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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용 제26장(第二十六章) 천도 이미 허위(虛僞)와 가식(假飾)이 없으므로 자연 간단(間斷)함이 없는 것이다
故로 至誠은 無息이니
그러므로 지성(至誠)은 쉼이 없으니,
旣無虛假라 自無間斷이라
이미 허위(虛僞)와 가식(假飾)이 없으므로 자연 간단(間斷)함이 없는 것이다.
不息則久하고 久則徵하고
쉬지 않으면 오래고, 오래면 징험이 나타나고,
久는 常於中也요 徵은 驗於外也라
구(久)는 속에 항상 함이요, 징(徵)은 밖에 나타남이다.
徵則悠遠하고 悠遠則博厚하고 博厚則高明이니라
징험이 나타나면 유원(悠遠)[여유 있고 오래 함]하고, 유원(悠遠)하면 박후(博厚)[넓고 두터움]하고, 박후(博厚)하면 고명(高明)[고대(高大)하고 광명(光明)함] 하다.
此는 皆以其驗於外者言之니 鄭氏所謂至誠之德著於四方者 是也라 存諸中者旣久면 則驗於外者益悠遠而無窮矣라 悠遠故로 其積也廣博而深厚하고 博厚故로 其發也高大而光明이라
이는 모두 밖에 나타나는 것을 가지고 말씀한 것이니, 정씨(鄭氏)[정현(鄭玄)]가 이른바 ‘지성(至誠)의 덕(德)이 사방(四方)에 나타난다.’는 것이 이것이다. 속에 보존한 것이 이미 오래면 밖에 징험이 나타나는 것이 더욱 유원(悠遠)하여 다함이 없을 것이다. 유원(悠遠)하기 때문에 그 쌓임이 광박(廣博)하고 심후(深厚)하며, 박후(博厚)하기 때문에 그 발(發)함이 고대(高大)하고 광명(光明)한 것이다.
博厚는 所以載物也요 高明은 所以覆(부)物也요 悠久는 所以成物也니라
박후(博厚)함은 물건을 실어 주는 것이요, 고명(高明)함은 물건을 덮어 주는 것이요, 유구(悠久)함은 물건을 이루어 주는 것이다.
悠久는 卽悠遠이니 兼內外而言之也라 本以悠遠致高厚하고 而高厚又悠久也니 此는 言聖人與天地同用이라
유구(悠久)는 바로 유원(悠遠)이니, 내외(內外)를 겸하여 말한 것이다. 본래는 유원(悠遠)으로써 고명(高明)과 박후(博厚)를 이루고, 고명(高明)하고 박후(博厚)하면 또 유구(悠久)하게 되니, 이는 성인(聖人)이 천지(天地)와 더불어 용(用)이 같음을 말씀한 것이다.
博厚는 配地 하고 高明은 配天하고 悠久는 無疆이니라
박후(博厚)는 땅을 배합하고, 고명(高明)은 하늘을 배합하고, 유구(悠久)는 다함이 없다.
此는 言聖人與天地同體라
이는 성인(聖人)이 천지(天地)와 더불어 체(體)가 같음을 말씀한 것이다.
如此者는 不見(현)而章하며 不動而變하며 無爲而成이니라
이와 같은 자는 보여주지 않아도 드러나며, 동(動)하지 않아도 변하며, 함이 없이도 이루어진다.
見은 猶示也라 不見而章은 以配地而言也요 不動而變은 以配天而言也요 無爲而成은 以無疆而言也라
현(見)은 시(示)와 같다. 보여주지 않아도 드러남은 땅을 배합함으로써 말한 것이요, 동(動)하지 않아도 변함은 하늘을 배합함으로써 말한 것이요, 함이 없이도 이루어짐은 다함이 없음으로써 말한 것이다.
天地之道는 可一言而盡也니 其爲物不貳라 則其生物不測이니라
천지(天地)의 도(道)는 한마디 말로써 다할 수 있으니, 그 물건됨이 변치 않는다. 그리하여 물건을 냄이 측량할 수 없는 것이다.
