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병일기:
안녕하세요.
계속 눈팅만 하다가 이제야 글 올립니다.
제가 이 카페에서 받은 도움을 조금이라도 되돌려드리고 싶어서요.
저는 지난해 9월 초에 미루던 건강검진을 받았습니다.
평소 공단에서 하는 검진만 받았는데 지난해는 이상하게 병원에서 큰돈을 들여서라도 건강검진을 하고 싶더라구요.
강북삼성병원의 건진 결과 갑상선에 종양이, 그리고 유방에 종괴가 보인다면서 정밀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강북삼성병원과 정파종내과에서 세침흡입검사를 받았는데요.
갑상선은 유두암(0.7cm)이 의심된다고 했고, 유방은 섬유선종이라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정파종내과에서는 유방이 섬유선종이기는 하지만 수술을 받아야 된다고 하셨는데
저는 최악의 상황에서 두 가지 모두 수술 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병원을 서울대로 옮겨 일단 윤여규 선생님께 진단을 받았습니다.
또 로봇수술을 하기로 했구요. 서울대 병원에서는 갑상선에 대한 세침검사는 또 하지 않았고,
제가 가져간 갑상선 세포 조직에 대한 검사도 하지 않았습니다.
윤여규 선생님은 면담을 하자마자
조직검사 결과가 초기든 아니든 전절제를 할 거고, 임파선도 절제할 거라고 하셨어요.
전절제에 대한 거부감은 별로 없었는데
강북삼성병원에서도 저에게 전절제를 권하셨기 때문에 미리 마음이 준비가 되어 있었거든요.
암의 위치가 세포막 부위에 있어서 전이 위험이 있다구요.
수술 전에 서울대 병원에서 CT촬영을 했는데
검사결과를 들으러 간 자리에서 젊은 의사가 저에게 전이소견은 보이지 않는다 했고,
수술하면 일단 반절제해서 수술장에서 바로 조직검사후 암이 아니면 반절제 상태에서 봉합하고, 암이면 전절제를 하게 된다고 말해주었습니다.
이제까지의 검사로는 암 여부를 확실히 알기는 어렵다고 하면서요.
조직검사 결과가 정확하다고 믿고 있어서 그런 얘기는 당황스러웠지만 아무튼...
2011년 1월 5일 입원해서 7일 수술을 했고, 11일에 퇴원했습니다.
수술 후유증은 목뼈 통증이 너무 심해서 수술 당일은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회복실에서 목 통증 때문에 엉엉 울었고,
수술실에서 내려오자마자 제가 벌떡 일어나서 제 손으로 마구 뒷목을 주무를 정도였으니까요.
(담날 통증이 나아서 정신을 차리고 보니 제가 팔도 제대로 움직일 수 있는 상태가 아니더라구요.ㅠ.ㅠ)
갑상선수술을 할 때는 목을 최대한 뒤로 꺾어서 하기 때문에 이전에 목디스크경향이 있던 분들은 그렇게 고생을 한다고 하네요.
수술후에는 병원에서 성대가 다치지 않았는지와 부갑상선이 제대로 기능하는지 신경을 많이 쓰는 것 같았어요.
특히 손발 얼굴 저림증상, 얼굴 근육 떨림증상은 부갑상선이 기능하지 못할 경우 나타나는 부작용이라고 하는데,
보통 수술후 3일간 심하게 나타난다고 해요. 저의 경우는 수술후 2일째 심하게 나타났다가 사라졌고,
수술 한 달 후 잠깐 나타났다가 또 없어졌습니다.
그리고 1월 말경에 윤여규선생님을 만나 수술 후 병리조직검사 결과를 들었습니다.
오른쪽 갑상선에 작은 암조직이 11개나 있었고, 임파선에도 전이가 되었다구요.
저는 깜짝 놀라서 순간 이게 내 조직검사결과 맞나 했습니다.
그래서 선생님께 “수술 전 검사에서는 종양이 한 개만 있는 것 같다고 했는데
이렇게 달라질 수도 있나요?“라고 물었더니
윤여규 선생님은, “얼마든지 그럴 수 있다. 그래서 무조건 전절제를 권하는 거다”라고 대답하셨습니다.
