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44년 10월 1일 필리핀의 레이테 만에 접근한 LST 22호와 206호. 셔먼 전차가 LST의 함수문이 열리자 램프를 타고 내려와 해안으로 향하고 있다. |
전차 상륙함(Landing Ship Tank·LST)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1943년부터 1945년 사이에 있었던 모든 연합군의 상륙작전에서 중추적 역할을 했다. 상륙작전 성공의 숨은 공신인 셈이다. LST는 전차·차량·포와 그 밖의 무거운 물자들을 싣고 해변에서 함수문(Bow Door)을 통해 곧바로 해변에 상륙할 수 있었다.
LST의 초기 형태는 영국이 1940년 만든 최초의 전차 상륙정 LCT(Landing Craft Tank)였다. 하지만, LCT는 너무 작아서 짧은 거리를 항해한 후 상륙하는 해병대 합동작전 외에는 별 쓸모가 없었다. 그러자 처칠은 더 크고 성능 좋은 배를 만들라고 지시했다. 영국이 그런 배를 최대한 빨리 만들기 위해서는 당시 건조 중이던 세 척의 유조선을 개조하는 수밖에 없었다. 급한 대로 배 앞부분을 뜯어내고 함수문을 만들었다. 이렇게 개조된 배들은 1944년 6월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포함해 여러 작전에 투입돼 연합군 상륙작전 성공에 크게 이바지했다.

그러나 2차 대전 동안 미국과 영국이 주로 사용한 전차 상륙함은 미국에서 대량 생산한 LST(Ⅱ)였다. 이들은 1941년 자체적인 방어 체계를 갖추고 대서양을 횡단해 전차 상륙함 역할을 할 수 있게 설계됐다. 미국의 존 니더마이어가 설계했으며 대양을 항해할 때 깊은 수심에서도 항해할 수 있게 하는 밸러스트 탱크(선박의 평형을 잡는 물 넣는 탱크)를 갖고 있었고 해변에 안전하게 배를 댈 수도 있었다.

LST(Ⅱ)는 2개의 제네럴 모터스 12-567 Ⅴ-12엔진과 연동하는 두 쌍의 스크루를 갖고 있었다. 최대 속도는 시속 21.2㎞(11.5노트)며 순항 속도는 시속 16.2㎞(8.75노트)였다. 20대의 셔먼 전차나 120여 대의 작은 차량을 실을 수 있었고 170여 명 병력도 같이 태울 수 있었다. 전차들은 하부의 전차 갑판에 실어야 했고 지프나 작은 트럭 혹은 포처럼 상대적으로 가벼운 보급품은 상부 갑판에 실을 수 있었다.

LST는 함수문이나 램프를 통해 화물을 싣고 내렸는데 차들은 차량 리프트로 상부 갑판에 올리고 내려졌다. 화물은 해안에 대거나 라이노 폰툰(일종의 물에 뜨는 강철 상자. 여러 개를 이어붙이면 부교로, 외부 모터를 달면 바지선으로 활용할 수 있다) 운반선을 활용해 내릴 수 있었다. LST가 접안하기에 수면이 너무 낮은 해변에서는 이들 폰툰을 연결해 외부에 엔진을 단 53m 길이의 바지선을 사용했다.

폰툰 운반선들을 활용한 하역 작업은 경사가 거의 없는 바닥의 해변에서 LST가 접안할 만큼 가깝게 접근하지 못할 때 유용했다. 또 이들은 해변으로 올라갔다가 간조 시 물이 빠져 LST가 오도 가도 못하게 되면 적의 포 공격이나 전투기 공격으로부터 무방비 상태가 되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는 데도 중요했다. 하지만 LST들은 물이 빠졌을 때를 염두에 두고 설계됐기 때문에 상륙작전 마지막 단계에서는 차량이 쉽게 해변으로 운전해 상륙할 수 있게 일부러 해변 가까이 접근했다.

영국이 사용하던 LST는 배 뒤쪽에 12파운드 대공포와 6문의 20㎜ 기관포가 있었다. 일부 LST는 한 쌍의 소형 상륙정을 싣고 다녔는데 영국의 LCA(Landing Craft Assault), 그리고 미국의 LCVP(Landing Craft Vehicle and Personnel)가 그것이다. 이 소형 상륙정들은 주로 병력을 상륙시키는 데 활용됐다.

또한 일부 LST는 탱크 갑판 위에 수술실을 설치해 움직이는 병원 구실을 할 수 있을 만큼 의료 지원 시설을 갖춰 많은 수의 부상자가 LST로 이송되면 그곳에서 치료했다. 노르망디 상륙작전이 있었던 며칠 후부터 LST들은 영국 해협과 작전이 벌어진 해변을 왕복하면서 보충 병력과 보급품, 교체 장비들을 실어 날랐다. 영국의 LST 416호는 6월 6일부터 9월 31일까지 영국 해협을 무려 28번이나 왕복하기도 했다. 이렇게 맹활약한 LST는 민간에도 큰 영향을 미쳤는데 현재 자동차를 싣고 다니는 카페리의 원조가 LST라고 할 수 있다.
첫댓글 정말 천조국 답습니다. 대단한 군사력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