此以下는 復以天地로 明至誠無息之功用이라 天地之道可一言而盡은 不過曰誠而已라 不貳는 所以誠也니 誠故로 不息而生物之多하여 有莫知其所以然者라
이 이하는 다시 천지(天地)로써 지성무식(至誠無息)의 공용(功用)을 밝힌 것이다. 천지(天地)의 도(道)를 한마디 말로써 다할 수 있음은 성(誠)에 불과할 뿐이니, 변치 않음은 성(誠)하는 것이다. 성(誠)하기 때문에 쉬지 아니하여, 물건을 냄이 많아서 그 소이연(所以然)을 알지 못하는 것이다.
天地之道는 博也厚也高也明也悠也久也니라
천지(天地)의 도(道)는 광박(廣博)함과 심후(深厚)함과 고대(高大)함과 광명(光明)함과 유원(悠遠)함과 오램이다.
言天地之道 誠一不貳라 故로 能各極其盛하여 而有下文生物之功이라
천지(天地)의 도(道)가 성실하고 한결같아 변치 않기 때문에 각기 그 성(盛)함을 지극히 하여 아래 글의 물건을 내는 공(功)이 있음을 말씀한 것이다.
今夫天이 斯昭昭之多로되 及其無窮也하여는 日月星辰繫焉하며 萬物覆焉이니라 今夫地 一撮土之多로되 及其廣厚하여는 載華嶽而不重하며 振河海而不洩하며 萬物載焉이니라 今夫山이 一卷石之多로되 及其廣大하여는 草木生之하며 禽獸居之하며 寶藏興焉이니라 今夫水 一勺之多로되 及其不測하여는 黿鼉蛟龍魚鼈生焉하며 貨財殖焉이니라
이제 하늘은 이 소소(昭昭)함이 많이 모인 것인데 그 무궁(無窮)함에 미쳐서는 일월(日月) 성진(星辰)이 매여있고 만물(萬物)이 덮여져 있다. 이제 땅은 한 줌의 흙이 많이 모인 것인데 그 광후(廣厚)함에 미쳐서는 화악(華嶽)[화산(華山)]을 싣고 있으면서도 무겁게 여기지 않고, 하해(河海)를 거두어 있으면서도 새지 않으며, 만물이 실려져 있다. 이제 산(山)은 한 자잘한 돌이 많이 모인 것인데 그 광대(廣大)함에 미쳐서는 초목(草木)이 생장하고 금수(禽獸)가 살고 보장(寶藏)[보물(寶物)]이 나온다. 이제 물은 한 잔의 물이 많이 모인 것인데 그 측량할 수 없음에 미쳐서는 원타(黿鼉)와 교룡(蛟龍)과 어별(魚鼈)이 자라며 화재(貨財)가 번식한다.
昭昭는 猶耿耿이니 小明也니 此는 指其一處而言之라 及其無窮은 猶十二章及其至也之意니 蓋擧全體而言也라 振은 收也요 卷은 區也라 此四條는 皆以發明由其不貳不息하여 以致盛大而能生物之意라 然이나 天地山川이 實非由積累而後大니 讀者不以辭害意가 可也니라
소소(昭昭)는 경경(耿耿)이란 말과 같은바 조금 밝은 것이니, 이는 그 한 곳을 가리켜 말한 것이다. 급기무궁(及其無窮)은 12장(章)의 급기지야(及其至也)의 뜻과 같으니, 이는 그 전체(全體)를 들어 말한 것이다. 진(振)은 거둠이다. 권(卷)은 구(區)[구구(區區)함] 이다. 이 네 조항은 모두 변치 않고 쉬지 않음으로 말미암아 성대(盛大)함을 이루어서 능히 물건을 내는 뜻을 발명(發明)한 것이다. 그러나 천지(天地)와 산천(山川)이 실제로 많이 쌓음을 말미암은 뒤에 커진 것은 아니니, 읽는 자들은 말로써 본의(本意)를 해치지 않아야 할 것이다.