그렇지만 윤여규 선생님은 수술 후에는 무엇이든 잘 먹고, 하고 싶은 건 다 할 수 있다고 말씀하시데요.
그리고 현재는 내분비내과 선생님과의 면담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로봇수술에 대해서...
윤여규 선생님은 로봇수술로 잘 알려지신 분이고, 또 저도 직업상 흉터가 없었으면 해서 로봇수술을 했는데,
확실히 회복은 목절제수술보다 더딥니다.
어떤 분은 목절제수술은 자연분만이라면 로봇수술은 인공분만이다, 라고 설명했는데 그럴 것도 같습니다.
저처럼 암조직이 많았고, 전이가 된 상태라면 손으로 하는 목절제술이 더 안전했을 것도 같은데
이미 지나간 일이니 그것도 운명이다, 생각하며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좋은 점은 수술 후에도 목에 대해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신경쓰이지는 않습니다.
로봇수술하면 가슴에 2-3주간 깁스 같은 걸 하게 되는데 그걸 떼고 나니
저의 경우엔 피부가 많이 쓸려서 그런지 많이 쓰립니다.
그래서 목까지 올라오는 옷이나 면이 아닌 옷은 입기가 힘드네요.
너무 열심히 착용하지 마시고 슬쩍슬쩍 벗어두셔도 나쁘지 않을 것 같은데, 이렇게 말하면 의사샘들이 화내실라나...^^;
회복하는 데는 윤여규샘의 말씀에 의하면 6개월은 걸린다네요.
아직 침삼키는 데 이물감이 있고, 사람 많은 곳에서 말하려고 하면 목이 막히는 느낌이 듭니다.
서울대 병원 수술 체험기
서울대병원에는 명의들이 많이 계시지만 병원시스템이 느려서 너무 많이 기다려야 합니다.
저의 경우 외과의 만나고 내분비내과 의사 만나는 데 또 40일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특히 윤여규선생님은 갑상선전문의로 잘 알려져 있어서 수술일정도 많이 기다려야 하는데요.
수술일정을 앞당길 수 있는 방법은 있습니다. 즉 윤여규선생님이 분당 서울대병원과 보라매병원에서도
정기적으로 수술을 하시기 때문에 거기서 수술받겠다고 하시면 많이 당길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도 엄청 빠르게 수술날짜 잡아서 보라매병원에서 수술했습니다.
보라매병원 간호사들, 의사들 너무 친절했구요. 제가 뭔가 질문하면 최대한 대답해주려고 노력하더라구요.
보라매병원이 최근에 리모델링해서 시설도 너무 좋고 깨끗합니다.
특히나 진통제, 항생제 거의 안 주데요. 항생제 경우는 수술 직후 주사로 맞은 것 빼면
호르몬제 외에는 경구약으로 먹은 건 거의 없었구요.
(그래서 그런가. 이곳 카페에서 말씀하시는 체험기에 비하면 제 회복 속도가 좀 느린 것 같고
통증도 좀 오래간 편입니다.)
링거도 하루만 맞고 바로 뺐습니다. 그건 너무 편하고 좋았습니다.
다만 그곳에서 수술하면 수술전후 입원해서 윤여규선생님 만나기가 거의 어렵습니다. 또 두 병원의 경우 대학로 서울대병원과 자료 공유 등이 원활하지 않아서 수술 전후에 고생이 좀 많았습니다. 검사결과지며, 보험자료 받는데 환자가 일일이 뛰어다녀야 하거든요.
윤여규 선생님에 대해서는 제가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불친절하시단 말씀 많이 들었는데
막상 만나보니 자상하고 따뜻한 느낌은 특별히 없으나 목소리 크시고 시원시원하십니다. 격려도 해주시고요.
그런데 아무래도 우리가 나이드신 의사 선생님 앞에서 주눅드는 경향이 있으니 수술후 면담을 하실 경우는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 미리 질문할 것을 준비해가시는 것도 좋을 거 같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외과의에게 묻지 못했던 걸 지금 기록해두고 있습니다. 내분비내과의사 샘 만나면 조목조목 물어보려구요.
