대도시입니다. 그런데 케이 리그 경기의 관중 수는 많지 않죠. 그 사실에 놀라셨습니까?
대표팀에게 보여지는 팬들의 열정과 리그에 보여지는 열정이 그렇게 다른 것에 매우 놀랐습니다. 케이 리그가 무슨 문제인가 싶더군요.
한국 축구의 기반은 늘 클럽 축구가 되어야 합니다. 사람들이 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정말 이상해요. 그들은 클럽 팀을 응원해야 합니다. 클럽 팀이 없이는 대표팀도 없으니까요.
케이 리그의 역사가 짧아서 아직 사람들이 이를 깨닫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적어도 유럽에서 축구는 최고의 스포츠거든요. 아직 한국 팬들은 이를 잘 알지 못하는 것 같아요. 우리는 사람들이 축구를 이해하고 언론에서 축구에 대한 기사들을 읽고 축구에 대한 이야기를 하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우리는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고 관중들 또한 즐겁게 만들어줄 균형점을 찾아야만 합니다. 쉽지는 않겠지만 좋은 성적이 없이는 팬드링 즐거울 리도 없겠죠. 유럽에서도 이러한 균형점을 찾기란 쉽지 않습니다.
우리는 팬들에게 의지가 느껴지는 플레이를 보여주어야 하고 늘 공격을 시도하며 전진 패스를 해야 합니다. 점진적으로 이러한 변화를 시도할 겁니다. 우리에겐 팬이 필요하고 우리를 도와줄 사람들이 필요합니다.
지금까지 케이 리그에 대한 인상은 어떠세요?
앞에서도 말했듯이 선수들은 잘 조련되어있고 플레이도 빠릅니다. 선수들은 많이 뛰며 좋은 태도와 실력을 지녔죠. 그러나 전술적인 부분에서는 앞으로 많이 발전해야 합니다.
경기는 때로 너무 빠르게 진행되어서 템포를 가라앉힐 시간이 부족합니다. 가끔은 템포를 죽여서 상대방의 집중력을 잃게 만든 다음 빠른 공격으로 상대를 놀래킬 필요도 있죠.
한국 축구를 유럽 국가와 비교한다면 어느 나라가 가장 비슷할까요?
비교는 불가능합니다. 저는 스위스 축구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지만 비교를 할 수는 없죠. 제가 전에 맡았던 스위스 팀과 지금의 부산이 경기를 치른다면 10경기를 했을 때 부산이 6승 4패 또는 5승 5패의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스위스 팀의 장점은 전술적으로 뛰어나다는 것이고 이로 인해 한국 팀이 체력적인 우위를 무색하게 만들 수 있을 겁니다.
후기 리그에서 지금까지 잘해오고 계신데요. 부산이 후기 리그를 우승할 수 있을까요? 아니면 우승 후보라고 생각되는 팀이 있는지?
케이 리그 팀들의 전력은 서로 매우 비슷해요, 이것은 리그의 강점이 될 수 있습니다. 부산 구단이 제게 구단간의 실력차가 크지 않다는 점을 설명해주었죠. 전기 리그의 1위 팀이 후기 리그에서는 최하위가 될 수도 있는 거고 그 반대의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는 겁니다. 전기 리그 최하위는 제주였고 그들은 이미 승점 7점을 확보하며 선두와 4점밖에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누가 알겠습니까? 제주가 선두로 올라설지도 모르죠.
그 반대의 상황도 가능합니다. 성남은 후기 리그에서 2-0과 4-0의 승리로 산뜻한 출발을 했지만 지난 세 경기에서 패했고 골도 기록하지 못했죠. 이러한 사실들이 우리에게 동기를 부여해주고 계속 잘 해나간다면 우승도 가능하다는 용기를 얻게 해줍니다.
우리의 목표는 패하는 경기보다 이기는 경기를 많이 만들어가자는 것이고 이 목표는 달성되었습니다. 현재 리그 순위를 보명 우리는 선두권에 매우 가까워있죠. 계속 승리를 이어가야 합니다. 우리에겐 비전과 목표가 분명히 있습니다. 그러나 그 목표를 밝힐 수는 없군요.
월드컵에서 스위스와 한국의 경기는 어땠나요, 특히나 스위스의 두번째 골은 어떻게 보셨는지?
두 팀 모두 조별 예선에서 가장 좋은 경기 내용을 보여주었습니다. 한국 팀이 패할만한 경기는 아니었다고 말하고 싶군요. 한국에게도 득점 기회가 많았고 충분히 승부를 원점으로 돌릴 자격이 있는 플레이였습니다.
스위스의 두번째 골이 결정적이었죠. 주심과 부심의 판정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부심은 그 공이 패스였는지 한국 선수를 맞고 공이 굴절된 것인지를 볼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는 깃발을 들었죠.
그러나 주심의 위치는 매우 정확했기 때문에 그가 부심의 판단을 정정한 것입니다. 원칙적으로 오심은 아니었지만 한국 사람들이 이 상황에 대해 사기라고 받아들이는 것도 이해합니다. 축구에는 감정적인 부분이 많기 때문입니다.
한국에 온 이후로 이 질문을 많이 받으셨죠?
예, 초기에 많이 그랬습니다. 대답을 조심해서 해야 합니다. (웃음)
존 듀어든
번역 이용훈
- 전세계 축구네트워크 골닷컴코리아(www.goal.com) 저작권자 골닷컴. ⓒ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첫댓글 ㄷㄷㄷ;;; 울산도... 전술능력 좋은 감독 영입하자...ㅜㅡ... 울산 전술 볼때마다 너무 뻔해서.... 안습;;;
팀이 일관성을 가지고 팬들에게 정체성을 심어주기 위해서 선수들을 자주 이적시키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 아닙니다. ← 이부분 동감..
2222222222222222222222
존 듀어든씨랑 인터뷰하셨군..~
아 이분 너무 좋아 ㅋㅋ
앞으로 부산도 좋은성적내길 정말 기대할께요.. 요새 계속 지는거보니 좀 안타깝긴 하지만서도,, 전 우리의 문제점을 잘 파악하고 그것을 고쳐줄 수 있는 단단한 철학을 지닌 감독들이 좋더라구요 ㅎㅎ
감독님 화이팅♡ 난 우리감독님이 너무 조아 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웬만하면 프렌차이즈스타는 팔지 말자.
우리감독님 만세~
감독님 좋으신분 같아요~~ 인터뷰 잘봤삼!!^^
한국선수들의 전술이해도 부족하다는 말에 동감...
굿굿굿 ( 패션 7080어투)
ㅋㅋㅋㅋ 포터 그랜져 XG 끌고 댕길떄... 이글리 감독 지하철 타고 댕긴다는게 너무 맘에 들어요 ㅋㅋㅋ -_-
아~우리부산감독님!!!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