詩云 維天之命이 於(오)穆不已라하니 蓋曰天之所以爲天也요 於乎不顯가 文王之德之純이여하니 蓋曰文王之所以爲文也 純亦不已니라
《시경(詩經)》에 이르기를 “하늘의 명(命)이, 아. 심원(深遠)하여 그치지 않는다.” 하였으니, 이는 하늘이 하늘이 된 소이(所以)를 말한 것이요, “아. 드러나지 않는가? 문왕(文王)의 덕(德)의 순수함이여.” 하였으니, 이는 文王(文王)이 문(文)이 되신 소이(所以)가 순수함이 또한 그치지 않음을 말한 것이다.
詩는 周頌維天之命篇이라 於는 歎辭라 穆은 深遠也라 不顯은 猶言豈不顯也라 純은 純一不雜也라 引此以明至誠無息之意라 程子曰 天道不已어늘 文王이 純於天道亦不已하시니 純則無二無雜이요 不已則無間斷先後라
시(詩)는 〈주송(周頌) 유천지명편(維天之命篇)〉이다. 오(於)는 감탄사(感歎辭)이다. 목(穆)은 심원(深遠)함이다. 불현(不顯)은 개불현(豈不顯)[어찌 드러나지 않겠는가] 이란 말과 같다. 순(純)은 순일(純一)하고 잡되지 않음이다. 이것을 인용하여 지성무식(至誠無息)의 뜻을 밝힌 것이다.
정자(程子)가 말씀하였다. “천도(天道)가 그치지 않는데, 문왕(文王)도 천도(天道)에 순수하여 또한 그치지 않으셨으니, 순수하면 둘로 하지 않고 잡되지 않으며, 그치지 않으면 간단(間斷)과 선후(先後)가 없게 된다.”
右는 第二十六章이라 言天道也라
우(右)는 제26장(第二十六章)이다. 천도(天道)를 말씀하였다.
(중용 26장 1)
故至誠無息。
不息則久,久則徵。
徵則悠遠。悠遠,則博厚。博厚,則高明。
博厚,所以載物也。高明,所以覆物也。悠久,所以成物也。
博厚,配地。高明,配天。悠久,無疆。
如此者,不見而章,不動而變,無爲而成。
고지성무식
불식즉구 구즉징
징즉유원 유원 즉박후 박후 즉고명
박후 소이재물야 고명 소이부물야 유구 소이성물야
박후 배지 고명 배천 유구 무강
여자차 불현이장 부동이변 무위이성
<직역>
그러므로(故) 지극한 성(至誠)은 쉼이 없다(無息)
쉼이 없(不息)으면(則) 오래가고(久) 오래가(久)면(則) 증거가 드러난다(徵)
증거가 드러나(徵)면(則) 아득히 멀다(悠遠) 아득히 멀(悠遠)면(則) 넓고 두텁다(博厚) 넓고 두터(博厚)우면(則) 높고 밝다(高明)
넓고 두터움(博厚)은 사물을 싣(載物)기 때문(所以) 이다(也) 높고 밝음(高明)은 사물을 덮(覆物)기 때문이다(所以也) 유구함(悠久)은 사물을 이루(成物)기 때문이(所以)다(也)
넓고 두터움(博厚)은 땅과 짝한다(配地) 높고 밝음(高明)은 하늘과 짝한다(配天) 유구함(悠久)은 지경이 없다(無疆)
이(此)와 같은(如) 것(者)은 드러내지 않(不見)아도(而) 밝게 나타난다(章) 움직이지 않아(不動)도(而) 변한다((變) 행함이 없어(無爲)도(而) 이룬다(成)
<번역>
그러므로 지극한 정성은 쉼이 없다. 쉼이 없으면 오래가고 오래가면 징험이 드러난다.
징험이 드러나면 아득히 멀고, 아득히 멀면 넓고 두텁게 되고 넓고 두텁게 되면 밝고 높게 된다.
