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이 글을 퍼왔습니다. 박노자 선생님의 글이지요.
용서할 줄 아는 것도 "힘"이 아닌가? (출처 : http://blog.hani.co.kr/gategateparagate/13121)
요즘 "뿌리와 이파리" 출판사에서 나온 <한일 역사 인식 논쟁의 메타히스토리>라는, 아주 재미있는 논문집을 읽었어요 (http://www.aladdin.co.kr/shop/wproduct.aspx?ISBN=8990024781)거기에서 특히 세종대 박유하 선생의 글이 괄목할 만했습니다. "한일간의 과거 극복이 어떻게 가능한가"는 글 제목이었는데, 박유하 선생은 그 "극복"에 있어서의 "저쪽" 역할 뿐만 아니라 "이쪽" 역할의 중요성도 강조하신 것이지요. 보통 "이쪽"에서 "저쪽"에다가 요구해온 것은 "사과"인데, 박유하 선생의 문제 의식은 그런 것입니다: 설령 천황이 서대문 형무서 앞에서 와서 한 때에 독일의 브란드 총리가 폴란드에서 그랬듯이 무릎을 꿇어 사죄를 한다 해도 과연 국내 언론들은 이를 "진심"으로 받아들일 것인가요? 뭐, 감동 받을 언론이나 개인들도 있겠지만 상당수에게는 이것도 하나의 "정치적 쇼"로 비추어져 일축되지 않을까 싶은 것은 박유하 선생의 생각입니다. 글쎄, 아쉬운 이야기지만 박유하 선생의 생각에 동의하지 않기가 힘드네요. 13년 전에 일본의 총리가 된 사회민주주의자 무라야마 도미이치가 "痛切な反省の意を表し、心からのお詫びの気持ちを表明いたします"라고 하여 "사과" (お詫び)라는 말을 썼는데도 국내에서 그걸 "사과"라고 받아들인 사람은 과연 있었는가요?
물론 무라야마 담화에 대한 냉담한 반응에 일본이 져야 할 책임도 크지요. "말" 뿐만 아니고 위안부 할머니에 대한 충분한 "국가적 사죄/보상"과 강제 징용, 징병 피해자에 대한 개별적 사죄 보상이 뒤따랐다면 국내 반응도 좀 달랐을 것입니다. 빼앗긴 세월, 빼앗긴 청춘, 빼앗긴 생명과 같은 문제를 가지고는 "말"로만 치유할 수는 없지요. 그런데 설령 천황이 무릎을 꿇고 피해자에 대한 개별적인 "국가적 보상"까지도 이루어졌다 해도 확언컨대 거기까지도 "쇼"로 일축할 분들이 국내에 꽤 계실 걸요. 그 만큼 이미 만들어져 굳어져 버린 '감정의 골'이 깊은 것입니다. 이제 직접적 가해자들도 피해자들도 다 세상을 떠나가고 있지만, 피해자들이 살던 곳이세 자라난 다음 세대, 다다음 세대까지도 - 본인들이 피해를 직접 입은 일이 없었음에도 - 계속 "우리가 피해자"임을 주장하고 "일본"이라는 딱지가 붙은 모든 것에 대한 거의 무조건적 거부감을 가끔 나타냅니다. 고베를 거의 망가뜨렸던 대지진이 10여 년 전에 일어났을 때에 국내에서 웃으면서 "일본 놈들 말이야, 이제 천벌을 받았네"라고 이야기했던 사람들을 제가 제 눈으로 봤어요. 지진으로 죽은 이들 중에서는 일제 만행과 무관한 사람들은 90% 넘었음에도 말씀이지요. 저는 일제 시대의 전범이나 식민화/침략 전쟁에 직접적 책임을 지고 있는 지배자들에 대한 피해자의 원한을 십분 이해하는데, "저들과 같은 핏줄이다"라고 하여 "왜놈 핏줄" 그 자체를 무조건적으로 혐오한다는 것은, 이건 봉건 시대 문중 사이의 "세습적 원수 관계" 아니면 무엇입니까? <로미오와 줄리엣>의 몬테끼 가문과 가풀레티 가문 사이의 "세습적 적대 관계" 수준 아닌가요?
