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아름다워(410) - 대만일주걷기 기행록(2)
- 일본 팀의 합류와 주최 측의 환영행사
2월 13일, 6시 반에 아침 산책에 나섰다. 인근의 초등학교 교정에서 한 시간여 스트레칭과 조깅을 하니 땀이 밴다. 오전 10시, 전날 저녁에 도착한 무라카미 사다코 씨와 합류하여 시내 탐사에 나섰다. 호텔에서 30여분 거리에 100년 전통의 재래시장 디화지에(적화가) 동네가 있다. 걷기연습도 할 겸 도보로 나서 몇 차례 행인에게 길을 물어 전통시장에 이르니 춘절 휴가를 지내고 개업식을 여는 영락시장 앞 광장이 부산하다. 풍악이 울리고 폭죽이 터지더니 큰 탁자 위에 풍성한 음식과 과일을 차려놓고 지켜보는 이들에게 들기를 권유한다. 점심때가 가까운 시간, 잡채처럼 생긴 쌀국수와 돼지고기, 새알탕국, 과일과 과자 등으로 요기를 잘 하였다. 약재와 말린 버섯, 건어물과 과일 등이 수북하게 쌓인 가게들이 대부분 문을 열어 손님을 끈다.
다음 행선지는 타이베이의 상징으로 등장한 101층 건물, 지하철을 타고 20여분 걸려 타이베이 101 역에 내리니 하늘 높이 솟은 101건물(총 고도 508미터)이 찾는 이를 압도한다. 일반인에 개방된 관람 장소는 지상 382미터의 89층 실내 전망대, 전망대 전용 초고속 엘리베이터(분당 속도 1,010미터)로 오른다. 입장료는 500위엔( 한화로 약 20,000원) 잘 정리된 타이베이 전경을 조망할 수 있는 명소의 아래층은 거대한 백화점, 명절과 주말이 겹친 휴일이어서인지 건물 전체가 인파로 북적인다.
호텔에 돌아오니 오후 3시가 지났다. 오후 4시경 두 번째 일본 멤버 안정일 씨가 도착한다. 여러 차례 함께 걸으며 친숙한 사이, 한 동안 몸이 불편하다는 소식에 염려하였는데 건강한 모습으로 재회하니 반가움이 더한다. 아내가 이번 걷기를 계기로 만든 유머집(유머는 아름다워)을 건네며 특별히 반긴다. 유머집의 제작은 통역으로 수고하며 책자로 만들어 달라고 제안한 안정일 씨의 요청이 큰 몫을 한 터, 안정일 씨는 그 책의 제1 전수자가 되었다. 미리 도착한 여섯 명(한국 4명, 일본 2명)이 저녁식사를 함께 하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2월 13일, 며칠간 무척 덥더니 기온이 약간 내려가고 흐린 날씨다. 아침 6시 반에 한국 멤버(4명)들은 예의 산책에 나섰다. 초등학교에 이르니 전날보다 아침 스트레칭 멤버가 늘어서 10명이 되었다. 스트레칭을 마친 후 며칠간 함께 한 이들에게 내일부터 대만일주걷기에 나선다니 모두들 장도를 축하하며 기념촬영에 응한다. 친선과 우정은 이렇게 발현되는 것, 밝은 웃음 보내준 이들의 건승을 빈다.
아침 식당에서 전날 저녁 늦게 도착한 일본의 주력 멤버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다. ‘비행기가 예정시각보다 지연되어 자정 넘어서 호텔에 도착하느라 수고들 하였습니다.’ 오전 9시, 호텔 로비에서 이번 걷기에 참여한 일행(일본 14명, 한국 4명)의 첫 번째 모임을 가졌다. 상견례를 겸한 오리엔테이션 시간, 행사를 기획하고 추진한 엔도 회장의 개략적인 경위 설명과 참가자들의 인사가 이어졌다. 나카무라, 시마, 유키, 고바야시 등 이번 걷기에 참가하지 못한 일본의 동호인들이 금일봉을 전하고 격려하는 성의가 고맙다. 성원에 감사하며 두 달여 한 식구가 된 벗들이여, 파이팅!!
낮에 비가 내린다. 일본 멤버들은 외출하여 시내를 돌아보고 한국 멤버는 호텔에서 휴식을 취한 후 대만일주걷기에 대한 설명회와 환영리셉션이 베풀어졌다. 주최 측에서 마련한 걷기용품과 행사계획이 치밀하고 저녁메뉴가 깔끔하다. 오후 4시부터 저녁 9시까지 이어진 전야행사는 시종 화기가 넘치고 유쾌한 분위기, 막판에 각국참가자들이 나와 아리랑과 후루사또, 대만의 애창곡을 부르며 성공적인 대만일주걷기가 되기를 다짐하였다. 행사를 주관하는 대만의 황편남(黃楩楠) 영화등산위원회 회장은 인사말을 통하여 긴장가운데 나름 최선을 다해 행사를 준비하였다고 술회한다. 묵고 있는 호텔의 작은 홀에서 조용히 진행된 조촐한 행사가 한국, 일본, 대만의 우의를 돋우고 동북아시아 평화를 증진하는 귀한 씨앗이기를 바라며 참가자 모두의 건투를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