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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두산 전망대에서 본 전경. 발아래 크고 작은 봉우리가 비학산이고 그 뒤로 종남산 우령산이 확인된다. 새로 개통된 대구·부산 고속도로도 보인다. |
낙화산 정상까지는 불과 20분. 내려섰다 한번 올라오면 된다. 대신 송림 사이로 부는 칼바람이 아주 매섭다. 낙화산에도 정상석이 없다. 대신 어른 무릎 높이의 돌탑이 서 있으며 누군가가 검은색 매직으로 '597m'라고 친절하게 적어놨다. 정면엔 향후 도달할 능선이 보이고, 그 능선 왼쪽에 비로소 영남알프스가 시야에 들어온다. 능선 왼쪽 백암봉, 그 뒤 누런색 봉우리가 천황산(사자봉) 재약산(수미봉), 그 앞으로 구천산, 그 오른쪽으로 영축산 함박등 죽밧등 향로산이 펼쳐져 있다.
하산길은 반듯하다. 15분 뒤 안당골로 빠지는 갈림길. 이 길로 하산해도 원점회귀가 가능하다. 직진한다. 낙엽길이다. 왼쪽 소천봉과 오례산성, 그 아래 동창천이 보인다. 갈림길에서 15분이면 시야가 확 트이는 전망대. 자세히 보니 크고 작은 봉우리가 이어지는 만만찮은 능선길이다. 뒤로는 방금 지나온 보두산과 낙화산.
밧줄을 붙잡고 내려오고, 이어 크고 작은 바위를 오르내리기도 한다. 부드러운 솔가리와 낙엽길도 잠시 이어진다. 아직 붉은 빛이 선명하게 남은 낙엽길에선 잠시 발걸음이 멈칫한다. 이때부터 10여분 숨이 턱에 찰 만큼 급경사길을 오르면 한순간 리본이 지천인 지점을 만난다. 중산 정상이다. 역시 정상석이 없다. 여기서 20분 능선길로 내달리면 발 아래 삼각점. 이번 산행에서 가장 높은 일명 석이바위봉(685m)이다. 석이버섯이 많다고 하는데 확인이 안된다.
삼각점에서 곧바로 갈림길. 직진하면 꾀꼬리봉, 산행팀은 오른쪽 능선길로 본격 하산한다. 애초엔 산길을 내기 위해 나무를 벤 흔적이라 생각했지만 중간쯤 길이 사라져 고생한다. 노란 리본을 보며 크게 우측 안당골 방향으로 향한다고 생각하고 발걸음을 옮기자. 50분쯤 뒤 옛 무덤을 지나면서 오른쪽 저멀리 마을이 보인다. 10분 뒤 다리를 건너 마을로 향한다. 안당골마을 입구를 지나 20분쯤 포장로를 따라 걸으면 들머리 엄광사에 닿는다. 삼각점 갈림길에서 대략 1시간20분 걸린다.
# 떠나기전에
- 임란때 몸을 던진 여인의 전설 간직한 낙화산
산행팀은 신대구부산고속도로(주)의 본사격인 고속도로 유지관리사무소의 협조로 미리 새 고속도로를 달려 밀양IC로 나왔다. 출발전 밀양관광안내도나 신대구부산고속도로(주) 홈페이지(dbway.co.kr) 어느 곳에도 아직 고속도로 나들목(IC) 위치와 산이 함께 표기돼 있지 않아 보두산 들머리와 밀양IC간의 거리가 어느 정도인지 정확히 알 수 없었다. 다행히 막상 나들목을 나와 보니 차로 5분 거리였다.
향후 새 고속도로 나들목과 주변 산이 함께 그려진 지도가 발행될 경우 접근성의 편리함에 따라 산꾼들이 찾는 봉우리 또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새 고속도로를 탈 경우 남밀양IC를 지나 가곡터널을 통과하면 이정표 뒤로 왼쪽에서 반시계 방향으로 비학산 보두산 낙화산 중산 꾀꼬리봉이 한눈에 펼쳐진다. 참고하길.
낙화산과 보두산의 이름이 명명된 사연이 재밌어 소개한다. 임진왜란때 왜군을 피해 산으로 피신한 한 여인이 결국 발각되자 절벽에서 스스로 몸을 던져 목숨을 끊었다. 그 바위가 낙화암이고 이후 산이름도 낙화산으로 불렸다. 보두산은 옛날 중국의 고관 보담이 나라에 죄를 짓고 귀양살이를 한 곳이 이곳이란다. 보담산이라고도 한다.