관동대지진의 "조선인 사냥"을 직접 겪었으면서도 "나는 일본 민중을 사랑한다", "일본 민중과 일본 지배자들이 다르다", "지배자의 범죄들을 민중에게 책망할 수 없다"고 끝내 이야기한 함석헌 같은 영혼의 위인들이 있었어요. 학살의 그 순간에는 "나는 민중을 그 때에 보지 못했다. 광기 속에서 민중이 사라졌다"는 것은 함석헌의 인상이었지만 함석헌이 가해자들을 용서하고 그들의 "민중성" 발견에 힘을 경주할 만한 마음의 힘을 가졌던 분에요. 그런데 아쉽게도 함석헌의 마음 가짐에서 본 받은 사람들은 아주 드물지요. 재미있는 것은, "사죄 이전의 용서가 없다"는 원칙을 고수해 그 "사죄"에 대해 아주 엄격한 "심사"를 하는 한국 언론들은, 한국 지배자들의 피해자들에게 사죄해야 한다는 말을 별로 한 적이 없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이 베트남에서 "유감" 발언을 해도 과연 한국군 양민 학살 피해자의 자손들에게 무릎을 꿇어 용서를 빈 적이 있나요? 한국군 양민 학살의 피해자 유가족들이 한국 대통령의 국새가 찍힌 사과장과 개별적 보상을 받은 적이라도 있었나요? "인권 변호사" 출신의 노무현 대통령이 여수 참사 피해자들의 유가족들에게 개별적 사과를 한 적이 있었나요? 그 당시에 노회찬 의원이 그러한 사과가 필요하다고 주장했음에도 노무현이 묵살하고 말았지요. 일본 지배자가 한국쪽 피해자들에 대해 이와 같은 무책임한 자세를 취한다면 국내에서 당연히 비난 여론이 일어나지만 마침 한국 지배자가 외국의 "가난한 피해자"를 무시해도 보수 언론들이 모르쇠로 일관하지요. 한국 지배자들은 일본 지배자들 만큼이나 파렴치합니다. 일본 지배자들 만큼이나 피해자에 대한 사과나 보상에 인색하지요. 그게 분명한 사실이지요. 다른 게 있다면 60여 년 전의 일본 지배자들의 가해 능력이 좀 더 컸을 뿐입니다.
그럼에도 우리가 일본 지배자와 일본 민중들을 한 통속이라고 생각하고 지배자에 대한 정당한 원한을 민중에게도 그대로 적용한다면 우리도 한 가지 각오를 해야 합니다. 가령 하노이에 가서 가게나 식당에서 "한국인"이라고 밝혔다가 욕 먹고 쫓겨날 각오를 해야지요. 월남인들도 박정희와, 박정희가 철권으로 다스렸던 그 신민들을 구별하지 못한다면 그렇게 반응할 수 있습니다. 우리 입장에서야 월람의 밀림에서 총탄에 맞아 죽고 울산, 포항, 구로의 공장에서 산재로 죽고 군에서 구타로 죽은 이들은 "공범"이라기보다는 "피해자"지요. 그런데 또 다른 각도에서 본다면 히로시마, 나가사키 피폭자, 동경 대공습에 생화장된 수십만 명의 일본 양민들도 피해자지요. 그들에게도 인간적인 정을 보이고, 과거의 제국주의 광란에서 자신에게도 남들에게도 본의아니게, 항명죄에 대한 공포와 주인네 말에 대한 혹신으로 고통을 주었다가 결국 고통스럽게 돌아간 모든 이들에게 명복을 빌고 용서를 주는 것은 결국 佛心 내지 이웃 사랑이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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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는 제 글입니다.
1. 오래 전에 어딘가에서 우리 동호회를 욕하는 분을 봤었습니다. 일빠들의 천국이 아니냐는 비판이었지요. (루리웹도 가끔 비슷한 비판을 듣곤 하지요.) 아마도 그 분은 일본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혐오하는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글쎄, 무의식 중에 일본 놈들은 나쁜 놈이 아니냐 라는 인식이 깔려있는게 아닐까 합니다. 음, 다소는 우리나라 민족주의 교육 덕분이기도 하고... 그런데 중요한 것은 나쁜 것은 파렴치한 지배층이라는 것에 우리는 시선을 제대로 고정시켜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일본 극우파의 논리와 그들을 맹렬히 성토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한편으로는 우리 안의 이중적인 시선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비하나 혐오 무시, 또한 모든 일본인을 나쁘게 보는 시선) 을 극복해야 한다는 것이기도 합니다.
