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VC관 62년 역사의 뒤안길-신우산업 김홍기 대표의 회고④
조합은 설립되었으나 주도권 싸움은 지속되고
신기술 개발한 고리부터 연쇄적으로 부도발생
단체수의계약 임원 업체 편중 배정으로 폐기
어렵게 PVC 관 전문 조합이 탄생되면서 조합의 역할은 더욱 더 중요해졌다.
단체수의계약이 시행되던 시기 해마다 연초에는 상공부에서 배정기준안이 마련되고 각 업계는 그 기준에 맞게 합의하게 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대기업자간의 세부 배정안을 만들어 1년간 시행되는데 그 기준안은 조합집행부에 따라 공정성이 매우 크게 좌우된다.
단체수의계약은 1965년 3월2일 청와대에서 중소기업 육성 최고정책회의를 개최하고 7월 19일 대통령령에 의해 재무부가 단체적 수의계약에 관한 예산회계법 시행령 제108조 제1항 제23호를 개정 공포해 대상품목을 지정했다. 시행령에 따라 조달청은 경쟁구매 중심의 내자조달물자를 단체수의계약 대상품목에 대해서는 협동조합과 수의계약 방법으로 구매하기로 방침을 세우고 9월13일 단체수의계약 가능품목으로 181개 품목, 21개 조합을 처음으로 지정했다.
하지만 단체수의계약은 2004년 폐지되었다. 당시 감사원은 단체수의계약 등 공공구매제도 운영실태에 대한 감사를 벌여 6만3000여건의 위법·부당사례를 적발했다고 발표했다. 감사원은 특정 소수의 조합과 중소기업이 단체수의계약의 혜택을 독점하고 있다. 현행 단체수의계약제도는 287만 전체 중소기업 중 0.09%에 불과한 2600여 중소기업과 170개 중소기업협동조합에게만 독점적 혜택을 주고 있다.
또 단체수의계약에 참여하고 있는 중소기업의 경우 더 많은 물량배정을 받기 위해 부도기업 인수와 같은 외형확장에 치중하고 반면 연구개발투자 등은 소홀히 함으로써 경쟁력 저하는 물론 단체수의계약 물품을 구입하는 공공기관의 생산성을 저하시키고 있다. 연고배정 등으로 인해 영업력이 없는 조합원은 배정에서 제외되는가 하면 임원 업체에게는 편중배정되는 등 물량배정기준이 준수되지 못하고 조합 이사장 등 임직원들의 공급횡령 등 제도 본연의 의미를 이미 상실했다고 지적했다.
PVC제조업체도 조합의 임원진의 편중배중으로 문제를 발생시켰고 결국 제도 폐지와 함께 중소기업들은 도산위기를 맞게 된다. 이후 경쟁입찰 제도로 전환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PVC업계는 한국프라스틱공업협동조합 분과위원회를 중심으로 연초에 정해진 배정안에 따라 배정 즉시 공개하여 업자들과 타업종 업자들로부터 그 공정성을 인정받아야 한다
1988년 PVC파이프가 중소기업 고유업종으로 지정됨에 따라 배정안을 결정할 시 상당한 진통이 있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비율을 중소기업 최대비율 80%를 확보하자는 업체들과 대기업 지분을 30%정도로 확보하자는 안이 대립되었다. 중소기업 최대비율을 확보하자는 업체들의 주장이 강하게 대두되면서 대기업지분이 20%로 지정되자 대기업 중 지분이 가장 많은 럭키가 PVC파이프 사업을 포기하게 된다. 곧이어 한양화학, 내쇼날프라스틱, 진양화학도 PVC파이프 사업을 포기한다. 이로 인하여 대기업의 영업력에 의하여 민간건설업 설계에 반영하여 수요를 창출하였던 PVC수도관은 수요처를 잃게 된다, 이틈에 등장한 대기업인 대림산업(주)이 PE수도관을 생산함으로서 PE관으로 대체되기 시작하여 PVC분야는 급격하게 위축되기 시작한다.
설상가상으로 한양화학이 통신관 3종의 규격을 발포관(FC)으로 변경하는 계기를 제공하는 바람에 중소기업들은 새로운 시설과 금형을 갖추기 위해 많은 투자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3종관보다는 저가의 발포관(FC)형 한국통신공사의 발주량이 늘어나자 모든 중소기업들은 급속한 매출액 감소를 초래하게 된다
1992년 KS표시허가업체 협의회를 통하여 중소기업들의 품질이 기준치 이상으로 어렵게 설정되고 유통시장이 안정되기도 했지만 1994년 이후 발포관으로 인하여 품질이 또다시 급격히 무너지며 기업들은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 시작되었다.
LG화학이 Mass공법으로 만든 PVC Resin을 저가로 공급하는 바람에 LG원료를 사용하는 중소업자들과 한양화학원료를 사용하는 업자들이 서로 유통시장 점유율을 늘리려고 치열한 경쟁을 하게 된다. LG와 한양화학의 대리전을 띠는 양상으로 시장이 난장이 되자 일부 기업은 고의적으로 품질을 저하시켜 저가로 유통시키는 사례마저 속속 등장하였다.