# 교통편
- 밀양터미널서 오전 9시 엄광리행 버스타야
부산 서부터미널에서 밀양행 시외버스는 오전 7시 첫 차를 시작으로 40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1시간30분 걸리고 5400원. 밀양터미널에서 산외면 엄광리 다촌(동)행(일명 중촌) 버스를 타고 엄광사 앞에서 내린다. 오전 9시 단 한차례. 1100원. 엄광사에서 밀양터미널행 버스는 오후 3시15분, 7시30분(막차)에 있다. 밀양서 부산행 시외버스는 오후 5시20분, 6시, 6시40분, 7시30분, 8시30분(막차)에 출발한다.
부산역에서 열차를 타고 밀양역에서 내려 시외버스터미널로 이동해도 된다. KTX는 36분, 새마을 무궁화 열차는 45분 걸리며 밀양역에서 터미널까지는 버스로 20분 소요된다. 역 앞에서 정차하는 거의 모든 버스가 터미널을 경유한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대구·부산 고속도로 밀양IC~울산 언양 24번 국도 우회전~금천리~굴다리 통과~T자 갈림길에서 금천리 방향~2급 지방하천 엄광천 이정표 보고 우회전~엄광사 순. 참고로 새 고속도로는 경부고속도로와 남해고속도로가 연결되는 중간지점인 대동분기점(JCT)에서 진입한 후 상동 삼랑진 남밀양 밀양 청도 수성 동대구IC 순으로 열린다. 대동분기점에서 밀양IC까지는 35.5㎞, 25분 안팎 걸린다.
남해고속도로 동창원IC~밀양 진영 14번 국도~부산 밀양~밀양 수산 25번 국도~수산대교~대구 밀양 시청 공설운동장 25번 우회전~얼음골 표충사 우회전~밀산교 건너 산외방면 우회전~울산 언양 금천리~굴다리~금천리 남기리 좌회전~엄광천 이정표 보고 우회전~엄광사 순.
글·사진 = 이흥곤기자 hung@kookje.co.kr
문의 = 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51
이창우 산행대장 011-563-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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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 산행기[백양산장]
산행코스 : 금곡 본촌마을~~중산~낙화산~보두산~비학산]
산행을 하면서 가장 반가우면서도 가끔 이것들 때문에 길을 잘못 들기도 한다. 앞선 1구간에서 중산을
착각하는 바람에 생각지도 않은 다죽리로 내려서야 했고 그때의 심정은 매우 참담했다.
운문지맥상에는 정상 표지석이 두 개인 곳이 두 군데 있다. 중산과 보두(보담)산이 그렇다. 앞선 산행에서
중산의 표지석 때문에 몹시 괴로웠다. 지도를 아무리 읽어도 답이 나오지 않아 지맥길이 아님을 의심하면서
계획된 비학산쪽의 능선을 놓치고 꾀꼬리봉 능선을 타고 내려왔다.
두 번째 구간을 종주하기 위한 접근방법을 살핀다. 엄광천이 시작하는 안담골까지 편하게 이동하여 중산
으로 붙으면 중산까지 거리는 채 1km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남은 구간이 짧은데 옆에 산줄기들을 놔두고
마무리 짓기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엄광천 계곡 바로 동쪽으로 화지산(花枝山, 177m)이라는 작은 봉우리
에서 시작하는 능선이 있으나 조금만 북진하면 꾀꼬리봉에 잇는 능선이므로 다른 능선을 찾는다. 중산에
이르는 능선중 본촌마을에서 시작하여 용암산 - 무명 591봉 - 중산에 이르는 능선이 눈에 들어온다. 그래
이곳으로 정하자.
55번 고속도로를 이용해서 밀양 IC에 내린다. 차를 몰아
본촌마을 경로당 공터에 주차를 시키고 산행을 준비를 한다.
집에서 늦게 출발하는 바람에 마음이 급하다. 능선에 올라 설 때까지는 길이 없을 것을 예상하고 마음을
단단히 먹는다. 고택 왼쪽으로 길이 잘 나있다. 다행이다 싶어 접어들었는데 금새 길이 없어진다.
각오한 일이라 걱정은 없다. 그냥 방향만 잡아서 진행한다. 희미한 산길이 있다 없어지다를 몇 번, 이제
능선상의 식별이 뚜렷한 산길이 나온다. 편하게 진행하다보니 벌써 중산이다.
정상은 장소가 좁아 점심하기가 마땅치 않다. 몇 번 자리를 찾다가 가장 적당한 곳에 도시락을 꺼낸다.