2. 일본에서 지진이 나거나, 핵폭탄을 맞은 것을 "고소하다..."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한국에는 굉장히 많다고 합니다. 그런데 어떤 의미에서 그들은 단지 그 시대의 "희생양"이고 피해자 이기도 합니다. 글쎄, 이럴 때 일수록 서로가 넓은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어려운 일이겠지요. 그래도 영원히 화해없이 원수로 지낼 바에는, 깨끗하게 서로 털고서 윈윈하는 시대로 접어들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한.중.일.이 훌륭한 시스템으로 뭉치면 세계 경제의 축이 될만한 역량이 넘치고도 남습니다. 서로 욕하고 있으면 그 욕하는 순간동안은 상쾌하겠지만, 그것보다는 서로 인정하고 이해하면서 더 나은 것을 준비하는 것이 피곤하지만 더욱 알차지 않을까 싶어요.
결론적으로, 남을 용서하는 것도 참으로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저도 직접적 피해당사자가 아니라서 이렇게 감히 쉽게 글을 쓰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모든 일본 사람과 문화를 매도한다거나, 또 역으로 우리나라(한국)가 다른 국가나 다른 사람들에게 직.간접적으로 피해를 준 것에 대해서 전혀 사과하지 않는 우리 쪽의 태도 역시 잘못되었음을 분명히 말하고 싶었습니다 ^^ 가끔은 이렇게 재미없는 글도 동호회에 올라오는 것도 괜찮겠지요. 허허. 아, 그리고 저는 우리 동호회 욕하던 그 분을 사랑합니다. 아니 욕먹을정도로 이 동네에서 꽤 크다는 의미이기도 하니까... (웃음) 저는 안티를 사랑합니다. (개콘 영향?)
자, 저에게 애정의 베스퍼를 맞으실 분들은... 어디 또 없으신가요. 오늘 하루 즐겁게 보내시길 ^^
어제 그리고 정팅에서 죄송해요. 동생이 휴가를 나와서 컴퓨터를 제대로 쓸 수가 없었어요 ㅠ_ㅠ...
그럼 이만 일하러.... 후다다다닥.
첫댓글 안티를 사랑?! 그것보다 확실히 우리나라사람주에 아무 근거없이 그러고 다니는 개념 없는 인간이 있죠...ㄱ- 그인간도 어렸을때 포켓몬스터같은것도 봤을건데 말이죠..ㄱ-
....그러면 우리다같이 시북님의 안티가 되어봅시다~(응?) 장난이구요 ㄷㄷ 그나저나 근거없이 일본을 싫어하는분은 뭔가 다소 이해를 못하겠네요.. 애국심이라기엔 뭔가 거리가 멀고말이죠...
...우리나라와 일본은 이미 경제/문화면에서 (더 많을것이라고 생각하지만-_-) 뗄레야 뗄수없는 관계입니다. 이제는 어느정도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되어야하지 않을까요. 물론 독도영유권 문제라던가, 종군위안부 문제같은 천인공노할 문제들은 세계적으로 조명을 받으며 이슈가 되어 정정당당히 우리의 목소리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도 우리나라지만 일본도 일본답게..과거사를 인정하고 잘 지내보는 것도 한 방편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위안부 문제라든지 이런 것도 양측 나라에서 인정하고 한 발씩 물러 나는 자세를 가져야 하지 않을까요? 전 그렇게 생각합니다만.....
