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중학교 1학년과정을 끝낸 1968년 2월의 봄방학 어느날 이었읍니다
당시 용현동의 맹아산에 같이 살며 동인천중학교에 함께 진학을 했던 성대가
저희집엘 찾아왔읍니다
창영동으로 책을 팔러가자는것 이었읍니다
책을 판다는게 무슨말인지 몰랐던 저는 중학교 1학년때 쓰던 책을 보자기에 싸서
성대를 따라 나섰읍니다
당시 인천시내에서 용현초등학교 주변으로 자동차가 들어올수 있는길은
용현고개에서 송도방향으로 내려오다가
유공 못미처 있었던 삼거리에서 우회전하여 들어오는길이 유일한길 이었기 때문에
성대와 저는 채석장쪽 길로 맹아산을 내려와
당시 낙섬염전과 대성목재 사이에있던 길을따라 숭의로타리에 이르렀고
숭의로타리에서 공설운동장과 도원야구장 담장을 따라 도원고개에 이르러
창영동 헌책방거리에 다다랐읍니다
어렵지않게 책을 다 팔고나니까 상상도 못했던 제생애 최초의 거액이 제손에 쥐어졌읍니다
무슨 큰 죄를 진것같은 두근거리는 마음 이었읍니다
그날 성대를 따라 배다리를 지나 동인천 경동 답동 신흥동 도원동 숭의동을 거쳐
용현동의 우리들이 살던곳까지 돌아오는동안
책팔은 돈으로 김이 모락모락나는 찐빵도 사먹고
동인천 별제과뒤의 오부자식당에서 아부레기가 들어있는 우동도 사먹고
빠이롯트 잉크 한병을 사서는
크로바 잉크를 쓰는 친구들에게 자랑하고 싶은 설레임도 가졌었읍니다
인천 토박이(학익동)인 저 이지만 어렸을적에 가수 박재란씨의 극장쑈가 있을적에
가족들과 함께 애관극장엘 몇번 오긴 했었지만 해가 지고난후의 어두울 때여서
인천의 중심이자 번화가라는것을 느끼질 못했고
겨울에 숭의공설운동장에서 스케이트를 타기 위하여 다니던
도원동의 제2교회 부근의 어머니의 직장 부근이 인천의 전부인줄 알고있었던 저는
성대 덕분에 처음으로 인천의 번화가를 구경 했던 셈 이지요
어릴적 봄방학중에 창영동 헌책방 골목에서 시작된 저의 인천시내와의 첫만남은
훗날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군에 입대하던 76년도까지의 약 3년여동안
동인천, 용동,경동,신포동,중앙동 자유공원등을 그야말로 싸돌아 다니면서
때론 음악다방에서 죽치며 나름대로 즐겁고 바쁜 세월들을 보내게 됩니다
그당시 일년중에 석가탄실일과 함께 야간통행금지가 없었던 크리스마스 이브들
그 크리스마스 이브들 중에서 유난히 눈이 많이 내렸던 1974년의 크리스마스 이븟날 .........
동인천지하차도를 비롯한 그일대에 몰려나온 구름 인파 속에서
지금처럼 각자의 휴대전화가 없었어도 우리는 서로들 잘 찾아 만나 모여서는
눈내리는 경동고개를 지나 중앙동을 거쳐서 자유공원에 올랐다가
지금은 번화가가 되어 있지만 당시만해도
상대적으로 스산하고 어두웠던 차이나타운을
지나 다빈치로 기억되는 오림푸스호텔 안에 있었던 나이트 클럽으로 들어가서
올나이트(all night)라고 불렀던 밤샘 고고춤을 추었었읍니다
해마다 초중고교생들의 봄방학때만 되면 떠오르는 그리운 옛추억 입니다

1962년 사진 입니다 (사진출처 : 네이버블로그 인천의 어제와 오늘)
사진 윗부분에 월미도(검게 나타나있는)와
그아래에 희미하게 소원도(대원도는 낙섬,소원도는 똥섬이라 불렀었음)가 작게 보이고
바로아래 오른쪽으로 동양화학앞 너른 갯벌이 보입니다
저희들 초중고교시절의 송도봄소풍때면 인천~송도유원지간 도로와 동양화학앞 수인선철길에
교복을 입은 학생들의 줄지어 걸어가던 모습들이 마치 개미떼 같았었지요
사진 왼쪽 아래가 송도유원지 이고 그위에 능허대 바닷가가 보이는데
인천 토박이인 저의 기억 으로는 인천에서 유일하게
천연모래로 이루어진 백사장이 있는 바닷가 였읍니다

역시 1962년 사진 입니다 (사진출처 네이버블로그 인천의 어제와 오늘)
사진 아래 오른쪽에 윗사진에서 설명을 한 능허대 바닷가 백사장이 보입니다
그백사장위 논과 구릉이 지금의 송도고등학교 주변 입니다
제가 중학교 2학년 봄소풍때 소풍일정을 마치고
친구들과 집으로 돌아오는길에 사진을 찍었던곳(아래 사진 두장)이
바로 이곳의 백사장 부근과 논둑길 입니다
사진 왼쪽위의 바다끝 부분이 히다찌(옛 용현역,부근)에서
기름탱크와 군용트럭이 다니는길이 하얗게 나타있는 노적봉고의 바닷가쪽까지
인천~송도유원지 차도와 옛수인선철로가 직선으로 나타나 있읍니다
그길 오른쪽 공터에 훗날 동양화학 공장이 생깁니다
첫댓글 선배님 건강 하시지요? 기억들이 새롭네요 그리고 어느새 이만큼에 세월이 흘러네요.