중산에서 낙화산쪽 능선은 남서쪽이다. 앞선 길에서 왜 내가 이 길을 놓쳤는지 모르겠다. 리본이 남동쪽으로
더 많이 걸려있어 그냥 진행했으리라.
중산을 출발한지 8분여만에 시원한 조망을 감상할 수 있는 전망대가 나온다. 얼마전 지나온 백암봉과 용암봉
능선이 보이고 건너편에 평화로워 보이는 도곡리골이 있고, 제법 높아보이는 곳에 솔방마을이 아담하게 자리
잡고 있다.
20분을 채 못가서 또 발길을 잡는 전망대가 있다. 엄광골과 지맥의 끝자락이 시원하게 보인다. 또 다른 중산
표지석이 있는 643봉도 보인다. 한참을 서있다가 길을 잇는다. 이 지맥길은 백암봉부터 밀양 산동면과 산외면
의 경계를 이루고 있다. 육화산에 잠시 머물고 보담산에 도착하니 준희님께서 붙여놓으신 명찰같은 정상표지가
인상적이다. 오래된듯 글씨의 색을 바래있고 바탕은 많이 퇴색되어있다. 그러나 그분의 산에 대한 열정은 오히려
더 빛을 발하고 있다는 느낌들어 잠시 그분의 노고와 열정에 감사를 드린다. 쏟아지는 듯한 내림길을 하다보니
바위위에 보담산이라는 정상석이 또 놓여있다. 잠시 정상석에 대한 생각을 해본다.
정상석은 행정관서가 아닌 각 산악단체나 관변단체에서 많이 설치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위치도 약간
틀리고 또 표기되는 해발고도도 지형도와 잘 맞지 않는다. 또 어떤것들은 심하게 훼손되어 있는 것도 있고, 일부러
훼손시킨 것도 있다. 기념비라면 모를까 정상석만큼은 행정관서에서 관리를 해야 맞을 것 같다.
해발고도가 낮아진다고 방심해선 안된다. 가파른 경사가 항상 긴장하게 만든다. 272봉에서 한참을 쉰다.
자동차들은 굉음을 지르며 터널 속으로 들어가고 나온다. 앞의 가곡저수지 두 개와 예뻐보이는 무명 88봉이
밀양강 쪽으로 나란히 서있다. 272봉과 304봉 안부에 서시 그 시끄럽던 자동차 소리가 잠잠하다. 터널위쪽이라
자연방음이 된 모양이다.
점점 어두워지는 것 같아 발길을 재촉한다. 303봉 오름길에 그냥 쓰러졌다. 발밑만 보고 오르다 넘어져 있던
나무에 머리를 부딪쳤나보다. 순간적으로 쓰러졌고 통증이 너무 심하다. 호흡을 멈추고 조금 기다리니 견딜만
하다. 다시 일어서서 길을 이으면서 헛웃음으로 무안함을 달랜다.
317봉 비학산.
운문산 줄기를 밀양강으로 밀어넣고 이제 그 맥을 다하는듯 날개를 펄럭이며 사뿐히 내려않으려는 모습을
하고 있다. 묘만 한기가 있고 정상석이 없으므로 그냥 내려선다. 이렇게 운문의 줄기타기는 끝을 보았는데
이번 줄기에서 얻은 교훈을 가슴 깊이 새겨야겠다고 생각하며 애마를 향해 열심히 아스팔트 길을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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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산행기[사네드레]
한번에 여러 산을 오르는 재미... 밀양 중산(643.5m)
중산(643.5m)은 밀양시 상동면과 산외면의 경계에 자리한다. 운문호에서 흘러내린 동창천과 청도읍을 지나온 청도천이 경상남도와 경상북도의 경계선에서 만나 물길을 합하여 밀양강이 된다. 그 밀양강의 출발점 동쪽으로 아기자기한 여러 산들이 솟구쳐 제각각의 아담한 산세를 자랑하는데 그 산줄기의 가운데에 자리한 산이 바로 중산이다.
중산의 서쪽으로는 보두산과 낙화산이, 남쪽으로는 꾀꼬리봉과 용암산이, 동쪽으로는 백암산이, 북쪽으로는 용암봉과 소천봉이 능선을 이어 한바퀴 원을 그린다. 그 한가운데 자리한 중산은 이름 그대로 가운데의 산(중산)이다. 필자는 지도를 볼 때마다 강원도의 큰 산 하나에도 못 미치는 넓지 않은 면적에 산 이름이 다닥다닥하여 이름 지은 사연이 몹시도 궁금하였으며, 기어코 지난해와 올해 두번에 걸쳐 중산을 중심으로 한 여러 산들을 찾아보았다.