그러나 무엇보다 품질은 유지한 채 저가로 덤핑유통시키는 업체로 인하여 해당사는 물론 비교적 건실한 중소업체들마저 경영위기를 맞게 된다.
더욱이 한국프라스틱공업협동조합조차 PVC업계의 단체수의계약으로 얻어지는 수수료가 업자들의 수가 많은 농업용 PE 필림업체와 육묘상자를 생산하는 사출업계로 정책지원이 집중된다, 결국 조합예산의 80%이상을 차지하면서도 정작 PVC파이프 업계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분과위원회의 공정한 배정율도 새로 들어선 집행부로 인하여 흔들리기 시작했다. 관종업계가 벌어드리는 단체수의계약 수수료는 관종업계를 위하여 품질유지와 수요개발을 위하여 사용하자는 분위기가 조성되었다. KS협의회를 다시 부흥시켜 조합을 결정하기로 합의하였으나 집행부의 방해공작과 집행부와 밀착하여 혜택을 얻고자하는 업자들의 이탈로 또 다른 내분으로 홍역을 치루게 된다. 1992년 KS협의회를 맡아 품질과 유통질서를 확보하였던 신우산업의 김홍기를 앞세워 1994년 11월18일 리베라호텔(서울 강남구)에서 업계 42개사중 38개사가 참석하여 창립총회를 개최하였고 이 모든 방해를 뚫고 1995년 마침내 상공부의 조합설립인가를 받게 된다
조합설립승인 후 정책적인 기틀을 마련하기 위하여 중소기업중앙회출신인 이기전(1994-2008)과 조합의 품질과 실무를 위하여 KS협의회의 김용희를 전무(1994-2016)와 상무로 영입하였고 KS협의회 회원을 중심으로 이사진을 구성한다. 1995년 6월1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동아빌딩 407호에서 당시 중소기업중앙회장 박상희를 초대하여 개소식을 하면서 곧 바로 조합업무를 시작하였다
한국프라스틱공업협동조합에서 단체수의계약권을 인수받아 조합수입원을 확보하고 무너졌던 배정비율을 바로잡아 공정성을 확보하는데 주력했다. 원자재공급원인 한양화약의 도움을 얻어 일간지인 경향신문에 5단 광고로 주 1회씩 3개월에 걸쳐 PVC관의 우월성을 선전하는등 의욕적으로 홍보 해 나갔으나 품질과 유통질서가 혼란스러운 업계들의 경영위기는 날로 심화되었다
3중벽 구조로 잘 깨어지지 않는 PVC관을 개발한 (주)고리가 부도가 나고 LG원료를 사용하던 신한영, 신영진, 제일화성, 삼부화학, 대일화학과 한화원료선인 삼명화학, 현대프라스틱, 삼정화학등이 연이어 도산하였다. 부도를 낸 삼부화학을 인수하여 유통망을 넓혀 나가던 평화프라스틱(현 PPI)마저 부도를 내자 유통시장의 혼란은 가속화 되었다
이런 가운데 한국프라스틱공업협동조합의 프라스틱관에 대한 연구 논문중 PVC파이프에 가소제가 들어간다는 비논리성 논문으로 PVC관의 인체적 환경문제가 사회적으로 파장을 일으킨다, 소비자들의 불신과 의혹으로 그나마 유지되었던 PVC관 판매시장이 PE관 시장으로 급속하게 쏠리게 된다.
이를 수습하기 위하여 논문저자인 해당 교수에게 PVC관 조합이사장 자격으로 바로 잡아 줄 것을 강력히 요구하였으나 지금까지도 수정되지 않고 있다.
조합원들의 연이은 부도 원인이 유통질서에서 덤핑가격으로 인한 품질저하와 소비자들의 불신이 커진 것을 인지한 조합으로서는 이를 방관할 수 없어 무너졌던 품질을 바로세워 정상적인 가격을 통한 유통시장의 확보가 시급한 당면과제가 되었다
조합 설립후 6개월의 짧은 시간 안에 조합운영의 기틀을 잡은 조합이사장은 업계의 경영위기가 품질저하에 있음을 설득하고 이를 바로 세우기 위하여 실무자인 강민철을 채용하여 품질수준을 향상시켜 정상적인 유통시장을 세우려는 지속가능한 계획을 수립하였다
그러나 창립 조합이사장의 임기는 1년이었고 이미 1992년에 KS협의회를 통한 강력한 정책시행을 경험한 업체들과 유통시장을 장악하려는 업체들간의 불안감과 출돌이 이어졌다. 조합 구성원은 결국 PVC관의 업계 분열을 조장하였던 한국프라스틱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의 지원을 얻은 협동화학의 대표를 한국염화비닐관공업협동이사장으로 선출하게 된다
이로 인해 짧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조합의 기틀을 잡고 업계발전을 위한 3억원의 기금을 조성한 초대 김홍기 이사장은 도중 하차하게 된다.(사진 신우산업 김홍기사장과 신우산업의 계열사 SIP)
(환경경영신문 http://ionestop.kr 김동환 환경국제전략연구소장, 환경경영학박사, 시인, 문화평론가)