넓고 두터움은 사물을 싣기 때문이고 높고 밝음은 사물을 덮기 때문이다. 유구함은 사물을 완성해야하기 때문이다.
넓고 두텁다는 것은 땅이 그렇다는 말이고 높고 밝다는 것은 하늘이 그렇다는 말이며 역사가 유구하다는 것은 한정이 없다는 말이다.
이와 같은 것 들은 드러내지 않아도 나타나고 움직이지 않아도 변하게 되며 무엇을 하지 않아도 일이 이루어진다.
<해설>
성(誠)이 하늘의 길(道)라고 했다. 성(誠)만 해도 엄청난데 지극한 성(至誠)이야 오죽하리... 하늘의 도이니 당연히 멈추지 않을 것이다. 태양을 중심으로 지구가 도는 것에 쉼이 있다면 난리가 날 것이다. 우주 빅뱅이 오기까지 이 상태는 오래갈 것이다. 그러다 보면 태양계의 운행의 질서가 드러나게 된다. 그 질서는 아득히 멀리서 부터 있어왔던 것이다. 땅은 만물을 다 싣고도 무너지지 않고 버틸만큼 넓고 두텁고, 하늘은 그 만물을 다 덮어 비출 만큼 높고 밝다. 아득히 오래된 이 질서는 끝이 없다. 이처럼 하늘의 길인 성(誠)이 시스템화 한 세상은 누가 손대지 않아도 저절로 밝게 드러나고 움직이지 않아도 스스로 움직이며 변한다. 누가 조작한다고 이 우주가 돌아가겠는가? 저절로 돌아가지.... 이런 말이다.
<한자해석>
徵(부를 징) : 부르다, 소집하다, 거두다, 징계하다, 밝히다, 증명하다, 징험하다, 조짐, 현상, 효험
悠(멀 유) : 멀다, 아득하다, 많다
悠遠(유원) : 아득히 멂
配(짝지을 배) : 짝짓다, 걸맞다, 나누다, 귀양보내다, 딸리다, 짝, 아내
疆(지경 강) : 지경, 땅의 끝, 끝, 국토, 강토, 두둑
章(글 장) : 글, 문장, 시문의 단락, 모범, 문채, 성하다, 밝다, 나타나다, 크다
<영역>
Hence to entire sincerity there belongs ceaselessness. Not ceasing, it continues long. Continuing long, it evidences itself. Evidencing itself, it reaches far. Reaching far, it becomes large and substantial. Large and substantial, it becomes high and brilliant. Large and substantial;-this is how it contains all things. High and brilliant;-this is how it overspreads all things. Reaching far and continuing long;-this is how it perfects all things. So large and substantial, the individual possessing it is the co-equal of Earth. So high and brilliant, it makes him the co-equal of Heaven. So far-reaching and long-continuing, it makes him infinite. Such being its nature, without any display, it becomes manifested; without any movement, it produces changes; and without any effort, it accomplishes its ends.
天地之道,可一言而盡也。
其爲物不貳,則其生物不測。
天地之道,博也、厚也、高也、明也、悠也、久也。
천지지도 가일언이진야
기위물불이 즉기생물불측
천지지도 박야 후야 고야 명야 유야 구야
<직역>
천지의 도(天地之道)는 한마디 말(一言)로(而) 다함(盡)이 가능하다(可也)
그(其) 사물을 만듦(爲物)에 두 마음이 없다(不貳) 그래서(則) 그(其) 사물을 낳음(生物)은 헤아릴 수 없다(不測)
천지의 도(天地之道)는 넓다(博也) 두텁다(厚也) 높다(高也) 밝다(明也) 아득하다(悠也) 오래다(久也)
<번역>
천지의 도는 한마디로 끝낼 수 있는데 그것은 성(誠)이다.
그 정성이 사물을 생성시키는 것에는 다른 마음이 없다. 그래서 그 성(誠)이 우주의 사물을 만드는 것은 일일이 헤아릴 수 없다.