보두산~중산~소천봉을 잇는 종주산행의 들머리는 밀양시 상동면 고정리 골안마을이다. 골안마을 빗돌이 자리한 삼거리에서 남쪽으로 마을길을 따르면 보두산이 성큼성큼 다가온다. 시멘트 포장길을 따라 과수원이 끝나는 지점에서 희미한 산길을 더듬어 오른다. 그러나 높지 않은 산이라 곁가지를 헤쳐 한시간 남짓이면 보두산(562m) 정수리에 올라선다. 동녘 자락을 에돌아 흐르는 밀양강과 산외면의 계곡마을이 한눈에 굽어보는 이곳에서 배낭을 풀고 잠시 숨을 고른다. 이곳에서 낙화산까지는 지척이다.
부여의 낙화암을 연상케하는 낙화산의 특이한 산세를 바라보면 낙화산이라 이름지은 선인들의 마음이 가슴에 와 닿는다. 가파른 바윗길을 오르니 바위와 노송이 어우러진 낙화산(626m) 정상이다. 남녘의 조망이 참 시원하다. 낙화산을 지난 동쪽으로 이어진 능선은 아기자기한 바위길이다. 더러는 밧줄을 잡고 오르내리는 짜릿한 길이 펼쳐진다. 암릉이 끝나고 전망 좋은 곳의 낙엽 위에 이 고장의 남녀 8명의 산꾼들이 취재진에게 쉬어가라며 덕담을 걸어온다. 따뜻한 양지머리에 부는 봄바람을 맞으며 나누는 산꾼들의 우정이 이보더 더 좋을 수는 없을 것이리라.
빠듯한 일정이라 계속 능선을 이어간다. 드디어 중산 정상이다. 작은 소나무가 자라있는 정상은 빗돌이나 표지판이 없고 '중산 652m'라 새겨놓은 머리크기만한 돌이 나무 밑에 초라하게 놓여있다. 중산이라는 '중요한' 이름에 비해 아쉬움이 남는다. 그러나 이곳에서 바라보는 북녘의 조망은 참 아름답다. 동북녘의 백암산 너머로 산줄기를 이어온 운문산이며 가지산, 천황산, 재약산 등 언필칭 영남알프스의 고봉들이 수려한 산세를 펼쳐놓았다.
중산에서 백암산을 잇는 길은 약간의 주의가 필요하다. 리본이 많이 달린 남쪽으로 조금 가서 왼쪽(동북쪽)으로 내려서야 한다. 오른쪽(남쪽)으로 이어지는 뚜렷한 길은 꾀꼬리봉으로 내려가는 길이다.
필자는 지난해 6월 꾀꼬리봉(538m)으로 올라 중산에 올라 용암산(424m)으로 내려섰다. 꾀꼬리봉은 이름도 아름답지만 높지 않은 정수리에 놀랍게도 솜다리꽃(에델바이스)이 피어 있어 더욱 아름다웠다.
북동쪽으로 능선을 잇는 백암산은 이름 그대로 정상 부근에 하얀 바위들이 치마를 두른 듯하다. 중간 지점의 다실재마루에 이르면 동면의 도곡리와 산외면의 희곡리로 내려가는 길이 뚜렷하다. 내려서 다시 오르는 길은 곱절 힘이 든다. 높지 않은 산이건만 다들 회갑을 넘긴 꼴통산악회 회원인지라 가쁜 숨을 내쉰다.
능선에서 동쪽으로 조금 벗어난 백암산(679m)의 정상도 제법 너른 공터에 마른 억새가 일렁일 뿐 빗돌이나 삼각점은 보이지 않았다. 다시 서쪽으로 되돌아가서 용암봉을 향한다. 점점 좁아지는 능선에서 뜀바위를 만난다. 1m가 조금 못되는 거리지만 떨어지기라도 하면 큰 사고가 나는 바위틈새를 훌쩍 건너뛰는 이 짜릿함.
다시 능선을 이어 아슬아슬한 바위벼랑을 조심조심 내려서야 한다. 뒤이어 묘한 바위지대를 만난다. 시루떡을 쌓아놓은 듯한 바위가 거듭해 놓여있고 그 중간에는 앉아서 시루떡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멋진 너른 바위도 보인다.
