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4월부터 세무조사, 구독자 수백만명 유명 유튜버…고소득 사업자 122명 세무조사 착수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국세청은 수백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명 1인 방송사업자(유튜버)가 거액의 광고수익을 올리면서 교묘하게 세금을 탈루해온 사실을 적발해 추징금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거액의 돈을 버는 사업으로 각광을 받았던 유튜버가 실제 뒤로는 탈세하는 일이 드러난 의미가 있다.
국세청 조사국 조사2과는 16일 '과시적 호화·사치 고소득탈세자 122명 동시 세무조사 실시' 발표자료에서 이 같은 사례를 소개했다.
국세청은 인터넷 방송을 통해 수백만 명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는 유명 1인 방송사업자(유튜버) 모씨가 방송콘텐츠 조회수로 거둔 광고수입금액을 외화로 수취하는 방식으로 세금 신고를 누락했다고 밝혔다. 국세청은 외화로 돈을 받으면 과세자료가 드러나지 않는 점을 악용했다고 지적했다. 국세청에 따르면 이 유튜버는 백화점, 마트, 쇼핑몰 등에서 사용한 가사 관련 경비, 사적으로 사용한 접대성 경비를 공제해 소득을 탈루했다.
이밖에도 고액의 연봉을 받는 운동선수가 가공의 1인 기획사를 설립해 탈세한 사례도 있었다. 국세청은 고액 연봉 운동선수가 사전에 치밀한 계획 하에 부모 명의로 가공의 매니지먼트 목적의 기획사를 설립해 기획사와 실제 용역 거래도 없이 거짓세금계산서를 수취한 다음 사적 비용 및 증빙 없는 비용을 접대비로 처리하는 방식으로 세금을 탈루했다고 밝혔다.
차명계좌로 수입을 빼돌린 유명연예인도 있었다. 국세청은 국내외 많은 팬을 보유한 유명 연예인이 팬미팅 티켓・굿즈 매출을 부모 명의의 차명계좌로 받은 뒤 △고가의 식대 및 고급 차량 리스료 등 사적비용을 이 계좌에 있는 돈으로 부당하게 경비를 처리하고 △실제 근무하지 않은 친인척에게 가공인건비를 지급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국세청은 △연예인 의류 협찬으로 유명세를 타면서 호황을 누리는 고가 의류 제조・판매・임대 업체가 다수의 명의위장 사업장을 운영하면서 세금을 탈루한 사례 △바지사장을 이용해 매출누락 및 세무조사를 회피한 유명 음식점의 사례를 공개했다.
국세청은 현 정부 출범후 강화해온 과세 인프라로 엄정조사해온 결과라면서 특히 올해 4월에는 유튜버‧BJ 등 신종‧호황 고소득사업자에 대한 동시조사에 착수하는 등 과세 사각지대로 인식될 수 있는 분야에도 신속하게 세무검증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세청은 고소득사업자 122명를 선정해 일제히(동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국세청은 '신종・호황업종 탈세'(54명), '지능적・계획적 탈세'(40명), '세금 부담 없는 호화・사치생활자'(28명) 등을 정밀분석한 결과 이들이 법의 허점을 악용했다고 지적했다. 국세청에 따르면 이들은 △SNS마켓・인플루언서 등 최근 신종・호황사업자들의 경우 기존 과세인프라로는 일부 포착이 어려운 빈틈(loophole)을 악용해 탈세를 시도했으며 △기존 단순무신고(과소신고) 방식이 아니라, 대형로펌・회계법인의 도움을 받아 지능적이고 치밀한 탈세수법을 동원하고 △정당한 세금부담 없이 고가 승용차・주택을 이용하는 등 성실하게 납세하는 대다수 국민들에게 허탈감을 안겨줬다.
국세청은 이 같은 탈루유형별로 탈루혐의를 분석해 탈세혐의가 큰 사업자 위주로 122명을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국세청이 고소득사업자 조사과정 중 현장에서 적발한 자료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