천지의 도는 만물을 실을 정도로 넓고 두텁고 만물을 덮을 정도로 높고 밝으며 아득히 먼 옛부터 있었고 오래토록 유지될 것이다.
<해설>
계속 하늘의 도(天之道)인 성(誠)에 대한 설명이 이어진다.
모든 존재는 지극한 정성으로 이루어진 것이며, 정성으로만 만들어진다. 길가의 개똥도 성(誠)으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말해야 할 판이다. 길가의 개똥 하나에도 그 존재의의가 있으며, 그것을 만들어낸 것이 하늘의 도라고 보아야 한다.
모든 존재는 좋던 나쁘던 그 존재 자체로 의의가 있게된다. 사람에 있어서도 악한 놈이든 착한 놈이든, 유능하든 무능하든, 아름답든 추하든 모두 그 존재 차체가 하늘의 명령인 것이다. 그 명령을 수행하는 정성의 도로 태어났는데 그 정성에는 인류진화의 수만년의 지극한 정성도 포함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악도 하늘의 정성이 되는 문제가 생긴다. 그래서 성선설만이 살아 남았고 본성(性)이 이(理)인 성리학만이 살아남게 되나보다.
<한자>
盡(다할 진) : 다하다, 완수하다, 극치에 이르다, 최고에 달하다, 모든, 전부의
貳(두 이) : 둘, 두 마음, 버금, 거듭하다, 의심하다
測(잴 측) : 재다, 헤아리다, 맑다
<영역>
The way of Heaven and Earth may be completely declared in one sentence.-They are without any doubleness, and so they produce things in a manner that is unfathomable. The way of Heaven and Earth is large and substantial, high and brilliant, far-reaching and long-enduring.
今夫天斯昭昭之多,及其無窮也,日月星辰繫焉,萬物覆焉。
今夫地一撮土之多,及其廣厚載華嶽而不重,振河海而不洩,萬物載焉。
今夫山一卷石之多,及其廣大,草木生之,禽獸居之,寶藏興焉。
今夫水一勺之多,及其不測,黿、鼉、蛟、龍、魚、鼈 生焉,貨財殖焉。
금부천사소소지다 급기무궁야 일월성신계언 만물부언
금부지일촬토지다 급기광후재화악이불중 진하해이불설 만물재언
금부산일권석지다 급기광대 초목생지 금수거지 보장흥언
금부수일작지다 급기불측 원 타 교 룡 어 별 생언 화재식언
<직역>
바로(今) 저(夫) 하늘(天)이 이처럼(斯) 밝고 환함(昭昭)의(之) 많음(多)이여 그(其) 끝없음(無窮)에 미쳐(及)서야(也) 해와 달(日月)과 별(星辰)을 묶(繫)었네(焉) 만물(萬物)을 덮었네(覆焉)
바로(今) 저(夫) 땅(地)이 한번(一) 거머쥔(撮) 흙(土)의(之) 많음(多)이여 그(其) 넓고(廣) 두터움(厚)에 이르러(及)화악(華嶽)을 싣(載)고도(而) 무겁지 않네(不重) 황하와 바다(河海)를 받아들이(振)고(而) 새지 않네(不洩) 만물(萬物)을 싣네(載焉)
바로(今) 저(夫) 산(山)은 한주먹(一卷)의 돌(石)의(之) 많음이여(多) 그(其) 광대함(廣大)에 이르러서는(及) 풀과 나무(草木)가 그곳에(之)에서 나고(生) 새와 짐승(禽獸)가 그것에 산다(居之) 보물(寶)을 감추고(藏) 흥성하다(興焉)
바로(今) 저(夫) 물(水) 한 바가지(一勺)의(之) 많음(多)이여 그(其) 헤아릴 수 없음(不測)에 미쳐서(及)는 큰자라(黿), 악어(鼉), 교룡(蛟), 용(龍), 고기(魚), 자라(鼈)가 산다(生焉) 재화(貨財)가 번식(殖)한다(焉)
<해설>
이제 하늘의 명령을 수행하는 길인 성(誠)이 이루고 있는 현상에 대한 찬양이다.