684m 소나무봉을 지나 이번 산행의 최고봉인 용암봉(686m)에 올라선다. 옛날 간이헬기장이었던 정상에는 어느덧 소나무가 한길 높이로 자라 사방의 전망을 가리고 있다. 일행 한명이 구석진 풀 속에서 1982년세 설치한 삼각점을 찾아낸다. 이번 산행에서 만나는 유일한 삼각점이다. 낙동정맥의 가지산에서 비롯되어 운문산 억산을 이어온 운문지맥의 산줄기가 오치령을 넘어가 근방에서 가장 높이 솟아 사방의 뭇 산들을 굽어보는 용암봉. 그런데 산이 아닌 봉이라 이름 붙여진 까닭에 필자는 생각에 잠긴다.
다시 서쪽 능선을 이어 소천봉을 향한다. 용암봉~소천봉 능선은 암릉이 없는 수북한 낙엽길이다. 잰걸음으로 30분만에 소나무와 참나무가 어우러진 넉넉한 소천봉(634m)에 올라선다. 소나무 곁에 누가 세웠을까. 작은 돌탑이 정겹다. 작은 하늘봉(소천봉)에서 만난 한 길 높이의 돌탑은 석양길의 늙은 산꾼 시인에게 무엇인가를 암시하는 것만 같다.
하산은 서쪽 능선을 이어야 한다. 솔방마을과 신불사로 내려서는 길을 살펴보았으나 찾지 못하고 소천봉에서 10분 거리의 서쪽 능선에서 왼쪽(남쪽)으로 난 길로 내려간다. 간혹 산악회의 리본이 달려있는 이 내리막길은 자주 희미해지고, 암릉을 만나면 우회해야 하는 만만찮은 길이다. 이윽고 도곡리 저수지에 내려선다. 국립지리원 지도에도, 교통지도에도 표시되지 않은 도곡저수지 둑에서 내려온 산을 다시 올려다본다. 하얀 치마바위의 백암산과 중산, 낙화산이 빙그레 웃으며 손을 흔든다.
*산행길잡이
골안마을-(1시간30분)-보두산-(20분)-낙화산-(1시간)-중산-(1시간10분)-백암산-(1시간)-용암봉-(40분)-소천봉-(1시간20분)-도곡저수지
중산의 종주코스는 다양하다. 꾀꼬리봉에서 시작해 중산에 오르고 용암산에 내려서는 코스와, 상도곡에서 백암산을 올라 중산~낙화산~보두산을 잇는 코스 등이 있다. 그러나 한번에 가장 많은 산을 오르려면 골안에서 시작해 보두산~나화산~중산~백암산~용암봉~소천봉을 지나 도곡저수지로 잡는 것이 제격이다.
이번 종주의 들머리는 상동면 고정리 골안마을. 빗돌이 있는 마을 입구에서 남쪽으로 마을길을 따라가면 과수원길이 이어진다. 과수원길 끝지점에서 동남쪽으로 희미한 길을 헤쳐 오르면 보두산 정상에 올라선다(1시간30분). 다시 동북쪽으로 이어 20분이면 낙화산 정상에 닿는다. 이곳에서 중산까지는 1시간 정도 걸린다. 중산에서 남쪽으로 조금 내려가면 삼거리에 이른다. 리본이 많이 달린 오른쪽(남쪽)은 꾀꼬리봉으로 이어지니, 반대편 동북쪽 내림능선을 따라야 한다.
도곡리로 내려서는 안부를 지나 다시 오르면 능선의 오른쪽에 있는 백암산 정상에 올라선다(1시간10분). 조금 되돌아 나와 북쪽 능선을 이어가면 뜀바위와 시루떡바위, 684m봉을 지나 산행의 최고봉인 용암봉에 도달한다(1시간). 이곳에서 소천봉까지는 40분이 걸리고, 서릉을 이어 남쪽으로 내려가는 바윗길을 따르면 도곡저수지 주위의 신불사와 솔방마을 입구에 내려선다(1시간20분). 산행시간은 7시간 이상 걸린다.
*교통
부산~밀양(1일 21회), 마산~밀양(1일 33회), 대구~밀양(1일 11회)행 시외버스를 이용해 밀양에 내린다. 밀양시외버스터미널(055-354-2320)에서 1일 3회 운행하는 농어촌버스를 이용해 골안마을 입구에 내린다. 또는 밀양터미널에서 매 시간 운행하는 시내버스로 상동면에 가서 택시(352-4919)를 이용해 고정리 골안마을에 내린다.
*잘 데와 먹을 데
들머리와 날머리에는 식당이나 숙박시설이 전혀 없다. 밀양 시내의 시설을 이용해야 한다. 글쓴이:김은남
참고:월간<사람과산> 2006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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