한참 동인천 거리를 쏘다니던 시절에
장발 때문에 동인천역옆에 있는 축현 파출소에 끌려 갔다가
파출소안에서 그 파출소의 담당형사로 파견나와 게시던
친한친구의 아버지께서 훈방조치를 해주시는 바람에
가위로 머리카락을 잘리는 비극은 모면 하였었지요
몇일후 그친구의 집에 놀러 갔다가
야근을 마치시고 집에서 쉬고 게시는 친구 아버지와 다시 마주쳤더니
"일후, 너 아직 그머리 안잘랐구나 !"하시며
내자식 대하듯 다정하게 등을 두드려 주셨읍니다
지금은 제가 그시절의 친구 아버님의 연세보다 많은 나이가 되어 있으니
옥란씨 말처럼 세월이 참 많이 흘렀읍니다
어른들께 듣던 "언제 철들거냐"라는 말씀들이 그립습니다
@낙섬(14 김일후) 선배님 짱이여요
담엔 어떤얘기가 잇을지...기대하겟습니다
건강하이소~~♡
내가 어렸을때 아련한 그 길들이 그대로 상상이 되는구나~
물론 기억도 생생하고~50년대엔 황골 고개에서 동인천역 가는길도
신작로 였지 간혹 외국인 선교사들이 자가용타고 그곳을 지나곤 하던
기억이 생생 하군요 오랜만에 뇌리속에 잠재됬던 기억을 일으켜 세우니
마냥 감개무량하답니다^*^ 좋은글과 사진 감사^*^
창영동에 있었던 문화극장에 단체관람을 갔다가 돌아오는길에
황굴고갯길 양편에 있었던 대나무 가게들을 기억 하시는지요
10여cm정도 되는 작은 칼을 가지고 무지하게 굵고 길다란 대나무를 쪼개던
장인들의 빠르고 정확한 손길이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배다리 시장에서 공설 운동장 쪽으로 가는 길옆에 대나무 가공 상점들이 즐비 했지요 6~10여m씩 되는 굵은 대나무를 단숨에 죽죽 갈라내던 손길이 지금도 눈에 선하답니다^^
최고문님
고문님께서도 소중한추억이
많을거같습니다
담 기회에 들려주심..
오늘 간담회에 못뵙는데
담달 정기총회때 뵈어요
건강하세요
창영동 그뒷골목엔 꿀꿀이죽을 파는가게들도 있었지요 그시절에 먹었던 꿀꿀이죽이 아련히 생각이나는군요 왜그죽이맛있던지요 ^ ^ ^
꿀꿀이 죽을아는 요즘 젊은 사람들은 없겠지만 옆집에서 라도 꿀꿀이 죽을 끓이며는 냄새는 가히 지상 최대의 맛깔스런 군침도는 냄새를 풍기곤 했지요~~ 그 후손이 바로 부대찌개 랍니다~~
@一松 (10회최진구) 저희 어머님이 꿀꿀이죽 이야기를 많이 하셨었어요.. 한번 맛보고 싶은데 지금은 그런거 하는 데는 없겠죠 ? ^^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6.03.15 20:06
저는 70년생이라 조금 차이는 있지만 저도 역시 중학교때 숭의동 로터리, 공설운동장, 그리고 도원고개를 넘어 배다리 지나 동인천 갈 수 있다는걸 인식했었던 생각이 납니다.^^ 그리고 그아래 보너스 사진에서 낙섬 선배님 얼굴 단번에 확인 가능한데요 ? ^^
사진중에 소나무에 매달려있는 친구가 글에 나오는 성대라는 친구 입니다
오랜공직생활을 마치고 지금은 서울의 창경궁에서 소방관리원으로 근무를 하고 있읍니다
날이 따뜻해지고 서울 나들이 계획이 서게되면
창경궁에 한번 둘러 보세요
@낙섬(14 김일후) 예^^ 창경궁도 창경원일때 가보고 못가봤네요^^
심덕주후배님
오늘 회장간담회에서 얼굴을 볼수 없엇네요~직함이 아녀서 인지 모르지만 담에 기회됨 봐요
선배님 옛얘기가 넘 찰지죠?ㅎㅎ
@박현옥23회 예^^ 회사업무때문에 참석 못했습니다. 3월에 인수인계라 차기회장이 참석했어요~ 담에 선배님 꼭 뵈러 가겠습니다.^^
그리고, 낙섬선배님의 이야기는 사진과 함께 어렸을때를 생생하게 생각나게 해주시는 거 같아요^^ 말씀대로 정말 찰지고 재미있어요~~
아~~~옛날이여!!
사진과 글을 읽으니 추억이 방울방울
송림동 서림초 주변 현대극장쪽에 살던 친척집을 가기위해 철길을따라
걸어서 숭의로타리거쳐 공설운동장뒷길 소방서쪽에서 도원고개다리를 통해 송림동을
갓엇습니다 가다봄 지금쯤인거같아요
겨울방학중엿으니까요 이동식연탄화덕불에
가래떡구워팔고 군밤팔던...쪽진할머니들이 다리위에잇어서 군침을 꿀꺽삼키고
뒤돌아보던 10살박이 남짓 어린제가 기억됩니다. 지난1월에 부가가치세금납부차 그길을 차타고
가며 신랑에게 이얘기를 하며 배다리와 동인천역이 내려다 보이는 철조망을 보니 ...
없이 살앗지만 마음은 작은것에도
감사하고 신기해하던 기억이 이그림과
글을보니 생각되요
그렇네요
도원야구장 정문쪽 조금 아랫쪽에 소방서가 있었읍니다
현옥씨 글중에 용현동에서 현대극장 있는데까지 걸어 갔었다는 이야기....
아무것도 아닌것 같은데 그리 오래전도 아닌 시절의 우리들 생활의 한모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