하늘은 단지 환한 햇살이 여러 줄기로 퍼져 있는 듯 보이지만 궁극에 가면 해와 달, 별을 묶어 거느리고 만물을 덮고 있다.
땅은 한줌 흙으로 구성되었지만 궁극에 가면 화악(중국의 오악중의 하나, 서안의 동쪽 산인 화산을 말함)을 싣고도 무겁다고 하지 않고, 황하와 바다를 얹고도 물한방울 새지 않는다.
몇개 돌로 시작된 산은 풀과 나무를 기르고 새와 짐승을 기르고 금은보화를 가지고 있다.
물 한 바가지로 시작된 물에는 온갖 생명이 생겨나고 살아가며 재화가 생겨나게 한다.
이 구절들은 어느 종교의 창세기를 연상시킨다. 유학이 이제 우주를 설명하려 하고 절대적인 무엇을 말하면서 서서히 종교와 닮아가기 시작한다. 이러면 공자의 가르침과는 약간 달라지게 된다.
'未知生,焉知死'(삶도 잘 모르는데 어찌 죽음을 알겠는가 - 논어 선진편) 라고 공선생님이 말했다.
우주의 원리를 모두 안다고 하는 자사가 적은 윗 글을 읽으면 '知之爲知之,不知爲不知,是知也'(아는 것을 안다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 이것이 앎이다 - 논어 위정편)라고 말하실 듯 하다.
華山(중국 陝西省)
<한자>
今(이제 금) : 이제, 지금, 오늘, 곧, 바로, 혹은, 이, 저~,음~(발어사)
夫(지아비 부) : 지아비, 남편, 사내, 대저, 저, ~도다
斯(이 사) : 이, 이것, 잠시, 모두, 곧, 이에
昭(밝을 소) : 밝다, 밝게 빛나다, 밝히다, 뚜렷이
昭昭(소소) : 사리가 환하고 뚜렷함, 밝은 모양
及(미칠 급) : 미치다, 닿다, 이르다, 및, ~와
焉(어찌 언) : 어찌, 어떻게, 이에, 이, ~도다, 그러하다, ~느냐
覆(다시 복/ 덮을 부) : 복/다시, 엎어지다, 되풀이하다 부/덮다, 퍼지다, 덮개
撮(모을 촬) : 모으다, 취합하다, 취하다, 집다, 거머쥐다
振(떨칠 진) : 떨치다, 떨다, 진동하다, 거두다, 받아들이다, 정돈하다
洩(샐 설) : 새다, 흘러나오다, 폭포
載(실을 재) : 싣다, 이다, 오르다, 이루다, 지니다
卷(책 권) : 책, 두루마리, 주먹, 말다, 접다
黿(자라 원) : 자라, 큰 자라, 영원
鼉(악어 타) : 악어
蛟(교룡 교) : 교룡, 뿔 없는 용
鼈(자라 별) : 자라, 미꾸라지
<영역>
The Heaven now before us is only this bright shining spot; but when viewed in its inexhaustible extent, the sun, moon, stars, and constellations of the zodiac, are suspended in it, and all things are overspread by it. The earth before us is but a handful of soil; but when regarded in its breadth and thickness, it sustains mountains like the Hwa and the Yo, without feeling their weight, and contains the rivers and seas, without their leaking away.
The mountain now before us appears only a stone; but when contemplated in all the vastness of its size, we see how the grass and trees are produced on it, and birds and beasts dwell on it, and precious things which men treasure up are found on it. The water now before us appears but a ladleful; yet extending our view to its unfathomable depths, the largest tortoises, iguanas, iguanodons, dragons, fishes, and turtles, are produced in it, articles of value and sources of wealth abound in it.