조직검사에 대해
세침흡입검사는 정말 정확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수술전 진단지에도 ‘갑상선암(의증)’으로 나옵니다. 갑상선암이 의심된다는 거죠.
제가 수술했을 때 같은 날 수술 받은 환자가 제 방에 같이 있었는데요.
그 분은 수술실에서 한 조직검사결과 암이 아니어서 반만 절제했다고 하는군요.
그분도 로봇수술했는데, 한편으론 허탈하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 기쁘고 그런가봐요.
그 외에도 수술 결과 암이 아닌 분 몇 분 얘기 들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저는 개인병원에서 한 초음파와 조직검사에서는 임파선에 뭔가 보였는데 검사해보니 암이 아니라고 진단받았더랬습니다. 그런데 수술해보니 전이가 됐다고 했구요.
그래서 유방의 경우도 다시 검사를 해보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게 아무리 여러 군데를 다니며 조직검사를 한다고 해도
조직검사를 귀신같이 맞히는 병원은 없는 것 같아요. 그냥 반신반의하며 수술 받는 것밖에는 별수가...
그래서 서울대병원에서 또 다시 조직검사하자고 하지 않았구나...하는 생각이 들데요.
다만 제가 이번 수술 경험을 통해 새로 알았던 정보는,
수술장에서 갑상선을 반절제해서 동결검사라던가 뭐라던가를 해서 조직검사를 바로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전 사실 만약 수술해서 갑상선 다 떼어냈는데 암이 아니면 어쩌지? 하고 완전 걱정했었거든요.
수술 앞둔 분들도 그걸 확인하시고 수술하시면 좋을 거 같아요.
제가 알게 된 주요 갑상선암 검사의 종류는 대체로 다음과 같습니다.
-초음파검사(모양 등을 보고 암인지 아닌지 추측함)
-세침흡입검사(초음파로 지켜보면서 주사기로 해당부위를 찔러 조직의 일부를 빼냄)
-CT검사(수술 전 검사로 암의 위치나 크기, 전이 등을 알아보는 것 같음)
-수술현장에서 하는 조직검사
-수술 끝나고 본격적으로 하게 되는 병리검사(이 단계에서 의외의 결과가 많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아직 하진 않았지만 동위방사선치료후 검사...
현재는 컨디션은 나쁘지 않습니다. 전 수술전에 워낙 피로를 잘 느꼈는데 수술 후 호르몬제를 복용하면서부터는 오히려
피로감을 잘 못느끼겠더라구요. 그리고 제 상태가 어땠든 앞으로 어떤 어려움이 남아 있든
암 생각 없이 즐겁고 행복한 마음으로 있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상입니다.
도움 되셨으면 좋겠고 모두들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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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윤여규 교수님한테 저도 절제술 받았는데 선입견보다 친절하시고 흉터도 아주 작게... 수술한달인데 목에 가래낀거 같은목소리가 아직...
저는 핵의학과로 바로 진료받아 4월에 동위하는데 내분비내과도 진료받아야하는지요? 동위안하셔서 내분비내과 진료받는건지 궁금하네요
전이가 됐는데 당연히 동위치료 하겠지요. 내분비내과 의사에게로 가서 치료 계획에 대해 들으라고 했거든요. 핵의학과로 가셨다니 저도 궁금하네요. 내분비내과 핵의학과 모두 같은 거 아닐까요?
윤여규샘 외래에서 핵의학과 선생님 정해주시던데요
수술 잘 마치셨으니 회복도 빠르시길 바랍니다 수술을 앞둔 환우분들에게 많은 도움될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힘이 되네요.^^
수술 잘 받으셨네요~~ 더 늦지 않게 수술 하셔서 참 다행입니다~~ 앞으로 관리 잘 하셔서 더욱 활기차게 올 한해 보내시기 바랍니다 ~~
감사해요. 관리 열심히 하라는 말씀 명심할게요.
고생하셨습니다. 이제 건강하게 회복하실 일만 남았네요. 부디 잘 이겨내셔서 건강한 모습 보여주세요. 그나저나 제가 목디스크 증세로 고생중이라 님의 후기를 읽으니 수술이 더욱 걱정되네요. 안그래도 수술전 검사에서 목디스크 때문에 내일 목 MRI찍기로 되어 있거든요. 다른 사람들은 안하는데 저처럼 증세가 심하면 MRI찍고 심하면 갑상선 수술을 보류할수도 있다고해서 걱정중입니다.
