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이형(클리앙)
매장을 오픈하자마자 아저씨 한분이 들어옵니다.
한손에는 휴대폰 한손에는 리모콘을 가지고 왔어요.
저는 이분을 처음봅니다.
-네. 어떤업무 도와드릴까요?
-여기 SK죠?
-네.SK텔레콤입니다.
-이게요 (리모컨을 보여주면서) 갑자기 안되네요?
확인해보니 배터리 교체하라는 램프가 들어옵니다.
그래서 배터리를 구입해서 교체하시라고 안내합니다.
-하나줘봐요.
-네? 어떤걸요?
-밧데리가 없다매요?하나 줘봐요.
-고객님 배터리는 다이소가서 구입하세요.
-아니. 여기는 없어요?
-저희가 배터리를 구입해두지는 않습니다.
-나원참. 내가 SK테레비를 쓴다니까요?
-네. 리모콘이 SK네요.
-그니까 밧데리 하나 서비스로 줘봐요.
-고객님? 배터리는 다이소가서 구매하세요.
-왜 이런걸 구비를 안해놔요?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서비스 차원에서 밧데리를 구비해두라는거죠.
-네네. 그럴게요. 배터리는 다이소가서 구매하세요.
-동네서 말이야. 서비스를 모르네.서비스를 몰라.
-네네. 들어가세요.
.
.
.
계속 동네에서 서비스를 모른다고 중얼거리다가 나갑니다.
도대체 유선상품 리모컨 배터리를 언제봤다고 그냥 달라는지
아침부터 머리가 뜨거워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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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배터리 빌런의 휴뮤증을 추스리고 있었는데요.
자칭 우리매장 VIP라고 자부하시는 47년생 아저씨가 오십니다.
여전히 아침부터 술에 취해 계시네요.
-어이? 이봐!!!!! 이거 왜이래???
-네. 어서오세요.
-왜 전화가 안되냐고?!!!!! 왜?
-전화가 안된다고요?
전화기를 받아서 티전화를 누르니까.
"정지상태에서는 발신이 불가하다"라는 팝업이 뜹니다.
-아버님 혹시 전화 정지하셨어요?
-뭔소리야???? 왜 정지를 해? 왜 SK맘대로 정지를 해?
확인해보니. 어제 아드님이 분실신고하고 정지를 했었네요.
음.. 다시 물어봅니다.
-아버님 화를 내지마시고요. 혹시 단말기 분실했었어요?
-아니. 내가 어제 술 한잔마시고 두고 왔다가..
-그니까 어제 아드님이 분실신고 하지 않았어요?
-내말은 어제 잃어버려서 오늘 찾아왔지. 그런데 왜 안되냐고?
-아드님이 어제 고객센터로 분실정지해서 그래요. 풀어드려요?
-풀어야지. 그럼 안풀고 어찌써?????
.
.
.
풀어드리고 전화되는거 확인하고 보내드리는데
한마디 하십니다. 왜 요금이 이렇게 많이 나와?
이분은요.
기초생활수급이라서 요금 0원인 고객입니다.
아무튼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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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신기합니다..
실시간 이야기입니다.. 할머니 한분이 들어옵니다..
왜 이게 안 움직이냐고 합니다.
-어떤게 안되시나요???
-지하철이 안움직이네요???
-지하철이 안움직인다고요??? (이건 또 뭔소리인가....)
-보세요.. 안된다니까요...
이분말은 지하철 앱을 클릭을 하면 왜 느리게 뜨고..
검색이 안되냐는 이야기입니다.
이유는 휴대폰이 7년정도 된 휴대폰입니다...
저장공간도 꽉찼고 전산확인 해보니 데이터도 다 쓴겁니다.
할머니에게 이유를 설명합니다..
-그래서.. 아저씨 말은 기계를 바꾸라는건가요??
-뭐.. 단말기도 단말기지만.. 데이터를 다 소진하셨어요...
-그렇게 단정지으면 안되는거 아닌가요???
-단정이 아니라.. 지금 전산을 확인한겁니다...
-알았고... 볼펜 좀 빌려줘요....
볼펜을 빌려드리니까.. 매장에 비치된 요금제 책자를 펴더니..
어딘가로 전화를 합니다.. (스피커폰으로 연결합니다...)
다음은 전화내용입니다............
-네... xx 병원 고객센터입니다.
-여보세요????
-네... 고객님 말씀하세요...
-내가 아까 약을 타서 오다가 지하철에 두고 내렸거든요??
-네에...
-이거 어찌해요???
-다시 내원 하셔서 다시 처방을 받으셔야하...
-가는게 문제가 아니고.....
-그럼 어떤게 문제인가요? 고객님...
-다시 약 타려면 돈 내야해요???
-네.. 내원하셔서 다시 처방전 받으시고...
-여보세요... 여보세요...???
-네. 고객님...
-왜 이렇게 불친절해요???"
-네???
-아니.. 환자가 어려움을 이야기하면 도와줘야지요???
-고객님... 그럼 약을 누가 습득했다고 연락이 올 수도...
-여보세요... 해결책을 줘야지... 뭔 연락이 와요???
저는 이 내용을 옆에서 듣고 있는데...
저 상담사님도 속깨나 터지겠구나 생각이 듭니다..
본인이 약을 분실했는데 왜 상담사에게 저러는걸까요???
그리고 왜 요금제 책자에 볼펜으로 낙서를 하고 가시는지..
첫댓글 다음메밀(클리앙 댓글 중)
세상은 넓고 또라이는 부지기수다.... 라는 것을 실감합니다.ㅎ
용이형
@로보95님 2019년에 구입한 단말기라서 할부금은 없습니다.. 그냥 요금이 많이 나온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이야기하는거죠.
AberSich
내가 공짜로 얻는 무언가가 누군가의 수고와 비용이라는 점을 잊는 순간
누구나 진상이 되는 거겠죠 ㅠㅠ
redmonkey
어제 동네 걷는 중에 신호없는 횡단보도 사거리를 지나가는데, 분명 제가 횡단보도 1/3은 지나고 있는 시점인데도 저쪽에서 그랜져 한대가 엄청 위협적인 속도로 부앙 달려오다가 바로 앞에 와서야 감속 하는겁니다. 순간 움찔하게 됐고 지나가면서 입에서 쌍욕이 자연스레 나오더군요. 근데 운전하는 개자제분은 아마 제 입모양을 본 듯, 뒤돌아보니 가던길 멈추고 창문 내려서 저를 째려보고 역시 쌍욕을 하더군요. 그런 거 보면서 생각이 든게, 저놈은 지가 뭘 잘못했는지 조차도 모르고 그저 감히 보행자가 가는 차를 막아놓고선 욕을 해? 감히 운전하는 데 앞에 끼어들어 나를 방해해?만 생각하겠죠. 만일 도로교통법의 보행자 보호 조항을 들이대면 이딴 법 만든 국회의원 욕이나 실컷 할 놈이었겠죠. 세상에 진상은 고칠 수가 없다고 봅니다. 항상 글올리시는 거 보지만 일부를 제외하곤 참 세상에 "X놈"이 많구나를 느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