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서울지역에 입주한 500가구 이상의 아파트 단지는 수도권과 달리 빈집은 입주율이 70∼80% 수준으로 예년에 비해 차이가 크지 않다. 다만 전세가 빠지지 않아 입주를 못하고 있는 아파트가 늘고 있는 것이 예년과 다른 모습이다.
하지만 부동산경기 침체가 계속 이어질 경우 서울지역 아파트 입주율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가격 하락세가 재건축에 이어 일반아파트까지 확산되고, 투매현상은 아니지만 급매물도 속출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입주율 현황은=강북지역의 3월 이후 500가구 이상 입주 아파트는 4개 단지. 4월말에 동대문 이문동 삼성래미안2차(648가구), 5월말 서울 성북구 현대아이파크(513가구)와 은평구 불광동 북한산현대홈타운(662가구), 7월말 도봉구 창동 북한산아이파크(2061가구) 등이다.
서울 한강이남 지역에선 500가구 이상 아파트가 3개 단지로 지난 3월부터 입주를 시작한 구로구 구로동 삼성래미안(1244가구),6월말 관악구 신림동 신림푸르지오(1456가구),1월말 영등포구 당산동5가 삼성래미안(1391가구) 등이 있다.
이 가운데 입주율은 구로구 구로동 삼성래미안이 96%로 거의 입주가 완료된 상황이며 신림푸르지오도 60∼70%의 입주율을 보이고 있다.올해 1월 27일부터 입주를 시작한 당산동 삼성래미안의 경우 거의 빈집이 ?고 전세가 빠지지 않아 입주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강북 입주율도 창동 북한산아이파크 외에 3개 단지는 70∼80% 수준이다. 북한산아이파크는 입주일이 7월31일이기 때문에 입주율을 평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6일 현재 465가구가 입주했으며, 주말을 거치면 1000가구 이상 이사를 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한달안에 대부분 입주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시세는=창동 북한산아이파크는 1억3950만∼1억8500만원까지 프리미엄이 붙었다. 호가 기준이지만 33평형의 매매가 평균이 3억4250만원, 41평형 4억1000만원, 46평형 4억9000만원, 51?52평형 5억2500만원, 63평형 6억4500만원 선이다.
이문동 삼성래미안2차는 평균 매매가가 23평형 2억1500만원, 31평형 3억750만원, 40평형 4억1000만원, 53평형 4억9750만원. 분양초기보다 프리미엄이 7550만∼1억5030만원 선이다.
이밖에 종암동 아이파크(21∼42평형)는 2억550만∼3억9050만원이며, 불광동 현대홈타운(25∼42평형)은 2억4000만∼4억8000만원에 매매 호가가 형성되고 있다.
구로구 구로동 삼성래미안은 1억 5000만원 정도의 프리미엄이 붙은 가운데 평당 가격이 1000만원 정도이며 매매가는 22평형 2억원,30평형 2억9000만원,40평형 3억6000만원∼4억3000만원 정도의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관악구 신림 푸르지오는 24평형 2억2000만원,31평형 2억8000만원 48평형 4억8000만원 선이다.
당산동 삼성래미안은 입주가 거의 완료되고 9호선 환승역이 당산역에 들어온다는 기대감으로 매물이 거의 없다.이곳은 48평형 6억8000만원, 37평형 5억8000만원, 33평형 5억2000만원 정도의 시세를 보여 다른 지역에 비해 매매가가 높다.
◇거래는=강남·강북 지역을 통틀어 매매가 거의 없다. 전세는 조금 수요가 살아나 일주일에 2∼3건 거래가 이뤄지지만 급매물이 대부분이다.
이문동 래미안부동산 관계자는 “현재 매매?전세가 각각 20여건 정도 나와 있지만 매매는 찾는 사람이 거의 없고, 전세만 주간 1∼2건씩 거래가 이뤄진다”고 말했다.
불광동 북한산현대홈타운 인근의 남동공인 관계자도 “매매는 거래가 뜸하고 전세만 거래되고 있는데, 25평형은 전세매물이 없고 33평형에만 서너건 남아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입주를 못하는 상당수가 입주일을 받아 놓았지만 살고 있는 전세집이 안빠져 못들어오는 경우”라고 덧붙였다.
구로구 구로동 삼성공인 김용일 사장은 “이 지역은 재건축 조합분 비율이 많아 실제 타키?이뤄지지 않고 있지만 전세 물건은 이미 다 팔렸다”고 말했다.
당산동 믿음공인중개사 권미순 실장도 “이 지역은 향후 9호선 환승역이 들어오는 데다 삼성브랜드라는 비교 우위를 통해 앞으로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어 매물이 나오지 않고 있는데다 매매도 뚝 끊겼다”고 설명했다.
신림동 부동산플러스리치중개사의 관계자도 “현재 가격 정도면 아파트 실입주자들에게는 주택을 구입할수 있는 적기”라며 “그러나 아파트 가격이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실수요자들이 적지 않아 예년에 비해 아파트 입주 속도는 다소 늦은 편”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악순환이 지속될 경우 신규분양 시장과 기존 아파트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RE멤버스 고종완 대표는 “새 아파트의 빈 집이 늘어날 경우 분양시장까지 영향을 받아 미분양 발생 가능성이 높다”며 “기존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약세를 가속화시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입주율이 떨어질 경우 시공·시행업체의 경영에도 타격을 줘 부도가 날 경우 수요자들의 피해도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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