목디스크 반드시 치료하세요. 저는 목디스크를 여의도성모병원서 검사했는데 거기 체육치료실이던가... 하는 곳에서 목디스크에 좋은 운동 처방받았었어요. 효과가 좋았고, 갑상선암 수술후에도 그 운동하니 좋더라구요.
반갑네요...저도 올해 1월 10일날 윤여규 교수님 한테 로봇 수술 받았거든요... 그런데 전 아직 목소리가 안 돌아 오고 자구 살이 찌는것이 몸이 많이 아프답니다...몸이 뻣벗 하기도 하고 관절이 아프답니다 님은 괜찮으신지요?
앗, 저보다 3일 뒤에 받으셨네요. 저는 수술후 컨디션은 참 좋습니다. 내과나 핵의학과 의사샘은 만나셨나요? 몸이 뻣뻣하시다면 간호사실에 증상 얘기하고 다시 면담하시는 건 어떨까요? 외과 샘이라도요.
어제 내분비내과 선생님 만나뵙고 왔는데요...칼슘이 부족한지 검사 해 놓고 왔어요 .동위원소 치료도 받아야 한다네요..
저도 낼 내분비내과 외래 진료 가는데요! 동위원소 치료는 언제 받기로 하셨나요?
어제 병원 다녀 왔네요..동위원소 치료는 4월 19일로 하기로 했어요.30으로 한데요...검사 결과 다 정상이라 하는데 왜 이리 아픈지...신경과 가보라고 하시는데 예약 했더니 5월달로 날자 나오내요.ㅠㅠ 근처 병원 가봐야 겠어요..
도담이님 투병일기 잘 읽었습니다. 저도 수술을 앞 둔 사람으로 정말로 도움 많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항상 건강하세요^^*
나도 윤여규선생님 한테 본원에서 8개월 기다려서 수술 햇어요 [12월28일]
시원시원 해서 좋앗어요 !
로봇수술은 빠르다고 들었습니다 --처음에 목소리가 안좋았는데 지금[3개월]은 정상 입니다
수술 잘 하셨으니 관리 치료 잘하셔서 ---빠른 쾌유 하세요 ~~
수술은 하셨나요? 모쪼록 좋은 결과 받으시고, 건강하시길~
윤여규셈시원하시구 서글서글하구좋읍니다 2009년로봇수술했는데 로봇은회복이 더디더군요 나이가있어서 그런지 몰라도 ~~
아쉬운점은 동위원소입원실이 부족한지 동위30씩여러번하는것 같은 의부심이 가는군요 30씩3번하구 8월즘 4회들어갈 모양이니까요 ㅠㅠㅠ
도담님글 잘읽었어요 곰꼼하시군요 건강하셈요
약한 것도 자주 하시면 좀 번거로우시겠네요. 이해가 돼요. 저는 150 하기로 했는데, 아, 내 상황이 심각해서 그런가 보다... 그렇게 생각했었어요. 아마 악수님은 경증이셔서 그렇게 하실 거 같아요. 지난번 내과 의사샘이 병실이 부족하면 다른 병원에서 치료받게 할 수도 있다고 하던데요.
전 서울대 이비인후과에서 수술날짜 잡아놓고 기다리는 중인데....김광현샘 경험담은 별로 없어서,,,ㅠㅠ 모쪼록 회복 잘 하셔서 건강하세요~ 많은 도움 됐어요,,,
잘 모르지만 이비인후과에서 하는 게 사실은 맞다는 전문가들의 말씀도 있습니다. 의사와는 좋은 인연인지가 중요한 거 같아요. 명의는 수술 오래 하신 나이 많으신 분들이 자연 명의가 되는 것 같구요. 걱정 안하셔도 될 거 같아요.
분당병원과 보라매병원에섣도 윤여규선생님의 수술을 그것도 날짜를 당겨서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습니다.
역시 병은 많이 소문을 내고 여기저기 알아봐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