詩云:「維天之命,於穆不已。」 蓋曰:天之所以爲天也。
「於乎不顯,文王之德之純。」 蓋曰:文王之所以爲文也。純亦不已。
시운 유천지명 오목불이 개왈 천지소이위천야
오호불현 문왕지덕지순 개왈 문왕지소이위문야 순역불이
<직역>
시경이 말했다(詩云) 아(維) 하늘의 명령(天之命)이여 아(於) 아름다워(穆) 그치지 않네(不已) 대략(蓋) 말하자면(曰) 하늘(天)의(之) 하늘이 된(爲天) 까닭(所以)이다(也)
아아(於乎) 크게(不) 드러나네(顯) 문왕의 덕(文王之德)의(之) 순수함(純)이여 대략(蓋) 말하면(曰) 문왕(文王)의(之) 문왕임(爲文)의 까닭(所以)이다(也) 순수함(純) 역시(亦) 그치지 않는다(不已)
<번역>
시경이 말한다. "아 하늘의 명이여 아 아름다워 그치지 않네." 이 구절의 뜻은 대략 왜 하늘이 하늘다운가를 말하는 것이다.
"아아 크게 드러나네 문왕의 덕의 순수함이여." 이 구절의 뜻은 대략 문왕이 왜 문왕인가를 말하는 것이다. 두 마음이 없는 그의 순수함은 그치지 않는다.
<해설>
'維天之命, 於穆不已. 於乎不顯, 文王之德之純'은 시경 중에서 주나라 제사에 연주하는 노래인 주송(周頌)의 유천지명(維天之命)편 4구 중 1, 2구이다. 문왕에 제사지내는 노래이다.
시경 구절 중 불현(不顯)의 해석에 다툼이 있다. 주자는 不顯은 豈不顯(어찌 나타나지 않으리)라는 말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큰 뜻으로는 틀린 바가 없겠지만 정확하지는 않다. 不顯의 不은 '아니다'라고 해석하면 안된다. 시경 주송(周頌) 청묘(淸廟)편에서도 불현(不顯)이 나온다. 不顯不承, 無射於人斯(크게 드러나고 크게 받들어도 사람들이 싫어함이 없네). 이때의 不을 '아니다'라고 해석하면 무슨 뜻인지 절대 알 수 없다. 마찬가지로 윗 구절의 不顯의 不도 아니다라고 해석해서는 안되고 '크다'는 뜻으로 해석해야 한다.
문왕은 주나라의 창건자이다. 실제로는 아들 무왕이 은나라를 멸망시키고 주나라를 세운 첫왕이지만 시경은 문왕의 성심(誠)이 주(周)나라를 만들어 냈다고 보고 있다. 그래서 여기에 만물을 만드는 성(誠)이 국가를 건설하고 문명을 만드는 실례로 문왕의 건국을 들고 있다. 문왕의 순수함이 그치지 않는다고 말하는 이유는 하늘의 도인 성(誠)이 "그(其) 사물을 만듦(爲物)에 두 마음이 없다(不貳)"고 하기 때문이다. 문왕은 오로지 성심으로 주나라와 주나라 문명을 건설함에 두 마음이 없이 오직 순수한 마음으로 임했기에 결국 주나라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는 말이다.
<한자>
維(바 유) : 벼리, 밧줄, 오직, 발어사(아~), 다만, 이, ~로써
於(어조사 어/탄식할 오) : 어/~에게, ~에, 이에, 오/탄식하다, 아!, 까마귀
穆(화목할 목) : 화목하다, 기뻐하다, 아름답다, 편안하다, 왼쪽 신주
蓋(덮을 개) : 덮다, 떺어씌우다, 뚜껑, 대략, 대개, 아마도
乎(어조사 호) : ~인가, ~에, 로다, 아!, ~보다
不(아닐 불) : 아니다, 아니하다, 없다, 말라, 크다
顯(나타날 현) : 나타나다, 나타내다, 바깥, 명백하다
<영역>
It is said in the Book of Poetry, "The ordinances of Heaven, how profound are they and unceasing!" The meaning is, that it is thus that Heaven is Heaven. And again, "How illustrious was it, the singleness of the virtue of King Wan!" indicating that it was thus that King Wan was what he was. Singleness likewise is unceas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