이미 일본의 전자기기나 우리나라의 반도체 산업은 뗄레야 뗄수가 없게 된 관계이지요.. 물론 일제 식민지 시대의 우리나라에 대한 일본의 탄압과 비윤리적인 행동은 이를 갈만하지만 과거는 과거고 지금은 지금이죠.. 전 오히려 저희와 같은 세대를 살고 있는 보통 일본 국민보다 돈 놀음에 허우적 대서 아랫사람들 제대로 보지 못하고 허영과 저급한 우월감을 내는 최상류층 사람들과 정치인들이 더 짐승 같아보이더군요.. 오히려 선량하게 잘 살아가고 있는 일본국민들은 우리와 다를 바 없는 그저 사람으로 보일 뿐입니다만..
한국에서 봤을 때, 일본에서 과거사에 대하여 우리가 생각하기에 보기 않좋게 꾸며대거나 미화하고 숭배하는 것은 정치가 들이나 소수의 민중들일텐데도, 한국 정치계나 언론에서는 꾸준히 한국이 피해자라며 국민들은 현혹하고 세뇌시키는데, 그 영향으로 일본인이나 일본 비스무리한 것만 나와도 빨갱이라는둥 하면서 일본 욕하는 사람들 보면 별로 보기 좋지 않더군요. 한국은 그저 통일이나 빨리 됐으면 좋겠습니다. 매년 막대한 국방비를 소모하는 데다가 군 복무로 젊은 청년들이 세월을 허비하게 되는 걸 보면.. 전 아직 고3입니다만은..허허
저도 중딩때까지만 해도 일본극렬까였지만 애니도 보고 게임도 하면서 잘 생각해보니 이게 다 일본꺼 아닌가...하면서 좀 생각이 바뀌고 따오기 복원프로젝트하는 일본다큐멘터리보고 생각이 많이 바뀌었죠 ㄷㄷ 정말로 지금 일본에서 미친소리하는것들은 베운것없이 늙은사람들이거나 볍한 윗대가리들이죠...
제 생각에 직접 일제에 피해보신분들을 생각해보면 우리가 용서한다 어쩐다할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요..; 뭐 고딩수준의 하찮은지식으로 무얼하겠냐마는. 피해당사자가 용서할수없다는데 우리가 용서한다고 뭐라하는건 그렇지요. 위안부 할머니들이나 재일교포들의 정체성 상실등등.....아무 관계없는 우리가 용서한다고 나가는건 쓸데없는 참견인거갔습니다 (물론 제생각이구요 ^^;;) 뭐 일본에 지진일어났다고 고소하다고하는것도 이해가 안되는건 마찬가지 입니다만. 간도도 걔내가 팔아먹었고. 독도도 지네거라하고 허헐. 그걸 용서하면 절도죄(인간으로 칠때)를 용서해주는거겠지요? 민사를 건 피해자의 의견은 안보고 옆에서 보던사람이
용서할테니 담부터 절도하지마라면서 보내주는거랑 비슷할지도? 일제가 우리나라한테서 뺏어간거 돌려달라고하는건 용서가아니고 당연한 권리행사이니 당연히 돌려받아야합니다. 그리고 저나 친구들은 일본인을 욕하는게 아니고 일본 체제, 정치, 제도, 외교, 불의의 역사에 대해서 욕하는데 일본인 자체를 싫어하는 사람도 있군요....뭐 어쨋든 세상에 정신적으로 성숙한 사람만 있는것도아니고...세상살다 보면 다 그런거겠죠 (18살 먹고 뭔말이니?)
참. 아무리 휩쓸렸다지만 죄는 죄 아닌가요? ;; 법학배우면서 그렇게 배웠는데? 도덕책에도 나오고...;;
문화를 즐기는 것 가지고 머라 그런다면 그 사람은 좀 문제가 있는 분이라고 생각되는군요. 하지만 그들이 과거에 대해 어떤 반성도 공개적으로 하지 않았다는 점을 생각해서 비판적인 관점에서 즐겼으면 합니다. 그리고 용서도 힘이라고 하지만 일본은 아직 반성하지 않았죠. 그리고 사실을 은폐하는 것도 모자리 왜곡까지 할려고 합니다. 자기들이 가해자라고 말하지 않는데 우리가 먼저 용서한다는 건 웃긴 일이죠. 중국도 조심해야 할 나라구요. 무협을 즐겨봅니다만 그들의 이민족에 대한 편견과 중화사상을 보면 상당히 무섭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