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광역매일]울산 동구의회, 주민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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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광역매일] <사설> 울산 동구의회, 주민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울산 동구 상진ㆍ남진ㆍ화암항 일원 주민ㆍ어민들이 이 지역 앞바다에 축조될 방파제 건설 타당성조사 용역비를 예산에 올리라고 동구의회에 요구하고 있다. 방파제를 건설하는 게 타당한지 어떤지 알아보기 위해 우선 그에 필요한 사업비 정도는 책정해야 옳지 않느냐는 것이다. 기존 방파제는 높이가 낮고 길이가 짧아, 태풍이 올 때 밀어 닥치는 대형 파도를 감당할 수 없으니 방파제를 새로 건설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러기에 앞서 타당성 조사부터 하자는 것이다. 이들의 주장에 일리가 없지 않다. 당장 방파제를 축조하자는 것도 아니고 그래야 할지 말지 먼저 알아보자는 것 아닌가. 자신들의 재산 피해와 생명 안전이 직결되는 문제를 이 정도로 요구하는 것은 그리 과하지 않은 수준이다. 요즘 흔한 민원해결 방식 가운데 하나가 집단 점거ㆍ농성이다.


 세계 곳곳에서 기상이변이 발생하고 있다. 재난대비 선진국이라는 독일조차 홍수로 수백 명이 목숨을 잃었다. 그러다 보니 해양 이변 정도는 익숙해진 사실에 불과하다. 지난해 7월 부산 해운대를 덮친 너울성 파도 때문에 그 지역이 물바다가 된 게 좋은 사례다. 울산 동구 남진ㆍ상진ㆍ화암 항도 마찬가지다. 그럴 소지가 충분하다. 기존 방파제가 축조된 건 이미 수십 년 전 일이다. 그런데 그 때보다 바다 상황은 크게 바뀌었다. 항구에 접안된 선박도 목선이 아니고 한 척에 수억원을 호가하는 레이더망 탑재 어선들이다. 이런 선박에 파도가 덮쳐 내부 기계설비에 바닷물이 스며들면 이를 수리하는데 한 번에 수백만원이 날아간다고 한다. 또 이전과 달리 바다에 방기된 쓰레기들이 파도에 휩쓸려 밀려오는 바람에 바닷가 환경이 크게 악화됐다. 별의 별 오물들이 모두 몰려와 대형 쓰레기장을 방불케 한다.  


 기존 방파제론 이런 폐해를 막을 수 없다는 게 어민들의 주장이다. 주민들은 혹시나 모를 대형 파도에 생명의 위험을 느낀다고 한다. 이상 기후로 예상 밖의 상황이 돌발하는 경우가 너무 많아 이들의 주장과 인식을 그대로 수용하는 게 옳다. 이전 상황에 고착돼 설마하다 결국 재난재해로 이어져 얼마나 많은 인명ㆍ재산 피해를 입었는가. 또 피해가 발생한 뒤 책임소재를 따지고 그 때서야 사후 대책을 마련하느라 야단법석을 떨지 않았나. 방파제가 신축돼 이런 재난을 미리 막을 수 있다면 얼마든지 그렇게 해야 한다. 


 일설(一說)에 이 방파제 신축이 현 동구청장의 관심사업이어서 동구의회가 정략적으로 반대한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그래서 방파제 타당성 조사 용역비를 올해 첫 예산에서 삭감했고 1차 추가경정예산안에서 다시 탈락시켰으며 동구의회가 8일 열리는 2차 추경안 최종 심사에서 이를 또 삭감할 것이란 게 해당 지역 주민들과 어민들의 생각이다. 지역민들의 안위와 재산을 보전하는 일에 행여 정치적 논리가 연결돼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